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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개정증보판 기념 서문: 다시, 카페 창가에 앉아
책머리에: 카페라테? 혹은 에스프레소?

체념할 것인가? 실현할 것인가?
- 괴테의 『파우스트』 1부
메피스토펠레스는 당신도 유혹한다 | 역사에서 신화로 | 심판받았다, 구원받았느니라 | 창가의 화분을 저는 눈물로 적셨습니다 | 최고의 자기부정, 무한한 자기 체념

악마마저 이겨낸 남자
- 괴테의 『파우스트』 2부
신은 왜 그를 구원했는가? | 영원한 여성이 우리들을 저 높은 곳으로 | 무차별한 자기실현, 무참한 용기 | 낭만주의의 계보 | 종교적 구원과 세속적 구원

질풍노도를 잠재우는 법
-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에밀은 어디에나 있다 | 빛의 세계와 어둠의 세계, 그 사이에서 |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 부성적 양심과 모성적 양심 | 용감히, 그리고 두려워 말고

만남과 관계의 미학
-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우리는 만나지만 우리가 만났을까 | 사막은 우리 안에 있다 | 소중한 것은 보이지 않아 | 태초에 관계가 있었다 | 별이 아름다워 보이는 까닭

사랑과 질투의 함수 관계
- 셰익스피어의 『오셀로』
사랑과 질투 사이 | 초록 눈의 괴물을 만나다 | 질투에 대한 자연주의적 해석 | 에로스와 아가페 사이 | 사랑, 그 쓸쓸하고 허전함 | 소유할 것인가, 사랑할 것인가

가족에 관한 냉혹한 진실
-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집은 안식처가 아니다 | 카프카가 들추어낸 무거운 진실 | 자본주의가 풀어놓은 악령 | 인간이기 위해서는 ‘가족적’이어야 |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인간으로 돌아가는 길

참을 수 없는 일상과의 결별
- 사르트르의 『구토』
나 자신을 총으로 쏘고 싶었다 | 혐오스러운 일상들 | 남아도는 존재들 | 탈출구는 어디에 | 삶은 무의미하기 때문에, 오히려 의미가 있다

텅 빈 무대 위에 대본 없는 배우, 인간
-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시간마저 녹이는 권태 | 견딜 수 없이 무거운 삶의 무의미성 | 무한한 공간 속 영원한 침묵 | 전락할 것인가, 실존할 것인가?

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
-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가끔은 나도 사막에 서 있다 | 부조리, 삶과 세계의 무의미성 | 부조리 앞에 선 사람들 | 반항하는 인간, 시지프 | 조금은 색다른 ‘무의미에 의미 주기’ |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마치 그런 것처럼

그 섬은 어디에 있을까?
- 최인훈의 『광장』
스스로 풀지 않으면 안 될 숙제 | 광장이냐, 밀실이냐 | 공적 영역이냐, 사적 영역이냐 | 『유토피아』 VS. 『신아틀란티스』 | 그 섬에 가는 길

당신들의 천국, 우리들의 지옥
-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실천하는 자는 꿈꾸지 않는다 | 천국을 향한 그 어렵고 고단한 길 | 세 명의 주인공, 세 가지 해답 | 우리는 금수로 돌아갈 수 있다 | ‘우리들의 천국’은 불가능한 꿈일까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합니다
-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인간농장을 위한 규칙이 있다고? | 첫 번째 설계도, 우생학 | 두 번째 설계도, 행동주의 심리학 | 『국가』, 『인간농장을 위한 규칙』 그리고 『멋진 신세계』 |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갈 권리

빅브라더가 지켜보고 있다
- 조지 오웰의 『1984년』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의 부활 | 101호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나 | 감시사회에서 우리가 잃게 되는 것들 | 전체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잃게 되는 것들 | 인간은 인간이 인간적임을 잊을 수 있는가

나를 찾는 시간여행, 회상
-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 기억과 회상 | 시간의 병치, 과거·현재·미래의 공존 | 공간의 병치, 회상이 만들어낸 초시간적 공간 | 되찾은 시간, 되찾은 공간, 되찾은 나

