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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필사 노트 (친필사인본)
사철제본
다산초당 202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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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프롤로그

1장 토지란 무엇인가

(1) 서序에서
1 1897년의 한가위
2 참담한 소망이었는지 모른다
(2) 토지란 내 나라, 내 땅
3 생명의 환희
4 보리는 익어갈 것이다
5 험한 항로에서 항구에 닻을 내린 배처럼
6 사람들은 하고많은 이별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7 빙화의 수림은 전율같이 참혹하게 아름다웠다
8 산비탈에 등불들이 나돋아서 부자 빈자 구별 없이 아름다웠다
9 산은 넓고 깊네
10 이것은 내 땅이다!
11 율동하지 않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12 굳이 말하라 한다면 이 산천을 위해서
(3) 토지란 태생대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
13 사는 재미는 맘속에 있다 그 말이지
14 피 흐르는 내 심장의 일부를 주고 싶다
15 생활의 활기찬 약동의 소리들이다
16 하늘의 빛 땅의 빛 모든 것을 내 속에 가져야지!
17 어떤 역경 속에서도 삶 자체가 존재하며
18 꾸밈없고 우러나는 그분들 애정은
19 자기 태생대로 사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오

2장 인간의 욕망과 사랑

20 뭔가가 손에 잡힐 것만 같았다
21 다리 저켠은 비옥하다
22 악은 악을 기피한다
23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 소중한 것은 돈, 오직 돈이었다
24 열 손톱이 닳아 빠져도 기필코 탈환하리라
25 욕망의 완성은 없다
26 혼자 살자니 적막강산이고
27 미움마저 거두어버린 것이다
28 그쪽에서 빛나면 이쪽도 빛이 난다
29 진달래꽃 이파리가 되고, 꽃송이가 되고
30 제 눈이 멀었으면 생각는 것이었다
31 위태로운 느낌이 엄습해온다
32 뜻대로 살아볼려니까 피투성이가 되는 게야
33 다만 거기 그 여자가 있다는 것
34 가시덤불 속에 몸을 굴리고 싶었던 안타까움
35 아픔이 엷어졌다는 데 대한 서글픔이었다
36 보는 것마다 그 늙은이 생각이네

3장 한국인의 한과 정

37 가슴에 박힌 멍이 일렁이는 것이다
38 산다는 거는…… 참 숨이 막히제?
39 찢어 죽이고 말리어 죽일 테야
40 한은 생명과 더불어 왔다
41 어디 비비고 기댈 것이라고는 없었어
42 추위라기보다 막막한 외로움이었는지 모른다
43 의지 뒤에서 흐느끼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44 설움을 모른다면 어찌 마음이 있다 할 것인가
45 그 누구와 누구의 싸움이던고
46 바닥 모를 허무의 아가리
47 천 근의 맷돌을 들어올려 밑바닥을 보아서도 안 된다
48 그것도 안 하믄서 무신 놈의 복타령고
49 끝내 혼자서 극복이 되는 일도 아니다
50 날아야지, 날아야지
51 목이 메이면 메일수록 뼈다귀에 사무치는 설움
52 그건 정이었습니다
53 정이 없는 자는 거짓말쟁입니다
54 한복아, 또 오니라아
55 불행했지만 사랑을 성취했다
56 잊어버려야 했다
57 어딘지 모를 곳에 동전을 잃어버린 아이같이
58 어디서 온 지난날들일까
59 알 수 없는 곳에서 온 생명의 응어리다
60 하모, 해주고말고
61 정이란 생명이 움직이는 근본이오
62 갈피갈피 접어서 묻어두었다

