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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2부 3부 4부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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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같은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석양이 비치는 2층짜리 목조 가옥을 올려다보았다. 21년 전에 뛰쳐나온 본가는 기억 속 모습보다 훨씬 허름해져서 이제는 폐가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p.9 “안사람한테도 안부 전해주고.” …안사람? 무슨 이야기일까. “저기… 저는 아직 혼자인데요.” 나이가 지긋한 만큼 마흔 살 가까운 남자는 당연히 결혼했으리라고 여기는 건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 대답하자 후지이 노인은 미심쩍어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여자친구인가?” “…무슨 말씀이세요?” “아니, 그게….” 노인은 몇 걸음 뒤로 물러나 현관 밖에서 2층을 올려다봤다. 뭔가를 찾듯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석연치 않다는 듯한 표정으로 이쪽을 보았다. “미안해. 아까 2층에 여자가 있는 것같이 보였거든.” 뭐라고…? “이 집에는 저밖에 없는데요….” ---p.15 정오가 되기 전에 일어나서 샤워하고 빵으로 한 끼를 때운 후 연습실로 간다. 밤까지 연습에 매진하고 돌아오면 거실에 틀어박혀 시간을 보내다 소파에서 잠든다. 그런 매일 속에서 이상한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들어가지도 않은 방의 불이 켜져 있다. 닫아두었을 문이 열려 있다. 부엌의 수돗물이 틀어져 있다. 수상한 소리가 들리는 건 일상다반사였다. 맹장지문이나 서랍을 여닫는 듯한 소리, 뭔가 쓰러지는 소리, 뭔가 떨어지는 소리. 확인하러 가본들 당연히 아무도 없으므로 점차 확인하러 가지조차 않게 됐다. 하나하나는 사소한 일이지만 이런 일이 계속되니까 아무래도 진이 빠졌다. 깊은 잠을 자지 못했고, 그 탓인지 어깨와 허리 등 몸 마디마디가 쑤셨다. 이건 역시… 유령인 걸까. ---p.30 “과거에도 수많은 연구자와 호사가들이 유령의 정체를 밝히려고 애썼지만, 결국 아직 아무것도 몰라요. 그러니 ‘초자연현상’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유령’이라는 미지의 대상을 끼워 맞춰봐야 의미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하고 하루코 씨가 손가락을 세웠다. “우리는 그저 현상을 기록하고 분석합니다. 그 현상이 초자연적인 힘으로 발생한다고 판단되면, 신뢰하는 연구자에게 데이터를 보내서 추가로 분석하죠. 저희는 그런 방식으로 현상의 성질이나 대책을 찾아내려는 거예요.” ---p.74 초자연현상은 대개 보잘것없다. 하지만 그중에는 위험한 것도 존재한다. 우리는 그렇게 가치관을 업데이트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했다. 이번 사례는 어느 쪽일까.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할 의문이다. ---p.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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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자연현상은 대체로 보잘것없어.
하지만… 예외란 반드시 존재하지.” 공포와 이성의 경계를 뒤흔드는 압도적 페이지터너 한때는 뛰어난 외모로 최정상의 인기를 누렸지만, 이제는 별 볼 일 없는 단역 일로 살아가는 배우 도조 쇼고. 그는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아무도 없는 본가로 돌아와 혼자 살기 시작한다. 분명 어렸을 때 살았던 집인데, 20년 만에 돌아오니 “시체 같은 집”이라는 감상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유난히 낡고 음산하다. 겨우 정리를 마치고 지친 몸을 소파에 누인 그때, 아무도 없는 위층에서 덜컹덜컹 문을 여닫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뿐일까. 손도 댄 적 없는 영정 사진이 떨어지고, 갑작스럽게 전등이 꺼지더니 인형이 혼자 계단을 굴러 내려오기까지 한다. 두려움을 이기지 못한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시야 초자연현상 조사’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아시야와 고시노에게 괴현상을 해결해 줄 것을 의뢰한다. 그들의 도움으로 겨우 집에서 일어나는 괴현상이 잠잠해진 다음 날, 도조는 흔적도 없이 실종되고 만다. 설상가상으로 아시야와 고시노 주변에도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전작 『심연의 텔레패스』가 괴이 현상과 그에 얽힌 미스터리를 밝히기 위해 지하 깊숙이 파고들었다면, 『폴터가이스트의 죄수』는 도쿄 한복판의 낡은 저택에서 시작해 상공으로 비상한다. 