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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라는 이상한 세계
교실은 우리 사회의 딜레마를 어떻게 재현하는가
이경숙 저
지음미디어 2026.11.09.
베스트
교육 42위
가격
18,800원
10 16,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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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의 글
프롤로그_각자가 옳음을 말하는데 자꾸 어긋나는 이상한 세계

[1부] 거래와 배움이 한 교실에서 만날 때
: 점수에 가격표가 붙던 날
1. "서로 돈 주고 거래했는데, 뭐가 문제예요?“
  :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에도 가격을 매길 수 있을까
2. "우리 돈 약탈해놓고, 고작 이런 아이스크림?"
  : 배움은 언제 거래되는가
3. "교과서가 편향돼 있습니다."
  : 학교는 언제부터 '응대하는 곳'이 되었을까
4. "처음부터 웃으면 학생들이 만만하게 봐요."
  : 친절과 존중은 왜 같은 말이 아닌가
5. "기숙학원비 200만 원, 선생님이 내주세요."
  : 책임은 어디까지 돈으로 갚을 수 있을까
[공존의 질문 ①] 거래와 배움 사이에서

[2부] 성과와 성장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킬 때
: 성적에 밀려난 삶의 감각
6. "내신이 중요하니 치료는 방학에 할게요."
  : 시험 앞에서 몸은 왜 자꾸 뒤로 밀리는가
7. "쌤, 저 이번 생은 끝났어요."
  : 한 번의 실패는 언제 인생의 판결이 되는가
8. "생각하는 게 얼마나 귀찮은데요."
  : 효율의 시대에 오래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할까
9. "뼈말라가 되고 싶어요."
  : 몸은 언제부터 관리의 대상이 되었는가
10. "경쟁이 없으면, 내가 누군지 어떻게 알아요?"
  : 등수는 나를 얼마나 설명할 수 있을까
11. "세상이 다 모래처럼 바스라져 보였어요."
  : 도착지를 달리기 전에 무엇을 물어야 할까
[공존의 질문 ②] 성과와 성장 사이에서

[3부] 공정과 배려가 서로 다른 답을 내놓을 때
: 예외가 특혜로 보이는 순간
12. "저 친구만 예외면, 불공정하잖아요."
  : 동일한 기준은 언제 공정을 벗어나는가
13. "다들 그렇게 하는데요."
  : '다들 한다'는 말은 어디까지 면죄부가 되는가
14. "시험에선 이렇게 써야 해."
  : 공정한 채점은 다른 해석을 견딜 수 있을까
15. "결국 담임만 희생하라는 얘기 아닙니까?"
  : 서로 다른 책임을 같은 잣대로 평가할 수 있을까
16. "우리 애는 아무 상도 못 받았어요."
  : 숫자는 아이들이 지나온 시간을 얼마나 해아릴 수 있을까
[공존의 질문 ③] 공정과 배려 사이에서

[4부] 절차와 관계가 같은 문제 앞에서 어긋날 때
: 서류만 처리되고 남은 빈 책상
17. "이거 받으면 선생님 감옥 갈 수도 있대요."
  : 원칙을 따르면서 마음도 헤아릴 수 있을까
18. "절차상 문제는 없습니다."
  : 규정대로 해결하는 동안 무엇을 잃어버렸을까
19. "아이가 피곤해하니, 쉽게 해주세요."
  : 보호는 어디까지 경험을 대신할 수 있을까
20. "마스크를 벗으면 속옷만 입은 것 같아요."
  : 안전을 확보하면서 일상도 지킬 수 있을까
21. "자꾸 적으시니까, 말을 못 꺼내겠어요."
  : 기록은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지우는가
[공존의 질문 ④] 절차와 관계 사이에서

[5부] 개인의 옳음과 시민의 옳음이 부딪칠 때
: 나의 자유와 타인의 자리가 만나는 곳
22. "개는 괜찮은데, 남자애들은 원래 다 그래."
  : 집단이 앞설 때 한 사람의 얼굴은 어디로 사라질까
23. "어차피 말해봤자, 반영 안 될 거잖아요."
  : 말할 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 말하기에 충분할까
24. "상대를 무너뜨려야 내가 사니까."
  : 타인을 밀어내지 않으면서도 나를 지킬 수 있을까
25. "솔직하게 말한 것뿐인데요."
  : 표현의 자유에 무례할 권리까지 포함되는가
26. "중앙현관은 3학년 선배님만 쓸 수 있어요."
  : 교과서 속 민주주의는 왜 복도에서 멈추는가
[공존의 질문 ⑤] 개인과 시민 사이에서