4장 우리, 어떻게 살 것인가

63 산 보듯 강 보듯, 어 가자!
64 심심하거나 배가 고플 적에, 칩울 적에
65 마음을 굽히지 않고 산다는 것이 얼매나 좋노
66 춤을 추는 무당처럼 일을 한다
67 너는 너 자신을 살아야 하는 게야
68 우찌 낚싯줄이나 내리놓고 가만있겄노
69 그것들이 사람 사는 데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70 자유인, 풀려난 사람
71 신어보아야 벗는 것 아니외까
72 이치란 어디 갖다가 붙여도 하나요
73 벗어난 사람도 없고 극복한 사람도 없을 터인데
74 솎아감서 살아야제요
75 희망 그 자체를 겁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76 잠시잠시 왔다 가는 거
77 천방지축 모르는 것도 화근이다
78 우리는 씨 뿌리는 사람
79 아직도 무슨 일이 될 거라 생각하시오?
80 세월은 만들어놓고 가는 거요
81 원력을 걸지 않고는 그같이 그릴 수는 없지
82 창조가 없는 곳에선 파괴뿐
83 소망하는 것만으로 생명을 지탱할 수 있었다
84 무풍지대로 기어들어 갔고 오히려 태풍을 만났던 거지
85 육신을 헌 옷같이 벗어부리믄 그만인데

5장 꿰뚫어 본 인간의 심리

86 넌 지나치게 순수한 것을 원하고 있다
87 칼을 뽑지 못하고 바늘을 뽑았다
88 상처받아 힘이 약해진 맹수는 유독 사납다
89 능력이 못 미쳐 탈락한 사람들은 그 목적 자체를 경멸한다
90 한 곳에만 쏠리는 지식의 허약성
92 자기 자신을 찾다 보면 좁쌀이 되니까요
92 혹같이 자라난 것이 자만심과 이기심이다
93 한 냥 가진 사람의 한 냥이란 피가 나는 돈
94 무서운 게 아니오 외로운 거요
95 그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그로서는 당연하다
96 착한 사램이라고 어디 나쁜 마음 안 묵건데?
97 밖만 싱그러우면 마음속의 쓰레기는 냄새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98 비천함은 고쳐지지 않는 법이다
99 도둑이 칼을 들고 덤비는 것보다 더한 무서움이 있다면
100 죄를 짓게 되면 그것을 은폐하기 위하여 또 죄를 짓는다
101 생존을 포기할 수 없으니까 희망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102 보여주고 보여지는 것은 진실과 별반 관계가 없다
103 싸움이 있을 뿐이다 자기 자신과의
104 늙은 탓이 아니야 세월이 달라진 게야
105 지나간 세월이 억세고 부드러운 반복으로써
106 어떤 것은 되돌아오곤 한다
107 그 후회스러운 날들이 그립단 말시

6장 그래서, 우리에게 있는 한 장면

108 마음의 응어리를 웃음으로 풀며 장단을 치고
109 어쩌다가 바람에 날린 솔씨 하나
110 생명이 타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111 천장이 딱 갈라지면서 해가 나와주었으면
112 생각 속 넓은 공간을 비상하는 것이다
113 보름달은 은가루 같은 보송한 빛을 뿌린다
114 생판, 이, 이런 공것을
115 주거니 받거니, 헤어질 줄 모르고
116 먼 숲속에서 짐승이 운다
117 생과 사 그 틈바구니의 빛깔이란
118 백로 속에 검은 까마귀 한 마리는 섞일 수 없는 것이다
119 잔인무도한 악인이 선량하고 정직한 아우를 껴안고서
120 정적은 마치 뺨따귀를 갈기듯
121 승리의 찬란한 나비는 어디로 날아갔는가?
122 문적문적 밀리는 때 모양으로 생각을 밀고 있었다
123 눈금 없는 강물처럼
124 그 말들이 한없이 달콤할 것 같았다
125 신경 와서 처음 보는 달이었다나요?
126 내부에서 지렛대 부러지는 소리를 들었다
127 영원한 유충같이 거기 누워 있었다
128 깨어진 자기 자신을 주워모아
129 못 견디게 좋았다

