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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K-철학
나를 구원하지 않고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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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K-철학’ 어떻게 할 것인가

1장 자기구원과 세상구원의 통합적 서사 / 유정길

-불교로 읽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1. 두 개의 빛 : 빛의 혁명과 〈케데헌〉 신드롬
2. 한국적 미학과 문화의 세계화
3. 상처투성이인 나, 그대로 사랑하라
4. 타율적 의존에서 자율적 각성으로
5. 황금혼문이 아니라 무지개혼문

2장 악귀는 인간이 아니다. 그렇다면 사람일 수 있는가? / 강철

-윤리학으로 읽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1. 포스트휴먼에서 포스트퍼슨으로
2. 로봇 문답: ‘인간’과 ‘사람’의 차이
3. 인간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세 가지 입장
4. 사람임, 사람됨, 사람다움
5.〈케데헌〉과 인간-사람 확장론
6. 악귀는 인간은 아니다. 그렇다면 사람일 수 있는가?

3장 나를 고치지 않고 세상을 고칠 수 있는가? / 조성환

-한국철학으로 읽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1. 도덕을 지향하는 나라
2. 팬과 가수의 상호의존성
3. 케이팝의 도덕지향성
4. 화랑정신과 개벽사상
5. 자아의 회복과 자유의 획득
6. 하강을 지향하는 도덕
7. 불완전한 하늘님

4장 사자보이즈는 왜 죽어야 했나? / 양애진

-페미니즘으로 읽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1. 케이팝이라는 증상
2. 오래된 질병의 계보: 조선에서 현대까지
3. 굿판이라는 치료제: 억압된 통합의 역사
4. 문양이 빛날 때: 퇴마에서 해원으로
5. 거짓 없는 목소리를 향하여

5장 〈케데헌〉은 왜 미국에서 사랑받았나? / 이나미

-한류콘텐츠로 읽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1. 누가 왜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가?
2.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대중
3. ‘욘사마’ 신드롬을 통해 본 일본 여성들의 무의식적 저항
4. 〈케데헌〉 열풍으로 본 미국 청소년들의 좌절과 소망
5. 나라마다 다르게 선호되는 한류: 능동적 대중의 증거들

참고문헌

저자 소개 5

정토회에서 불교공부와 수행을 시작했고 산하 환경기구인 ‘에코붓다’의 사무국장과 공동대표를 역임하면 서 생태사상과 교육운동 및 빈그릇운동과 생태적 대안실천 운동을 전개했다. 이후 보직순환에 따라 정토회의 공양주를 했고, 2001년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되어 카불, 칸다하르, 바미안 등지에서 4년간 긴급구호와 개발협력 활동을 펼쳤다. 2005년 한국에 돌아와 ‘평화재단’ 기획 실장으로 남북한 평화를 위해 활동했다. 이후 2010년에는 1년간 일본에 머물면서 일본 사회단체와 불교운동단체들과 네트워크 활동을 했다. 체류하는 동안 3.11 동일본 대지진을 경험하고 구호활동
정토회에서 불교공부와 수행을 시작했고 산하 환경기구인 ‘에코붓다’의 사무국장과 공동대표를 역임하면 서 생태사상과 교육운동 및 빈그릇운동과 생태적 대안실천 운동을 전개했다. 이후 보직순환에 따라 정토회의 공양주를 했고, 2001년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되어 카불, 칸다하르, 바미안 등지에서 4년간 긴급구호와 개발협력 활동을 펼쳤다. 2005년 한국에 돌아와 ‘평화재단’ 기획 실장으로 남북한 평화를 위해 활동했다. 이후 2010년에는 1년간 일본에 머물면서 일본 사회단체와 불교운동단체들과 네트워크 활동을 했다. 체류하는 동안 3.11 동일본 대지진을 경험하고 구호활동에 참여했다. 2012년 고양시에서 ‘지혜공유협동조합’을 만들어 마을공동체를 위한 활동을 했고, 2015년 수경 스님의 요청으로 불교환경연대 비상대책위원장, 이후 운영위원장으로서 불교환경연대의 활동을 해왔다.
현재 불교환경연대 공동대표 및 산하기관인 녹색불교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 현재 직책 |
불교환경연대 공동대표, 녹색불교연구소 소장 / 60+기후행동 운영위원 / 생태전환지원재단 이사 / 정토회 에코붓다 이사 / 조계종 환경위원회 위원 / 고양시자원봉사센터 이사 /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 이사 / 농어민기본소득전국운동본부 감사 / 환경과미래포럼 공동대표 / 지혜공유협동조합 이사장

| 저서 및 공저 |
저서 : 『생태사회와 녹색불교』
역서 : 『생명으로 돌아가기』, 『그린피스』, 『아리랑고개의 여인』
공저 : 『호모 쿠란스, 돌보는 인간이 온다』, 『지구적 전환 2021』, 『지구별 생태사상가』,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개벽의 징후 2020』, 『환경과 불교』

