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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이제 나의 연인은 권력이다
나폴레옹 & 조제핀 _ 원종우 2장 조국을 사랑하듯 서로를 사랑하다 쑹칭링 & 쑨원 _ 이양자 3장 태양왕의 비밀 결혼 루이 14세 & 마담 맹트농 _ 김응종 4장 개혁 군주와 정치적 파트너 고종 & 명성황후 _ 김태권 5장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지 마요 에비타 & 후안 페론 _ 이강혁 6장 사랑의 열정마저도 정치적 한 수 헨리 8세 & 앤 불린 _ 박경옥 7장 유언 같은 결혼식 히틀러 & 에바 브라운 _ 김태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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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원이 본부인과 이혼하고 쑹칭링과 결혼하려 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협력자들로부터의 반대가 잇달았지만, 쑨원은 무장 거사를 결심했을 때보다 더 단호했으며, 결혼을 만류하는 자들에게 일갈했다. “그녀와 결혼할 수만 있다면 나는 다음 날 새벽에 죽어도 후회하지 않겠다. 나는 당신들과 천하 대사를 의논하지 사사로운 가정 문제는 의논하고 싶지 않다. 나는 신이 아니다. 당신들과 똑같은 사람이다.”--- p.60~61
1691년 어느 날, 루이 14세는 국무 대신 루부아에게 자기의 결혼을 공식화하겠다고 말했다. 루부아는 분노 때문에 이성을 잃었다. 그는 왕 앞에 무릎을 꿇고 왕에게 자기의 칼을 주며 자기 눈으로 군주가 모독당하는 것을 보지 못하도록 자기를 죽여달라고 부탁했다. 루부아는 콩스탕 도비녜 같은 타락한 반역자의 딸이 왕비가 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왕도 강력한 국무 대신의 뜻을 꺾을 수 없었다. 이렇게 해서 둘의 결혼은 영원히 비밀 결혼으로 남았다.--- p.103 평생 하인으로 살아온 한 여인은 자기 아들에게 자전거를 사줄 수 없었다. 아들은 주인집 아들의 자전거를 평소에 너무나 부러워했다. 그 여인은 아들에게 그 자전거를 사주는 게 평생의 소원이었다. 하지만 자전거 가격은 여인의 능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 여인은 자전거를 ‘평생 일해도 살 수 없는 물건’이라 생각하고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살아갔다. 그런데 어느 날 ‘에비타’라는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 아들에게 자전거를 사주었다. 뿐만 아니라 학교도 가게 해주고, 축구 대회에 참가하면 체육복과 축구화를 선물해주기도 했다. --- p.1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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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의 연인은 권력이다: 나폴레옹
“내 달콤한 사랑, 1,000번의 키스를 보냅니다. 하지만 내게는 키스를 돌려주지 않아도 돼요. 왜냐하면 그것은 내 피에 불을 지피니까요.” 이 뜨거운 연애편지를 쓴 주인공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제 나의 연인은 권력이다”라고 선언한다. 누가 이토록 사랑에 목메던 순정남을 잔혹한 독재자로 만들었을까? 기승전애(起承轉愛)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인생의 단면을 정복자 나폴레옹의 삶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스스로 황제에 오른 독재자와 혁명 이념을 전파한 개혁가라는 상반된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는 나폴레옹의 삶에는 중요한 순간마다 그의 연인 조세핀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개인보다 공동체나 국가를 우선하라고 강요받는 우리의 상황에서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정치가의 연애란 금기시되거나 스캔들로만 여기기 쉽지만 그들에게도 사랑의 감정은 중요하고 때로는 사랑의 힘이 역사를 바꾸기도 한다. 물로 그 결과가 항상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세상을 바꾼 그들의 사랑] 세 번째 이야기는 정말로 세상을 바꾼 사랑 이야기들이다. 조국과 연인을 똑같이 사랑해 눈부신 업적을 남긴 경우에서부터 연인과의 애증 관계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흑역사까지 살펴봄으로써 그들의 사랑이 바꾼 세상에 대한 우리의 안목을 제고해보자. 원종우는 [이제 나의 연인은 권력이다]에서 나폴레옹과 조제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깊고 치명적인 그들의 사랑과 프랑스 혁명이라는 세계사적 격동기를 생생하게 그려준다. 