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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사이를 떠도는 이야기
김소희
인디펍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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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작가는 오랫동안 빠르게 변화하는 이미지와 콘텐츠를 다뤄왔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만든 작업이 찰나의 소비 뒤에 사라지는 과정을 반복해서 보며, 작가는 휘발되지 않는 방식으로 지금 이 순간을 남기고 싶어졌다. 사진과 영상은 순간을 기록하지만, 화면 속 기록은 쉽게 복제되고 수정되며 또 다른 소비의 흐름 안으로 들어간다. 한 번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고, 그것을 기억하는 감각 또한 반복될수록 조금씩 달라진다. 작업은 지나가 버리는 감각을 붙잡아, 천천히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일에서 시작된다. 빛과 그림자는 시간의 흐름을 감각하게 하는 이정표다. 같은 물체라도 빛의
작가는 오랫동안 빠르게 변화하는 이미지와 콘텐츠를 다뤄왔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만든 작업이 찰나의 소비 뒤에 사라지는 과정을 반복해서 보며, 작가는 휘발되지 않는 방식으로 지금 이 순간을 남기고 싶어졌다. 사진과 영상은 순간을 기록하지만, 화면 속 기록은 쉽게 복제되고 수정되며 또 다른 소비의 흐름 안으로 들어간다. 한 번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고, 그것을 기억하는 감각 또한 반복될수록 조금씩 달라진다.

작업은 지나가 버리는 감각을 붙잡아, 천천히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일에서 시작된다. 빛과 그림자는 시간의 흐름을 감각하게 하는 이정표다. 같은 물체라도 빛의 세기와 거리, 방향에 따라 다른 그림자를 남긴다. 그림자는 물체의 일부가 아니라 빛이 가려져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그 흔적을 통해 우리는 물체의 형태와 그것이 놓인 공간을 다시 이해하게 된다.

작가는 그림자의 어두운 공간에도 질감이 있었으면 한다. 빛이 통과하는 공간과 빛이 비껴간 여백이 그저 비어 있는 곳이 아니라, 손끝으로 감각할 수 있는 형태로 존재했으면 한다. 사람의 삶에 멈춰 있던 시간과 상실 이후의 시간, 이력서에 적을 수 없는 공백같은, 그림자 역시 비어 있음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존재가 견뎌낸 빛의 무게가 머무는 자리다.

이 책은 빛이 비껴간 자리와 지나쳐버린 시간에 형태를 부여해 온 작가의 작업이 글로 확장된 결과물이며, 그의 첫 소설이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0쪽 | 190*210*15mm
ISBN13
9791167568038

책 속으로

태양은 처음부터 없었다.

적어도 그가 아는 세상에서는.

하늘엔 늘 달이 떠있었다.
하나가 아닌 달들은 크고, 작고, 이지러져 있었다.
그것들은 제각각의 속도로 떠다녔는데, 절묘하게도 서로 부딪히지 않았다.
마치 하늘이 짜놓은 무보를 따르듯, 보이지 않는 장단에 맞추어 저마다 제 박자로 선회하고 있었다. 서로의 성좌를 침범치 않는, 고귀하고 오래된 춤사위였다.

사람들은 그런 하늘을 좋아했다. 달들이 선회할 때마다 탄성을 냈고,
달빛이 유난히 밝은 밤이면 밖으로 나와 고개를 젖힌 채 한참을 서 있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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