인형이나 거울처럼 무해하고 익숙한 사물이 낯설고 기괴한 것으로 돌변하는 순간은 그 자체만으로도 등골을 서늘하게 만든다. 하지만 ‘무서운 이야기’ 외에도 가미조 가즈키의 진가는 따로 있다. 현상을 관찰하고, 반복되는 패턴을 분석해 공포의 근원으로 나아가는 조사 과정은 어느새 괴이를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바꾸어 놓는다. “초자연현상은 대체로 보잘것없다”라는 전작의 명제에 ‘예외’를 던져놓은 순간부터 이야기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닫는다. 오컬트, 괴이, 미스터리까지 장르를 어우르는 호러문학으로서의 재미가 살아 있는 이 소설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예상조차 하지 못한 방향으로 뻗어 나가며 마지막까지 독자를 놓아주지 않는다. 오컬트, 괴이, 미스터리까지 폭주하는 쾌감으로 무장한 일본 모던 호러의 최전선 ‘아시야 초자연현상 조사’ 시리즈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초심리학(parapsychology)’이다. 초자연현상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 초심리학의 주요 연구 분야에는 텔레파시나 미래 예지와 같은 초감각적 지각(ESP)과 염력으로 대표되는 사이코키네시스(PK)가 있다. 전작에서 ESP를 다뤘던 가미조 가즈키는 후속작의 주제로 PK를 선택했고,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폴터가이스트의 죄수』다. 이 작품에서 ‘아시야 초자연현상 조사’ 멤버 아시야 하루코와 고시노 소타의 캐릭터는 전작에 비해 한층 또렷해진다. 고시노가 의뢰인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에 공감한다면, 아시야는 냉정한 관찰과 논리로 초자연현상을 분석하며 현상의 정체를 밝혀내려 한다. 가미조 가즈키는 소설 에서 인간이 괴현상을 대하는 상반된 태도를 두 인물을 통해 보여준다. 서로를 침범하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어김없이 상대를 신뢰하는 두 사람의 관계는 이 시리즈를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축이다. 한 인터뷰에서 가미조 가즈키는 “이 소설이 단순히 무섭기만 한 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로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폴터가이스트의 죄수』에는 고전적인 유령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서늘한 공포가 있고, 괴이의 법칙을 하나씩 밝혀가는 미스터리의 쾌감이 있으며, 위기에 처한 인물들이 힘을 합쳐 미지의 존재에 맞서는 모험소설과 같은 산뜻한 활력이 있다. 잔혹하고 자극적인 묘사 없이도 충분히 무섭고, 숨을 죽이면서도 다음 장을 서둘러 넘기게 만드는 흡입력 또한 갖췄다. 가미조 가즈키는 데뷔작부터 이어온 ‘아시야 초자연현상 조사’ 시리즈로 공포를 분석해 추리하고 돌파해 나가는 자신만의 호러를 만들어가고 있다. · 추천의 말 ***** “초자연현상을 다루면서도 그저 공포에 휘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가능한 한 이성과 논리로 괴이를 분석해 그 근원에 숨은 수수께끼를 파헤치는 엔터테인먼트 호러 소설. 독자를 끌어당기는 구성의 묘미부터 클라이맥스로 치달을수록 고조되는 긴장감, 그리고 한층 강력해진 서늘한 쾌감까지 선사하는 작품이다.” _미야베 미유키(작가) ***** 실화 괴담 같은 기이한 현상에서 출발해, 정교하게 다듬은 다층적 사건의 진상으로 나아간다. 복선이 곳곳에 깔린 모던 호러의 클라이맥스도 압권. _ 2026 ‘이 호러가 대단하다!’ 심사평 ***** “터무니없이 재밌다. 호러에서 멈추지 않고 괴이, 전승, 과학, SF까지 다양한 요소를 작품 곳곳에 절묘하게 담아냈다. 가미조 가즈키는 ‘혼모노’다.” _코지마 히데오(게임 크리에이터) ***** “있을 수 없는 이야기.” _로카 고엔(작가) ***** “현실감과 기이함의 균형이 절묘한 작품.” _아사미야 운가(평론가) ***** “서서히 공포를 고조시키는 괴담 같은 서사로 시작해, 놀라운 사건이 연이어 벌어지는 스릴 넘치는 전개에 눈을 뗄 수 없다. 특히 미스터리적인 구성력과 복선의 배치 방식이 탁월해, 도중에 소리 지를 뻔했던 사실을 고백하고 싶다. 서사 기법과 스케일이 한층 더 강화돼 전작의 완성도를 뛰어넘는다.” _요미우리신문 ***** “합리적인 설명으로도 사라지지 않는 공포.” _니혼게이자이신문 ***** “제대로 무섭고, 제대로 재밌다.” _WEB 별책 문예춘추 ***** “인간은 기이한 현상에 맞설 때 과거에 저지른 부끄러운 일과 현재 자신의 무력한 모습을 마주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무언가와 싸울 때 꼭 훌륭한 인간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성장한다는 것은 ‘위’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자신이 있는 자리가 어디인지 직면하는 것. 작가는 이러한 인생관을 극한의 공포 속에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_쓰타야서점 직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