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 어린이는 누구인가
2. 어린이는 왜 희생되는가 가족과 국가, 공동 감시구역 미덕과 명분의 자리, 폭력 형식의 미학 서바이벌 게임, 오누이의 사회학 빛의 탄생과 어린이의 죽음 소결 : 어린 희생의 빛과 그늘 3. 어린이는 무엇으로 지혜로운가 타락천사의 미소, 어린이의 생존력 놀이하는 어린이, 어린이의 생명성 소결 : 생존의 공간에서 생명의 세계로 4. 어린이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어린이의 성, 쾌락과 경계의 이율배반 아버지 찾기, 제도에 대한 순응과 건설 어린이 길들이기의 모순 소결 : 성장과 순응 사이 5. 어린이, 어린이 이야기 구전설화의 동화적 가능성 은유와 은닉의 경계에 선 동화 |
최기숙의 다른 상품
|
우리에게서 어린이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인지되지만, 그들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존재로 간주되기 때문에 미래를 알 수 없는 수수께끼와도 같다. 이러한 어린이의 가능성은 어른들로 하여금 공포와 기대라는 이중심리를 갖게 한다. P. 24
아기장수 이야기의 어른들은 끝내 고해성사하지 못한다. 그들은 다만 사라지는 용마의 울음에 전율할 뿐이다. 어른은 무책임하며 그것이 사회적 현존의 사실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어린이가 날개를 잃어버릴 때 죽어 버린 것은 어린아이가 아니라 바로 그들의 삶을 바꾸어줄 잠재적인 가능성이며 변화하는 미래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P. 76 무의식적으로 아이들에게 ‘말 잘 듣는 아이는 착한 아이’라고 말한다. --- 아이가 어른의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그가 ‘순응적’ 이고 ‘순종적’ 이라는 것이지, 도덕성과는 무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 잘 듣는 아이를 착한 아이라고 길들이는 것은 이러한 모든 사실을 분별해낼 수 없는 아이에 대한 어른들의 거짓말이다. P.141 베텔하임은 실제의 삶은 언제나 밝은 면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어린이가 사물의 밝은 면만 보기를 원하는 어른의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또한 인간의 본질 속에는 ‘공격적이고 배타적이며 이기적인 그리고 분노와 불안에 따라 행동하려는 경향’ 이 있으므로, 어린이들에게는 인간의 어두운 면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가르치려는 낙관주의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P. 165 --- p. |
|
어린이는 어른의 세계에 완전히 노출되어 있지만, 그 세계에 완전하게 익숙해 있지 않기 때문에 흔히 무지하거나 순수한 대상으로 인지되며, 나아가 미완의 존재로 간주되기도 한다. 따라서 어린이는 쉽게 보호와 계몽의 대상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수많은 이야기들에서 어린이는 이러한 일반적 관념이나 기대와는 달리 어른의 세계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해답을 제공함으로써 기성세대의 관념을 전복시킨다.
이러한 종류의 이야기들은 흔히 '지아(智兒)' 모티브를 지닌 이야기로 분류되는데, 여기서 어린이의 문제 해결 방식은 어른의 세계를 미리 간파하는 데서 고안된다. 어린이들이 순수하고 무지하다는 어른들의 관념과는 달리 그들은 이미 타락하고 폭력적인 세계의 본질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전제로 그 방식들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한다. 이러한 방식은 어린이다운 순수와는 무관하며 오히려 그 반대로 어른스러운 '기만'과 '사기술'의 선취를 통해 표현된다. 이 어린이는 순진무구한 천사가 아니라 어른의 간교한 폭력성을 헤아리고 있는 타락천사다. 그는 '생존'을 위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어른들의 세계에 이미 포섭된 존재인 것이다. --- pp. 85-86 |
|
어렸을 적 한 번쯤은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옛날 이야기를 들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야기를 듣는 대상이 주로 어린아이라서 주인공이 같은 또래의 아이들일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그 주인공의 능력이나 주변 환경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꼈을 것이다. 계모에게 모진 시련을 당하는 어린 딸, 손목이 잘리고 눈이 파이는 장면, 효도라는 이름 아래 유아 살해가 벌어지는 장면. 그렇다면 구전설화 속의 어린아이들은 무엇 때문에 이토록 가혹한 고통과 자기 희생을 강요받아야만 했을까? 주로 효나 집안의 안위를 위해, 계모의 질투에 의해 그들은 고통과 죽임을 당했다. 그리고 결말은 언제나 해피엔딩과 권선징악의 교훈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어린아이들의 아픔은 간데 없이.