우리를 찾는 시간여행, 애도
-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혹시 이런 생각이 들지 않던가요 | 물음표가 된 역사적 참극 | 그렇게 죽음이 나를 비껴갔다 | 단념할 수 없는 사람, 포기할 수 없는 프로젝트 | 별들이 거대한 블랙홀로 빨려들어 가듯이 | 한강의 유령, 레비나스의 블랙홀 | 사실과 진실의 불일치, 입증과 이해 사이의 불일치 | 지극한 사랑에 이르는 지난한 여정

저자 소개 1

헤르메스 김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와 튀빙겐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선택하고 그것을 향해 스스로 변화하게 하는 것이 철학의 본분이라 여기며, 대중과 소통하는 길을 끊임없이 모색해왔다.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과 깊이 있는 성찰을 생동감 넘치는 문체로 풀어낸 인문 교양서를 다수 집필했으며, ‘지식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한국의 움베르트 에코’로 이름을 알렸다. 인문학과 철학의 풍부한 재료를 맛깔스럽게 풀어내며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들을 찾아가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철학카페에서 시 읽기》, 《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와 튀빙겐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선택하고 그것을 향해 스스로 변화하게 하는 것이 철학의 본분이라 여기며, 대중과 소통하는 길을 끊임없이 모색해왔다.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과 깊이 있는 성찰을 생동감 넘치는 문체로 풀어낸 인문 교양서를 다수 집필했으며, ‘지식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한국의 움베르트 에코’로 이름을 알렸다.
인문학과 철학의 풍부한 재료를 맛깔스럽게 풀어내며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들을 찾아가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철학카페에서 시 읽기》,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전 2권)에서는 문학과 철학, 역사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해박함과 웅숭깊은 통찰로 우리 삶을 관통하는 화두를 던졌다. 청소년을 위한 철학 입문서 《철학 통조림》(전 4권)에서는 지식의 조리장으로 변신하여 독특하고 다양한 철학의 맛을 소개했다. 논리학으로 말과 글의 설득력을 높이는 방법을 알려주는 《설득의 논리학》과 고대의 생각 도구를 활용해 오늘날의 지혜를 얻는 《생각의 시대》에서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의 안내자가 되어주었다. 소크라테스의 혁명적인 사유와 삶의 방식을 조명한 《소크라테스 스타일》로 2022년 우송철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김용규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404쪽 | 628g | 153*217*27mm
ISBN13
9788901300290

책 속으로

밤은 다가오는 새벽을 준비하고, 겨울은 꽃 피는 봄을 예비하지요. 철학카페가 하고자 하는 일이 바로 이것입니다. 밝아오는 여명을 기다리며 창을 여는 일, 아름다운 풍경인 당신을 위해 조용히 기도하는 일, 그리고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편지를 쓰는 일이지요. 기쁜 마음으로 받아주길 바랍니다.
--- p.11

철학카페도 카페인 만큼 당연히 브랜드 커피, 카푸치노, 카페라테뿐 아니라 에스프레소까지 준비해놓았다. 모두 풍부한 향과 독특한 맛을 지녔다. 작품에 대한 사소한 정보부터 교양이 될 만한 각종 주제들 그리고 그들에 대한 철학적 해석까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선택은 당신의 자유다.
--- p.13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싶었던 문제, 곧 ‘괴테는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파우스트를 메피스토펠레스의 손아귀에서 구해낼 수 있었을까?’에 대한 해답은 괴테가 이미 제시한 셈입니다. 그러나 파우스트가 자신의 구원을 위해서는 노력하거나 애쓴 일이 전혀 없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말은 과연 무엇을 뜻할까요?
--- p.55

성숙한 인간이란 에바 부인처럼 자기 내면에 있어 대립하는 두 세계가 조화를 이룬 인간입니다. 이러한 인간만이 ‘자신의 안에 숨겨져 있는 비밀을 알아내고 그 껍질을 벗겨서 진정한 자신의 본성으로 돌아가는 일’, 곧 자기실현을 이루어낼 수 있는 거지요.
--- p.84