7장 세상의 이치가 어떠한가

130 나라님은 멀었고
131 굶주림엔 체모가 없는 것이다
132 표면화되지는 않았지만 의식 밑바닥에 흐르고 있는 겁니다
133 양어깨에 실려 있는 것은 생활의 고달픔이었다
134 무식꾼들 바지저고리 만들면 천년 가도 달라지는 거는 없일 기다
135 고사리 같은 손은 정에다 정을 돌려줄 줄 알지만
136 힘이 약자를 소외하는 방향이라면 무슨 희망이 있겠습니까
137 어떤 힘도 그들을 완벽하게 지배한 적은 없었다
138 밀려오고 밀려가는 개명의 물결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다
139 오고 있는 자는 또 갈 것이요, 가고 있는 자는 다시 올 것이다
140 사철 눈 오는 곳에만 있으면 푸른 풀밭은 모르는 벱이다
141 무사를 대하는 백성, 야인인 선비를 대하는 백성, 그 차이는 과연 어떤 것일까요?
142 안 본다고 악산이 거기 없는 것은 아니다
143 옹이투성이로 자란 소나무와도 같아서 곧을 수 없소
144 파도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바다가 조용한 것은 아니다
145 현실이 미래를 잡아먹어서는 안 될 일이야
146 길고도 긴 밤이 끝나가고 있는 것을 느낀다
147 쇠사슬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에필로그

저자 소개 2

Park, Kyung-Ree,朴景利,박금이

1926년 10월 28일(음력)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났다. 1945년 진주고등여학교를 졸업하였다. 1950년 황해도 연안여자중학교 교사로 재직하였다. 1955년에 김동리의 추천을 받아 단편 「계산(計算)」과 1956년 단편 「흑흑백백(黑黑白白)」을 [현대문학]에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나왔다. 1957년부터 본격적으로 문학활동을 시작하여 단편 「전도(剪刀)」 「불신시대(不信時代)」 「벽지(僻地)」 등을 발표하고, 『표류도』(1959), 『김약국의 딸들』(1962)을 비롯하여 『파시』(1964), 『시장과 전장』(1965) 등 사회와 현실에 대한 비판성이 강한 문제작을 잇달아 발표하
1926년 10월 28일(음력)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났다. 1945년 진주고등여학교를 졸업하였다. 1950년 황해도 연안여자중학교 교사로 재직하였다. 1955년에 김동리의 추천을 받아 단편 「계산(計算)」과 1956년 단편 「흑흑백백(黑黑白白)」을 [현대문학]에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나왔다. 1957년부터 본격적으로 문학활동을 시작하여 단편 「전도(剪刀)」 「불신시대(不信時代)」 「벽지(僻地)」 등을 발표하고, 『표류도』(1959), 『김약국의 딸들』(1962)을 비롯하여 『파시』(1964), 『시장과 전장』(1965) 등 사회와 현실에 대한 비판성이 강한 문제작을 잇달아 발표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특히 1969년 9월부터 대하소설 『토지』를 연재하기 시작하여 4만 여장 분량의 작품으로 26년 만인 1994년에 완성하였다. 박경리 개인에게나 한국문학에 있어서나 기념비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거대한 원고지 분량에 걸맞게 6백여 명의 인물이 등장하고 시간적으로는 1897년부터 1945년까지라는 한국사회의 반세기에 걸친 기나긴 격동기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즉 동학혁명에서 외세의 침략, 신분질서의 와해, 개화와 수구, 국권 침탈, 민족운동과 독립운동, 광복에 이르기까지의 격동의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종적인 축으로 하여 진주와 간도(만주), 경성, 일본 등으로 삶의 영역이 확대되고 윤씨 부인과 최치수, 최서희로 이어지는 최참판댁과 연결되어 삶을 엮어가는 평사리의 주민들, 김길상이나 김환을 중심으로 한 민족운동에 투신하는 인물들, 최참판댁의 전이과정 속에서 부침하는 신지식인들 등 수백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삶이 형상화되어 있다. 5부로 완성된 대하소설 『토지(土地)』는, 한국 근·현대사의 전 과정에 걸쳐 여러 계층의 인간의 상이한 운명과 역사의 상관성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으로 영어·일본어·프랑스어로 번역되어 호평을 받았다. 1957년 현대문학 신인상, 1965년 한국여류문학상, 1972년 월탄문학상, 1991년 인촌상 등을 수상하였고, 1999년에는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에서 주최한 20세기를 빛낸 예술인(문학)에 선정되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명예문학 박사학위를 수여 받았으며, 연세대학교에서 용재 석좌교수 등을 지냈다. 1996년부터 토지문화관 이사장을 역임하였다. 현대문학 신인상, 한국여류문학상, 월탄문학상, 인촌상, 호암 예술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칠레 정부로부터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문학 기념 메달’을 수여 받았다.