책세상문고·우리시대 33번 『어린이 이야기, 그 거세된 꿈』은 구전설화에서 나타난 어린이의 세계와 희생, 의미와 기대 등을 통해 '어린이'와 '어린이 이야기'의 세계에 접근하고 있다. 어린이란 흔히 순수하고 결백하며 순결하고 정직한 존재로 기대된다. 이 점에서 어린이는 '인간'이라는 현실적 실체보다는 '천사'라는 이념적 가상물에 가까운 것처럼 여겨진다. 어른들은 현실의 어린이가 영악하고 때로는 교활하기까지 하며 잔인하고 무신경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자신들에게 친숙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줄 때, 도리어 그들을 낯설어하고 어색해하며 놀라움과 거부감에 배신감마저 느끼곤 한다. 이것은 어린이 세계란 더러움과 악, 잔인함과 불순함이 표백된 공간이라는 어른들의 관념을 반영하고 있다. 이 책은 어린이 세계가 어른들의 관념을 반영하는 것처럼 구전설화의 어린이 이야기에도 어른들의 가치관과 사회의 이념이 배어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 책에서는 '아기장수' 이야기, '전실자식의 눈을 뺀 계모' 이야기, '접동새' 이야기 등 구전설화를 증거로 삼고 있다. 이들 설화 속에서 굴절된 어린이의 상을 분석하고 구전설화가 어린이에게 읽힐 만한 이야기인지 되묻고 있다. 아울러 대안적인 어린이 이야기는 어떠해야 하는지 지은이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1장에서는 '어린이' 관념에 대한 이해와 '서사적 어린이'의 위상을 다루고 있다. 제2장에서는 제도적, 성적인 이유 또는 생의 근원적 속성에 의해 희생되는 어린이 희생담을 다룬다. 어린이 희생담에서 어른의 세계는 기성 세대의 목표와 가치, 이념을 위해 어린이를 희생시키는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세계로 상정되며, 반성이 없는 불가해한 세계로서 조명된다. 제3장에서는 '어린이 지혜담'이 소개된다. 지혜담의 어린이는 교활한 어른에게는 그보다 더한 교활함으로 응대하며, 자신의 권세와 지위, 부에 기대어 사회적 폭력을 행사하는 어른에게는 그의 논리를 그대로 모방함으로써 역공을 취한다. 이러한 어린이의 주도면밀함은 지속적인 생존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이 세계의 타락과 폭력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입증한다고 볼 수 있다. 제4장에서는 어린이에게 기대되는 성장의 내용과 방법에 관한 이야기들을 모아 성장의 신체적, 사회적 의미에 관한 접근을 시도한다. 대개의 이야기에서 어린이의 '성장'은 경계와 학습 대상으로서의 성에 관한 인식 및 그의 사회적 정체성 확보와 관계된다. 이 중 후자는 개인의 사회적 등록을 의미하는 '성(姓) 찾기'의 형태로 주어진다. 한 개인에게서 '성(姓) 찾기'란 곧 아버지로 대표되는 사회 질서와 제도로의 편입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자신의 사회적 정체성을 공인받는 중요한 성장의 표지가 된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는 구전설화의 동화적 가능성을 타진하고, 전래동화의 몇 가지 문제점을 짚고 있다. 전래동화의 유형은 대부분 우연과 횡재, 권선징악과 개과천선, 해피엔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획일적이고 단선적인 이야기 내용과 구성은 어린이의 다양한 가치관 형성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절대적으로 옳고 그른 세계를 전수시키기 보다는 왜 그러한지에 관해 토론할 수 있도록 열려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전래민담의 본원적 존재방식인 것이다. 이러한 입장 아래 지은이는 어린이 이야기를 인터넷의 서술 체계에 접목시키는 방안을 제시한다. 하나의 이야기에도 다양한 과정과 결론이 가능한 서술방식을 이용해 어린이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이 어린아이의 다양한 개성과 가치관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