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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 상상할 수 없었던 아름다움과 예술의 나라
개정판
이길주
리수 200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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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산지석

책소개

목차

머리말 삶의 기쁨을 아는 사람들
1부 _ 러시아, 러시아 사람들

가도 가도 끝이 없고 지금 가도 또 지금인 나라

사계절과 백야
죽음을 각오하고 맞이하는 러시아의 겨울
겨울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려고 잠시 나타나는 봄
러시아의 여름과 가을
백야

러시아 사람들의 기질
에로스 없는 사랑은 거짓말
그에 못지않은 금욕주의
작은 선물에 감동하는 사람들
가난하지만 삶의 기쁨을 아는 사람들
불행은 신의 축복

열정과 신앙
사라지지 않는 예술에 대한 열정
지상을 바라보는 러시아의 성화 ?이콘?
신의 은총을 기도한 사기꾼

러시아 사람들의 삶
칭찬과 대화의 가정
러시아 부모의 아주 특별한 아이 사랑 방식
책 읽기를 권장할 필요가 없는 나라
러시아인과 술
사우나
러시아인들의 월급 수준은 얼마나 되는가
러시아인들의 개 사랑
부부 싸움

러시아의 교통
친구처럼 포근한 뜨람바이와 뜨롤레이부스
대중 교통의 제왕 지하철
뜻밖의 경험의 장소, 기차
새롭게 도약하는 러시아 항공 ?아에로플로트?
불법 자가용 영업의 천국, 러시아 택시
보행자보다 자동차가 우선인 거리

아름다운 러시아 학교
내가 경험한 러시아의 초등학교 공개 수업
전인 교육의 산실 러시아의 일반 학교
적성과 능력에 따라 양성하는 공교육
영재 교육을 꿈꾸는 특수 학교

소련 이후의 변화들
파산과 함께 살벌해진 러시아의 치안
벼랑 끝에 서 있는 여인들
영화 ?인터걸?
나는 누구인가요
루스키와 루시스키
구소련은 없다
러시아는 마피아의 천국인가
민주화의 열망과 빅토르 최

2부. 러시아의 역사와 유물

비교적 짧은 러시아의 역사
고대 러시아
키예프 루시
몽골 타타르의 압제
러시아의 심장, 모스크바
모스크바의 전제 정치
참칭자 사건
피터 대제의 대개혁
상트페테르부르크 건설

러시아의 자유주의 운동사
12월 당원들의 반란
잡계급 지식인들의 출현
20세기 혁명

러시아의 역사와 함께한 모스크바
크렘린, 모스크바 관광의 하이라이트
붉은 광장
그밖의 명소들

찬란한 문화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세계 문화 유산의 보물 창고, 국립 에르미타쥬 박물관
네바 강을 따라 이삭 사원으로
피터 요새
넵스키 대로 산책
네바 강 산책
도시 근교에 있는 유명한 관광지들
그밖의 명소들

3부. 러시아로의 초대

내가 추천하는 페테르부르크의 문학 산책 코스
무에서 유를 창조한 피터 대제 - 푸쉬킨의 <청동 기마상>
화려한 모피에 추악한 몸통 - 고골의 <넵스키 거리>
신과 인간의 비극 무대 - 그리바예도프 수로와 센나야 광장
폭풍우 속에서 행복 - 레르몬토프의 페체르고프 해변가

러시아 가정으로의 초대
가식은 금물
마음의 선물이 최고
옷차림은 단정히
말은 부드럽게, 행동은 경쾌하게
데미얀의 수프
아쉬움을 뒤로 하고

부록 1 성공적인 러시아 어학 연수를 위해
부록 2 러시아 유학을 꿈꾸는 젊은이들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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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저자 소개 1

1954년생. 1979년 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를 졸업했다. 1982년 같은 대학 통역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았고, 1995년 노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7년부터 1년간 러시아 이르쿠츠크대학교 교환교수를 지냈다. 현재 배재대학교 러시아학과 교수이며 한국 시베리아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논문으로 「도스토옙스키의 작가 일기 연구」「도스토옙스키의 민족주의와 반유토피아 사상」 등 도스토옙스키 관련 논문이 다수 있고, 지은 책으로는 『러시아 지역 연구』, 『고급 러시아 강독』, 『러시아, 러시아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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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저자 : 한종만
한종만은 경희대학교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독일로 건너가 뮌헨대학 경제학부에서 학사, 석사, 박사의 과정을 밟고 현재 배재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다. 러시아 경제 흐름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전망하는 국내 몇 안 되는 중진 학자이다. 주요 논문으로는 <소련과 러시아 - 정체성의 위기>, <러시아 정치의 이해>, <러시아?러시아인>, <21세기 러시아의 시베리아?극동 개발 전략>, <러시아의 지리> 등 다수가 있다.
공저자 : 한남수
한남수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러시아어를 공부하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건너가 그 곳에서 19세기 러시아 소설 문학을 공부했다. 한국 시베리아 센터 연구원. 논문은 <레스꼬프의 소설 『지나쳐간 사람들』과 쥬꼽스키의 운문 소설 『물의 요정』 비교 연구>, <시베리아 선교의 비화를 통해 살펴본 구원관 : 레스꼬프의 『세상 끝에서』를 중심으로> 등이 있다. 역서로 솔제니친의 『이 잔혹한 시대의 내 마지막 대화』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9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508g | 153*224*30mm
ISBN13
9788990449320

