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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이산 전투
2. 기브 미 초콜릿 3. 전쟁 속으로 4. 실패한 탈영 5. 북한 소년병 송종태 6. 누가 먼저 침략했을까? 7. 아라리가 났네 8. 깡통으로 차린 제사상 9. 짓눌린 어깨 10. 야전병원에서 만난 사람들 11. 지게 부대로 복귀 12. 민수야, 제발 대답해 13. 1953년 7월 27일 휴전 14. 그리운 어머니 한국전쟁과 A부대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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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잘못됐어요. 우리는 아직 징용 올 나이가 아니란 말이에요. 이제 열다섯 살인데요. 어서 집으로 보내 주세요. 부모님이 걱정하실 거라고요.” 내가 김 하사의 팔을 잡고 필사적으로 매달리자, 그의 눈빛이 아주 매섭게 변했다. “누구도 예외는 없다. 전쟁이 끝나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
--- p.40 평소보다 무거운 물건을 짊어지다 보니 올라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 겨울이라 해가 떨어지기 전에 부대로 복귀해야 하는데, 평소보다 무거운 짐을 지고 고지에 오르다 보니 부대원들에게 충분한 휴식 시간이 필요했다. --- p.64 전쟁은 우리의 삶을 무자비하게 망가뜨렸다. 전쟁터에서 하루하루를 살아 내는 일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이곳에서 옳고 그름은 따로 없다. 살아남느냐 죽느냐가 기준이었다. 사람이 벌인 전쟁의 잔인함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전쟁이 끝나기는 하는 걸까? --- pp.103-104 의약품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제대로 치료할 수 없는 경우도 자주 보았다. 병동에서 살이 썩어 들어가는 냄새가 날 때면 그 역겨움이 사방에 진동했고 환자들은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보며 절망했다. 내가 그런 처지에 놓이게 되면 얼마나 비참할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다. 그가 나고 내가 그였다. --- p.142 살아남은 사람들은 점점 말수가 줄었다. 몸에 입은 상처는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되었지만, 마음의 상처는 깊이 곪아 가고 있었다. 수술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흉이 진 곳은 시간이 지나도 험상궂게 보였다. 전장에서 받은 정신적 충격 또한 흉터처럼 평생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 p.148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사람들 위에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반쪽짜리 평화가 세워지고 있었다. 막사를 나와 민수가 있는 언덕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속으로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무슨 말이라도 퍼붓고 단단히 체한 속을 시원하게 게워 내고 싶었다. --- p.182 천천히 걸으며 마을을 둘러보았다. 군데군데 전쟁의 상처가 눈에 띄었다. 사람이 살지 않아 폐허가 된 민수 집이 한눈에 들어왔다. 낮은 돌담을 따라 쑥부쟁이와 엉겅퀴가 안마당까지 무성하게 자랐다. 민수와 민수 아버지가 그리워 콧등이 시큰거렸다. --- p.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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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을 든 군인들 사이에서,
이름도 계급도 없이 전장을 오간 소년들 1950년 6월 25일. 한반도는 뜨거운 태양보다 더 잔혹한 불길에 휩싸였다. 이전부터 그런 징조가 있었지만, 그날 이후 남과 북이 다른 민족처럼 총을 들고 서로 겨누기 시작했고,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이 하나둘 이 땅에서 사라졌다. 그런 상황 속에서 열다섯 살 진구는 고향 친구와 함께 ‘지게 부대’에 끌려가 고지로 보급품을 나르는 일을 맡는다. 지게 부대는 군번도 계급도 없이 전투 현장을 오가며 탄약과 식량, 의약품을 운반하던 민간인 노무자 조직이다. 총을 들지는 않지만 매일 포탄이 쏟아지는 전장을 통과해야 했던 또 다른 전쟁의 당사자들이었다. 진구는 지게 부대에서 민수, 철규 형과 함께 생사를 넘나들며 우정을 쌓고, 야전병원에서 만난 간호사 강외선, 덴마크 출신 간호장교 엘라, 냉철하지만 인간적인 김 하사 등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며 성장한다. 그러나 계속되는 무차별 폭격 속에서 전쟁으로 인한 가장 큰 상처는 사람의 마음에 남게 됨을 깨닫는다. 총성이 멈춘 뒤에도 아물지 않는 상처 『A 부대』는 전쟁을 거대한 역사적 사건으로 다루기보다 한 소년의 눈과 몸을 통해 개인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살아남은 자는 어떻게 계속 살아가야 하는가, 죄책감과 상실은 무엇으로 견뎌야 하는가, 전쟁은 한 개인의 삶에 무엇을 남기는가. 이름 없이 사라진 지게 부대원들의 존재를 통해 총성이 멈춘 이후에도 이어지는 상흔을 따라간다. 이 소설은 전쟁을 완결된 과거가 아니라 여전히 현재형으로 남아 있는 시간으로 바라보고, 휴전이라는 말 뒤에 가려진 상처와 분단의 현실을 응시하며, 전쟁을 겪지 않은 우리는 그 시간을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과거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일, 그리고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임을 일깨워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