유정길의 다른 상품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의료윤리를 가르치고 있으며, 철학이야말로 가장 실천적인 학문이라는 신념 아래, 개념의 비판과 재구성을 통해 사회 현실에 개입하는 작업을 수행해 왔다. 현재 의료윤리, 인공지능윤리, 기업윤리 등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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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HK교수. 서강대학교와 와세다대학교, 원광대학교에서 수학과 철학, 종교와 역사를 공부하였고, 동학사상사와 지구인문학을 연구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한국 근대의 탄생』, 『하늘을 그리는 사람들』, 『K-사상사』, 『키워드로 읽는 한국 철학』, 『한국의 철학자들』, 『어떤 지구를 상상할 것인가? 지구인문학의 발견』(공저)이 있고, 번역서로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인류세의 철학』(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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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스크랜튼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종교학과에서 종교학을 공부하고 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축제를 만든다. 굿과 샤머니즘, 공동체 의례, 팬덤 문화에 관심을 두고 동시대 한국 사회에서 새로운 세계관과 영성이 어떻게 태어나는지 탐구한다. 남해군에서 청년들과 함께 촌 라이프 실험 공동체를 설계했고, 모험하는 여성 커뮤니티 우먼스베이스캠프를 운영하며 몸과 자연, 여성 연대가 만나는 장을 만들어왔다. 지역과 도시, 전통과 대중문화, 영성과 기술 사이를 오가며 글쓰기와 기획,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연결의 방식을 실
1993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스크랜튼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종교학과에서 종교학을 공부하고 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축제를 만든다. 굿과 샤머니즘, 공동체 의례, 팬덤 문화에 관심을 두고 동시대 한국 사회에서 새로운 세계관과 영성이 어떻게 태어나는지 탐구한다. 남해군에서 청년들과 함께 촌 라이프 실험 공동체를 설계했고, 모험하는 여성 커뮤니티 우먼스베이스캠프를 운영하며 몸과 자연, 여성 연대가 만나는 장을 만들어왔다. 지역과 도시, 전통과 대중문화, 영성과 기술 사이를 오가며 글쓰기와 기획,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연결의 방식을 실험한다. 함께 쓴 책으로 『이상하고 아름다운 판타지 촌 라이프』, 『청년, 동학을 짓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K-철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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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에서 <독립신문에 나타난 자유주의 사상>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과정에 진학하고서 몸담고 있던 연구소가 IMF 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에 들어갔는데, 가장 힘없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잘리는 상황을 목격했다. 그때 우리 사회의 불합리와 부도덕함을 피부로 느끼며 노조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박사학위 논문이 시급한 관계로 연구소를 그만두었지만, 논문을 준비하면서 자유주의 일반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우리 사회와 역사에서 자유주의란 무엇인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보수주의, 공화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에서 <독립신문에 나타난 자유주의 사상>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과정에 진학하고서 몸담고 있던 연구소가 IMF 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에 들어갔는데, 가장 힘없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잘리는 상황을 목격했다. 그때 우리 사회의 불합리와 부도덕함을 피부로 느끼며 노조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박사학위 논문이 시급한 관계로 연구소를 그만두었지만, 논문을 준비하면서 자유주의 일반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우리 사회와 역사에서 자유주의란 무엇인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보수주의, 공화주의, 민주주의에 대해 연구했다.

