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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서문_7
핵심 개념어 해설_20 서문_24 Ⅰ. 사고 계획31 A33 B39 a. 이전(선행) 상태39 b. 스승(Læreren)40 c. 제자(Discipelen)46 참고 자료54 II. 스승과 구원자로서의 참 신99 참고 자료125 III. 절대적 역설149 부록(Tillæg)172 참고 자료183 IV. 동시대의 제자가 맺는 관계231 참고 자료260 막간극285 과거는 미래보다 더 필연적인가?287 가능한 것이 현실화되면 이전보다 더 필연적인가?287 1. 생성(Tilblivelse)289 2. 역사적인 것(Det Historiske)293 3. 과거(Det Forbigangne)295 4. 과거(Det Forbigangne)에 대한 인식(Opfattelsen)298 부록: 적용312 참고 자료317 V. 간접 제자381 1. 제2차 제자의 자기 자신과의 차이385 2. 간접 제자에 관한 문제400 교훈420 참고 자료421 |
Soren Aabye Kierkega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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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를 받아들일 ‘조건’마저 잃어버린 존재라면, 그는 어떻게 진리에 이를 수 있는가?
키르케고르는 이 물음을 통해 소크라테스적 상기(Erindring)와 기독교적 계시(Aabenbaring)를 대조한다. 소크라테스에게 배움이 이미 지닌 진리를 다시 기억하는 일이라면, 기독교에서 진리는 인간이 스스로 발견하거나 회복할 수 있는 지식이 아니다. 인간에게 진리뿐 아니라 진리를 받아들일 조건(Betingelsen)까지 주는 스승, 곧 참 신(Guden)이 필요하다. 책은 여기서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 나아간다. “영원한 의식을 위한 역사적 출발점이 주어질 수 있는가?” “그러한 출발점이 단순한 역사적 관심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사람은 역사적 지식 위에 자신의 영원한 구원을 세울 수 있는가?” 이 질문들은 철학적 지식과 기독교 신앙의 차이, 역사적 사실과 영원한 진리의 관계, 그리고 한 사람이 어떻게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지를 파고든다. 철학과 기독교의 ‘잘못된 결혼’을 거부하다 『철학의 부스러기』에는 셰익스피어의 문장을 변형한 도발적인 모토가 붙어 있다. “잘못된 결혼을 하느니 차라리 형틀에 매이는 것이 더 낫다.” 이번 번역의 역자 서문은 이 모토를 책 전체를 관통하는 ‘구별의 회복’이라는 주제와 연결한다. 철학과 계시, 이성과 믿음, 하나님과 인간, 시간과 영원은 하나의 연속선 위에서 자연스럽게 통합될 수 없다는 것이다. 키르케고르가 비판하는 것은 단지 헤겔이라는 한 철학자가 아니다. 본래 구별되어야 할 것들을 하나의 체계 안에서 매개(Vermittlung)하고 지양(Aufhebung)하여 통합하려는 사유의 경향 자체다. 특히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는 인간의 사유로 제거할 수 없는 ‘절대적 차이’(absolut Forskjel)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 차이는 하나님과 인간의 영원한 분리를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참된 관계를 가능하게 하는 차이다. 인간이 하나님께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간을 사랑하여 ‘종의 형상’(Tjenerens Skikkelse)으로 내려오신다. 영원한 참 신이 시간 속의 한 인간이 되는 이 사건이 바로 ‘절대적 역설’(det absolute Paradox)이다. 영원과 시간이 만나는 ‘순간’ 이 책에서 ‘순간’(Øieblikket)은 단순히 짧게 지나가는 어느 한때가 아니다. 영원이 시간 속으로 들어오고, 인간이 진리와 조건을 받아 새로운 존재로 태어나는 결정적인 사건이다. 인간은 이 순간에 단순히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존재가 된다. 키르케고르는 이를 회심(Omvendelse), 거듭남(Gjenfødelse), 생성(Tilblivelse)과 같은 말로 설명한다. 