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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대하 소설 아리랑 청소년판 세트
전12권, 완결
조정래 원저 백남원 그림 조호상
해냄 201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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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학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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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품의 시리즈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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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아, 한반도

1권
작가의 말 1 역부의 길|2 철도공사장 일꾼|3 거미줄|4 이민이냐 노예냐|5 일진회 지부|6 차라리 죽자|7 어떤 양반|8 겨울 들녘|9 혼탁한 물결|10 우리 어찌 살거나|11 장례식 주요 인물 소개|소설에 담긴 역사 속 주요 사건

2권
작가의 말 12 횃불 횃불 횃불|13 장마의 계절|14 신작로|15 서로 다른 길|16 샌프란시스코의 총성|17 남한 대토벌|18 침묵하는 땅|19 해가 진 나라|20 미로|21 검은 파도|22 세월의 상처|23 지반 다지기|24 번뇌의 불 주요 인물 소개|소설에 담긴 역사 속 주요 사건

3권
작가의 말 25 뻘밭|26 변신의 굴레|27 탐욕의 소용돌이|28 길 그리고 길|29 대지진의 시발|30 세월의 잔가지|31 뭉쳐야 산다|32 덧나는 상처|33 아버지와 아들|34 호랑이 아가리|35 파장과 진동 주요 인물 소개|소설에 담긴 역사 속 주요 사건


제2부 민족혼

4권
작가의 말 1 대지진|2 광막한 땅|3 벽 그리고 벽|4 오누이|5 역둔토 특별처분령|6 양반의 자제들|7 떼도둑 소문|8 뿌리 뽑힌 나무|9 국민군단의 깃발 주요 인물 소개|소설에 담긴 역사 속 주요 사건

5권
작가의 말 10 어둠 저편의 새벽|11 하루살이|12 떠도는 구름|13 두 개의 덫|14 혼약과 훼방꾼|15 멀고 추운 땅|16 음지의 길|17 두 조각 난 배|18 일본제 고무신|19 책 바람 서당 바람|20 만주벌에 뜨는 샛별들|21 난데없는 지주들|22 민심의 노래 주요 인물 소개|소설에 담긴 역사 속 주요 사건

6권
작가의 말 23 회오리바람|24 육혈포 강도|25 서당을 없애라|26 뙤약볕, 진펄밭|27 만주의 함성|28 폭풍전야|29 폭발하는 화산|30 무장투쟁의 대열|31 독립전쟁의 깃발|32 대학살 주요 인물 소개|소설에 담긴 역사 속 주요 사건


제3부 어둠의 산하

7권
작가의 말 1 또 하나의 음모|2 새 길을 열어라|3 알 수 없는 소문|4 밤기차|5 지주는 왕이다|6 드러난 정체|7 연해주의 빨치산|8 농장조합원들의 회의|9 백설의 땅|10 소작회 결성|11 1923년 9월 1일|12 긴 기다림의 끝|13 모자의 이별|14 갈림길 주요 인물 소개|소설에 담긴 역사 속 주요 사건

8권
작가의 말 15 변하는 게 절기뿐이랴|16 최초의 동정파업|17 그 깊은 한|18 무엇인들 못하랴|19 또 하나의 날개|20 하와이의 폭풍|21 꺾이지 않는 꽃|22 회오리바람|23 아리랑|24 한곳으로 모아지는 힘|25 흉계와 유린|26 피내림은 그렇게|27 대륙의 좌절|28 사무치는 그리움|29 원인과 결과 주요 인물 소개|소설에 담긴 역사 속 주요 사건

9권
작가의 말 30 서러운 넋들|31 무너진 집안|32 바람이 불어야 나무가 흔들린다|33 광주, 그리고 젊은 피들|34 여러 개의 강|35 폭우|36 그리운 이름 옥비|37 뿌리|38 만주 침략|39 협박과 회유|40 사랑의 여울|41 집단최면|42 떨어진 별|43 파도, 파도, 파도|44 먼 저쪽의 그대|45 혁명은 외로운 것|46 고난 주요 인물 소개|소설에 담긴 역사 속 주요 사건


제4부 동트는 광야

10권
작가의 말 1 탈출하는 땅|2 격랑 속의 격랑|3 아버지를 찾아서|4 교차점|5 겹올가미|6 뜨거운 정인|7 야릇한 기류|8 혈청단|9 달빛 속의 진혼곡|10 이민 바람|11 동북항일연군|12 보천보 진공|13 압록강의 밤|14 20만 명을 실은 유형 열차|15 국경 산악에 삭풍은 불고|16 타국의 저승길|17 어디 계시옵니까 주요 인물 소개|소설에 담긴 역사 속 주요 사건

