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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미움
성심 옹화궁 귀물법기 소용돌이치는 정국 동복형제 변방의 먹구름 폐태자의 비밀서신 환난지교 삼왕정립 강희제의 천수연 궁려 웅걸의 유조 새로운 황제 옹립공신들의 운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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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자마마 여러분! 신 커룽둬가 대행황제의 지의를 받고 전위 유조를 선독하도록 하겠습니다!"
장내는 물뿌린 듯 조용하여 커룽둬가 몇 겹으로 둘둘 말린 유조를 풀고 펼치는 소리만 유난히 크게 들려올 뿐이었다. 윤사 등의 기대와 욕망에 불타는 눈빛을 피하며 커룽둬가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황사자 윤진은 인품이 고결하고 짐궁에 효심이 지극하여 대통을 계승할 후계자로 적격이라고 판단되는바 대권을 황사자 윤진에게 전위한다!" 궁전 안은 소란이 일어날 법도 했지만 예상을 뒤엎고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한참 후에 윤당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상하다! 폐하께서 명명백백하게 열넷째에게 전위하신다고 유언하셨는데!" 윤사가 꼿꼿하게 허리를 펴며 악의에 찬 시선으로 커룽둬를 노려보았다. 분노의 불똥이 사방으로 흩어져 틔는 것 같았다. 이 자리에서 갈아엎어야 하나 아니면 일단 돌아가서 대책을 마련하느냐를 두고 윤사가 잠시 고민할 때였다. 윤상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지의를 받들겠사옵니다!" 윤상이 이같이 외치며 먼저 머리를 조아리기 시작했다. 윤우, 윤도, 윤필 등 어린 황자들도 나란히 머리를 조아려 힐끗 쳐다보던 셋째 윤지가 겁먹은 표정을 짓더니 급히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신 윤지도 폐하의 유명을 적극 받들 것을 맹세합니다!" 그러나 윤사, 윤당, 윤아는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참다 못한 커룽둬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여덟째, 아홉째, 열째마마께선 유조를 인정하지 못하겠단 말씀입니까?" "난 그렇다고 말한 적 없소." 윤사가 배신자 커룽둬를 짓이겨 죽이고 싶은 마음을 애써 짓누르며 내뱉듯 말했다. "열입곱째 윤례는 황자가 아닌가? 유조를 들으려면 다같이 들어야지! 사람을 보내 데려오는 게 어떻겠소?" 윤상의 입가에 그리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미소가 스쳤다. 윤사를 똑바로 쳐다보며 윤상이 말했다. "윤례는 지금 풍대 대영의 병마를 거느리고 창춘원 밖에서 숙위중이라 올 수가 없네요!" 그제야 팽팽했던 긴장이 풀리는 듯 윤진이 여태 참았던 눈물을 쏟으며 땅을 쳤다. --- p.289~2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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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자마마 여러분! 신 커룽둬가 대행황제의 지의를 받고 전위 유조를 선독하도록 하겠습니다!"
장내는 물뿌린 듯 조용하여 커룽둬가 몇 겹으로 둘둘 말린 유조를 풀고 펼치는 소리만 유난히 크게 들려올 뿐이었다. 윤사 등의 기대와 욕망에 불타는 눈빛을 피하며 커룽둬가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황사자 윤진은 인품이 고결하고 짐궁에 효심이 지극하여 대통을 계승할 후계자로 적격이라고 판단되는바 대권을 황사자 윤진에게 전위한다!" 궁전 안은 소란이 일어날 법도 했지만 예상을 뒤엎고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한참 후에 윤당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상하다! 폐하께서 명명백백하게 열넷째에게 전위하신다고 유언하셨는데!" 윤사가 꼿꼿하게 허리를 펴며 악의에 찬 시선으로 커룽둬를 노려보았다. 분노의 불똥이 사방으로 흩어져 틔는 것 같았다. 이 자리에서 갈아엎어야 하나 아니면 일단 돌아가서 대책을 마련하느냐를 두고 윤사가 잠시 고민할 때였다. 윤상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지의를 받들겠사옵니다!" 윤상이 이같이 외치며 먼저 머리를 조아리기 시작했다. 윤우, 윤도, 윤필 등 어린 황자들도 나란히 머리를 조아려 힐끗 쳐다보던 셋째 윤지가 겁먹은 표정을 짓더니 급히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신 윤지도 폐하의 유명을 적극 받들 것을 맹세합니다!" 그러나 윤사, 윤당, 윤아는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참다 못한 커룽둬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여덟째, 아홉째, 열째마마께선 유조를 인정하지 못하겠단 말씀입니까?" "난 그렇다고 말한 적 없소." 윤사가 배신자 커룽둬를 짓이겨 죽이고 싶은 마음을 애써 짓누르며 내뱉듯 말했다. "열입곱째 윤례는 황자가 아닌가? 유조를 들으려면 다같이 들어야지! 사람을 보내 데려오는 게 어떻겠소?" 윤상의 입가에 그리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미소가 스쳤다. 윤사를 똑바로 쳐다보며 윤상이 말했다. "윤례는 지금 풍대 대영의 병마를 거느리고 창춘원 밖에서 숙위중이라 올 수가 없네요!" 그제야 팽팽했던 긴장이 풀리는 듯 윤진이 여태 참았던 눈물을 쏟으며 땅을 쳤다. --- p.289~2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