에필로그_부딪쳐야 열리는 공존의 세계
참고문헌

저자 소개 1

20여 년간 중·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쳤으며, 현재는 중학교 교장으로 일하고 있다. 교사 시절부터 정답을 빠르게 찾는 아이보다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는 아이를 키우는 일에 관심을 두었으며, 2012년부터 토의·토론 중심의 수업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2년 『현장 중심 문해력 신장 프로젝트』(교육과학사)를 공저했다. 교실을 넘어 학교 전체를 바라보게 되면서 ‘무엇이 옳은가’보다 ‘무엇이 교육적인가’를 더 자주 묻게 되었다. 학교는 사회의 논리를 그대로 복제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을 키우는 방식으로 다시 해석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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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1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145*210*175mm
ISBN13
9791193780428

책 속으로

언젠가부터 학교의 말투가 달라졌다. 가르침은 서비스가 되었고, 상담은 기록이 되었고, 갈등은 절차가 되었다. 각자의 자리에서는 합리적으로 보이던 말들이 서로 만나는 순간, 학교의 언어는 이상하게 어긋나기 시작했다.
--- p.8

그날 교실에서 나는 한국 사회의 작은 축소판을 보았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 가격표가 붙는 사회, 과정보다 결과가 먼저 도착하는 사회, 합의와 거래라는 말이 신뢰와 공정의 자리를 대신하는 사회. 아이들은 그 사회를 교과서로 배운 것이 아니었다. 그 문법을 공기처럼 마시며 자라고 있었다.
--- p.30

절망은 말한다.
“여기서 더 이상의 가능성은 없다.”
성찰은 묻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둘은 같은 과거를 바라보지만, 하나는 삶의 문을 닫고 다른 하나는 삶의 창을 연다. 문제는 성찰이 공중에서 떠오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성찰에는 바닥이 필요하다. 그 바닥은 실패해도 다시 설 수 있다는 제도적 감각이다.
--- p.90

건강에는 합격선이 있지만, 피트니스에는 만점이 없는 셈이다. 아무리 관리해도 더 관리할 것이 남는다. 몸은 내가 머무는 집이 아니라, 평생 업데이트해야 하는 프로젝트로 바뀐다.
(...) 초점은 얼마나 건강한지보다 얼마나 더 줄일 수 있는가에 있었다. 조금 더 줄일 수 있다면 지금의 몸은 언제나 미완성이다.
몸에 붙은 성적표에는 졸업도, 만점도 없다.
--- p.108

“경쟁이 없으면 내가 누군지 어떻게 알아요? 내가 어디쯤 있는지 알아야 안심이 돼요.”
(...) 아이들에게 경쟁은 극복해야 할 억압이기 전에, 자신이 사회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표식이 되어가고 있었다. 비교와 서열 바깥에서 자기 자신을 상상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듯 보였다.
--- pp.113-114

언젠가부터 공정이라는 말이 차갑게 들리기 시작했다. 학교가 상처받은 아이에게 규칙을 조금 느슨하게 적용하려 하면, 다른 아이들은 곧 묻는다.
“왜 저 친구만 예외예요? 불공정하잖아요.”
같은 줄에 세웠고, 같은 기준을 적용했으니 충분하다고 믿는 태도는 서로 다른 사정을 보지 않는다. 가난과 가정폭력이라는 모래주머니를 찬 아이와, 아무런 짐 없이 가벼운 운동화를 신은 아이에게 똑같은 완주 시간을 요구하는 것은 가혹함에 가깝다.
--- pp.140-141

‘해석의 다양성을 그대로 열어두면 시험에서 낭패를 볼지도 몰라.’
결국 나는 아이에게 말했다.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시험에서는 그리움, 자아 성찰, 해방 의지로 써야 해.”
아이의 표정이 아주 미세하게 굳어졌다. 반짝이던 눈빛도 함께 가라앉았다. 그 순간 나는 문학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자기 감상보다 정답이 더 중요하다고 훈련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선명하게 깨달았다.
그날 이후 오래 마음이 무거웠다.
--- pp.152-153

