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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뿌리
제2회 주니어김영사 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정은경 글 임나운 그림
주니어김영사 202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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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년을 위한 생각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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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할머니와 우산 · 7 / 사라진 울타리 · 14 / 낯선 집으로 · 21 / 돼지가 된 것 같아 · 30 / 나도 이기고 싶어 · 41 / 우리는 초록 숲 · 52 / 부서진 마음 · 60 / 나만 없는 집 · 71 / 공짜로 주운 복 · 85 / 가위바위보 비법 · 94 / 각자의 자리 · 109 / 작가의 말 · 118

저자 소개 2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경기도 안산에서 살고 있습니다. 2022년 동화 ‘시간을 흔드는 그네’로 <동화향기동시향기> 아침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면서 동화 작가로서 첫발을 내디뎠고, 장편동화집 《파란 나비 목걸이》와 《우리 복덩이》를 썼습니다. 제15회 열린아동문학상 수상, 농민신문사 어린이동산 제35회 중편동화공모에 당선되었으며, 2026년에는 《공기뿌리》로 제2회 주니어김영사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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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임나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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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기억을 기록합니다.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 가고 있습니다. 《우리 이제》, 《고냥 일기》, 《산산죽죽》, 《Welcome to Eternity》 등을 만화로 펴냈고, 《우리 반 회장이 사라졌다》, 《일주일 번개맨》, 《동희의 오늘》, 《불량 수제자》, 《일단 치킨 먹고, 사춘기!》 《드롭 더 비트》, 《비밀을 지켜 줘》, 《비밀 교환 일기》, 《로딩 중》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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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120쪽 | 152*210*20mm
ISBN13
9791173328565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품명 및 모델명
공기뿌리
재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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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중량
152*20*210mm |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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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할머니!”
풍경이는 얼른 할머니 우산 속으로 뛰어들었다.
“나 데리러 왔어?”
“그래. 우리 귀한 손주 비 맞을까 봐 부랴부랴 왔지.”
할머니가 웃으며 풍경이 쪽으로 우산을 기울였다.
“그런데 왜 우산이 한 개뿐이야?”
할머니보다 큰 풍경이가 우산을 받으며 투정하듯 말했다. 그렇지만 실은 아침에 짜증을 냈는데도 마중 나온 할머니가 고마웠다.
“우산 가지러 갈 틈이 어디 있어. 복지관 글짓기 수업 끝나고 바로 온 거야. 그러게 내가 뭐랬어. 우산 챙기라고 했지!”
“덕분에 이렇게 데이트하고 좋잖아.”
할머니가 눈을 흘기자 풍경이는 능청스럽게 받아치며 할머니 팔에 팔짱을 꼈다. 팔뚝이 말랑이처럼 보들보들했다. 기분이 좋은 듯 할머니도 입꼬리를 올렸다.
---p.9~10

“가위바위보로 정하자.”
“그래.”
풍경이도 팔을 올렸다.
‘난 아몬드보다는 초콜릿 칩이 더 좋은데……. 뭘 내지? 바위? 보자기? 낙우 얼굴에 비장함은 안 보여.’
짧은 시간에 풍경이가 머리를 팽이처럼 팽팽 돌렸다. 너무 돌려서 어지러울 정도였다.
“가위, 바위, 보!”
낙우가 힘껏 외쳤다.
풍경이는 서둘러 가위를 냈다. 낙우도 가위를 냈다. 비겼다.
낙우가 다시 팔을 치켜들었다.
‘이번에는? 비긴 다음에는 이기는 걸 내려고 한댔으니까……, 낙우는 바위를 내겠지? 그럼 나는 보자기를!’
풍경이가 자신 있게 손바닥을 쫙 펼쳤다.
졌다. 가위를 낸 낙우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양손에 놓은 과자 두 개를 번갈아 가며 올렸다 내렸다 했다.
---p.50

