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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크록이의 비밀 작전
숲속에 사는 악어 크록이는 친구들이 곤란할 때면 언제나 가장 먼저 달려오는 멋진 친구입니다. 단단한 수박을 단번에 깨트려 나눠 주고, 커다란 나무를 옮겨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까지 만들어 주지요. 크록이에게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작고 여리여리한 꽃을 좋아한다는 사실입니다. 크록이의 집 안은 온통 꽃무늬 벽지로 꾸며져 있고, 찬장에는 향긋한 꽃차를 담을 찻잔이 조르르 걸려 있습니다. 곳곳에는 정성껏 기르는 꽃 화분들도 가득하지요. 하지만 크록이는 창문을 두꺼운 커튼으로 꼭꼭 가려 둡니다. 모두가 늦잠을 자는 일요일 아침에 혼자 꽃밭에 가고, 혹시나 들킬까 봐 선글라스를 끼고 보자기로 몸을 꽁꽁 가리기까지 합니다. 꽃향기를 마음껏 맡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비밀 작전쯤은 아무것도 아니니까요. 남들이 보는 나 vs 내가 아는 나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모습에 맞춰 살아갑니다. 주변에서 늘 야무지고 빈틈없는 사람으로 바라보다 보면, 서툴거나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이기 어려워지는 것처럼요. 누군가 나를 특정한 모습으로 생각할수록 그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굳이 드러내지 않게 되기도 합니다. 크록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친구들은 크록이에게 힘세고, 용감하고, 숲속에서 제일 멋진 동물이라고 칭찬합니다. 그러다 보니 크록이는 ‘내가 작고 가녀린 꽃을 좋아한다고 하면 친구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고 걱정합니다. 짹짹이가 나타난 순간 얼결에 꽃을 콧속으로 쏙 숨겨 버릴 만큼, 친구들의 시선과 기대는 크록이에게 큰 부담이었습니다. 『크록이의 꽃구멍』은 다른 사람이 기대하는 모습에 맞추느라 자신의 취향을 숨겨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마음을 유쾌하면서도 다정하게 그려 냅니다. 좋아하는 마음, 그건 참 멋지지 않아? 좋아하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그것을 생각하기만 해도 마음이 들뜨고,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때면 눈빛이 반짝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크록이도 꽃향기를 맡을 때면 누구보다 행복해하지요. 이렇듯 마음을 설레게 하는 무언가를 만났다는 건 참 기쁜 일입니다. 좋아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기쁨도 많아지니까요. 어쩌면 진심으로 좋아할 줄 아는 것은 굉장히 특별한 능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아하는 마음에는 내가 소중하게 여기고, 끌리는 것들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평소 눈길이 가는 것, 오래 바라보고 싶은 것, 곁에 두고 싶은 것들을 따라가다 보면 미처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지요.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저마다 마음속에 있는 소중한 것을 들여다보고, 남들의 기대에 자신을 맞추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사랑하자고 이야기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