좋은 법은 학교를 지킬 수 있다. 그러나 좋은 법도 학교에 들어올 때는 아이들의 마음과 학교의 맥락을 통과해야 한다. 그 과정이 부족할 때, 법은 부패를 막는 메스가 되면서 동시에 아이들의 서툰 마음까지 베어내는 칼날이 된다.
--- p.184

그러나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이름은 사라졌다. 아이들은 더 이상 누구의 말이 누구에게 상처가 되었는지 묻지 않았다. 남학생들은 남학생들끼리, 여학생들은 여학생들끼리 빠르게 모였다. 교실의 질문도 “무슨 일이 있었니?”가 아니라 이렇게 바뀌었다.
“너는 어느 편이니?”
한 사람의 얼굴이 지워진 자리에서, 편 가르기의 말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 pp.235-236

“왜 의견을 내지 않았어? 평소에는 할 말이 많았잖아.”
아이 하나가 무심한 듯 말했다.
“어차피 말해봤자 반영 안 될 거잖아요. 그냥 절차상 물어보는 거 다 알아요.”
(...) 그러나 아이들은 이미 다른 것을 배우고 있었다.
말해도 소용없다는 감각.
어른들은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학생 의견은 절차를 채우기 위해 듣는다는 불신.
회의장에서는 조용히 앉아 있다가, 회의가 끝난 뒤 복도와 단체 대화방에서 불만을 말하는 습관.
--- pp.248-249

“중앙현관은 3학년 선배님들만 쓸 수 있어요.”
잠시 말문이 막혔다. 중앙현관이 3학년만의 길이라니. 학교 건물 한가운데 난 문이 특정 학년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고 있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다.
“그건 누가 정했는데?”
아이는 고개를 저었다.
“그냥, 우리 학교 전통이에요.”
--- p.273

학교는 상처를 안고도 매일 다시 시작되는 곳이다. 어제 상처받은 교사가 오늘 다시 출석을 부르고, 어제 흔들린 아이가 오늘 다시 책상 앞에 앉는다. 불안한 학부모는 또 전화를 걸고, 관리자는 또 절차를 확인하며, 아이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웃고 떠든다. 학교는 그렇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하루를 시작하지만, 실은 너무 많은 일이 조용히 쌓이는 곳이다.
--- p.282

아이들은 학교에서 지식만 배우지 않는다. 어떤 사람을 밀어내지 않아야 하는지, 어떤 말 앞에서 멈춰야 하는지, 어떤 문을 함께 열어야 하는지를 다 같이 배운다.
--- p.285

출판사 리뷰

“각자가 옳음을 말하는데
왜 우리는 자꾸 어긋나는가”
교실의 장면에서 읽어낸 한국 사회의 26가지 시대적 문법


아이가 불안한 것도, 부모가 조급한 것도, 교사가 무너지는 것도 어느 한 사람의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는 너무 오래 경쟁을 삶의 기본값으로 삼았고, 사람의 가치를 성과로 증명하게 했으며, 관계의 어려움을 대화보다 절차와 민원으로 해결하는 데 익숙해졌다. 그 결과, 학교는 아이들에게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기 전에, 먼저 살아남는 법을 가르치는 곳이 되어가고 있다.

이 책은 20여 년간 중·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현재 중학교 교장으로 일하는 저자가, 교실에서 마주한 26가지 장면을 통해 우리 사회의 딜레마가 학교 안에서 어떻게 재현되는지 보여준다. 점수에 가격표가 붙고, 배움이 거래가 되고, 공정이 배려와 충돌하고, 절차가 관계를 대신하고, 개인의 자유가 공동체의 자리와 부딪치는 순간들. 마이클 샌델의 시장과 도덕에 관한 논의나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론 같은 개념이 교실의 실제 에피소드와 만나며, 학교의 이야기가 곧 우리 사회의 이야기임을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의 힘이다.

※ 다섯 가지 가치 충돌로 읽는 학교라는 세계

① 거래와 배움: 점수에 가격표가 붙던 날
3천 원짜리 A등급 카드가 보여준 것은 우리 사회가 가르친 거래의 문법이었다.

