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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우리는 왜 정답보다 경험을 믿는가
1부. 내가 겪은 아시아의 도시들과 미처 몰랐던 것들 1장. 연구자의 딜레마 - 현장에 살면서 감정을 배제할 수 있는가 2장. 1,825일, 생존의 두 얼굴 3장. 도시는 누가 만드는가 - 세금, 부동산, 그리고 건축가 4장. 아시아 도시의 생존 코드 - 푸드코트에서 호커 센터까지 5장. 같은 도시, 다른 인식 - 시스템과 프로그램 6장. 대만 - 본토 심리학을 만나다 7장. 동남아시아 - 디아스포라의 도시들 8장. 산둥성 - 공자의 고향에서 만난 생존의 현실 2부. 인식의 구조 - 도시가 만드는 마음, 마음이 만드는 도시 9장. 틀린 사람이 될 용기 10장. AI와 도시 - 거울 앞에 선 인간 11장. 전형이라는 틀 - 한국 사회 스트레스의 근원 12장. 이해의 시대에서 해석의 시대로 3부. 도시와 생존 -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13장. 선택과 후회 - 후회를 해도, 후회하지 않는다 14장. 한국이 자학하는 문제들, 사실은 세계 도시 문명의 모순 15장. 도시의 불안은 현실인가, 표상인가, 구조인가 16장. 그런데, 왜 하필 도시인가 에필로그 - 진부한 답과 해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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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집안의 한 아들, 찰스 로스차일드는 그 돈을 사치가 아니라 벼룩 연구에 쏟아부었다. 막대한 재산은 그의 손에서 소비가 아니라 학문적 집착으로 바뀌었다. 가문이 가진 부가 생활의 안락을 보장할 수는 있었지만, 지적 갈증까지 대신 채워주지는 못했던 셈이다. 그러나 그는 안타깝게도 만성 뇌염으로 고통받다가, 46세의 나이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런데 그의 딸은 재산만이 아니라 그 연구의 흔적까지 물려 받았다. 그녀가 바로,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미리엄 로스차일드이다. 영국과 중국이 수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그녀는 친구 아버지가 남긴 한 보고서를 접한다. 중국 계림 리강의 가마우지 낚시에 관한 기록이었다. --- p.21 그 회사 그래픽 디자이너 밀턴 글레이저는 ‘I ♥ NY’라는 하트를 내어놓았다. 그리고 1977년 뉴욕시 대정전이 일어났던 같은 해에, ‘I LOVE NEW YORK 나는 뉴욕을 사랑한다 라는 캠페인을 이 하트♥ 로 시작했다. “I ♥ NY”가 강력했던 이유는 디자인이 세련되어서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붕괴해가던 뉴욕의 레거시를 지키기 위해 시민들의 감정에 호소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뉴욕을 다시 계산하게 한 것이 아니라, 다시 느끼게 했다. 지금은 너무 익숙해져 그 충격이 잘 느껴지지 않지만, 1970년대에는 아직 도시 브랜드, 혹은 소프트 파워라는 말 자체도 없을 때였다. 그런 점에서 “I ♥ NY”는 위기 상황에는 생산성과 효율의 언어만으로는 도시를 구할 수 없다는 진실을 보여준다. 도시를 사랑하라니, 당시 현재 그렇게 불안과 고통을 주는 원수 같은 곳을. 그런데 통했다. 돈이 준 위기를 사랑이 구했다. --- pp.39-40 말레이시아에서 생존을 위해 자생한 푸드코트 시스템은 이웃 나라 싱가포르에 이르러 국가적인 '음식 복지 시스템'으로 진화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길거리 노점상들을 실내 공간으로 끌어들여 '호커 센터(Hawker Centre)'를 구축했다. 이곳의 특징은 철저한 '가격 평준화'에 있다. 서민들이 사는 동네의 호커 센터는 물론, 화려한 명품이 즐비한 고급 백화점 내부의 호커 센터조차 거리의 음식값과 큰 가격 격차를 보이지 않는다. 세계적인 셀럽이나 부유한 자산가들이 동네 어귀의 호커 센터를 찾아 줄을 선다. 그곳에는 미슐랭 별을 받은 식당도 있다. 결국 싱가포르의 호커 센터는 단순한 식당가가 아니다. 도시가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평등하고 구체적인 복지이자, 가장 낮은 곳의 문화를 가장 높은 곳에서도 똑같이 누리게 하는 도시 기획의 결과다. --- pp.125-126 1970년대, 서구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귀국한 아시아 학자들 사이에서 '서구 심리학은 아시아인의 삶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자각이 싹트기 시작했다. 대만의 양국추·황광국 교수가 주축이 되어 이 학문을 정립했다. 그들이 '로컬'이나 '지역'이라는 용어를 거부하고 굳이 '본토'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명확하다. 서구가 본토이고 아시아가 변두리 지역인 것이 아니라, 아시아 삶의 터전 자체가 인식의 본토(Main)한다는 선언이다. 현대 도시의 외형은 고대 로마에서 시작되어 서구를 거쳐 아시아 전역에 도달한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건물 사이를 걷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여전히 아시아인들이다. 하드웨어가 서구식이라 해서 그 안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마음)까지 서구식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 p.163 외모와 이미지 산업은 할리우드가 먼저 만들었다. 공공주택에 대한 시선도 마찬가지이다. 영국의 공공주택을 뜻하는 ‘카운실 하우스(Council House)’ ‘의회 주택’이라는 뜻이다. 1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영국 의회는 전쟁터에서 돌아온 참전용사들을 위해 “영웅들에게 집을(Homes for Heroes)” 이라는 의회의 구호와 함께 확대된 정책 속에서 ‘의회 주택’이라는 이름이 공공주택의 의미로 역사적으로 굳어졌다. 물론, 국가 책임의 확대라는 점에서는 분명한 진전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누구는 집을 사고, 누구는 집을 받는 사람인지 가르는 선도 더 또렷해졌다. 공공 임대에 대한 차별은 집의 외벽보다 먼저 이름에 남는다. --- p.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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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내가 겪은 아시아의 도시들과 미처 몰랐던 것들
1장. 연구자의 딜레마 - 현장에 살면서 감정을 배제할 수 있는가 2장. 1,825일, 생존의 두 얼굴 3장. 도시는 누가 만드는가 - 세금, 부동산, 그리고 건축가 4장. 아시아 도시의 생존 코드 - 푸드코트에서 호커 센터까지 5장. 같은 도시, 다른 인식 - 시스템과 프로그램 6장. 대만 - 본토 심리학을 만나다 7장. 동남아시아 - 디아스포라의 도시들 8장. 산둥성 - 공자의 고향에서 만난 생존의 현실 2부. 인식의 구조 - 도시가 만드는 마음, 마음이 만드는 도시 9장. 틀린 사람이 될 용기 10장. AI와 도시 - 거울 앞에 선 인간 11장. 전형이라는 틀 - 한국 사회 스트레스의 근원 12장. 이해의 시대에서 해석의 시대로 3부. 도시와 생존 -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13장. 선택과 후회 - 후회를 해도, 후회하지 않는다 14장. 한국이 자학하는 문제들, 사실은 세계 도시 문명의 모순 15장. 도시의 불안은 현실인가, 표상인가, 구조인가 16장. 그런데, 왜 하필 도시인가 에필로그 - 진부한 답과 해결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