박경리의 문학은 전반적으로 인간의 존엄과 소외문제, 낭만적 사랑에서 생명사상으로의 흐름이 그 기저를 이루고 있다. 그 생명사상이 종합적으로 드러난 작품이 바로 '토지'이다. 박경리에 의하면 '존엄성은 바로 자기 스스로가 자신의 가장 숭고한 것을 지키는 것'(『파시』 제1권, 131면, 1993)인데 그의 작품에서 이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 생명본능 이상으로 중요한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없게 하는 기존의 관습과 제도 및 권력과 집단에 대한 비판, 욕망의 노예가 되어 존엄성을 상실한 인간들에 대한 멸시와 혐오는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존엄성을 상실할 때에 바로 한이 등장하는 것이며 이 한을 풀어가는 과정이 곧 박경리 문학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의 과정이었던 것이다. (김은철 상지대 국문과 교수)

지금까지 이 작품에 대한 여러 논의들, 즉 역사소설인가 아닌가가 문제시 되었다거나 농민소설로서의 면모가 부각되었다거나 총괄체 소설, 가족사 소설, 민족사 소설, 총체소설 등의 다양한 장르로 규정되어 온 것은 곧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서사구조, 다양한 층위의 세계가 중층적인 구조로 형상화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문학뿐 아니라 환경과 생태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 1999년 원주 오봉산 기슭에 토지문화관을 세우고, 문학과 환경문제를 다루는 계간지 [숨소리]를 창간(2003)하고, 신문과 잡지 등에 기고한 글로 엮은 환경 에세이집 『생명의 아픔』(2004)도 출간하는 등 사회와 인간을 향한 애정과 관심을 놓치 않았다. 2008년 5월5일 향년 82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 한국현대문학의 영원한 고향으로 남았다. 타계 이후 정부에서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였다.

장편소설 『나비야 청산가자』를 [현대문학]에 연재하였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미완에 그치고 말았다. 수필집 『Q씨에게』, 『원주통신』, 『만리장성의 나라』, 『꿈꾸는 자가 창조한다』, 『생명의 아픔』 등과 시집으로는 『못 떠나는 배』, 『도시의 고양이들』, 『우리들의 시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등이 있다. 그밖의 주요작품에 『나비와 엉겅퀴』, 『영원의 반려』, 『단층(單層)』, 『노을진 들녘』, 『신교수의 부인』 등이 있고, 시집에 『애가』가 있다. 6·25전쟁 때 남편이 납북되었으며 시인 김지하가 사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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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15일
판형
사철제본 ?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145*210*30mm
ISBN13
2519304273402

책 속으로

제가 『토지』에서 가져온 147개 글귀의 기준은 단 하나,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당신에게 필요한’입니다. 인간의 본질과 세상의 모순을 『토지』는 오컴의 면도날처럼 명확하고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동시에 그에 대한 연민과 애달픔을 정과 한으로 승화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위로와 지침을 건넵니다.
이 책에서는 앞선 테마를 중심으로 하여 일곱 장으로 구성했고 각 장의 서두에 이해를 돕기 위한 글을 실었습니다. 각각의 필사 문장에는 누가 어떤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인지, 어떠한 전후 맥락으로 이러한 이야기가 등장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일부러 누락했는데, 『토지』에 얽매이기보다 저마다의 맥락에 따라 자유롭게 상상하고 인식을 넓혀가기를 바라는 의도에서입니다. 이는 『토지』를 읽지 않은 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문장들 중심으로 엮었다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토지』를 읽은 독자들에게는 새삼 반갑고 뜨거울 것입니다.
--- p.7

