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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클리핑
제2장 부보 제3장 혼선 제4장 재송신 제5장 VA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
岡本 好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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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쓰러진 개리번과 필립 앞쪽에 액턴이 있었다. 그는 위를 보는 자세로 머리를 문간 쪽에 두고 쓰러져 있었다. 눈은 게슴츠레하니 눈꺼풀이 반쯤 벌어진 상태였다.
“맙소사!” 개리번은 쓰러진 채 고함을 질렀다. 벌떡 일어난 개리번과 필립이 액턴을 사이에 두고 내려다보았다. 네이트와 로라, 사이먼이 국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대프니, 루시, 피나는 겁이 나는지 들어오지 못하고 문간에서 동태를 살폈다. 네이트가 액턴 곁에 쪼그려 앉아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외숙부님,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외숙부님!” 필립이 액턴의 얼굴 바로 위에 손을 가져다 댔다. “숨을 안 쉬어!” --- p.58, 「제2장 부보」중에서 “과연, 그 수입과 그가 검약가였다는 점을 감안해서 저축액이 1,500파운드일 거라고 추측하신 거군요. 뭐, 정확한 재산은 내일 확인해 보기로 하고…….” 경감은 네이트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호킨스 씨, 액턴 씨가 돌아가시면 유산은 전부 당신 손에 들어오겠네요.” 해먼드는 의자에 앉아 있는 네이트를 내려다보았다. 네이트는 뻣뻣하게 굳은 몸으로 해먼드를 올려다보았다. 외숙부를 잃은 슬픔은 그의 얼굴에서 자취를 감추었고, 대신에 경감을 향한 불쾌감이 짙어졌다. “그래서 어쨌다는 겁니까?” “난 빙빙 돌려 말하는 걸 싫어하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네. 자네가 액턴 씨를 독살한 것 아닌가?” --- p.69~70, 「제2장 부보」중에서 “그러고 보니 개리번 국장님이 부탁한 업무가 있는 걸 깜박했네. 이제 가 봐야겠어.” “개리번 국장님?” 로라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아, 로라는 아직 못 들었나 보네. 총무국에서 정식 발령이 나서, 개리번 씨가 우리 전신국의 국장으로 임명됐어. 당분간은 주임직도 겸하는 모양인데, 본인 말로는 지금은 공사 때문에 영업시간도 짧으니 문제없을 거래. 다른 사람들은 이미 다 알아.” 국장 자리가 비면 다음으로 지위가 높은 주임 전신수가 승진하는 것이 원칙이다. 개리번은 마침내 그토록 염원하던 자리에 오른 것이다. --- p.137, 「제2장 부보」중에서 “왜 이렇게 번거로운 방법으로 범행을 예고한단 말입니까? 그럴 바엔 전보가 아니라 익명 편지를 보내면 그만인걸요.” 분명 와일드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해먼드는 편지가 아니라 전보를 보낸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편지와 전보의 결정적인 차이, 그것은 바로 속도였다. “전보는 편지보다 훨씬 빨리 배달돼. 범인은 범행 예고를 되도록 빨리 우리에게 보내고 싶었던 거겠지. 문제는 범인이 왜 이런 짓을 했느냐는 건데.” 해먼드는 호킨스의 모습을 떠올리며 말했다. “수사에 혼란을 초래하려는 것이 아닐까요?” 와일드가 대답했다. --- p.166, 「제3장 혼선」중에서 - 에마, 부탁이 하나 있어. 리들리라는 전신수를 찾는 것 좀 도와주지 않을래? -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 자세한 사정은 말할 수 없지만, 그 사람과 꼭 얘기를 나눠야 해. - 방금 찾는다고 했는데, 신원을 모르는 거야? -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어. 우선 런던부터 찾아보려고. - 런던만 해도 전신국이 얼마나 많은데 그래? - 그러니까 도움이 필요해. 다른 전신국 직원들에게도 리들리라는 사람을 찾아 달라고 전신으로 부탁 좀 해 줘. - 요컨대 우리 전신국과 연결된 전신국에 ‘그곳에 리들리라는 분이 계십니까?’라고 물어보고, 없다면 ‘번거롭겠지만 그쪽과 통신이 가능한 전신국에도 확인을 부탁드립니다’라고 요청하라는 거구나. --- p.186, 「제3장 혼선」중에서 “자.” 