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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왕과 포의
노예시장 사황자의 슬픔 미행 흑풍황수점 첫사람의 여인 생명의 은인 사황자의 사람들 국고를 환수하라! 두 황자의 우국충정 윤상과 아란 팔황자의 음모 흉흉한 소문 지혜 주머니 황궁에 부는 바람 황자들의 저항 난장판 변통과 변심 태자 폐위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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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육류를 싫어하는 윤진인지라 한 입 베어먹는 시늉만 하고는 자신만만해 하는 송아지의 뒤통수를 어루만지며 웃으며 물었다.
"자식, 알긴 뭘 알아?" "뻔할 뻔자 아니에요?" 송아지가 입안 가득 고기를 씹으며 기름기 번지르르한 입을 손등으로 쓰윽 닦으며 말했다. "흔히 삼류소설에나 오르내리는 연애담 아니겠어요? 부잣집 아들이 낭패를 겪고 있는 미인을 구해주고 서로가 서로에게 뿅갔는데, 집안의 결사적인 반대로 강보에서 요절된 그런 애기! 그 황자마마는 소복과 소록이를 좋아했는데, 부족의 장벽에 부딪치자 북경에 돌아가 군대를 데려다 처녀들을 구출해 내고 둘다 마누라로 삼지 않았을까요? 배 타고 도망간 관리들은 수박 썰 듯 베어 들개들에게 잔치를 베풀어 주셨을 것 같아요." 생각나는 대로 내뱉은 송아지의 말에 윤진은 홀연 자신이 오늘 너무 많은 걸 말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얀 이를 드러내며 말없이 웃던 윤진이 모닥불에 나뭇가지를 던져 넣으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듯하더니 다시금 입을 열어 말했다. "그냥 심심해서 말해 봤을 뿐이야. 나도 끝까지는 몰라. 황자는 소록이를 좋아했고, 황자를 버리고 도망간 관원들은 천벌을 면치못하고 도중에 고기밥이 되고 말았다는 것 이외에는." "그럼 소록과 소복 처녀는 나중에 어떻게 되었어요?" 이야기 속에 훔뻑 빠져 있던 취아가 윤진을 똑바로 쳐다보며 다그쳐 물었다. 머리를 깊숙이 숙이고 생각에 잠겨 있던 윤진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건 나도 몰라. 내가 너희들이 심심해 할까봐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은 세상 모든 일은 뜻대로 되는 게 거의 없다는 걸 일깨워주고 싶어서였어. 그렇게 궁금하면 내가 결말을 잘 생각해서 다시 들려주마." 아이들이 윤진을 피곤하게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자 대탁이 나서서 잠자리를 정리하고 아이들을 천막으로 밀어너었다. 그러나 이날 저녁 윤진은 뜬눈으로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말았다. 별들이 무더기로 쏟아질 것만 같은 천만에서 팔배게를 하고 누워 하염없이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의 속마음을 정확히 점치고 있던 교복이 조용히 말했다. "넷째마마, 잠을 놓치신 것 같은데 생각을 비우시고 다시 잠을 청하십시오." --- p.80~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