조국을 사랑하듯 서로를 사랑하다: 쑹칭링 vs 에비타 “집에서 도망해 그를 위해 일한 것은 로맨틱한 여자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래도 그것은 잘 생각한 일이지요. 나는 중국을 구하고 돕고자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만약 당신의 말대로 당신이 국민을 위해 일한다면, 저는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죽을 때까지 당신 곁을 떠나지 않겠어요.” 두 여인의 단호한 사랑 고백은 로맨틱하면서도 결의에 넘친다. 두 사람에게 모두 연인과 조국은 동등한 사랑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각각 쑨원과 후안 페론의 부인으로 불리기보다 자신의 이름으로 역사에 남은 두 여인은 남편에 대한 열렬한 사랑만큼이나 조국과 국민을 사랑했기에 그들의 삶과 사랑이 여전히 향기롭다. 이양자는 [조국을 사랑하듯 서로를 사랑하다]에서 쑹칭링과 쑨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중국 근대사를 좌우한 쑹 자매의 내력이 흥미롭다. 그리고 이강혁은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지 마요]에서 뮤지컬로 잘 알려진 에비타와 후안 페론의 삶을 되돌아보는데, 포퓰리즘이 이슈인 요즘 진정 국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져준다. 짐이 곧 국가다: 루이 14세 vs 헨리 8세 “신의 은혜에 보답하라, 신에 대한 의무를 잊지 말라, 백성들이 항상 신을 경배하게 하라.” “이후 나의 마음을 오직 그대에게 바칠 것이며, 그동안 그대에게 정부가 되어달라고 요구한 것을 사과하오.” 자신의 왕권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목숨을 파리처럼 여겼던 두 명의 절대 군주가 그들의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서 신 앞에 나아가야만 했다는 사실은 몹시 흥미롭다. 그런데 왕권신수설을 상징하는 두 왕의 사랑은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다는 점에서 비극이지만 현재 프랑스와 영국의 기초가 놓였다는 점에서 여전히 문제적인 사건이다. 김응종은 [태양왕의 비밀 결혼]에서 루이 14세와 마담 맹트농의 알려지지 않은 결혼을 다루고 있는데, 정략결혼과 방탕한 연애 편력을 가진 왕이 신 앞에 온전한 결혼으로 죽음을 맞이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반면에 박경옥은 [사랑의 열정마저도 정치적 한 수]에서 헨리 8세가 앤 불린가 결혼하기 위해 교황에 대한 독실한 신심을 버리고 종교 개혁을 이루는 과정을 박진감 있게 보여준다. 제국의 마지막 날: 고종 vs 히틀러 “에밀리도 싫지 않았던 건지, 외신 보도에 따르면 고종과 에밀리의 사랑은 그해 연말에 결실을 맺었다고 한다. 고종 황제의 화려한 국제결혼은 세계적 뉴스였고, 오스트리아부터 미국까지 외신을 탔다.” “지도자는 블론디라는 개로부터 커다란 행복을 맛본다. 진정한 반려가 되었다. 언제나 곁에 붙어 있는 생명체가 적어도 하나쯤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고종에게는 우리도 모르는 미국인 황후가 있었다. 한국판 [왕과 나] 이야기가 당시 서양에 가십으로 널리 퍼졌는데, 지금 우리의 입장에서는 씁쓸하기만 하다. 한동안 ‘조선의 국모’로 각광을 받았던 명성황후도 다시 살펴보면 그 씁쓸함을 더한다. 망국의 군주와 왕후의 이야기가 아름다울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또 다른 제국의 멸망과 사랑 이야기가 있다. 제국의 마지막 날 결혼식을 올리고 동반 자살하는 비극적인 정사는 감동을 주기보다는 당혹감을 안겨준다. ‘정치를 빼면 사생활도 내면도 공허한 인물’인 히틀러가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김태권은 [개혁 군주와 정치적 파트너]에서 고종과 명성황후를, [유언 같은 결혼식]에서 히틀러와 에바 브라운의 삶과 사랑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제국의 마지막 날이 장엄한 비극이 되지 못하고 어이없는 소극이 되어버린 것은 대한제국이나 제3제국이나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역사를 곰곰이 되짚어야만 한다.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되는 역사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담긴 일곱 가지 정치가의 사랑 이야기는 우리를 향한 진지한 질문이다. 이들의 삶과 사랑을 재미로 읽을 것인가, 아니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계기로 삼을 것인가는 우리에게 달렸다. 날렵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 책의 힘을 느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