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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깨어난 여섯 명 …… 007
2 기억의 단편 …… 035 3 역사와 얼굴 없는 시체 …… 056 4 공백의 124년 …… 082 단장-선생님 …… 103 5 바깥세상으로 …… 117 6 새로운 정보 …… 159 7 습격과 사망자 …… 184 8 실종과 해후 …… 236 단장-하루카 …… 291 9 두 번째 셸터 …… 302 10 절망과 소녀 …… 337 11 귀환, 그리고 추리 …… 368 단장-계시 …… 402 12 천 년의 후더닛 …… 411 13 첫눈이 내리는 거리 …… 440 해설 …… 456 |
麻根重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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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슬립에 참여한 사람은 모두 일곱 명이다. 그중 시몬이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쿠란의 마음속에 희미한 불안이 싹텄다. 거의 오차 없이 여섯 명의 테그미네가 동시에 슬립을 해제해 일제히 깨어난 걸 고려하면, 뭔가 예외적인 사태가 벌어진 건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저 몸이 아직 잘 움직이지 않아서 가만히 있는 걸까. 쿠란은 무거운 몸을 채찍질해서 일어나, 시몬의 테그미네에 다가갔다. 살며시 손을 댔다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 p.9 처음에는 뭔지 못 알아봤다. 시몬의 등에 막대 같은 것이 튀어나와 있었다. 이윽고 그것이 칼자루라는 것을 알아차린 사람부터 차례로 숨을 삼키며 한 발짝 물러섰다. ‘등에 칼이?’ “즉, 시몬은 살해당했다는 건가?” “말도 안 돼. 왜 시몬 씨가.” “아니. ‘왜 그랬는지’보다 더 큰 문제가 있어.” 저마다 당혹감을 표현하는 사람들을 향해 시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누구’야, 누가 죽였는가.” “누구냐니…… 그야 외부에서 온 누군가겠지. 들었잖아? 우리는 깨어나면 혼자서는 다시 슬립에 들어갈 수 없어. 그러니까 이건 외부인의 소행인 셈이야.” 쿠란이 당혹스러워하는 투로 대답하자, 이번에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얕게 호흡하던 카이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것도 이상해요, 쿠란 씨. 외부에서는 아무도 들어올 수 없습니다. 슬립에 들어가기 전에 들었던 설명 기억 안 나세요? 이 셸터의 문은 천 년간 외부의 공격이나 간섭을 막아야 하기에, 안에서 나갈 수는 있지만 밖에서 들어올 수는 없는 구조예요.” --- p.18~19 그래도 의문이 남는다. 우선 시몬이 살해된 이유. 다른 피실험자들처럼 추첨으로 선발된 시몬이 살해당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도 153년 전이라는 시기에. 슬립을 실시할 당시에 살던 직원은 이미 죽었으리라. 그렇다면 슬립 도중에 뭔가 시몬이 살해당할 이유가 발생한 셈이다. 하지만 콜드 슬립 상태로 바깥세상과는 완전히 차단된 인간에게 살해당할 이유가 새로이 발생할 수 있을까? 굳이 따지자면 시몬의 자손 등 혈연이 관계된 유산 상속 같은 말썽일까. 의문이 하나 더 있었다. 얼굴이 짓뭉개진 그 시체는 과연 어느 시대의 누구냐는 것이다. 그 시체는 아무리 봐도 아직 성인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연구원은 아닌 셈이다. 평범하게 생각하면 그 피해자도 슬립 도중에 침입한 인물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침입자를 막는 셸터의 기능이 적어도 두 번은 뚫렸다는 건가. 아니지, 하고 쿠란은 혼자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보기는 힘들다. 누가 뭐래도 천 년간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구성된 시스템이다. --- p.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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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냉동수면 실험에 참여한 일곱 명의 피험자는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천 년 뒤를 기약하며 잠든다. 그러나 실험이 끝난 뒤 눈을 뜬 사람은 여섯 명뿐이다. 한 사람은 냉동수면 장치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그것도 등에 칼이 꽂혀 살해된 채로. 굳게 닫힌 셸터는 천 년 동안 외부 침입이 불가능한 장소인 데다 피험자들은 모두 잠들어 있었다. 외부인이 침입했던 흔적도 없다. 다만 천 년 동안 일어난 일을 요약해 알려주는 AI 기록이 일정 부분 끊겨 있어 묘한 위화감을 준다. 그리고 식료품을 보관하는 냉동창고에서 발견된 또 다른 시신 한 구. 천 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모두에게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는 상황에서, 범인은 과연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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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냉동수면 실험에서 벌어진 살인…
시간보다 완벽한 밀실은 없다! 후더닛(Whodunit)은 ‘누가 범인인가(Who done it)?’를 묻는 미스터리의 대표적인 형식이다. 독자는 탐정과 함께 단서와 증언, 동기와 알리바이를 검토하며 용의자를 지워가고, 마침내 범인의 정체에 다다른다. 특히 이 형식은 방, 저택, 섬, 여객선과 같은 폐쇄적인 배경 및 한정된 인물 구성과 결합할 때 “범인은 이 안에 있다”는 긴장을 극대화한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아야쓰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은 닫힌 장소와 제한된 용의자 집단이 후더닛의 쾌감을 얼마나 강력하게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증명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천 년의 후더닛』의 가장 큰 매력은 이 ‘밀실’의 개념을 시간의 차원으로 확장한다는 데 있다. 철벽 같은 시간의 알리바이를 뚫고 일어난 살인은 후더닛이라는 형식이 여전히 새롭게 갱신될 수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왜 그랬는지보다 더 큰 문제가 있어.” 시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누구’야. 누가 죽였는가.” - 본문에서 한국추리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영민 작가는 권말 해설을 통해 『천 년의 후더닛』이 냉동수면이라는 설정을 본격 미스터리의 논리와 트릭을 움직이는 ‘핵심 조건’으로 삼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외부인은 들어올 수 없고 내부인은 잠들어 있었다’는 전제는 독자에게 일종의 공리(公理, axiom)처럼 받아들여진다. 독자가 이 조건을 의심하지 않는 순간, 작품은 그 위에 알리바이와 시간, 기록의 문제를 차례로 쌓아 올리며 수수께끼를 정교하게 확장해나간다. 역시 물리학을 전공한 김영민 작가는 의문을 발견하고, 단서를 수집하고, 논리적으로 해명해나가는 과학의 태도가 추리소설 속 탐정의 활동과도 맞닿아 있다며 진화생물학을 전공하고 연구한 아사네 주지가 SF가 아닌 추리소설을 택해준 것에 감사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