따라서 믿음(Tro)은 어떤 역사적 사실을 알고 인정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참 신이 주시는 조건을 통해 절대적 역설을 받아들이고, 그 사건과 자신의 전 존재를 걸고 관계 맺는 실존적 행위다. 이성은 역설을 완전히 해명할 수 없다. 인간은 역설 앞에서 믿거나,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실족(Forargelse)한다. 예수와 같은 시대에 살았다면 믿기가 더 쉬웠을까? 『철학의 부스러기』는 예수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 후대의 사람보다 믿음에 유리했는지도 묻는다. 키르케고르의 대답은 단호하다. 역사적 사건을 직접 목격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누구도 제자가 되지 못한다. 그리스도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사람도 믿음의 조건을 참 신에게서 받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수백 년 뒤에 태어난 ‘간접 제자’ 역시 그 조건을 참 신에게서 직접 받아야 한다. 그러므로 믿음에서 결정적인 것은 시간적 거리가 아니라 ‘동시대성’(Samtidighed), 곧 믿음을 통해 그 사건 앞에 직접 서는 관계다. 이러한 관점은 오늘날의 독자에게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이해하고 있는가, 아니면 따르고 있는가? 우리는 기독교의 진리를 설명 가능한 지식으로 소유하려 하는가, 아니면 그 진리로 인해 새로운 존재가 되어 가고 있는가? 교회에 속해 있다는 사실과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혼동하고 있지는 않은가? ‘구별’에서 ‘닮음’과 제자도로 이번 번역은 『철학의 부스러기』의 목적을 단순히 하나님과 인간의 차이를 강조하는 데 두지 않는다. 절대적 차이를 보존하면서 어떻게 하나님과 관계를 맺고 그리스도를 닮아 갈 수 있는지를 묻는다. 특히 덴마크어 ‘Lighed’를 모든 문맥에서 기계적으로 ‘동일성’으로 번역하지 않고, 문맥에 따라 ‘동등성’ 또는 ‘닮음’으로 옮겼다. 인간은 하나님과 존재론적으로 동일해지는 것이 아니라, 믿음과 따름을 통해 그리스도를 닮아 간다. 역자들은 바로 이 관계적·실존적 닮음이 키르케고르가 말하는 제자도의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책은 결국 독자에게 다음과 같은 물음을 남긴다. “나는 지금 누구를 따르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그분을 닮아 가고 있는가?” 원문 대조와 핵심 개념 해설을 갖춘 456쪽의 판본 이번 번역은 하워드 홍과 에드나 홍의 영어 번역본 Philosophical Fragments를 번역 대본으로 삼고, 덴마크 키르케고르 연구소가 제공하는 덴마크어 원문과 『쇠렌 키르케고르 전집』(Søren Kierkegaards Skrifter) 제4권의 주석을 함께 참고했다. 긴 만연체 문장은 독자가 논증의 흐름을 따라가기 쉽도록 현대적인 단문으로 다듬었으며, 불분명한 지시대명사는 문맥에 맞게 구체화했다. 주요 개념에는 영어와 덴마크어를 병기했고, 성경 인용은 한글 개역개정판을 사용했다. 책 앞부분에는 ‘핵심 개념어 해설’을 마련했다. 조건(Betingelse), 상기(Erindring), 실족(Forargelse), 참 신(Guden), 절대적 역설(det absolute Paradox), 믿음(Tro), 생성(Tilblivelse), 순간(Øieblikket) 등 주요 개념을 독립적으로 설명해 입문 독자도 책의 논리를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 각 장 뒤에는 관련 초고, 철학적 배경, 성경 구절, 인물과 문헌을 설명하는 방대한 참고 자료를 수록했다. 본문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 제1장 사고 계획 - 제2장 스승과 구원자로서의 참 신 - 제3장 절대적 역설 - 제4장 동시대의 제자가 맺는 관계 - 막간극: 과거는 미래보다 더 필연적인가? - 제5장 간접 제자 철학과 기독교의 관계를 깊이 탐구하려는 독자뿐 아니라 키르케고르를 처음 읽는 독자, 신앙과 제자도의 본질을 고민하는 그리스도인, 철학·신학 연구자에게 충실한 안내서가 될 만한 판본이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