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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첫째 날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포카라(820미터) → 지누난다(1,780미터) 둘째 날, 아침 대지에서 일어나는 일은 대지의 아들에게도 일어난다 지누단다(1,780미터) → 촘롱(2,170미터) 둘째 날, 오전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다 촘롱(2,170미터) → 로시누와(2,180미터) 둘째 날, 점심 대지가 풍요로울 때 우리의 삶도 풍요롭다 로시누와(2,180미터) → 어퍼시누와(2,360미터) 둘째 날, 오후 어차피 가야 할 길, 쉰다고 줄어들진 않는다 어퍼시누와(2,360미터) → 뱀부(2,145미터) 셋째 날, 오전 생각이 사람 보는 눈을 바꾸게 한다 뱀부(2,145미터) → 어퍼도반(2,600미터) 셋째 날, 오후 힘들면 힘들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어퍼도반(2,600미터) → 데우랄리(3,200미터) 셋째 날, 밤 포기해야 할 때는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데우랄리(3,200미터) 넷째 날, 오전 인간은 한낱 나약한 미물이다 데우랄리(3,200미터) → 어퍼도반(2,600미터) 넷째 날, 오후 대지는 인간에게 속한 것이 아니며, 인간이 오히려 대지에 속한 것이다 데우랄리(3,200미터) →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3,700미터) 다섯째 날, 아침 자신의 삶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3,700미터) 다섯째 날, 오후 이름은 그 자체로 힘을 가지고 있다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3,700미터)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4,130미터)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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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치 않은 아이들, 만만치 않은 여정
희망원정대에 참여한 일곱 아이들을 소개하는 장면이다. 이를 보면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여정이 만만치 않을 것을 짐작하게 하면서 동시에 아이들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기대를 품게 한다. 욕을 달고 사는 천태호, 살아가는 데는 무조건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최준서,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진시후, 정체성 혼란에 빠진 허봉남, 1등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엄마의 압박감에 시달리는 배은서, 이기적인 부모에게 역겨움을 느끼는 정소하, 최준서 바라기인 하연우.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의 세계를 인정해 주면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본문 29쪽에서 카레밥 하나에도 반응이 천차만별이고 각자 얽힌 사연이 있다 카레밥을 보면 아빠가 떠올라서 강한 거부감이 드는 태호, 반면에 엄마가 제일 잘 만들던 음식이라 애틋해서 선뜻 손대지 못하는 시후, 그냥 맛있는 밥이라며 남이 남긴 밥까지도 먹어치우겠다고 덤비는 봉남, 이렇게 아이들은 각자의 사연으로 힘들고 어렵다. “씨발, 그 많은 밥 중에 왜 하필 카레밥이냐고요!” 카레밥을 게걸스럽게 먹는 아빠 얼굴이 떠올랐다.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카레밥을 태호는 제일 싫어했다. 카레밥을 보는 것만으로도 화가 차올랐다. (중략) “뭐 해? 먹지 않고.” 기영우 선생이 시후를 보며 물었다. 시후는 도둑질하다 들킨 사람처럼 고개를 숙였다. 카레밥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가 제일 자신 있게 만드는 요리였다. (중략) 엄마의 활짝 웃던 얼굴을 이제는 볼 수 없다. 엄마표 카레밥도 영영 맛볼 수 없다. 시후는 삐져나오려는 눈물방울을 막기 위해 눈에 힘을 주었다. - 본문 38, 40쪽에서 아이들은 사소한 일도 바로 싸움으로 연결하고, 폭력적으로 변한다 김홍빈 대장은 부드러운 듯하지만 냉정한 태도로 아이들을 절제시키고 등정을 이끌어 나간다. 아이들은 아침으로 나온 카레밥을 엎기도 하고 귀찮게 따라온다며 강아지를 발로 차기도 한다. 촘롱으로 가는 긴 계단을 오르는 힘든 구간에서 기어이 아이들은 서로 치고받는 싸움을 벌인다. 아이들의 싸움이 극에 달할 것 같은 상황에서 김홍빈 대장은 아이들을 달래지 않는다. “이왕 싸울 거 배낭 풀고 제대로 붙어 부러라이. 누가 이기나 한번 봐 불자. 뱀부 로지는 오늘 안으로만 들어가믄 댕께. 자, 누가 이긴가 봐 보세.” 김홍빈 대장의 목소리는 의외로 차분했다. (중략) 김홍빈 대장은 배낭을 바닥에 내려놨다. 두 친구는 어정쩡하게 섰다. “왜? 멍석 깔아 중께 허기 싫냐?” 준서는 고개를 돌렸다.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배낭을 집고 연우를 잡아끌었다. “가자.” 김홍빈 대장도 배낭을 메고 태호를 봤다. “어이, 태호야! 내 앞에 서라이.” 김홍빈 대장은 태호를 앞에 세웠다. - 본문 48~49쪽 아이들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새롭게 생각하게 된다 준서는 누구보다 자신이 강하다고 생각했지만 고산증에 무너지고 만다. 준서가 자신의 좌절을 인정하자 사물이, 사람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좌절은 때로 새롭게 시작할 계기가 되어 주기도 한다. '난, 불행한 기운을 가진 사람이야.’ 준서는 스스로 불행한 기운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중략) ‘약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들이 나보다 강했어.’ 희망원정대 친구들을 떠올렸다. 천방지축인 허봉남, 깐죽거리는 천태호, 무게 잡는 진시후, 까칠한 배은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정소하. ‘녀석들보다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준서는 침낭 밖으로 나왔다. 기영우 선생은 잠에 깊이 빠져 있었다. 아침 공기는 차가웠다. 준서는 비니를 푹 눌러 쓰고 우모복을 여몄다. 설산의 왕인 마차푸차레가 눈에 들어왔다. 아침 해가 마차푸차레를 비추자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물고기 꼬리 모양의 두 봉우리가 온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의 기운을 주려는 듯 기운차게 하늘로 솟아 있었다. 준서는 심장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도 마차푸차레로부터 희망의 기운을 받은 것만 같았다. - 본문 180-181쪽에서 서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걸핏하면 싸움을 벌이던 아이들은 한팀이 되어 간다 고산증으로 하산했던 준서를 아이들은 기다려서 같이 올라가겠다고 결정한다.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지만 힘든 여정을 함께한 한팀이라는 동질감을 서로에게서 느낀다. 우리가 의리 하나는 최고잖아요. 저도 녀석이 올 때까지 꼼짝하지 않을 거예요.” 태호 목소리는 단호했다. “우린 한 팀이에요. 모두 같이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갈 거예요” 소하였다. - 본문 180-181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