11권
작가의 말 18 위장 전향|19 쌀밥|20 제3세대의 얼굴|21 입속의 노래|22 그들은 그렇게 속았다|23 변절자는 용서 말라|24 거룩한 죽음, 이름 없는 꽃들|25 뿌리 뽑기|26 귀향의 뜻|27 진로를 바꿔라|28 아사히 사진관|29 악법|30 새로운 전쟁|31 세 가지 풍경|32 강제징용|33 하와이의 지원병|34 결의|35 신탁통치설 주요 인물 소개|소설에 담긴 역사 속 주요 사건

12권
작가의 말 36 승자와 패자|37 인간사냥|38 정복되지 않는 혼|39 학병의 파장|40 종군위안부들의 행로|41 해바라기 군상|42 당신은 아는가|43 하늘이여 하늘이여|44 거짓말의 현장|45 걸어서 반만 리|46 음모, 음모|47 패전의 길|48 아이누족의 온정|49 신새벽|50 허깨비군대|51 해방 그리고 비극 주요 인물 소개|소설에 담긴 역사 속 주요 사건

저자 소개 3

원저조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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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 Jung Rae,趙廷來

1943년 전남 승주군 선암사에서 태어났다. 광주 서중학교를 거쳐 서울 보성고등학교 당시, 농촌 사회활동에 뜻이 있어 이과반에 적을 두고 있던 조정래는 3학년에 이르러 국문과로 진학 목표를 세우고 동국대학교 국문과에 입학한다. 이 무렵 같은 과 동기인 김초혜를 만난다.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단편집 『어떤 전설』, 『20년을 비가 내리는 땅』, 『황토』, 『한, 그 그늘의 자리』, 중편 『유형의 땅』, 장편소설 『대장경』, 『불놀이』 『인간 연습』, 『사람의 탈』,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산문집 『누구나 홀로 선 나무』,
1943년 전남 승주군 선암사에서 태어났다. 광주 서중학교를 거쳐 서울 보성고등학교 당시, 농촌 사회활동에 뜻이 있어 이과반에 적을 두고 있던 조정래는 3학년에 이르러 국문과로 진학 목표를 세우고 동국대학교 국문과에 입학한다. 이 무렵 같은 과 동기인 김초혜를 만난다.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단편집 『어떤 전설』, 『20년을 비가 내리는 땅』, 『황토』, 『한, 그 그늘의 자리』, 중편 『유형의 땅』, 장편소설 『대장경』, 『불놀이』 『인간 연습』, 『사람의 탈』,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산문집 『누구나 홀로 선 나무』, 청소년을 위한 위인전 『신채호』, 『안중근』, 『한용운』, 『김구』, 『박태준』, 『세종대왕』, 『이순신』, 자전 에세이 『황홀한 글감옥』 등을 출간하였으며,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성옥문학상, 동국문학상, 단재문학상, 노신문학상, 광주문화예술상, 동리문학상, 만해대상 등을 수상했다. 조정래 작가의 작품은 영어 · 프랑스어 · 독일어 · 일본어 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번역 출간되었고(중국어 · 스웨덴어 번역 중), 영화와 만화로 만들어졌으며, TV 드라마와 뮤지컬로도 제작되고 있다.

『조정래 문학전집』의 1권 「대장경」에서부터 부패한 권력에 대한 비판, 민중에 대한 신뢰, 예술적 완성을 향한 집념 등을 주제로 하고 있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거치며 ‘직접 체험을 소설로 쓰지 말아야 한다’는 자신의 소설 원칙을 철회하는 것과 아울러 갑오농민전쟁과 3.1운동 광주민중항쟁으로 이어지는 민중 항쟁의 역사를 대하소설로 풀어낼 계획을 세우고 「태백산맥」집필 준비에 들어간다.

고초 끝에 1만 6천 5백장 분량으로 6년간 연재된 태백산맥은 좌익운동의 실상을 객관적으로 파헤치며 우리 민족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모순을 비판적 시각으로 다뤄 젊은 세대의 공감과 엄청난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태백산맥은 완간 되자마자 문학담당기자와 문학평론가들에 의해 ‘1980년대 최고의 작품’, ‘1980년대 최대의 문제작’으로 꼽힌다.