해먼드는 네이트를 향해 의기양양한 웃음을 지었다. “이제 죗값을 치를 때가 됐군.” 네이트는 몸이 떨리는 걸 억누르며 해먼드에게 따졌다. “이건 말도 안 됩니다. 뭔가 착오가 있는 게 분명해요.” “이제 작작 하고 죄를 인정하시지, 트레버 고드윈 스미스 씨.” “당신이야말로 작작 하십시오. 난 스미스가 아니라니까.” 드높은 웃음소리가 취조실에 울려 퍼졌다. “드디어 꼬리를 드러냈군. 마치 스미스가 어떤 자인지 잘 안다는 듯한 말투 아닌가. 경찰에 배달된 전보의 내용은 기자들에게 덮어 놨어. 오직 경찰 내부에서만 알고 있는 이름을, 네가 어떻게 아는 거지?” --- p.245~246, 「제3장 혼선」중에서 야드에서는 범죄수사부의 수석 경감과 만나, T. G. 스미스가 전보를 보낸 전신국을 알아냈는지 확인했다.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풍채는 좋지만 해먼드만큼 키가 크지는 않은 수석 경감이 말했다. “확인을 거쳐야 할 전신국이 예순 군데도 넘거든요.” 해먼드는 상대의 말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잠시만요. 왜 확인해야 할 전신국이 그렇게나 많은 겁니까? 전신에는 수신 기록이 있을 텐데요?” 수석 경감은 씁쓸한 웃음을 짓더니 자신이 중앙전신국에서 들은 바를 해먼드에게도 설명해 주었다. “첫 번째로, 수신 기록은 아주 불완전합니다. 전신국에 수신 전보 일지라는 게 있긴 합니다만, 거기 기록되는 건 수신 시각뿐이에요. 신청인의 성명은 물론 송신한 전신국의 이름조차 기록하지 않아요.” --- p.296~297, 「제4장 재송신」중에서 덥지도 않건만 로라는 목부터 가슴까지 진땀이 맺혔다. 공포심과 함께 배어 나온 땀이었다. 베이지색 옷차림 남자와 염소수염 남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대로 아무 생각도 없이 전신국으로 향했다면 목숨이 위태로웠으리라. “돌아가죠.” 로라는 네이트의 팔을 붙잡았다. 그러나 네이트는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놈들의 계책을 역이용합시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경관을 데려가서 전신국에 숨어 있는 놈들을 일망타진하는 겁니다.” “경찰이 우리 말을 믿어 줄까요?” --- p.320, 「제4장 재송신」중에서 “이것 좀 보십시오. 현장의 책상에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각진 얼굴의 경관이 들고 있던 종이를 내밀었다. 달튼은 접힌 종이를 받아서 펼쳤다. 내용을 재빨리 훑어보더니 그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이건…….” 야드의 경감은 미간을 찡그리며 앓는 듯한 소리를 냈다. “왜 그러십니까?” 해먼드가 물었지만 달튼은 종이에 시선을 고정한 채 한 손을 들어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달튼이 꼼짝도 하지 않고 생각에 잠긴 모습을 보고 로라와 네이트, 그리고 해먼드와 와일드까지 그의 등 뒤로 돌아갔다. 종이에는 짧은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이것으로 나의 복수는 끝났다. 트레버 고드윈 스미스 --- p.334, 「제4장 재송신」중에서 로라는 손과 얼굴, 그리고 입안에서 느껴지는 불쾌한 감각에 눈을 떴다. 피부가 따끔따끔하니 가려웠고 부드러운 뭔가가 입안에 가득했다. 로라는 반사적으로 뱉어내려 했지만 입에 천이 단단히 묶여 있어 불가능했다. 게다가 손발의 자유마저 빼앗긴 상태였다. 손목은 뒤로 돌려서 묶였고, 발목도 밧줄 같은 것으로 단단히 고정돼 있었다. 로라는 눈을 떴지만 너무 어두워서 주변 상황을 분간할 수 없었다. 불빛도 창문도 없는 방에 있는 건가 싶었지만, 곧 뭔가가 얼굴에 덮여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니, 얼굴뿐만이 아니었다. 온몸이 덮여 있었다. 마치 이불을 뒤집어쓴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로라를 감싸고 있는 건 이불처럼 부드러워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물건이 아니었다. 피부를 자극하는 거칠고 뻣뻣한 천이었다. --- p.376~378, 「제5장 VA」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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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신인의 귀환, 이번엔 전신국이다!