지금은 주로 강의하고 글 쓰는 일로 생계를 해결하고, 뜻이 맞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그동안 주로 자유주의, 보수주의 등 지배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적 연구를 해오다가 대안 이념을 연구하고 싶어 몇 년 전부터 생태학 공부를 시작했다. 현재 동아대 전임연구원, 경희사이버대 외래교수, 한서대 동양고전연구소 연구원, 생태적지혜연구소 감사, 생명사상연구소 이사, 한국정치사상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한국 자유주의의 기원』(2001), 『WCC창으로 본 ’70년대 한국민주화인식』(공저, 2010), 『한국의 보수와 수구: 이념의 역사』(2011), 『이념과 학살: 한국전쟁 시기 좌익에 대하여』(2013), 『한국시민사회사: 국가형성기1945~1960』(201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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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135*200*11mm
ISBN13
9791166292767

책 속으로

영화 속 조연 캐릭터 가운데 특히 사랑받는 존재는 호랑이 ‘더피’와 까치 ‘서씨’이다. 호랑이는 조선 시대에 민중에게 많은 피해를 입힌 동물이었다. 영조 11년에는 팔도에서 호환으로 물려 죽은 사람이 40여 명에 이르렀고, 이를 잡기 위해 조직된 착호갑사가 1만 4천 8백 명에 달했다는 기록도 있다. 한편 사찰의 산신각이나 산령각에서는 호랑이가 산신 곁에서 산을 수호하는 화신으로 그려지며, 까치는 마을의 안녕과 수호, 풍요를 기원하는 한국의 토속신인 서낭당의 서낭신을 모시는 심부름꾼이다. 그래서 까치 캐릭터에 ‘서씨’라는 이름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본래 신성한 존재들이 귀엽고 친숙하면서도 현대적인 캐릭터로 재탄생하는 방식은, 한국 문화의 깊은 층위를 전 세계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 p.37

결국 앞으로 우리의 과제는 인간의 능력을 강화하는 기술, 즉 인간 강화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에만 있지 않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러한 기술이 사람다움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길들여질 수 있는가 하는 물음이다. 인간 강화 기술이 인간의 지능과 수명만이 아니라, 타자와 관계 맺는 능력, 책임을 감당하는 능력, 수치심과 사랑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는 능력을 심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때에만, 사람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제를 감당해야 할 주체는 바로 인간이면서 동시에 사람인 우리 자신이다. 〈케데헌〉은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 로봇이나 혼종적 존재를 포함해서 인간이 아닌 새로운 행위자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게 될 세계를 예비적으로 사유하게 만든다. 인간-사람인 우리는 인간이 아닌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이 질문이야말로 포스트휴먼 시대를 넘어 포스트퍼슨 시대를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윤리적 물음이라고 생각한다.
--- p.111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긍정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경쟁과 비교에 지친 우리에게 치유와 용기를 준다. 주제곡을 만든 이재의 자기 이야기가 가사와 노래에 담겨 있어서 더욱 와 닿는다. 이재와 같은 케이팝 지망생들은 매일같이 경쟁과 평가에 시달리겠지만, 정작 그것을 소재로 한 영화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간다.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꼬집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준다. 그것은 ‘진실한 자아(眞我)’로 이루어진 공동체야말로 건강하고 건전하며 지속가능하다는 메시지이다.
--- p.138

사자보이즈는 왜 죽어야 했는가. 답은 여기 있다. 사자보이즈는 케이팝이 오랫동안 반복해 온 가짜 권위와 가짜 감정의 구조, 수치심으로 존재를 통제하는 정치의 인격화다. 한국 사회가 수백 년에 걸쳐 누적해 온 구조적 병리의 집약이다. 그들의 죽음은 악당의 퇴장이 아니라, 오래 쌓인 한이 마침내 의례 앞에서 풀리는 해원의 완성이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전환의 계기이다. 굿에서의 죽음이 갖는 진정한 의미다. 개벽은 고작 자리를 바꾸는 일이 아니다. 주인공과 조연을 교체하는 것도, 지배와 피지배의 위치를 뒤집는 것도 아니다. 권위와 감정이 분리된 채 서로를 소모하는 구조 자체를 해체하는 것이다. 문양을 지우는 것이 치료가 아니라, 문양을 빛나게 하는 것이 치료다. 그것이 루미가 열어낸 레인보우 혼문의 의미이며, 무당이 수백 년 동안 해온 일이다. 지워지지 않는 것을 지우려 하지 않는 것. 온몸으로 통과시키는 것. 결국 필요한 것은 이 거짓 없는 목소리. 그것이 우리가 도달해야 할 새로운 공동체의 리듬이자, 우리가 다시 ‘커뮤니티’라는 말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다.
--- p.164