태백산맥을 마치고 다시 1년쯤의 취재와 자료 정리기간을 거쳐 1990년 12월 아리랑 집필에 착수하고 1995년 7월에 2만장 분량의 원고를 탈고한다. 아리랑은 일제의 식민지배체제에서 왜곡된 민족의식을 바로 세우려는 작가의 집념이 서려 있다. 그리고 마침내 현대사 3부작의 말미를 장식하는 대하소설 「한강」을 마치고 ‘20년 글감옥’ 에서 출옥했다. 한강은 현대한국사회의 풍경화를 그려나간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3부작은 전 32권 5만3천여장의 원고지에 높이가 5m50㎝에 이르며 그간 조정래의 책은 1000만부 가까이 팔려나갔다.

그의 대하소설『태백산맥』은 원고지 1만 6천 5백장의 방대한 분량 속에서 60명이 넘는 주인공들이 등장해 각자 자신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남기는 80년대 분단문학의 대표작 중의 대표작이다. 그 동안 반공이데올로기에 의해 일방적으로 왜곡되어왔던 해방직후의 역사적 진실을 현미경 들이대듯 파헤치고 있으면서도 작품 전체에서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미덕을 지니고 있다.

『아리랑』은 식민지시대를 깊은 역사 인식으로 탐구한 대하소설로 김제 출신의 인물들이 군산, 하와이, 동경, 만주, 블라디보스톡 등지로 옮겨서 40여 년의 세월을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일제시대의 생활상뿐만 아니라 일제의 폭압에 맞선 우리 민족의 저항과 투쟁과 승리의 역사를 부각 시키고 있어 민족적 긍지와 자긍심, 자존심을 회복케 하는 역작이다.

『한강』은 1959년 이후의 한국현대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철저한 고증과 조사를 바탕으로, 한없이 세밀한 현미경의 시선과 한 번에 굽어보는 망원경의 시선이 교차하는 조정래 문학의 완결판이다. 4.19, 5.16, 10월 유신과 부마항쟁, 광주민주화운동과 6월 항쟁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격동의 세월을 10권의 책으로 묶었다. 저술에 들어가면 어느 작가보다도 근면하고 규칙적으로 원고지를 채워나간다는 작가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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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백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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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들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고 서울시립대학교 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연구했다. 오랫동안 어린이책에 여러 형태의 다양한 그림을 그려 왔으며, 이 책에서는 콜라주와 섬세한 세밀화로 동물들의 모습을 친근감 있게 그려 냈다. 그린 책으로는 《우리말로 쉽게 풀어 쓴 완역 삼국지》, 《댕기 땡기》, 《나무 의사 큰손 할아버지》, 《가방 들어주는 아이》, 《역사가 흐르는 강, 한강》, <한국 생활사 박물관> 시리즈 등이 있다.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 서울시립대학교 디자인 대학원 일러스트레이션 전공 - 한국일보 문화센터 데생 및 수채화 강사 - 한겨레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고 서울시립대학교 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연구했다. 오랫동안 어린이책에 여러 형태의 다양한 그림을 그려 왔으며, 이 책에서는 콜라주와 섬세한 세밀화로 동물들의 모습을 친근감 있게 그려 냈다. 그린 책으로는 《우리말로 쉽게 풀어 쓴 완역 삼국지》, 《댕기 땡기》, 《나무 의사 큰손 할아버지》, 《가방 들어주는 아이》, 《역사가 흐르는 강, 한강》, <한국 생활사 박물관> 시리즈 등이 있다.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 서울시립대학교 디자인 대학원 일러스트레이션 전공
- 한국일보 문화센터 데생 및 수채화 강사
- 한겨레문화센터 페인터 강사
- 인하대학교 예술학부 출강
- 입필미래그림연구소 출판일러스트 포트폴리오반 출강
- 『가방 들어주는 아이(MBC 느낌표 선정 도서)』등 그림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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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후, 1989년 《사상문예운동》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하지 않았네』가 있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쓴 책으로 『얘들아, 역사로 가자』『주몽의 나라』『곰씨족 소년 사슴뿔이 사냥꾼이 되다』『재치가 배꼽 잡는 이야기』『물푸레 물푸레 물푸레』 등이 있다.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을 청소년을 위한 소설로 각색했다. 제3회 전태일 문학상을 받았고, 2004 볼로냐어린이도서전에서 라가치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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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6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760쪽 | 5382g | 192*226*156mm
ISBN13
9788965745105

