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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르셀로나에서2. 세비야에서3. 그라나다에서4. 마드리드에서5. 다시 한국에서발문 범유진경계의 상실과 회복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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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세비야, 그라나다, 마드리드를 거쳐다시 한국으로 돌아오자, 도착한 알람그 순간 ‘낭만’이 눈을 가린 ‘불안’이 깨어나고 여행은 영원토록 이어진다여정의 끝에 우리는 어디로 도착할 것인가『나의 낯선 동행자』는 “스페인어를 전혀 못하며 영어도 서툴고 여행이라는 행위에도 미숙한 혜성이” 만나기로 한 동행자가 나타나지 않는 황당한 “사건을 마주하는 새벽”, 낯선 공항의 “그 막막한 불안의 풍경으로” 우리를 초대하며 시작된다. ‘혜성’은 ‘지효’에게 메시지를 남긴 뒤 혼자 바르셀로나 시내로 향하나 호텔에서 듣게 된 말은 청천벽력과 같다. ‘지효’가 전달해준 호텔 “예약 확정서”가 버젓이 있는데도 예약이 취소되었다는 것. ‘혜성’은 이미 ‘지효’에게 여행 일정 전체에 해당하는 숙박비의 절반을 입금한 상태이다.늦은 밤, 오갈 데 없이 홀로 타국의 거리에 남겨진 혜성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두려움에 떨며 그나마 안전한 공항으로 되돌아가고자 공항버스를 기다린다. 이윽고 도착한 버스에서 한국인 남성이 내리는 것을 본 ‘혜성’은 처음으로 말이 통할 상대를 봤다는 반가움에 달려가 도움을 청한다. ‘길우’는 ‘혜성’에게 어떤 사연도 묻지 않고 도와주고 이를 계기로 지효가 부재한 “자리에 길우가 들어”오게 되며 둘은 ‘동행자’가 된다.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파밀리아대성당, 안달루시아의 뜨거운 볕, 달콤 쌉싸래한 오렌지 나무의 향, 멀리서 들려오는 플라멩코의 선율 흰 벽으로 둘러싸인 골목 틈새로 보이는 그라나다 알람브라궁전……. 낯선 남성 ‘길우’와 함께하는 스페인 여정은 낭만으로 가득한 “긴장감과 미묘한 들뜸”으로 흥분된 연속이다. 그럼에도 “너무 빨리 길우를 좋아하게 될까봐 마음의 고삐를 쉴 새 없이 잡아당”기는 와중, 이유를 알 수 없이 지속되는 불안감은 ‘혜성’을 잠식한다. 이 불안은 단순한 예감일까, 혹은 직감일까. 둘의 감정이 로맨스로 무르익어가는 순간마다 “알 수 없이 불길한 기운”이 번지고 혜성은 스스로의 긴장을 늦추지 않게 단속하지만 상황은 끝끝내 모든 것을 의심하게끔 만든다.결말부에 여행이 끝나고 한국으로 귀국해 안심한 찰나, 울리는 ‘혜성’의 휴대폰 알람은 독자들에게 다시금 경각심을 곤두세우게 한다. 아직 여행은 끝나지 않았으며 “어쩌면 이제부터가 진짜 여행의 시작일지” 모른다. 『나의 낯선 동행자』는 결말부에 다다라, 한 여정의 끝을 ‘일상’이라는 또 다른 여행과 덧대어 삶 전체로 그 범위를 확장시키는 데 이른다. 그러나 “소설은 두 번 읽을 수 있지만 인생은 두 번 읽을 수 없으므로” “삶은 언제나-미리 불안하고 설레는”(박다솜) 한 편의 ‘스릴러’로서 우리 앞에 펼쳐진다. 이 ‘삶’이라는 스릴 넘치는 여행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 것인지는 『나의 낯선 동행자』가 우리에게 남겨놓는 지문指紋이 아닐까.작가의 말수월하고 아름답기만 한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어려움을 통과하고 버텨내며 그 시기를 지나는 것이 아닐까. (…) ‘앞으로 행복해질 거야’라는 다정한 위로보다 ‘인생은 원래 고난과 함께 가는 거야’라는 말이 더 단단한 위로가 될 때가 있는 것처럼. 실제로 『나의 낯선 동행자』를 쓰면서 혜성에게 그런 종류의 위로를 건네고 싶었다._「작가의 말」 중에서나의 낯선 동행자』의 혜성은 흡사 알에서 깬 병아리가 처음 본 상대를 어미로 인식해 쫓아다니는 듯 길우의 일정을 궁금해하는데, 의존 대상인 그와 있어야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 감정은 곧 로맨스와 혼재된다. 혜성은 무뎌지기를 바라나 지효에 대한 걱정이 그것을 막는다. 길우는 지효에 대한 혜성의 걱정을 부정한다. 혜성은 쉴 새 없이 자신을 부정하는 상대와 함께하느니, 혼자 여행을 하는 게 낫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그 깨달음은 의존이 종료되었음을 뜻한다. 이제 혜성의 불안은 온전히 혜성의 것이다. (…) 경계는 고정되지 않고 변화한다. 그 변화가 나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침범에 의한 것일 때 무력해지는 경험이 누구나 한 번은 있지 않을까. 나 역시 그런 일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무기력한 내 모습과 마주하는 게 가장 낯설고 힘들었다. 혜성도 그렇지 않았을까. 혜성이 여행하는 동안 가장 낯설게 느꼈던 건, 어쩌면 자기 자신이 아니었을까._범유진 「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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