마지막으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또 하나의 문제로, 〈케데헌〉에는 억지스런 ‘계몽적’ PC주의가 없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헐리우드 영화계는 인종차별, 성차별 극복을 위해 극 중 주요 인물을 유색 인종, 여성, 성소수자로 배치해 왔으며, 그러한 노력은 당연히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그런데 무엇이든 극에 달하면 반동이 오듯이, 그것이 강압적이라고 느껴지면 반발이 생기기 마련이다. 더구나 전체적인 내용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지 않고 노골적으로 가르치려 드는 느낌이라면, 영화의 스토리에 몰입하기 어렵다. 즉, 재미도 없어진다. 뜻이 좋을수록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도 지혜로워야 하지 않을까. 이것이 〈겨울왕국〉이 흥행하고, 흑인 주인공이 나오는 〈인어공주〉가 참패한 이유이다. 디즈니를 포함하여 미국 영화계의 억지스런 PC주의에 대한 반발과 피로감이 스멀스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거의 모든 미국 영화에 흑인, 여성, 퀴어, 인종 간 결혼이 등장하는데 그 맥락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현실과의 괴리도 크다. 좋은 뜻을, 너무 뻔하고 너무 지겹게 전달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트럼프식 극우주의의 득세도 좌파의 계몽주의, 우월감, 위선, 뻔함이 한몫 했을 것이다. 더구나, 현실을 하나도 바꾸지 못하면서-또는 바꾸지 않으면서-입으로만 좌파인 세력이 제일 큰 문제다.

--- p.194

출판사 리뷰

K-콘텐츠를 넘어 K-철학으로

오늘날 세계는 K-팝을 소비하고, K-드라마에 열광하며, K-푸드를 즐긴다. 그러나 한 가지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세계는 한국 문화를 좋아하지만, 과연 한국의 사상도 함께 만나고 있는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K-철학』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이 책은 단순히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를 해설하는 문화비평서가 아니라 한 편의 글로벌 콘텐츠를 통해 한국 사회와 한국 사상의 현재를 다시 묻고, ‘K-철학’이라는 새로운 담론을 제안하는 문제의식이 담긴 시도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연구 대상보다 연구 방법에 있다. 지금까지 〈케데헌〉을 다룬 많은 연구가 전통문화나 서사구조, 문화콘텐츠 분석에 집중했다면, 이 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작품을 가능하게 한 한국적 세계관은 무엇인가”를 묻는다. 불교, 윤리학, 한국철학, 샤머니즘, 페미니즘, 정치사상이라는 서로 다른 학문 분야의 다섯 연구자가 하나의 작품을 각자의 언어로 읽어내면서도, 결국 ‘K-철학’이라는 하나의 문제의식으로 수렴되는 구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이 책은 한국철학을 박물관 또는 연구실에서 현재로 끌어낸다. 흔히 한국철학이라고 하면 원효, 퇴계, 율곡, 다산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 책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오늘날 세계가 열광하는 K-콘텐츠 속에서 한국철학이 어떻게 살아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들은 전통을 보존의 대상이 아니라 창조의 자원으로 이해한다. 전통은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해석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철학이 된다는 것이다. 머리말에서 제기하는 ‘한국철학’과 ‘K-철학’의 구분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문제의식이다. 한국철학은 한국의 사상 전통을 탐구하는 학문이라면, K-철학은 그 전통을 오늘의 문제와 세계의 언어로 다시 창조하는 살아 있는 철학이다. K-철학은 과거의 철학을 현재의 언어로 번역하고, 세계와 대화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철학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이 오늘의 한국 사회에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의외로 철학적이면서도 현실적이다.
“우리는 무엇을 소비하는가가 아니라, 어떤 세계관을 소비하고 있는가?”
〈케데헌〉은 악귀를 물리치는 액션 애니메이션처럼 보이지만, 저자들은 그 안에서 자기 구원과 세상 구원, 상처와 치유, 다양성과 공존, 사람됨과 공동체라는 거대한 철학적 질문을 발견한다. 특히 ‘골든 혼문’에서 ‘무지개 혼문’으로의 전환을 완벽성에서 다양성으로, 배제에서 포용으로의 전환으로 읽어내는 해석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도 깊은 시사점을 던진다. 경쟁과 효율, 성공과 완벽을 향해 달려온 사회가 이제는 상처와 결핍마저 함께 품는 공동체를 상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주목할 부분은 ‘인간’과 ‘사람’을 구별하는 새로운 윤리학이다. 이 책은 생물학적 존재인 ‘인간’보다 관계와 책임을 수행하는 존재인 ‘사람’을 강조한다. 인간인가 아닌가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답게 살아가는가이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인공지능과 로봇, 포스트휴먼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매우 현실적인 질문이 된다. 앞으로 인간과 기계,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가 희미해질수록 ‘무엇이 인간인가?’보다 ‘누가 사람인가?’가 더욱 중요한 윤리적 과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케데헌〉을 통해 포스트퍼슨(post-person)의 가능성을 읽어내는 시도는 이 책이 단순한 콘텐츠 해설을 넘어 현대철학의 새로운 논의를 제안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K-철학이라는 전문적인 관점으로 〈케데헌〉을 분석하지만, 일반 독자에게도 이 책이 흥미로울 수 있는 이유는, 철학을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닌 내 삶의 일부로서 접근할 수 있도록 풀어내기 때문이다. 루미와 진우라는 캐릭터의 갈등, 팬과 아이돌의 관계, 악귀와 인간의 경계, 수치심과 치유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불교의 업(業), 동학의 다시개벽, 샤머니즘의 해원, 윤리학의 사람 개념을 만나게 된다. 철학이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한국철학을 다룬 장은 매우 인상적이다. 저자는 루미의 마지막 선언인 “새로운 혼문을 만들겠다”를 동학의 ‘다시개벽’과 연결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먼저 완벽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사고를 넘어,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존재로 인간을 이해한다. 이는 경쟁과 자기계발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완벽해져야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인정하는 순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는 메시지는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철학이다.

