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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성과 레니 ∥ 남형도와 똘이 ∥ 문지안과 뭉 ∥ 임진아와 사랑 ∥ 조문영과 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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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성의 레니
이런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모두 자신만의 레니를 마음속에 품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레니가 그들을 움직인 것이다. 나 역시 레니가 여기까지 나를 데리고 왔다. 레니가 아니었다면 나는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고 있을 것이다. 남형도의 똘이 1미터 목줄에 묶여 보며 그 과정이 무척 괴로웠노라고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동네 고양이 연탄이 밥을 매일 자정마다 챙기러 나갈 수 있었던 것도, 개 농장 뜬장에 갇혀 꼬리치는 음식은 없다며 기획 기사를 쓸 수 있었던 것도, 똘이와 진정 친구가 될 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문지안의 뭉 끝을 모른 채 사랑하였고 통렬하게 미숙하였다. 미숙한 줄도 모른 채 안일하게 시간을 보내다 만회할 기회도 없이 잃어버린, 세상에 흔한 처음의 사랑 이야기다. 임진아의 사랑 아무리 슬퍼도 이 슬픔에는 끝이 있어. 그게 가장 슬픈 거야. 그러니까 계속 같이 걸어가자. 우리가 아는 슬픔을 가진 채로. 사랑이는 나에게 이 말을 해 주기 위해 훌쩍 커버린, 이제는 늙어 가는 나를 찾아 헤맨 게 아닐까. 조문영의 계피 정말로 우리 개들만큼 누구를 사랑한 적 없노라고. 첫사랑이라는 기념비적인 자리를 다리 네 개 달린 이종異種 동물에게 내어 줘도 될지 모르겠으나, 그들을 제외하고 내 삶의 사랑을 논할 수는 없노라고. ---본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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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랑한 개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는가
어느 날, 문득 오래된 사진을 꺼내 보듯 이 책은 각자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나의 첫 번째 개’를 만났던 순간을 다시 불러낸다. 개와 함께했던 시간들은 어떤 이에게는 다정한 기억으로, 어떤 이에게는 오래된 미안함으로, 또 어떤 이에게는 다시 살아갈 힘이 된다. 그리고 때론 생각지도 못한 삶의 길로 우리를 데려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시간에는 하나의 공통된 마음이 있다. 함께했던 그 시간은, 영원히 우리의 삶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처음이기에 더욱 선명하고, 지나갔기에 더욱 깊어진 사랑. 함께 온기를 나누었던 시간은 그렇게 어느 순간 삶의 일부가 되고 하나의 세계가 된다. 이 책은 그 사랑이 우리 안에 어떻게 남아 있는지를 천천히 오래오래 들여다보게 한다. 삶의 어떤 순간은 묵직하게 날아와 단단히 박힌다. 또 어떤 순간은 물들 듯 서서히 젖어들기도 한다. 돌이킬 수 없이 선명하게 기억되는 순간도 있고, 언제부터였는지 알 수 없지만 어느새 삶 속으로 들어와 버린 순간도 있는 것처럼. 우리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깨닫는다. 어쩌면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하고 완벽한 연결은 그런 순간에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렇게 처음이었던 한 존재가 영원이 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그 자리에 남는 것은 사랑임을 알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