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 천하제일의 명당자리 - 가리산 한천자 이야기
2. 다자구야 들자구야 할머니 - 소백산 죽령에 얽힌 이야기 3. 관세음보살이 지켜준 아이 - 오세암 이야기 4. 목숨을 앗아간 욕심 - 금부엉재에 얽힌 이야기 5. 도깨비가 만들어 준 연못 - 오가리살 이야기 |
본명:송춘섭
송언의 다른 상품
조혜란의 다른 상품
|
이윽고 산적들은 이리 비틀 저리 비틀 하다가 하나 둘 나동그라지기 시작했어. 그리고는 드르렁드르렁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져 들었어. 술잔을 든 채로 꾸벅꾸벅 조는 놈, 술상 위에 머리를 처박고 엎어진 놈, 노래를 흥얼대다가 옆 사람 옷자락에 침을 흘리며 잠이 든 놈, 별의별 놈이 다 있었어. 마침내 산적 두목마저 술잔 속에 코를 처박고 잠이 들었지.
할머니는 '이 때다!' 하고 큰 바위 위로 올라갔어. 그리고는 고갯마루를 향해 냅다 소리를 질렀어. "다자구야, 다자구야! 빨리 오너라, 엄마가 왔다!" 고갯마루에서 때를 기다리고 있던 원님이 군사들에게 명령을 내렸어. "드디어 산적들이 다 잠이 든 모양이다. '다자구야' 신호가 떨어졌으니 단숨에 뛰어 내려가 도적들을 무찌르거라!" 군사들이 쏜살같이 뛰어 내려와 산적 소굴을 덮쳤어. 술에 취해 곤드레만드레한 산적들을 굴비 엮듯이 포승줄로 묶었지. 산적들은 이게 웬 날벼락이냐며 허둥댔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어. 할머니는 큰 소리로 산적들에게 호통을 쳤지. "네놈들 때문에 소백산이 얼마나 시끄러웠는 줄 알아? 네놈들한테 당한 사람들은 또 어떻고?" 이렇게 하여 죽령의 산적들은 한꺼번에 모두 잡히게 되었어. 그 뒤부터 다시는 도적 떼가 들끓지 않았다고 해. 단양 고을 원님은 산적들을 잡는 데 큰 공을 세운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큰 바위 옆에 돌로 제단을 쌓았어. 그리고 일 년에 한 번씩 소백산 산신령을 위해 제사를 올렸어. 산적들을 죄다 잡은 할머니는 다시 둔갑술을 부려 소백산 산신령으로 돌아갔어. 그리고는 다시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고 해. 어쩌면 죽령에 또다시 산적 떼가 들끓으면 소백산 산신령이 잠에서 벌떡 깨어날지도 몰라. --- pp.62-66 |
|
명당과 지명에 얽힌 우리 겨레의 전설
옛이야기의 참맛을 선보이기 위해 기획한 '한겨레 옛이야기 시리즈'가 신화 이야기, 인물이야기에 이어 전설편 다섯 권을 출간한다. 신화편에서는 전국 곳곳에 흩어져 전해져 온 신화 이야기의 편린들을 한 편 한 편 이야기로 재구성해 우리의 신화세계를 펼쳐보였으며, 인물설화편은 현실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변화시키고자 했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전설편에서는 산, 땅 등 실재하는 사물에 이야기를 입힘으로써 후세에 전하고자 했던 우리 조상들의 삶과 바람을 담고 잇다. 옛 사람들이 전설을 만들어 뒷세상 사람들에 전하려고 했던 것은 무엇일까? 전설을 비롯한 옛이야기들은 대개 백성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힘겹게 살아가는 백성들에게 사람살이의 이치를 깨우치게 하고,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려는 깊은 뜻이 숨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자구야 들자구야 할머니』는 명당과 지명에 얽힌 다섯 가지의 전설들을 골라 엮은 것이다. 현대인들은 흔히 명당을 찾는 일을 운명에 순응하는 소극적인 행동이라고 보지만, 이 책에 실린 '가리산 한천자 이야기' 등에서 보면 오히려 더 나은 삶의 길을 찾아내고자 하는 옛 사람들의 희망과 의지가 담겨 있다. 소백산 죽령에 얽힌 '다자구야 들자구야 할머니' 이야기에서는 우리 조상들의 해학을 엿볼 수 있다. 산신령이 허름한 할머니 모습을 하고 세상에 나왔다는 내용도 재미있지만, 아이들 이름을 '들자구'와 '다자구'로 꾸며서 불렀다는 대목에서는 아이들이 웃음을 터뜨릴만하다. 이밖에 우리에게 조금은 익숙한 '오세암 이야기'에서는 순수한 믿음의 힘으로 자기 자신을 훌륭히 지키는 아이를 통해 사람의 삶이란 결국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는 교훈을 읽을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