책 속으로

감골댁은 아들을 하와이로 보내지 않으려면 큰딸을 김가의 첩으로 빼앗겨야 하고, 딸을 지키려면 어쩔 수 없이 아들을 하와이로 보내야 하는 막다른 형편이었다.
“보시오, 이 일을 어째야 좋단게라?”
감골댁은 저세상으로 간 남편이 원망스럽기는 처음이었다. 동학 농민군으로 나선 남편이 2년 만에 병들어 돌아왔을 때도 그저 살아온 것에 감지덕지했다. 그러나 빚을 내 약값을 대고도 남편은 끝내 병을 이기지 못했다. 남편이 떠난 빈자리에 남은 것은 빚뿐이었다. 그 빚이 달마다 해마다 불어나 결국 올가미가 되고 말았다.
“엄니, 별수 없소. 보름이 신세를 망칠 수야 있겄는게라? 빚 18원 갚고, 남는 2원으로는 보름이 시집보내시오.”
아들이 생각 끝에 한 말이었다. 감골댁은 가슴이 미어졌다.
―1권,「역부의 길」

들녘에 봄기운이 아련했다. 얼었던 산천이 풀리고 사람들의 몸도 풀리고 있었다. 몸이 풀리기를 기다려 충청도의 안병찬이 가장 먼저 의병의 깃발을 세웠다.
송수익은 감시를 피해 향교 뒤뜰에서 임병서를 만났다.
“충청도 의병이 왜놈 군대와 접전하다 패했다는 소식입니다.”
임병서의 얼굴이 침통했다.
“패했다면…… 의병들이 전멸했다는 건가요?”
송수익은 엄습해 오는 절망감을 떠밀어 내며 물었다.
“그것까진 모르겠지만 워낙 무기에서 비교가 안 되니…….”
“제 생각으로는 무기도 문제인 데다 이쪽의 준비 부족, 전투에 능한 왜군을 상대하는 병법의 미숙이 패인이 아닌가 합니다.”
송수익의 지적에 임병서가 놀라 고개를 돌렸다.
“그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을 앞으로 교훈으로 삼아야겠군요.”
임병서는 주저 없이 송수익의 판단에 수긍했다. 그런 임병서의 도량에 송수익은 새삼 신뢰를 느꼈다.
―2권,「횃불 횃불 횃불」

“기차란 것이 조선 땅허고 만주 땅을 맘대로 왔다 갔다 허능게라?”
손판석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
“예, 작년 11월부터 그리됐소.”
공허가 한숨을 내쉬었다.
“어허, 선생들까지 군대 옷 입히고 칼 차게 혀 놓고 왜놈들이 인제 만주 땅도 집어먹을라는 심보 아니여?”
손판석이 부싯돌을 치며 말했다.
“그놈들이 그런 심보로구만. 그리되면 거기서도 의…….”
지삼출은 말을 멈칫했다가는, “우리 일도 다 틀리는 것 아니여?” 하고 의병이란 말을 뺐다.
“나도 와서야 알었는디, 선생들을 헌병 만들어 놓은 것 보고 앞이 캄캄해져 부렀소. 그려도 거기는 여기허고 다르니 맘 급히 먹지 마시오.”
공허가 위로하듯 말했다.
총독부에서는 작년 11월부터 공립보통학교 선생들에게 군인 제복을 입게 했다.
“근디 여기는 살기가 어쩌요?”
공허가 마음이 쓰이는 듯 약간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3권,「변신의 굴레」

산과 들이 싱그럽고도 두툼한 초록빛으로 물드는 속에 단오가 왔건만 나뭇가지에 매는 그네를 찾기 어려웠고, 장터마다 벌이는 씨름판도 찾을 수 없었다.
공허는 험악해진 세상살이를 절감하면서 햇볕 속을 걷고 있었다. 사람들이 단오 쇠기를 작파해 버린 것은 다 토지조사사업 탓이었다. 땅을 마구잡이로 빼앗고 사람 목숨까지 마구잡이로 죽이는 판이니 누구든 명절을 쇨 신명이 날 리 없었다.
공허는 어둠이 깃들기를 기다려 신세호의 집을 찾아들었다.
“아이고 스님, 무고허셨구만요. 그 일 후로 소식이 없어 걱정했구만요.”
신세호는 공허의 손을 덥석 잡을 만큼 반가워했다.
“송 장군께서 안부를 전허시등만이라.”
“아, 만주에 다녀오셨구만요?”
목소리를 낮춘 신세호가 반색을 했다.
“예, 송 장군께서 전허시는 말씀이 있구만요.”
공허는 표정 없이 무거운 얼굴로 신세호를 건너다보았다.
―4권,「벽 그리고 벽」

