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近藤 よう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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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소개하는 일본 다양성만화의 거장, 곤도 요코의 세계
“지나치게 진지하고 자신감은 없는 사람. 그럼에도 무언가를 하려고 시도하고 괴로워하는 사람. 없는 힘을 그러모아 문을 두드리는 사람. 그리고 이를 이보다 더 잘 드러낼 수 없을 것 같은 곤도 요코의 선과 구성들.” _박솔뫼 번역가 역자 후기 중 변하고 스러져가는 시기를 지나는 한 여자의 버팀에 대하여 엄격한 교사였던 엄마와 단둘이 살아온 미사코. 고등학교 졸업 후 겨우 엄마에게서 벗어났지만 중증 치매를 앓고 있다는 소식에 본가로 돌아온다. “어디 가는 거야?” “나 이제 지쳤어. 죽을까? 같이.” 아이가 되어버린 엄마, 지긋지긋한 간병, 실직과 결혼의 실패까지. 피할 수 없는 생의 과업 속, 미사코는 어떤 선택을 할까. ✽작품이 그려진 1990년대의 시대 배경과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인지저하증’이라는 병명 대신 ‘치매’라는 단어를 사용하였습니다. 박솔뫼 소설가의 번역으로 처음 만나는 일본 다양성만화의 거장, 곤도 요코의 세계 1964년 간행된 일본의 만화 잡지 《가로ガロ》는 실험적인 작품들을 발굴하고 개성 있는 작가들을 견인하여 현재까지도 예술로서의 만화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다양성만화의 상징과도 같은 잡지다. 1957년생 만화가 곤도 요코는 이러한 《가로》에 「모놀로그ものろおぐ」을 실으며 데뷔, 깊은 문학성을 토대로 ‘가로 삼인조ガロ三人娘’라 불리며 다채로운 작품세계를 펼쳐왔다. 그는 일본 다양성만화의 거장이라고 불려도 손색없는 중견작가로, 여기서의 ‘다양성’은 소외된 존재를 그리는 것뿐 아니라 장르면 장르, 시대면 시대, 말 그대로 무궁무진한 작품을 그려온 곤도 요코의 세계를 뜻한다. 사소설 스타일로 만화를 시작한 곤도 요코는 보편적인 휴먼드라마부터 나쓰메 소세키, 사카구치 안고 등 걸출한 문인들의 작품을 코미컬라이즈, 또한 민속학에 대한 깊은 조예로 중세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그리기도 했다. 2026년인 지금도 ‘여기에선 여성에게 인권이란 없다’라는 강렬한 문구가 돋보이는 여성서사 신작을 연재하는 등 왕성히 활동중이다. 그런 그의 작품세계가 소설가 박솔뫼의 번역으로 처음 국내에 소개된다. 박솔뫼 번역가는 번역에 앞서 『아카시아 길』의 출간부터 제안해왔다. 곤도 요코의 수많은 작품들 중 어떤 작품이 첫선을 보이기에 적절할까. 박솔뫼 번역가가 『아카시아 길』를 첫 작품으로 꼽은 이유는 단순하고 명료하다. 우연히 서점에서 사 온 만화책을 돌아오는 신칸센 안에서 짧은 시간 동안 집중해 읽을 만큼 재밌었기 때문. 어머니와의 케케묵은 감정, 준비되지 못한 채로 겪게 된 간병, 그로 인한 실직과 결혼의 실패까지. 『아카시아 길』은 많은 것이 변하는 시기를 지나는 한 여성에 관한 이야기다. 박솔뫼 번역가는 역자 후기에서 이 여성 인물 ‘미사코’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지나치게 진지하고 자신감은 없는 사람. 그럼에도 무언가를 하려고 시도하고 괴로워하는 사람. 없는 힘을 그러모아 문을 두드리는 사람. 그리고 이를 이보다 더 잘 드러낼 수 없을 것 같은 곤도 요코의 선과 구성들.” 너무도 현실적으로 그려진 생의 과업, 안간힘으로 삶을 긍정하려는 미사코, 그리고 만감이 교차하는 어느 인간의 표정. 이를 보고 있으면 『아카시아 길』은 공감과 몰입을 바탕으로 곤도 요코의 세계로 초대하기에 더없이 적절한 작품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