또 하나 이 책의 강점은 한류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종종 “한국 문화가 세계에서 인기 있다”는 사실 자체에 만족한다. 그러나 저자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묻는다. 왜 일본은 〈겨울연가〉에 열광했고, 미국 청소년들은 〈케데헌〉에 공감했으며, 중국은 H.O.T.를 사랑했고, 아랍권은 〈대장금〉을 선택했는가? 저자들은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에서 중요한 것은 콘텐츠 자체보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욕망과 사회적 맥락이라고 말한다. 한류를 자랑하기보다 세계인의 결핍과 희망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K-콘텐츠가 지속될 수 있는 길이라는 분석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

이 책이 출간되는 시점도 의미심장하다. 한국은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강국이 되었지만, 동시에 저출생, 양극화, 혐오, 경쟁, 불안이라는 구조적 위기를 안고 있다. 이런 시대에 이 책은 문화를 산업이 아니라 문명으로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K-팝이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화려한 음악 때문만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자기 긍정과 공동체, 치유와 희망의 서사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K-콘텐츠의 힘은 기술이 아니라 세계관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이 책은 끊임없이 환기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저자들의 사유를 따라가기만 할 필요가 없다. 저자들이 〈케데헌〉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듯이 독자들도 이 책의 논리, 나아가 〈케데헌〉을 나만의 방식으로 바라보고, 내가 본 〈케데헌〉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뿐 아니라 앞으로 만나는 K-드라마와 K-영화, K-팝도 단순한 오락물이 아니라 하나의 철학적 텍스트로 읽히기 시작한다. 동시에 원효, 동학, 무교, 풍류, 해원 같은 한국 사상이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오늘의 문화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결국 이 책은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해설하는 책이 아니라, 한국 문화가 세계와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가를 묻는 책이다. 더 나아가 한국철학이 어떻게 세계철학이 될 수 있는가를 탐색하는 첫 번째 본격적 시도이기도 하다. K-콘텐츠의 시대를 넘어 K-철학의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철학을 전공한 사람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K-콘텐츠의 미래를 고민하는 문화기획자, 한국 사회의 방향을 고민하는 연구자, 그리고 “왜 지금 세계는 한국 문화에 주목하는가?”를 알고 싶은 일반 독자 모두에게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는 책이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독자는 더 이상 K를 단순한 국가 브랜드로 보지 않을 것이다. K는 하나의 콘텐츠가 아니라, 오늘의 세계와 대화하는 새로운 사유 방식이며 문명적 상상력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이 한국 사회와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가장 큰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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