뿌옇던 머릿속이 물로 살살 헹군 것처럼 맑아졌다. 낯선 아주머니가 하는 모르는 이야기인데도 믿음이 갔다. 할머니와 살던 집에서, 할머니를 아는 아주머니와 나눈 이야기라서 그런 것 같기도 했다.
‘할머니, 진짜 할머니가 아주머니를 데려온 거야?’
투명해진 머릿속에 할머니가 노란 가방을 복이라며 주워 온 날이 채워졌다. 그날 풍경이는 가방을 옷장 위로 올리며 툴툴거렸다.
‘완전 억지. 남이 버린 쓰레기가 무슨 복이야. 반짝반짝한 새 물건이 복이지.’
‘버려졌다고 다 쓰레기는 아니야. 다른 누군가한테는 귀한 보물이 되기도 해. 나는 그랬어. 네 아빠가 핏덩이 놓고 갔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우리 풍경이 덕분에 내가 살았잖아. 그러니까 풍경이는 할머니 보물이고 복이지.
복이라는 게 그래. 애써도 안 들어올 때가 있고, 생각지도 못한 때 저절로 생기기도 해. 복인지 몰랐다가 나중에 깨닫기도 하고, 고생인 줄 알았던 일이 복이 되기도 하더라. 언제, 무엇이 복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야.’
---p.92

줄거리

풍경이는 유일한 가족이었던 할머니를 떠나보낸 뒤, 호칭조차 어색한 아빠, 그리고 아빠의 새 가족과 함께 살게 된다. 하지만 새로운 가족과의 생활은 날이 갈수록 불편하기만 하고, 누구도 자신의 마음을 묻지 않는 낯선 환경 속에선 도무지 설 자리를 찾지 못한다. 모든 선택이 어른들의 몫이었던 삶 속에서 쉴 새 없이 흔들리던 풍경이는 우연히 제 삶의 방향을 고를 기회와 마주하는데…….

출판사 리뷰

제2회 주니어김영사 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심사위원단 극찬 “우리 삶에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이야기로서도 흔들리지 않는 작품”
다시 일어날 용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보내는 가장 가느다랗고 강인한 응원

좋은 아동문학은 아이들에게 무엇을 건네야 할까? 재미있는 이야기나 감동적인 교훈을 넘어, 자기 삶을 이해하고 낯선 현실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언어가 아닐까? “극적인 과장 없이 인물의 의지를 단단하게 밀고 나가는 플롯과 안정된 문장이 두드러진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제2회 주니어김영사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은 『공기뿌리』는 이 질문에 하나의 답을 제시한다.

이 작품은 유일한 가족이었던 할머니를 떠나보낸 열세 살 풍경이가 낯선 환경과 사람들 사이에서 흔들리는 삶을 스스로 꾸려 가고자 결심하는 과정을 담았다. 특히 상실과 가족의 변화라는 무거운 현실을 차분한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려 낸 방식이 돋보인다. 비 오는 날 마중 나온 할머니의 우산, 싱크대에 남겨진 방울토마토 꼭지, 매번 지기만 하는 가위바위보처럼 일상의 사소한 사물과 사건에 녹인 주인공의 처지와 감정이 독자의 마음을 붙든다.

“할머니가 돌아가셨어. 나 이제 어떡하지?”
평범했던 세상이 무너진 열세 살, 일상의 작은 균열로 드러나는 상실과 외로움

풍경이의 세상은 할머니가 만들었다. 단둘뿐이었지만 별것 아닌 일로 팩 돌아섰다가도 사과 한마디 없이 자연스레 풀리고, 서로 눈치 볼 필요 없는 평범한 가족 안에서 풍경이는 제 모습대로 잘 지내왔다. 그런데 갑자기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모든 것이 달라졌다. 호칭조차 어색한 아빠를 따라간 집에는 낯선 아주머니와 동갑내기 낙우가 있고, 침대와 옷장만으로 꽉 차는 방을 나누어 쓰면서 밥 먹는 순서, 간식 하나까지 눈치를 봐야 했다. 맛도 못 본 방울토마토 꼭지가 유독 크게 보이는 나날 속에서, 풍경이는 모든 것을 조심하며 눈에 띄지 않으려 애쓴다.