도시는 오늘도 사람들로 가득 차 부산하고 소란스럽습니다. 그런데도 사막 같지요. 우리는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과 만납니다. 그 가운데는 동료도, 친구도, 가족도 있지요. 그런데도 외롭습니다. 그래서 이내 묻게 되지요. 우리는 만나지만 우리가 만났을까?
--- p.88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질투란 오셀로가 가졌던 진화심리학적 질투든, 〈꽃게 무덤〉에 나타난 존재론적 질투든 분명 일종의 신경증 증상입니다. 일종의 심리적 질환이라는 말이지요. 프롬의 관점에서는, 질투는 사랑의 다른 얼굴이 아니라 소유욕의 다른 얼굴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이 글의 서두에서 던졌던 질문, 곧 ‘질투 없는 사랑이 있을까, 사랑 없는 질투가 있을까?’에 대해 답을 할 수 있게 되었지요.
--- p.132

가족에게마저 “옆방의 물건은 치워야 한다”라는 식의 냉대를 받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무서운 진실은 가장 순수하고 가장 아름다운 가족간의 사랑조차 경제적인 관계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카프카의 통찰입니다. 그래서 설사 가족이라고 해도 경제적 관계, 곧 그의 ‘어떠어떠함’
이 변했을 경우 그에 대한 사랑도 따라서 변한다는 것이지요.
--- p.143

마르셀은 모든 인간다움은 가정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인간이 인간이기 위해서는 ‘가족적’이어야 한다”라고 주장했지요. 그에 따르면, 가정이란 이 세상에서 최초로 가장 순수한 의미로서 ‘우리(le nous)’라고 부를 수 있는 ‘공동체’입니다.
--- p.149

사르트르는 남들을 따라서 말하고, 남들을 따라서 살며 그 안에서 평안을 느끼는 현대인들이 즐기는 대중적 삶의 본질, 곧 키르케고르가 수평화라고 파악한 그것을 순응주의(le conformisme)라고 불렀습니다. 『구토』 에 등장하는 카페 손님들, 산보하는 군중들이 바로 그 대표적인 사람들이지요.
--- p.168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에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 그리고 다른 누구보다도 우리 모두가 근원적으로 끌어안고 있는 권태가 바로 ‘깊은 권태’입니다. 알고 보면 이 권태는 언제 올지도 모르고 무엇인지도 모르는 죽음에 의해 붙잡혀 있으면서도 동시에 공허 속에 놓여 있는 인간의 상황이 가진 근원적이면서도 숙명적인 권태이지요.
--- p.203

자기 자신의 사적인 장소를 갖지 못하는 것은 더 이상 인간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_한나 아렌트
--- p.258

만일 우리가 어떤 이유에서든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사회’로 가는 길을 포기한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일까요? 그때 우리는 어떤 길을 가고 있을 것이며, 우리 자신을 뭐라 불러야 할까요? 금수라 불러야 할까요? 한번 생각해보시지요.
--- p.283

이 장면을 통해 헉슬리가 하고 싶은 말은 분명합니다. 인간에게는 행복과 안정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이 자유라는 거지요. 설사 불행해지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실행할 자유를 가질 권리를 인간은 원한다는 겁니다.
--- p.304

여기에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가 당면한 문제, 곧 무엇보다도 심각하지만 자칫 잊기 쉬운 문제가 드러납니다. 그것은 유토피아란 그 이상에서뿐만 아니라 그 실현 방법에서도 인간적이어야 한다는 거지요.
--- p.330

이 같은 방식으로 프루스트에게 회상은 단순히 서로 다른 두 시간을 겹쳐 놓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장소도 나란히 겹쳐 놓는 역할을 합니다. 그럼으로써 하나의 ‘초자연적 공간’을 만들지요. 이에 관해 풀레는 “기억에 힘입어, 시간은 상실되지 않는다. 시간이 상실되지 않는다면 공간도 상실되지 않는다. 되찾은 시간과 함께 되찾은 공간도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p.356

『작별하지 않는다』 는 그 비언어를, 시도, 산문도, 문학도, 언어도, 문명도 아닌 울부짖음을, 그 한 덩이 선혈, 한 무더기 숯검댕이, 뒤엎어진 바다, 미친 눈보라를 한강 작가가 꺼억꺽 글로 토해낸 것이지요. 아우슈비츠에서 살아 돌아온 프리모 레비(Primo Levi)가 진술한 “인간이 되었음을 느낀 순간, 다시 말해 책임감을 느낀 그 순간에” 엄습하는 인간적 고통을 견디며 서사화한 글입니다.
--- p.368