「토지란 무엇인가」 장에서 소개하는 구절들은 앞서 이야기한 ‘내 나라, 내 땅’과 〈12. 굳이 말하라 한다면 이 산천을 위해서〉(50쪽)에 등장하는 독립운동가 이동진이 말하는 ‘산천’에 대한 글, 그리고 그 땅과 산천을 닮은 마음들에 대한 글입니다. 이번 장의 마지막 필사 구절인 “사람이나 짐승이나 자기 태생대로 사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오”에 『토지』의 핵심 주제가 담겨 있습니다. 이를 상징하는 장소가 〈9. 산은 넓고 깊네〉(44쪽)에 나오는 ‘지리산’입니다.
--- pp.24-25

그들의 욕망과 사랑은 『토지』에서 넘실거리는 그것들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토지』는 최참판댁 이야기가 아니라 최참판댁을 포함한 평사리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들의 수많은 욕망과 사랑이 땅속뿌리처럼 얽히고설켜 뻗어나가면서 『토지』라는 거목에 푸르고 싱싱한 자양분을 공급합니다.
그렇다면 욕망과 사랑은 어떤 관계일까요? 질문의 답으로 이 구절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탐욕에는 사랑이 없어.”
--- pp.71-72

박경리 선생의 삶이 지난해서였을까요. 『토지』에서 ‘한’이나 ‘정’을 다루는 대목들은 유독 서정적이면서도 묵직한 위로를 주는데 작가의 인간에 대한 통찰과 애정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토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한’이 지금의 내 고통을 깨끗하게 승화시켜 주는 느낌마저 받습니다. 또한 ‘정’을 나누는 구절에서는 가슴이 울렁이며 따스해지지요.
--- p.111

『토지』에 등장하는, 선하거나 악하거나, 고귀하거나 천박하거나, 청렴하거나 탐욕스럽거나…… 생김새만큼이나 마음보들도 각양각색인 600여 인물이 공통으로 안은 생의 임무가 있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입니다.
--- p.170

가장 속 시원했던 문장은 종종 등장하는 “초가삼간 다 타도 빈대 타 죽는 게 시원하다”였습니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을 뒤집은 것인데 나중 일이야 어떻게 되든 기어이 원한을 갚고 싶은 심리를 대담하고 솔직하게 짚어내 말만 들어도 시원했습니다. 이처럼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 머릿속에서 연기만 몽실몽실했던, 내 말이 그 말이야 싶은, 인간의 심리를 짚어주는 문장들을 이번 장에서 소개합니다.
--- p.229

누구에게나 한 장면이 있습니다. 인생의 한 장면일 수도, 오늘의 한 장면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머릿속 스크린에 떠오르는 그 장면은 분명 영상 매체에서 볼 수 있는 장면과는 다른, 단순히 사건의 발생뿐 아니라 자신의 정신과 느낌, 감각을 투영한 것입니다. 이를 말로 옮긴다면 어떤 글이 될까요?
--- p.279

세상에는 그 이치를 알려주는 말과 글이 넘쳐납니다. 문제는 들을 때뿐이고 휘발되기 쉽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이치라도 스토리와 결합하면 현실감이 생겨 공감되고 각인됩니다. 예시를 들어 설명할 때 더 쉽게 이해하는 경우와 비슷하지요. 스토리의 마법은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게 한다는 데 있습니다. 체험의 실감도는 말글을 풀어놓는 이가 정작 어떤 체험을 한 인물이냐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몸으로 겪을 수 있을 만큼 겪은, 상상력으로 겪을 수 있을 만큼 겪은, 쉽게 말해 몸으로든 머리로든 끝까지 가본 이가 직조한 이야기는 독자를 그 세계로 끌어들여 살게 합니다.
--- pp.326-327