끝없이 확장되는 범죄와 추리의 세계 오카모토 요시키는 제33회 아유카와 데쓰야상을 수상 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차기작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아직 막연한 구상 단계이긴 하지만, 영국의 전신국을 무대로 한 재미있는 미스터리를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작품을 차기작으로 선보일 수 있으면 좋겠네요.” _2023년 10월, 도쿄소겐사 인터뷰 중에서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람대로, 그의 차기작은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을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소설 『전보 예고 살인 사건』으로 현실화됐다. 데뷔작 『범선군함의 살인』에서 보여준 것처럼, 그는 이번에도 거대한 범선을 건조하듯 시대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 설정과 트릭을 하나하나 쌓고 엮어 치밀한 이야기를 완성했다. 달라진 게 있다면, 본격 미스터리 소설가로서의 존재감이 한층 더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전신국에서 벌어지는 첫 번째 밀실 살인 사건과 전보를 통한 익명의 살인 예고를 넘어, 전신국을 둘러싼 더 거대한 조직범죄로 서사가 이어지며 이야기가 끝없이 확장된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머릿속에 그리는 추리 라인을 고치고 또 고쳐가며 결말을 쉽사리 추측할 수 없게 되는 짜릿한 경험을 하게 된다. 오직 그 시대, 그 장소에서만 가능한 범죄 전신과 전보로 완성한 독창적인 미스터리 오카모토 요시키의 데뷔작 『범선군함의 살인』이 제33회 아유카와 데쓰야상 심사위원과 미스터리 팬들에게 주목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작품의 시대와 공간을 절묘하게 활용한 독창적인 트릭에 있었다. 단순히 과거를 배경으로 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시대의 기술과 환경, 특정한 공간의 구조를 범죄 수법과 추리 핵심 요소로 끌어들인 것이다. 작가의 이러한 장기는 이번 작품 『전보 예고 살인 사건』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이번에는 19세기 영국의 전신국으로 무대를 옮겨, 전신기와 전보라는 당대 통신 기술을 사용한 기발한 트릭을 선보인다. 현대 통신 기술로는 오히려 성립하기 어려운 범죄가 당시의 기술적 한계와 특수한 환경 속에서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익숙지 않은 전신이라는 시스템의 원리와 전신국의 업무를 하나씩 이해해 나가는 동시에, 그게 어떻게 범죄 수법으로 이용되었는지 추리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정교한 트릭을 사랑하는 본격 미스터리 팬은 물론, 낯선 시대의 풍경과 생활상을 즐기는 역사 미스터리 독자들에게도 반가운 작품이 될 것이다. 사기, 공갈, 납치, 살인으로부터 살아남는 것보다 어려운 한 가지 격변의 시대에서 생존하기! 『전보 예고 살인 사건』은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 정확히 말하면 1872년을 소설의 배경으로 삼아 진행해 나간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소설을 읽는 우리와 150년 가까이 차이가 나는 이 시대의 상황이 현재 우리가 느끼는 세상의 변화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주인공 로라가 속한 전신의 세계는 ‘더 빠르고 더 정확한 존재’에게 위협당한다. 바로 자동 전신 기계가 등장한 것이다. 기계는 인간의 손으로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로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신속하게 전보를 전달한다. 이는 마치 인공지능과의 대결에서 속수무책으로 밀려나는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듯도 하다. 그래서 경찰에게 수사의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비웃음을 사면서도 꿋꿋하게 자기만의 수사를 이어나가는 로라를 응원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앞서 전작과 달라진 점에 대해 이야기하며 한 가지 말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바로 주인공이 그리는 삶을 따라 그려보는 재미가 생겼다는 것이다. 로라는 우연히 사건에 휘말리는 수동적인 타입의 인물은 아니다. 그보다 눈앞에 사건이 있으면 몸을 던져 뛰어들어 해결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능동적인 인물에 가깝다. 로라는 여성 전신수를 견제하며 몰아내려던 질 나쁜 직원들에게 맞서 싸우며, 여성은 가정을 지키는 것이 미덕이라는 사회적 시선에 무너지지 않고 계속해서 전신수로서 커리어를 이어나가고자 한다. 사랑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미래를 꿈꾸면서도, 그 사랑을 위해 자신이 쌓아온 삶과 꿈을 포기하려 하지는 않는다. 일과 사랑, 어느 하나도 남이 정해 놓은 답을 따르기보다 스스로 선택하고자 한다. 그런 로라에게는 예상치 못한 온갖 방해꾼들의 태클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범인의 정체를 파헤치는 집념이 있다. 수많은 악의 세력에 목숨을 위협받아도 굴하지 않는 투사. 로라의 집념이 과연 어디까지 닿을지, 책장을 넘기는 손을 멈출 수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