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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면서 4
사람은 별 여행자들이다 14 꿈을 노래하라 22 나는 산책자다 28 반짝이다가 사라지는 일상의 순간들 36 현대인은 왜 조용함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게 되었는가 45 도시를 걷다 49 삶을 견딘다는 것 56 재난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63 지금 멈추어 읽는 책이 남은 인생의 길이 된다 70 마음의 지리학 76 요리는 인류 진화의 불꽃 83 노년은 황금 연령의 세대 90 나이 들수록 철학 책을 읽고 시집을 가까이하라 96 소비의 식민지에서 저항하라 102 아침 예찬 110 일요일 115 여름의 빛 속에서 122 나는 왜 늘 바쁠까 132 피로에 대하여 139 여행의 끝 145 연애, 그 생명 충동 152 애완의 시대 158 재난 영화들이 여름에 몰리는 까닭 163 잘 가라, 여름! 169 사랑한다, 한글! 178 시작과 끝 184 독서에 대하여 192 인생이 일장춘몽 198 ‘보다’라는 것의 의미 206 누이의 수틀 속의 꽃밭을 보듯 212 가족은 무릉도원이다 217 니체는 철학의 준봉이다 221 번역은 차이의 글쓰기다 228 고독을 거머쥐고 향유하라! 235 부드러움을 예찬함 243 마음의 생태학 250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258 바깥으로 내쳐진 자들 263 갈매나무 269 웃어라, 행복해질 때까지! 276 여행을 권함 284 호모 노마드: 떠도는 인류의 시대 290 ‘꿈’과 ‘불가능’에 대하여 298 금서란 무엇인가 307 리영희의 금서들 315 독서예찬 322 변신은 비상의 날갯짓이다 328 백거이 시를 읽는 밤 338 동짓달을 코앞에 두고 343 섣달, 나를 돌아보는 시간 348 오늘을 붙잡아라! 352 올봄엔 잊을 수 없는 인생을 살자 360 |
張錫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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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산책자다. 날마다 걸으며 눈길 안으로 들어오는 거리, 도시, 풍경 들을 보고, 듣고, 맛보고, 만지고, 느끼며 포식한다. 그것은 정신의 나태에 따른 비만을 예방하는 건강한 포식이다. 나는 목적이나 쓸모를 따지지 않고 걷는 걸 좋아한다. 야외에서 햇빛과 바람 받기를 즐기기 때문이다. 나는 식물이 아니므로 굳이 광합성을 할 필요는 없다. 다만 걸음에 집중하며 내면으로 흐르는 여러 생각에 골똘해진다. 나는 이것을 ‘내면의 광합성’이라고 부른다. --- p.29
나는 먹을 것과 잠잘 곳이 있다면, 책, 의자, 햇빛만 있으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말은 진실이다. 덧붙여 사랑하는 사람들, 숲, 바다, 음악, 대나무, 모란, 작약, 제철 과일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책에는 가 보지 못한 장소들, 한 번도 보지 못한 식물과 풍경들, 낯선 미지의 시간들이 있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그 세계 속으로 뛰어든다. 지적 모험을 시작하는 것이다. --- p.72 일요일과 일요일 사이의 날들은 노동과 수고로 짜인 시간으로 채워진다. 일요일과 일요일 사이의 시간은 휴식과 놀이를 유예한 채 파고가 높은 위험과 변동들을 헤쳐 나가는 까닭에 예측할 수 없는 대항해의 시간이다. 수요일이나 목요일쯤 먼 일요일 쪽을 바라본다면 일요일은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한가운데 저 너머에서 빛나는 등대처럼 보일 것이다. --- p.116 말들은 어둠 속에서 세상을 비추는 빛이다. 말은 사물을 비추어 사물에 명확함을 부여한다. 사물들이 흐릿하지 않고 명확한 형태를 취하는 것은 말에서 뻗쳐 나오는 한 줄기 빛 때문이다. 말은 빛이기 때문에 그것이 없다면 세상은 온통 캄캄할 것이다. 사람은 제 내면도 들여다보지 못하고, 자기 밖의 세상도 도무지 알지 못한 채 마치 장님과 같이 어둠의 심연 속에 가라앉은 채 무의미한 침묵에 잠겨 있었을 것이다. --- p.180 만일 오늘이 당신 삶의 마지막 날이라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많은 사람이 만사를 제쳐 두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겠다고 대답한다.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카뮈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뒤 “정의와 어머니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어머니를 선택할 것이라고 대답한다. 어머니는 정의나 도덕보다 앞서는 가족의 상징이다. 삶이 팍팍하고 힘들수록 가족은 힘이 된다. 가족은 비바람 몰아치는 이 세상의 풍파를 막아 주는 언덕이고, 우리가 누려 마땅한 세상의 유일한 무릉도원이다. --- p.220 새해에 책을 벗 삼는 일을 밥 먹듯 할 계획을 세우는 이들에게 권한다. 부디 읽고 싶은 책을 읽으시라. 책의 목록을 적고, 그 책을 한 권씩 한 권씩 읽어 나가는 일을 큰 보람으로 삼으시라. 책은 우리가 읽는 한에서 내 것이다. 감정을 화창하게 만들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 책들을 읽는 것은 우리에게 부여된 천부적 권리다. 마찬가지로 읽고 싶지 않은 책을 읽지 않는 것도 ‘독자장전’에 포함시켜야 할 우리의 신성한 권리다. --- p.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