필사 구절 일부

“산은 넓고 깊네. 인간들 하기 나름으로 산은 많은 것을 줄 수도 있고 아니 줄 수도 있으니 말씀이야. 저 수많은 짐승 초목까지 먹여 살리는 산을 생각해ㅇ보게. 그 숱한 생명들은 산에 반역하지 아니하네. 살아남는다는 것은 쉽잖은 일일세. 남을 죽게 하는 일보다 더 어려운 일인 게야. 내가 살아남는다는 것은.”
--- p.44

모두가 새로운 얼굴, 새로운 세상이었다. 자신만의 삶의 일부를 의복으로 눈빛으로 몸짓으로 표현하며 지칠 줄 모르게 사람들은 지나가고 또 다가오는 것이었다. 어떤 역경 속에서도 삶 자체가 존재하며 그것이 흐르고 있다는 것은 아름다웠다. 그런 하나하나가 무리지어 흐르고 있다는 것은 더욱 엄숙하고도 경이로운 일이었다.
--- p.60

황금의 더미가 소리도 없이 무너져서 흐트러져 가는 것 같았고 희한한 꿈을 깨고 나서 늙은이 뼉다구 같은 천장의 서까래를 바라보는 허무한 마음, 그러나 절망은 아니었다. 손을 뻗치기만 하면, 좀 더 안간힘을 쓰기만 하면, 뭔가가 손에 잡힐 것만 같았다.
--- p.74

허기진 듯 계속 담배를 빨아대던 홍이 담뱃불을 끄고 일어서려는 듯하다가 별안간 무릎 사이로 얼굴을 처박고 운다. 흐느껴 울다가 나중엔 어흐흥 어흥 하고 소리까지 내며 운다. 소리를 내고, 통곡을 하면서 홍이는 날아야지, 날아야지, 마음속으로 외쳐대는 것이었다. 날아야지.

--- p.142

출판사 리뷰

박경리 탄생 100주년 특별 필사 에디션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 『토지』 × 필사·어휘력 베스트셀러 작가 유선경

“인생에 한 번쯤은 『토지』를 이해하고 느끼고 싶다.”

읽고 싶었지만 시작하지 못했던 『토지』
매일 한 장으로 만나는 가장 쉬운 방법

『토지』는 한국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소설 중 하나로 꼽힌다. 26년에 걸쳐 집필된 이 대하소설은, 원고지 4만 장에 달하는 거대한 세계다. 수많은 독자가 언젠가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꼽지만 방대한 분량 앞에서 선뜻 첫 장을 펼치지 못하기도 한다. 『토지 필사 노트』는 바로 그런 독자를 위해 탄생했다. 박경리 전작을 출간하고 있는 다산북스가 선보이는 최초의 토지문화재단 공식 『토지』 필사 노트다.

이 책은 『어른의 어휘력』,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로 필사 열풍을 불러일으킨 유선경 작가가 직접 엮었다. 소문난 독서광인 유선경 작가는 『토지』를 세 번 정독하며 세상과 인생살이에 대한 대부분의 해답을 마주했다. 박경리 작가의 글을 필사하며 느낀 감정과 사랑을 듬뿍 담고, 『토지』에 대한 깊은 경탄과 이해를 바탕으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글귀 147편을 골라냈다. 삶의 고통과 기쁨, 인간의 욕망과 사랑, 세상의 모순과 통찰, 그리고 끝내 살아가는 힘을 이야기하는 글귀들이다. 『토지』를 읽지 않은 독자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구성해, 누구나 부담 없이 박경리의 세계에 들어설 수 있다.

20권의 『토지』에서 건져 올린
147편의 인생 문장

『토지』가 위대한 이유는 단지 규모에 있지 않다. 그 안에는 역사가 기록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랑, 한과 정, 그리고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살아 숨 쉰다. 수백 명의 인물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견뎌내는 이야기는 시대를 넘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놀라울 만큼 생생하게 다가온다. 이 책은 그 위대한 세계에서 우리의 삶에 남길 문장 147편을 가려 뽑아 ‘삶’, ‘사람’, ‘사랑’, ‘통찰’, ‘자연’ 등 일곱 개의 주제로 엮었다.