이 지난하지만 지극한 여정이, 꺼질 듯 이어지는 촛불이 언젠가는 우리를 구원할 것입니다. 프루스트의 회상이 개인을 구원하듯이, 한강의 애도가 공동체를 구원할 것입니다.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하여 우리를 지옥에서 천상으로 안내할 것입니다. 한강이 『작별하지 않는다』 를 두고 “다른 제 소설처럼 이 소설도 인간의 폭력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국은 소설 마지막에 촛불을 밝히는 것처럼, 그 밝음을 향해, 빛을 향해 가고 있는 소설”이라고, 그러니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로 읽어달라고 당부하는 것이 분명 그래서일 것입니다.

--- p.402

출판사 리뷰

“삶이 극단으로 치달을수록
철학을, 문학을, 그리고 인생을 이야기해야 한다”
문학을 사랑하고 철학을 동경하는 이들과 함께해온 ‘철학카페’,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문을 열다

세상을 이해하고 삶을 꾸려나가는 데에 철학만큼 좋은 안내자는 없다. 하지만 아무리 쉽게 풀어썼다 해도 우리의 일상과 멀어 보이는 철학서들을 읽어내기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럴 때 문학은 난해하게 느껴지는 철학의 숲에서 나만의 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좋은 동행자가 된다.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는 문학의 풍부한 감수성과 예리한 통찰력을 빌려 철학의 흐름은 물론, 우리 삶의 문제에 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나누는 책이다. 2006년 처음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인문교양의 클래식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가 초판 발행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철학과 문학, 역사, 논리학을 넘나들며 풍부한 지식과 웅숭깊은 통찰을 전해온 저자 김용규는 괴테의 『파우스트』, 카프카의 『변신』, 헤세의 『데미안』, 카뮈의 『페스트』를 비롯해 개정증보판에 새롭게 추가된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까지 총 14편의 문학작품 속에서 시대를 뛰어넘는 철학적 질문들을 발굴하여 독자에게 건넨다. 그 질문의 답을 스스로 떠올려보는 과정에서 독자는 자연스레 나를 들여다보고 삶을 확장하는 인문학의 세계에 성큼 들어서게 된다.

“내가 ‘인생책’으로 꼽는 몇 권의 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이다.”
-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를 사랑한 독자의 말 중에서

“이것은 기억과 연대, 공감과 애도를 넘어
지극한 사랑에 이르는 여정이다“
20년 만의 개정을 맞아 새롭게 더해진 열네 번째 이야기,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길어 올린 기억의 윤리와 애도의 의미

개정증보판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다룬 장이 새로 더해졌다는 점이다. 20년 만의 개정을 위해 신규 원고를 집필하며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관해 저자는 “70여 년 전 4·3 사건 때, 제주에서 일어난 참혹한 일들이 지금, 이 시각에도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자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작별하지 않는다』을 통해 꺼내든 화두는 다름 아닌 ‘애도’다. 소설 속 인물 정심이 평생 마을을 떠나지 않고 진실을 지켜낸 이야기는 소포클레스가 『안티고네』에서 그려낸 시민불복종의 계보와 겹쳐지고, 죽음과 삶의 경계를 오가는 유령들의 존재는 ‘기억을 끝내지 않는 것’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가 회상을 통해 개인의 구원을 좇았다면, 『작별하지 않는다』는 슬픔과 고통을 기억하고 연대할 때 비로소 이뤄지는 공동체의 구원을 추구한다는 해설은 작품을 보다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전환점이 된다. 나아가 이 이야기를 전하는 내내 저자는 진정한 애도가 왜 지극한 사랑의 다른 이름인지를 거듭 강조한다. 단지 다른 집단과 국가, 종교에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차별과 폭력, 심지어 학살이 반복되는 현실에서 상실과 무력감을 느끼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우리’를 향한 사랑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건너오면서 나 자신이 죽음에서 삶으로 건너오는 경험을 했다.”
- 한강

