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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보다 동물이 좋은 소녀
2. 날렵한 고양이 얼룩이 3. 개를 괴롭히는 아이들 4. 함정에 빠지다 5. 금이 간 우정 6. 인간이 되느냐 동물로 남느냐 7. 새가 되는 꿈 8. 버려진 강아지 작가의 말 |
박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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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여우 한 마리가 텅 빈 길 한가운데 내려섰다. 그 자리에서 공중제비를 돌자 여우는 순식간에 붉은 머리카락의 아름다운 소년으로 변신했다. 소년은 산을 등지고 홀로 서 있는 건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기와지붕 아래, ‘여우 신발’이라는 간판 글자가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
--- p.6, 「프롤로그」 우여는 아주 오래전부터 산 밑에 가게를 열고 ‘여우 신발’을 운영해 왔다. 언제부터 산 밑에 신발 가게가 있었는지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누구의 할아버지는 자기가 어렸을 때부터 있던 가게라고 하고 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도 어릴 때부터 있던 가게라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산 밑에 신발 가게가 있는지도 몰랐다. --- p.12, 「프롤로그」 사실 해진이도 알고 있었다. 친구를 사귀려면 궁금하지 않은 것을 묻기도 하고 웃고 싶지 않아도 웃어야 한다는 걸. 하지만 그게 잘 되지 않았다. 동물은 달랐다. 말을 걸기 편했고, 대답이 없어도 불편하지 않았다. 해진이는 동물을 정말 좋아하고 관심도 많았지만, 엄마에게 동물을 키우자고 조른 적은 여태껏 한 번도 없었다. 이런 마음이 든 건 정말 처음이었다. 이 얼룩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할수록 속은 타들어 갔다. --- p.15~16, 「사람보다 동물이 좋은 소녀」 참새가 알려 준 대로 산 밑에 덩그러니 서 있는 가게가 보이자 얼룩이는 걸음을 멈췄다. 아침에 운 좋게 잡았던 참새는 놓아 준 보답으로 동물을 인간으로 변신시켜 준다는 가게, ‘여우 신발’에 대해 말해 주었다. 이 동네 동물들 사이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소문이라고 했지만 늘 혼자 다니는 얼룩이는 생전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 p.24, 「날렵한 고양이 얼룩이」 이석이는 개가 얄미웠다. 주인이 곁에 있으면 세상 다 가진 것처럼 멍멍대면서 주인이 없으면 저렇게 초라해지는 모습이 비겁해 보였다. 그래서 개가 약하고 불쌍한 모습을 보이면 왠지 더 괴롭히고 싶었다. 마침 승현이도 자기와 같이 개를 괴롭히니 나쁜 짓을 한다는 죄책감이 조금 희미해졌다.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둘이 하는 것이니까 나만 나쁜 애가 아니라는 변명도 되고 좋았다. 그때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 p.37, 「개를 괴롭히는 아이들」 이석이가 제발 신발을 벗겨 달라고 우여에게 애원했다. 이쯤 되니 자존심이고 뭐고 없었다. 하지만 여우 소년은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한 번 신발을 신으면 산신이 와도 벗길 수 없어. 하루가 지나기 전에는 말이야.” --- p.56, 「함정에 빠지다」 “그런데 아줌마는 왜 신발을 벗지 않았어요?” “인간이 되어 복수하려고 갔더니 맹수로 보이던 고양이가 너무 작고 약해 보이더라. 그래서 그냥 놔뒀지. 덕분에 시간도 남고 해서 밥을 먹으러 갔는데 한술 뜨는 순간 고양이고 뭐고 싹 잊고 그냥 인간으로 살고 싶더라고.” 쥐 아줌마는 처음 먹어 본 따뜻한 밥맛이 떠올랐는지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얼룩이는 왜 여우 신발을 벗었을까요?” --- p.80, 「인간이 되느냐 동물로 남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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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혼내 주고 싶은 쥐, 위험한 도로에 화가 난 너구리, 친구와 함께 살고픈 얼룩이까지
할 말 많은 동물들을 인간으로 변신시켜 주는 산자락 아래 ‘여우 신발’과 우여의 이야기! 쥐 한 마리가 은밀하게 신발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쥐를 발견한 가게 주인 소년은 놀라며 쥐를 잡으려 들기는커녕 쥐를 보며 코웃음 치더니 이내 쥐도 신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신발을 하나 내어 준다. 그리고 반짝이는 보석함에서 꼬리털을 몇 가닥 꺼내 신발에 뿌리고 주문을 외자 신발은 마치 등불처럼 빛난다. 조심스레 신을 신은 쥐는, 눈 깜짝할 사이에 마법처럼 쑥 커져 앞니가 큰, 우아한 아주머니로 변신한다. 감사하다고 말하는 쥐에게 소년은 대답한다. “우여라고 불러. 내 이름은 박우여야.” 『천년 여우 신발 가게』는 변신술을 익힌 천년 묵은 여우 우여와 사람은 동물로, 동물은 사람으로 변신시켜 주는 신발 가게 ‘여우 신발’에 찾아오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담은 생태 동물권 동화다. 해진이는 돌보고 있는 고양이 얼룩이를 집에 데려가고 싶지만 내성적인 성격 탓에 엄마에게 해야 할 말을 똑바로 하지 못하고, 이석이는 틈만 나면 동네의 떠돌이 개들을 괴롭히며, 승현이는 잘못이란 걸 알고도 이석이와 친구로 지내기 위해 거기에 동참한다. 세 아이는 과연 여우 신발을 통해 각자의 고민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인간의 삶이 언제나 동물보다 낫다고 말할 수 있을까? 동족을 위해 서로 다른 선택을 하는 곰과 너구리 아저씨 동물로 변신한 인간과 인간으로 둔갑한 동물들의 공존에 관한 생태 동물권 동화 한편 이 책은 단순히 인간이 동물로 변해 마법 같은 하루를 즐기거나, 동물이 인간이 되고 싶어 안달하는 평범한 동화는 아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여우 신발’을 통해 동물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생존의 위협과 인간의 시각에서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불편함을 느끼고 더욱 동물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동물들은 인간의 규칙을 활용하기 위해 여우 신발을 신고 변신하지만 인간으로 사는 것을 거부하며,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다시 동물의 삶으로 돌아간다. 이처럼 『천년 여우 신발 가게』는 동물과 인간의 삶 가운데 더 우수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우쳐 준다. 동물에게는 동물의 삶이, 인간에게는 인간의 삶이 있을 뿐이며 살고 싶은 삶을 택할 뿐인 것이다. 또한 이러한 메시지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깊이 헤아리고 이해할 때 비로소 동물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자 공존해야 할 친구로 여길 수 있다는 사실과 그들의 삶의 터전인 생태계를 더욱 아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해진, 이석, 승현 세 아이는 ‘여우 신발’에 찾아오는 여러 동물을 만나고 그들을 도우며 동물에 대한 편견을 내려놓을 뿐 아니라 같은 지구를 공유하는 이웃으로서 생태와 환경, 생명에 대한 존중을 배운다. 그리고 버려진 개, 코코를 통해서는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 있는 태도에 대해 알게 된다. 『천년 여우 신발 가게』는 이와 같은 판타지 세계관 속에서 동물의 삶과 고충을 이해하게 되는 세 아이와 주체적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동물들의 모습을 그려 내고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하는,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와 깊은 여운을 남기는 초록빛 환경 생태 동물권 동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