· “어떤 역경 속에서도 삶 자체가 존재하며 그것이 흐르고 있다는 것은 아름다웠다. 그런 하나하나가 무리지어 흐르고 있다는 것은 더욱 엄숙하고도 경이로운 일이었다.”(1장 토지란 무엇인가, 60쪽)
· “자기 자신을 슬퍼할 줄 모르고 불쌍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없이 어찌 남을 위해 슬퍼하겠습니까. 배고파본 사람만이 배고픈 것을 알듯이 말입니다. 아파본 사람만이 아픔을 알듯이 말입니다.”(3장 한국인의 한과 정, 146쪽)
· “우리는 씨 뿌리는 사람이며 성급히 걷어들이려 하면 안 되지. 산속에 피는 꽃이 다 같지 않다 해서 꽃이 아닌 것은 아니지 않소?”(4장 우리, 어떻게 살 것인가, 208쪽)
· “세월이 발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마음 바닥을 쿵쿵 밟으며 지나가는 세월의 발소리, 끊이지 않는 기나긴 세월의 행렬, 지나가다가 어떤 것은 되돌아오곤 한다.”(5장 꿰뚫어 본 인간의 심리, 272쪽)

필사 문장들은 짧은 대사부터 긴 장면까지 다채롭게 담아 원작의 맥락과 정서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좋은 문장을 옮겨 적는 데 그치지 않고, 문장마다 깃든 삶의 통찰과 질문을 곱씹으며 깊은 사유에 이르도록 이끈다.

필사를 통해 만나는
우리말의 아름다움과 문장의 힘

『토지』는 흔히 ‘우리말의 보고’라 불린다. 다른 작품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풍부한 어휘와 살아 있는 말맛, 치밀하면서도 아름다운 표현이 작품 곳곳에 스며 있다. 그래서 많은 독자가 『토지』를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문장의 교과서’라고 말한다.

좋은 문장은 읽는 것만으로는 온전히 내 것이 되지 않는다. 손으로 직접 써 내려갈 때 비로소 문장의 리듬과 어휘의 결, 생각의 깊이가 몸에 스며든다. 어휘력 분야의 대표 작가 유선경이 엄선한 문장들을 따라 쓰며, 독자는 자연스럽게 작품의 깊이와 문장의 힘을 체득하게 된다. 『토지』 특유의 풍부한 말맛과 아름다운 표현, 문장의 리듬과 어휘의 결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동안 언어는 더욱 단단해지고 생각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대하소설 『토지』를 필사 노트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만나는 이번 에디션은 읽기에는 너무 방대했던 『토지』가 필사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토지』가 되는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 또한 박경리의 문장을 한 자 한 자 따라 쓰며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고, 자신의 언어를 더욱 단단하게 다져가는 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읽어야 할 고전에서
내 삶에 스며드는 지혜로

유선경 작가는 서문에서 “아무리 천재적인 작가라도 이와 같은 대하소설은 영원히 다시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썼다. 시대와 문화, 문학인의 고뇌, 생명에 대한 사랑으로 빚어낸 『토지』는 우리가 언젠가 반드시 읽어야 할 불멸의 고전이다. 그리고 『토지 필사 노트』는 그 거대한 작품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방법이다.

이 책을 통해 『토지』의 글귀들은 오래된 고전의 문장이 아니라 지금의 우리에게도 살아 있는 새로운 문장으로 다가온다. 역사가 기록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없는 인간의 욕망과 사랑, 한과 정, 그리고 산다는 것에 대한 고민과 세상의 이치가 이 책 곳곳에 담겨 있다.

『토지 필사 노트』를 하루 한 장씩 따라 쓰다 보면 어느새 『토지』가 품은 거대한 세계를 마주하게 되고, 그 문장들을 통해 자신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될 것이다. 눈으로 읽고 손으로 쓰는 동안 작품이 담고 있는 삶의 지혜와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독자의 마음 또한 더욱 명징하고 단단해진다. 언젠가 읽어야 할 책으로만 남아 있던 『토지』가 오늘을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는 순간, 역사적인 소설에 담긴 삶의 지혜와 문장의 힘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시간. 그 여정이 지금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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