② 성과와 성장: 성적에 밀려난 삶의 감각
효율의 시대에 삶의 감각을 회복하고 오래 들여다보는 시간이 왜 필요한지 묻는다.

③ 공정과 배려: 예외가 특혜로 보이는 순간
채점의 기준, 시험의 해석, 책임을 나누는 방식 사이에서 '같은 잣대'만으로는 닿지 못하는 자리를 살핀다.

④ 절차와 관계: 서류만 처리되고 남은 빈 책상
학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촘촘해지는 동안, 절차의 정당성과 관계의 회복이 어긋나는 순간들을 살핀다.

⑤ 개인의 옳음과 시민의 옳음: 나의 자유와 타인의 자리가 만나는 곳
개인으로는 다정하지만 집단으로 나뉘면 서로 적대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공존의 조건을 묻는다.

“세상은 학교에서 먼저 들킨다”
각자에게는 합리적이지만 멈춰 서면 이상한 교실의 말들


이 책 곳곳에는 교실에서 실제로 오간 말들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는 합리적이지만, 한 발 물러서면 이상하게 들리는 말들. 저자는 그 말이 나오기까지의 상황을 따라가며, 학교의 일상에 스며든 사회의 모순을 드러낸다.

"서로 돈 주고 거래했는데, 뭐가 문제예요?"
→ 성적 카드를 사고파는 아이들. 그들은 시장의 문법을 교실에서 가장 솔직하게 실천하고 있었다.
"내신이 중요하니 치료는 방학에 할게요."
→ 시험 앞에서 몸은 뒤로 밀린다. 아이들은 자신의 몸보다 점수가 먼저라고 배웠다.
"경쟁이 없으면 내가 누군지 어떻게 알아요? 내가 어디쯤 있는지 알아야 안심이 돼요."
→ 등수 없이는 자신을 설명할 수 없는 아이. 경쟁이 존재의 증명이 된 교실의 풍경.
"저 친구만 예외면, 불공정하잖아요."
→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게 공정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 서로 다른 사정을 헤아릴 자리가 사라진 교실.
"중앙현관은 3학년 선배님들만 쓸 수 있어요."
→ 교과서 속 민주주의는 왜 복도에서 멈추는가.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유지되는 작은 계급.

이러한 풍경은 어느 한 학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학교는 자율을 가르치면서 참여를 강요하고, 자유로운 생각을 권하면서 정답을 요구하며, 민주주의를 가르치면서도 오래된 위계를 유지한다. 아이들은 학교가 가르치는 가치뿐 아니라, 학교의 일상에 스며든 사회적 문법까지 배운다. 학교라는 작은 세계에는 어른들이 만들어온 사회의 질서와 모순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부딪쳐야 열리는 공존의 세계”
옳음과 옳음의 충돌 속에서 서로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질문들


『학교라는 이상한 세계』에서 저자가 끝까지 바라보는 것은 그 ‘이상함’ 너머의 ‘가능성’이다. 성적 카드를 사고파는 일을 당연하게 여기던 아이들은 질문하고 토론하며 자신들의 행동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저자는 이처럼 서로 다른 생각이 부딪치는 경험 속에서 공존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그러나 그 책임을 교사와 학생, 학부모 개인의 선의와 노력에만 맡길 수는 없다. 교사가 아무리 교육적인 선택을 하고 싶어도 그것을 가로막는 제도와 환경이 바뀌지 않는다면 같은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서로를 이해하고 교육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시간과 여건, 그 판단을 함께 책임지는 제도와 구조가 필요한 이유다. 책 속 '공존의 질문'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어온 가치들을 돌아보게 한다.

[공존의 질문들]

-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에도 가격을 매길 수 있는가.
- 오직 성과로만 증명해야 하는 삶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잃고 있는가.
-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만으로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 말하지 못한 아이들의 감정은 어디로 가는가.
- 서로 부딪치며 함께 지내는 학교의 시간은 아이들의 삶에 어떤 의미로 남을 수 있는가.

학교는 상처와 갈등을 안고도 매일 다시 시작되는 곳이다. 이 책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부딪치면서도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독자는 그 안에서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며 공존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묻고, 우리가 만들어갈 더 나은 세계를 상상하게 될 것이다.

