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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문고

책소개

목차

구원자인가, 포식자인가

01 AI는 공짜가 아니다

02 AI는 날씨를 배운다

03 스마트그리드, 똑똑한 전력망의 꿈

04 알고리즘이 바다를 고른다

05 AI가 전기를 삼킨다

06 전기, 모두에게 공평하게 흐르는가

07 미국: 속도가 곧 패권이다

08 유럽: 규칙을 만드는 자가 시장을 지배한다

09 한국: 고립된 전력망, 반도체 강국의 선택

10 기술은 중립이 아니다

저자 소개 1

한국환경연구원(KEI) 연구위원. 서울대학교 협동과정 조경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해상풍력 입지 선정, 지역 탈탄소화, 에너지 전환의 공정성을 연구하며, 현장 조사와 정책 분석을 병행하고 있다. AI가 에너지 시스템을 바꾸는 현장을 추적하면서, 기술의 힘만큼이나 규칙이 방향을 정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책은 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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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81쪽 | 128*188*8mm
ISBN13
9791143029720

책 속으로

역설이 있다. AI를 돌리려면 전기가 더 필요하다. 전기를 만들려면 발전소가 더 필요하다. 그 발전소가 화석연료라면? AI는 탄소중립을 앞당기는 것이 아니라 늦춘다. 이 역설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이것이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이다. ChatGPT 출시 이후 3년, 그 서버가 소비하는 전기의 양은 수십 배로 늘었다. 처음에 아무도 묻지 않았던 질문이 이제는 에너지 정책의 한복판에 서 있다. AI를 돌리는 전기는 어디서 오는가. 그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는 얼마나 나오는가. 그리고 AI가 절약해 주는 에너지와 AI가 소비하는 에너지, 어느 쪽이 더 큰가.
---「01_“AI는 공짜가 아니다”」중에서

기존 전력망은 철탑과 전선과 변압기로 이루어진 수동적인 구조물이었다. 전기가 흐르는 도로였다. 스마트그리드는 이 도로를 살아있는 시스템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DLR가 기존 전선의 숨겨진 용량을 깨우고, VPP가 흩어진 배터리를 하나의 발전소로 묶으며, P2H가 남는 전기를 열로 바꿔 다른 부문으로 흘린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AI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기반 위에 제3차 지능형 전력망 기본 계획과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구상이 서 있다. 기술은 준비됐는데, 규칙이 잠가 놓았다. 수백만 개의 분산 자원이 AI로 연결되는 세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그 알고리즘이 작동할 시장 규칙을 누가 어떻게 만드느냐다.
---「03_“스마트그리드, 똑똑한 전력망의 꿈”」중에서

이 장은 나이지리아와 아일랜드로 시작했다. 신안의 섬과 수도권의 데이터센터를 지나, 케냐의 지열과 튀니지의 스타트업까지 훑었다. 장면은 달랐지만, 하나의 질문이 관통했다. 전기는 누구를 위해 흐르는가. 이 질문은 세 가지 층위를 갖는다. 첫째, 혜택과 비용이 공평하게 나뉘고 있는가. 재생에너지는 농촌에서 생산되는데 AI의 과실은 도시에 집중되고,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수도권에 몰리는데 전력 공급 병목의 대가는 지방이 치르는 구조. 호남에서 터빈이 멈추는 동안 서울의 서버는 돌아간다.
---「06_“전기, 모두에게 공평하게 흐르는가”」중에서

용인의 그 변전소 앞으로 돌아가 보자. 크레인은 지금도 움직이고 있다. 전력 수요는 내일도 늘어날 것이다. 데이터센터 옆에 태양광 패널을 세우는 일, NPU 칩으로 같은 연산을 더 적은 전력으로 수행하는 일, 제주의 남는 풍력 전기를 VPP로 묶어 전력 시장에 파는 일−이 모든 퍼즐의 조각은 이미 테이블 위에 있다. 다만 그 조각들을 맞추는 것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시장의 규칙이고 정치적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누가 스위치를 쥐는가−10장의 질문이 여기서 시작된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구조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그 반도체를 돌릴 전기가 어디서 올지, 아직 합의된 답이 없다. 칩은 있다. 플러그가 없다.

---「09_“한국: 고립된 전력망, 반도체 강국의 선택”」중에서

출판사 리뷰

AI는 재생에너지를 구하는가, 더 많은 전기를 삼키는가

AI가 에너지 전환을 앞당기는 도구인 동시에 그 전환을 늦추는 전력 소비자라는 모순에서 출발한다. AI는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량을 예측하고 전력망을 조정해 간헐성과 출력 제한을 줄이지만,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기를 요구하며 그 수요의 상당 부분을 여전히 석탄과 가스가 떠받치고 있다. 효율이 높아질수록 사용량이 더 늘어나는 제본스의 역설까지 더해지면, 기술 혁신만으로는 탄소 감축을 보장할 수 없다. 이 책은 낙관론과 비관론 사이에서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 어떤 조건과 규칙 아래 작동하는가를 묻는다. 데이터센터의 입지와 전력망 접속, 재생에너지 조달, 비용과 이익의 지역 배분, 화석연료 발전의 연장 여부가 AI의 성격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폐쇄되는 발전소 지역에 새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때 일자리와 전력 부담, 개발 이익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도 함께 따진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주변국과 전력망이 연결되지 않은 한국이 반도체 산업과 데이터센터 수요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현실을 짚는다. 미국의 속도, 유럽의 원칙, 방향을 정하지 못한 한국의 선택을 비교하며 AI가 재생에너지 전환의 순(純) 가속자가 되기 위한 정책 조건을 제시한다. AI가 구원자가 될지 포식자가 될지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세우는 규칙에 달려 있다고 말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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