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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
이야기로 넘쳐나는 곳, 살만한 세상을 발견하다 세상 풍경에 대해 절망하던 자작나무 세 그루는 어느 풀밭에서 비로소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는 아이들끼리 신나게 축구를 하고 있었다. “너희들도 같이 할래?” 한 여자아이가 자작나무 세 그루에게 물었고 자작나무들은 곧바로 어울려 신나게 논다. 자작나무 세 그루는 또 발걸음을 옮겨 어느 강가에 도착한다. 강가에는 어른들과 아이들이 기다란 탁자에 둘러앉아 서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몇몇 사람들은 아이들에게 소리 내어 책을 읽어주고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커다란 몸짓을 해가며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또 몇몇은 자기들끼리 소곤소곤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다. 자작나무 세 그루는 그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 본다. 그런데 책의 다음 장에서는 이 모든 ‘이야기’ 속에 등장했던 것들이 모두 밖으로 뛰쳐나와 사람들과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책 속의 등장인물들, 말로 들려준 이야기 속에 등장했던 것들이 모두 뛰쳐나와 사람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웃으면서 춤도 춘다. 또 이야기도 나눈다. 자작나무 세 그루도 그들과 어울려 마시며 오가는 이야기들을 귀담아 들었다. 저녁 햇살을 받은 강물이 반짝거리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세상이 자꾸만 빈 놀이터처럼 변해가고 있다. 더 많은 경쟁, 더 빠른 속도, 더 높아지고 많아지기만 하는 건물들…. 그 속에서 남의 이야기를 진지하고도 재미있게 들어줄 여유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는 것이어서 쓸쓸하고 공허해지게 마련이다. 자작나무 세 그루가 강가에 이르러 사람들이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에서 안심하고 기뻐하듯이 살만한 세상의 모습은 그러할 것이다. 그것은 비단 인간 사이의 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물들이 말을 건네고, 그 말에 귀 기울일줄 알 때 나무 한 그루에도, 호수도 언덕도 사랑하고 아낄 줄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한데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이야말로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모습일 것이다. 이제 자작나무 세 그루는 어떤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이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고는 자신들이 서 있던 그 언덕으로 돌아가게 된다. 여전히 해님과 바람과 비가 따뜻하게 맞아준다. 이 책은 2005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 출품되었던 작품답게 서정적인 그림이 인상적이다. 아름다운 그림이 자작나무 세 그루의 여행에 독자들도 기꺼이 동참하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