“우리는 왜 사랑하고 욕망하며
나를 찾아 방황하고, 끝내 상실을 견뎌야 하는가“
괴테부터 카프카, 셰익스피어, 사르트르, 최인훈, 한강까지
시대를 뛰어넘은 명작에 담긴 인생의 질문들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는 단지 문학을 읽고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문학을 통해 자신의 존재가능성을 찾는 ‘철학적 해석’을 시도해보기를 제안한다.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과정 자체가 삶을 변화시키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부조리극의 대명사 『고도를 기다리며』는 변하지 않는 시공간과 성격 없는 인물을 내세워 ‘권태’라는 문제를 제기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시종일관 궁금증을 자아내는 질문은 ‘도대체 고도는 누구이며, 왜 그를 기다릴까?’다. 도무지 답이 없어 보이는 이 질문에 대해 저자는 ‘시간 죽이기’에 몰두하는 현실에서 벗어나 실존의 의미를 찾으라는 하이데거의 철학으로 답을 대신한다.

수많은 성장 소설의 전범이 되는 『데미안』에서 ‘싱클레어의 꿈에 나타난 양성적인 신 아프락사스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에는 헤르만 헤세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조로아스터교와 프로이트와 융의 정신분석학에서 해답을 찾는다. 진정한 성장의 의미는 빛의 세계와 어둠의 세계라는 극단에서 자신의 중심의 찾을 때 이뤄진다는 것이다. 『오셀로』를 통해 ‘사랑과 질투’의 관계를 파헤치는 데 인간의 소유욕에 관한 에리히 프롬의 관점을 소개하고, 『멋진 신세계』를 다룰 때에는 독일의 저명한 철학자 페터 슬로터다이크의 ‘인간 사육’ 논쟁을 곁들여 현대 철학의 첨예한 쟁점들까지 담아낸다.

‘우리는 왜 사랑하고 욕망하는가?’ ‘왜 자유를 꿈꾸면서도 두려워하는가?’ ‘상실을 감수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왜 인간답게 살기 위해 애쓰는가?’ 세기의 명작을 하나씩 탐구하는 과정에 녹여낸 철학적 질문들은 시대와 삶을 관통하며 독서에 깊이를 더한다.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 인간을 극복하기 위해 그대는 무엇을 했는가?”
- 프리드리히 니체

“흔들리는 우리에게는
느슨하고 자유로운 사유의 시간이 필요하다“
문학과 철학의 숲속에서
마침내 이정표를 찾아내는 즐거움

이 책이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탁월한 이야기꾼인 저자에게 있다. 저자는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문학과 철학뿐 아니라 역사, 음악, 미술, 영화를 더하여 더욱 풍성하고 짜임새 있는 읽기의 세계로 독자를 이끈다. 『파우스트』를 이야기하며 실존 인물이었던 파우스트의 삶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어린 왕자』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진정한 만남을 갈구하던 생텍쥐페리의 에피소드를 풀어내기도 한다. 사르트르와 베케트, 카뮈가 끈질기게 캐물었던 ‘실존’의 문제를 설명할 때에는 시지프스 신화, 신경림 시인의 〈사막〉,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지속〉, 영화 『거짓말쟁이 야콥』 등을 계속해서 끌어들이며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무엇보다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평범하고 소담한 ‘카페’와 같다. 딱딱한 강의실이나 무거운 서재와 달리 카페에서 나누는 대화는 소박하고 자연스러우면서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다. 그 느슨하고 자유로운 사유의 즐거움을 만끽하다 보면 독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한층 깊고 넓어진 자신을 만나게 된다. 이 책은 문학과 철학이 낯선 독자에게는 훌륭한 입문서가, 그렇지 않은 독자에게는 새로운 해석의 지도가 되어줄 것이다. 20년의 시간을 통과하며 더욱 깊이 있고 풍성해진 철학카페, 이제 그 문을 다시 열고 문학과 철학의 향기를 탐닉할 시간이다.

“밤은 다가오는 새벽을 준비하고, 겨울을 꽃 피는 봄을 예비하지요. 철학카페가 하고자 하는 일이 바로 이것입니다. 밝아오는 여명을 기다리며 창을 여는 일, 아름다운 풍경인 당신을 위해 조용히 기도하는 일, 그리고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편지를 쓰는 일이지요. 기쁜 마음으로 받아주길 바랍니다.”
- 개정증보판 기념 서문 ‘다시, 카페 창가에 앉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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