“토지조사사업도 끝나 가고, 의병도 씨가 말랐으니 이제 조선 땅에 대일본 제국의 태평세월이 시작된 것 아닙니까?”
하시모토는 노골적으로 아부하며 쓰지무라에게 두 손으로 술잔을 올렸다.
“꼭 그렇지도 않네. 토지조사사업이 농토는 거의 끝났지만 산이 많은 지역은 아직 멀었고, 그렇게 총칼로 엄히 다스리는데도 덤비는 자들이 끝없이 생겨난단 말일세. 그게 다 조센징들의 질긴 근성 때문이네. 조센징들은 당장 총칼이 무서워 숨을 죽이고 있을 뿐이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를 일이네. 조센징들은 무식하지만 머리가 좋고, 어리숙한 것 같아도 눈치가 빠르고, 저희들끼리 잘 뭉친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그 말이야.”
쓰지무라는 하시모토 옆에 앉은 죽산면의 새 주재소장을 노려보듯 했다.
“옛, 명심하겠습니다.”
새 주재소장은 앉음새를 똑바로 하며 고개를 절도 있게 꺾었다.
―5권,「하루살이」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지금으로부터 110여 년 전인 1904년 8월, 김 참봉의 빚 독촉에 시달리던 감골댁은 20원을 받기로 하고 아들 방영근을 하와이 이주 일꾼으로 보낸다. 하지만 김 참봉과 대륙식민회사 장칠문의 농간에 그마저도 받지 못하고, 감골댁을 도우려고 따라나선 동네 청년 지삼출은 북받치는 울화를 참지 못하고 장칠문을 들이받는 바람에 철도 공사장 일꾼으로 차출되어 간다. 일본이 조선 침탈을 목적으로 벌이고 있는 경부선 철도 공사에서 지삼출은 고된 노동에 시달린다. 점점 핍박받는 와중에서도 1895년 동학 농민 운동의 정신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온몸으로 느끼고 공사가 끝난 후 고향으로 돌아온다.
산간마을을 떠돌아다니는 보부상을 통해 동학 농민군을 찾아 제보함으로써 일본인들에게 좋은 물건을 공급받으며 부를 축적하고 있는 잡화상 주인 장덕풍은 아들 장칠문이 하와이 이주 일꾼 모으는 일이 귀찮고 하기 싫다며 신세를 한탄하자 조금 더 참아 보라 회유하고, 일본인들에게 잘 보일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한편, 체신 업무 수행으로 부임했으나 정보요원으로 활동하며 지역의 변화나 민심을 일본 정부에 보고하는 하야가와는 영사관 쓰지무라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조선 땅의 변화를 듣는다. 일본이 조선을 휘어잡기 위해서는 조선인 협조자들이 필요하다는 것에 뜻을 모은 그들은 조선인 중에 친일 단체 회장을 맡을 만한 인물을 선별한다. 그 결과 고을의 이방이면서도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급급한 백종두를 지목했고, 백종두 역시 명예욕에 눈이 먼 나머지 적극적으로 가담할 것을 약속한다. 이로써 친일 단체 일진회 군산지부가 발족하고, 장칠문은 담박에 회원으로 가입해 청년들을 선동하고 조직을 키운다.
어머니 감골댁과 여동생 보름, 정분, 수국 그리고 남동생 대근을 떠나 하와이에 도착한 방영근은 농장 관리인인 백인들에게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며 고된 노동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한다. 일하는 도중 다친 조선인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상처가 악화되어 결국 죽음에 이르자, 방영근은 동료들과 함께 감독에게 항의하고 고향에서와 같이 상여를 만들어 장사를 지내어 귀향하지 못한 이의 넋을 위로하는데…….

출판사 리뷰

“청소년들이여, 역사를 기억하자”
광복 70주년 기념작
조정래 대하소설『아리랑』청소년판 출간!