녹록지 않은 현실이 버거울 때면 풍경이는 할머니가 사 준 태블릿으로 그림을 그리는 시간과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호일이와의 대화에 매달린다. 하지만 혼자 그리는 그림만으로는 외로움을 달래기 어렵고, 호일이의 대답은 풍경이의 현실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다. 고작 두 개뿐인 숨구멍으로는 깊은 외로움과 불안을 떨치기 쉽지 않다. 그런 풍경이의 일상에 뜻밖의 변화가 찾아온다. 풍경이 그림에 관심을 보인 다정이와 소미, 해강이 덕분에 마음 둘 곳이 하나 더 생긴 것이다. 혼자만의 세계에 머물던 그림도 친구들과 함께 완성하는 즐거움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변화는 갑작스러운 사건이나 극적인 화해가 아닌, 작은 관심과 대화를 통해 차근차근 이루어진다. 작가는 풍경이의 외로움과 불안을 섣불리 해결하지 않고,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닫힌 마음을 조금씩 열어 가는 아이의 발걸음을 섬세하게 따라간다.

“어디서 누구와 살지 정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어른들의 결정에 따라 움직이던 아이,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주체로 거듭나다

친구들과 함께 만든 과제로 1등을 하자 풍경이는 오랜만에 들떠 저녁 식탁에 앉았다. 하지만 기대했던 칭찬 대신 무심한 타박이 돌아오고, 내뱉지 못한 서운함은 억지로 삼킨 밥처럼 가슴에 얹힌다. 꽉 눌린 감정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처럼 끌어안고 지내던 어느 날, 끝내 갈등이 폭발하고 만다. 격앙된 목소리, 화살처럼 꽂히는 시선, 깨져 버린 태블릿과 아빠의 손찌검까지. 풍경이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온다. 갈 곳 없는 발길이 어두운 거리와 고모네 집, 버스 정류장을 거쳐 할머니와 살았던 옛집 앞에 멈췄을 때 누군가가 풍경이에게 손을 내민다. 마치 할머니가 보내 준 선물처럼.

이 만남으로 풍경이는 그동안 몰랐던 삶의 또 다른 방향을 알게 된다. 어른들의 결정을 따르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는 것을. 어린이는 어른의 보호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삶에 관한 판단과 선택을 모두 맡기지는 않아도 된다는 것을 말이다. 어린이 역시 자신의 삶을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는 주체적인 존재라는 믿음, 그리고 그 선택을 존중하는 시선은 이 작품을 한층 더 특별하게 만든다.

“다친 채여도, 완전히 나을 수 없어도 나는 다시 뿌리내릴 수 있어.”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발견하는 또 다른 관계의 가능성

누구에게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 풍경이는 낙우가 찍은 사진을 계기로 부족할 것 없어 보였던 낙우에게도 남모를 사정이 있음을 깨닫는다. 또 무심하게만 느껴졌던 아빠의 처지도 조금씩 헤아리게 된다. 모든 식물이 같은 땅에, 같은 방식으로 뿌리내리지 않듯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나무들이 충분한 햇빛을 받으려면 적당한 간격을 두고 자라야 하듯, 사람도 때로는 거리를 두어야 서로를 제대로 바라보고 각자의 삶을 존중할 수 있는 법이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반드시 한집에 머물러야 하는 것은 아니며, 행복을 찾아가는 길도 저마다 다르다.

『공기뿌리』는 상처를 억지로 덮거나 지나온 시간을 되돌리려 하기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곳을 찾아 뿌리내리는 생명력을 보여 준다. 이 책을 만나는 어린이 독자들도 ‘풍경이처럼 걸림돌마저 다릿돌로 바꿔 거뜬하게 딛고 넘어갈’ 용기와 희망을 발견하길 바란다.
리뷰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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