추천평

학교는 관성으로 돌아가는 곳이다. 원래 그래왔다는 이유로 지켜지는 규칙, 다들 그렇게 한다는 이유로 굳어진 문화, 절차대로 했으니 문제없다는 말이 매일 반복된다. 나 역시 그 관성에 질문을 던지는 글을 써왔고, 이 책도 같은 자리에서 출발한다.
3학년만 지나갈 수 있는 중앙현관을 아이들은 ‘전통’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그 말을 그냥 넘기지 않는다. 누가 정했는지, 누구의 길을 막고 있는지 묻는다. 수행평가 카드를 사고판 아이들의 ‘합의했는데 뭐가 문제냐’는 말도, 학교폭력 사안 뒤에 남은 ‘절차상 문제는 없습니다’라는 말도 같은 방식으로 다시 들여다본다. 익숙해서 아무도 묻지 않던 말들을 하나씩 세워놓고 따져보는 책이다.
눈여겨볼 점은 결론을 쉽게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를 탓하거나, 학부모를 탓하거나, 교사에게 더 헌신하라고 요구하는 익숙한 결말로 가지 않는다. 오히려 교사 한 사람의 선의와 양심에 기대는 방식으로는 학교가 버틸 수 없다고 말한다. 개인의 희생이 아니라 구조와 신뢰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점에서, 이 책은 교사를 지키는 이야기와도 맞닿아 있다.
이 책은 정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에 ‘정말 그래야 하는가’라고 묻게 만든다. 관성대로 움직이는 학교가 불편했던 분이라면, 이 책에서 그 불편함을 설명할 언어를 찾게 될 것이다. - 이종혁 (초등교사, 『교사를 지키는 단단한 생활지도』 저자)
관조하는 사람이 있는 공동체는 길을 잃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교육에 이경숙 교장 선생님 같은 분이 계신 것은 참 다행이다. 상처와 혼란 속에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이는 학교라는 공간도 고요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교육의 본질을 고민하는 선생님이 계시기에 결국 제 궤도에 들어설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된다.
‘학교라는 이상한 세계’는 이경숙 선생님이 시민들에게 내미는 손이다. 학생들의 내면 깊은 곳에 들어가자고, 문제의 현상 너머에 어떤 구조적 원인이 있는지 파악해 보자고, 교실의 아픔을 우리 사회의 징후적 차원에서 생각해보자고 제안하는 ‘말 걸기’다. 이 책 이후에 우리는 사건을 사건으로만, 행위를 행위로만 볼 수 없다. 한 사회를 공동 책임지는 주체로서 교사, 학생, 학부모가 말 그대로 서로를 책임지며 나서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생겼다.
우리 사회의 가치와 갈등의 전개 양상으로 학교를 살펴보고, 학교의 아픔으로 세상을 보면 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에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다. 아픔을 다 표현 못 하는 교사들의 마음과 깊은 소통을 원하는 부모들의 속내와 경쟁교육에 눌려 오늘도 시들어가는 학생들의 현실이 ‘학교라는 이상한 세계’가 전하고 묻는 여러 질문들을 통해 한자리에서 만나길 바란다. 학교가 참된 배움의 공간이 되길 바라는 모든 분께 이 책을 추천한다. - 나성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학교만큼 치열하게 열심을 다하는 곳이 또 있을까. 작고 여린 아이들과 부모, 교사까지 저마다의 옳음을 쥐고 매일을 힘껏 버텨낸다. 각자의 요란한 진심과 옳음은 때론 오해를 만들고, 삐걱거리고, 생채기를 내고, 그리하여 못내 서글프다. 이 책은 그 소란이 잦아든 자리, 거친 숨을 고르며 마주하는 멈춤의 기록이다. 길을 잃은 듯한 교육 현장 한가운데서 놀랍도록 차분하게 희망을 건넨다. 우리에게는 끙끙 앓아본 경험과 머뭇거림이 필요하다며 솔직하고 다정하고 깊은 시선으로 말을 건다. 부딪힘 속에서도 결국 서로의 언어를 들을 수 있다고 믿는, 누군가의 묵묵하고 단단한 믿음이 거기에 있다.이 책은 어떤 이에게는 위로를, 어떤 이에게는 공존에 대한 감각, 혹은 나직한 질문을 남길 것이다. - 권지연 (중등교사, 제14회 대한민국 스승상 수여, 『쌀을 씻다가 생각이 났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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