『아리랑 청소년판』은 원작의 이야기 구조에 따라 충실히 각색하면서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게 장면과 인물 묘사, 대화, 사건 전개 등을 다듬어 재탄생한 작품으로 전태일문학상과 라가치상을 수상한 청소년 소설 작가 조호상이 3년에 걸쳐 개작하고, 『가방 들어주는 아이』의 화가 백남원이 그림을 그렸다. 각 권당 평균 원고지 1,550매 내외의 분량을 3분의 1에 해당하는 원고지 500매 내외로 줄이되 원작의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살리고 역사적 사건을 충실히 담을 것을 원칙으로 하였기에 개작을 위해 어휘를 선별하는 작업은 순수한 창작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하지만 비극적이지만 청소년들이 꼭 알아두어야 할 우리나라 현대사의 장면들이 녹아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원작자의 집필의도에 공감하고 원작의 가치를 존중한 조호상 작가가 흔쾌히 작업에 참여하였다. 열두 권에 수록된 총 208컷의 그림은 백남원 작가가 현지답사 및 자료 조사 등을 통해 작품 속의 상황에 맞게 충실히 재현해낸 것이다.

1895년 고종의 단발령 발표부터 토지조사사업으로 대표되는 농민 생존권의 위협, 백성의 안전을 도모해야 할 치안권과 경찰권 등 정부 기능을 일본에 빼앗기는 과정과 이후 일제에 의해 핍박받는 약 40년의 흐름이 10년 단위로 나뉘어 전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아, 한반도》에는 1895~1910년, 《2부 민족혼》에는 1911~1920년, 《3부 어둠의 산하》에는 1921~1933년, 《제4부 동트는 광야》에는 1934~1945년의 이 땅의 역사가 ‘주요 인물 소개’와 함께 ‘소설에 담긴 역사 속 주요 사건’으로 부록에 정리되어 있다.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처럼 생생히 묘사된 이야기들은 원작을 충실히 따르고 있어 청소년들에게는 소설적 재미뿐 아니라 학습적인 요소도 풍부하다.

광복 70주년, 과거사 청산 문제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조정래 대하소설『아리랑 청소년판』의 출간은 100년 전 이 땅의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비극의 참상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해줌과 동시에 청소년들로 하여금 역사의식을 고취시키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다가올 100년의 미래를 내다보고 도약할 수 있도록 정신을 고양시켜 줄 것이다. 또한 해냄출판사는『아리랑 청소년판』의 출간과 동시에 전국 중학생 독서감상문대회를 개최하여 청소년들이 문학과 역사를 두루 이해하며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추천평

역사책은 사실을 다루어서 진실을 밝힌다. 소설은 허구를 다루지만 역시 진실을 밝힌다. 역사책의 사실은 돈 있고 힘 있는, 이른바 지배층의 사실을 주로 다루기에 한 시대 전체의 진실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이에 비해 소설은 역사책에서 다루지 않는 약하고 고통 받는, 피지배층을 주로 다루기에 되레 진실을 잘 드러낸다. 『아리랑 청소년판』을 읽는 청소년들은 일제 강점기인 20세기 초중반, 조국을 버리고 만주 등지로 떠나야 했던 많은 민중들의 삶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럼으로써 역사의 진실을 알게 될 것이다!

박상률(시인,청소년문학가)
청춘 시절 몇 날 며칠 낮과 밤을 『아리랑』을 읽으며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만났던 어른 세대는 그렇게 배운 역사의 단단한 힘으로 온몸을 부딪쳐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왔다. 이제 다시금 시대의 전환점에서 청소년을 위해 새롭게 쓰인 『아리랑 청소년판』이 우리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야 할 권리와 책임을 가진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용기와 열정, 기쁨을 주리라 믿는다.

이용훈(도서관문화비평가,서울도서관 관장)
조정래 선생의 『아리랑』은 흡입력이 뛰어난 소설이다. 1권의 절반 정도만 읽고나면 좀처럼 손에서 책을 내려놓기 어렵다. 그럼에도 엄청난 분량에 기가 눌려 책장을 열기 어려웠던 독자들이 많았다. 이 점에서 조호상 선생이 개작하고 백남원 작가가 그림을 그린 『아리랑 청소년판』은 무척 반갑다. 전 국민의 필독서인 『아리랑』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듯해서다. 아무쪼록 『아리랑』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안광복(중동고 철학 교사,철학 박사)
청년 시절에 읽은 『아리랑』이 좀 길다 싶어 딸아이에게 추천하기 어려웠는데, 어느 날 책장에서 꺼내 읽기 시작하더니 밤새는 줄 몰랐다. 열두 권을 읽기에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서 길어도 자꾸만 읽게 돼요.” 하던 딸아이의 흥분된 표정이 떠오른다. 이 책 『아리랑 청소년판』이었다면 좀 더 일찍 읽어 보라 권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이라도 출간되어 많은 중고등학생들과 함께 『아리랑』의 감동을 느낄 수 있어 매우 기쁘다.

한기호(출판평론가,《학교도서관저널》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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