책 속으로

러시아인들은 "괜찮아"라는 말을 자주 한다. 러시아어로 "괜찮아"는 "니체보"라고 발음되며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나빠도 충분히 참을 수 있으며 참다보면 언젠가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내포된 말이다. "너 어떻게 지내?"라고 물으면 상대방은 "니체보"라고 대답하거나 혹은 ?니체보, 프쇼 프 빠랴드케(괜찮아, 모든 것이 잘 될거야)?라고 대답한다. 상황이 나쁜 경우에도 그들의 "괜찮아"는 계속 된다. 대개 "니체보 하로쉐보"(좋을 게 전혀 없네)라고 말하는데, 그것은 현재 상황을 부정적으로 표현한 말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좋은 일이 없고 나쁜 일이 많으나 상황의 반전을 관망하며 기다린다는 말의 의미가 강하다.

러시아의 역사를 추적해보면 "괜찮아"는 러시아의 국교인 정교를 통해 물려받은 것임을 알 수 있다. 러시아인들은 인내와 희생의 정신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들은 '가난을 죄'라고 생각하지 않고 재난에 초연하면 능히 재난을 극복할 수 있으며 고통을 인내하는 것이 바로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첩경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P49

우리는 대개 러시아에 대해 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러시아인들을 강하고 무서운 사람들로만 알았었다. 그런데 그들은 참 복잡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금욕주의자들처럼 경건하고, 카사노바처럼 천하의 바람둥이며, 햄릿처럼 진지하고, 돈키호테처럼 중구난방이다.

하지만 그들을 묶어주는 사상이 하나가 있는데 다름 아닌 러시아의 정교이다. 물론 종교와 거리가 먼 사람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그들도 자기 행동의 옳고 그름을 정교 사상을 통해 묻곤 한다. 물론 모든 러시아인들이 정통 정교 율법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성경이 말하는 바를 제 멋대로 왜곡해 잘못된 자기 행위의 정당성을 불어넣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나는 왠지 그런 모습이 그다지 나쁘게만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선과 악이 공존하는 현실이라면 신 앞에 온갖 핑계를 대며 떳떳해하면서도 속으로는 은연중에 자성하고 성찰하는 그들의 모습이 좋게 느껴졌다. -P70

그들은 단순히 "생일을 축하합니다" 식의 간단한 건배의 표현이 아니라 적어도 1분 이상 축하의 말을 하며 자신의 개인기를 발휘한다. "사랑하는 나타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친구들과 함께 진심으로 네 생일을 축하한다. 모든 만물이 촉촉한 봄비를 맞아가며 겨울의 깊은 잠을 깨어 대지의 축복을 받는 계절에 태어난 네가 어느새 이처럼 아름답고 지적인 여자로 자라 오늘을 맞이했구나. 앞으로 네 앞길이 지금처럼 늘 행복하기만 바라겠다. 네 인생이 언제나 활기차고 아름답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항상 수호 천사가 너와 함께 하기를 바라면서 다시 한번 너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축사는 대략 이런 식이다. -P95

러시아에서 가장 골머리를 앓는 문제가 바로 민족 문제이다. 약 70년 전에 소련 전역에 살고 있는 주류와 비주류 민족들을 마구잡이로 뒤섞어 모든 민족들을 형제, 자매로 만들겠다는 스탈린의 '소수 민족 이주 정책'이 지금도 해결되지 않는 심각한 문제로 남아 있는 것이다.

언젠가 러시아의 텔레비전 방송에 각 민족을 대표하는 대학생들을 초대해 소련 해체 후의 민족 분규 사태를 비롯해 젊은이들의 정체성 문제를 토론한 적이 있었다. 그때 그루지야 계의 젊은 대학생이 이런 하소연을 했다.

'아버지는 그루지야, 엄마는 우크라이나인이에요. 저는 러시아에서 태어났지요. 그럼 저는 누구인가요?' -P154

1905년 1월 9일 아침, 엄청난 군중들이 넵스키 대로와 원로원 광장 등을 비롯해 페테르부르크 곳곳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14만 명을 웃돌았다. 군중들은 어린아이들에게 예쁜 때때옷을 입히고 손에는 황제의 초상화와 '이콘(성화)'을 들고 모두 다함께 '신이여, 황제를 보호하소서'라는 찬양을 불러대며 황궁을 향해 행진하였다. 민중들은 분명히 아버지 황제께서 자신들의 불만을 들으시고 모든 고통을 일시에 해결해주실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황제는 도심 도처에 가장 용맹하고 잔인하기로 소문난 카자크 기병대를 배치해놓고 있다가 그들에게 일제히 발포의 명령을 내렸다. 그로 인해 1,000여 명이 죽고 4,000여 명이 중상을 당하게 되었다. 그제서야 러시아의 민중들은 황제가 자신들의 아버지가 아니며 자신들을 지켜주는 데에는 관심도 없는 존재임을 분명하게 깨닫게 되었다. ?피의 일요일? 사건으로 인해 러시아에는 황제에 대한 불평과 불만의 목소리가 극에 달하게 되었다. -P219

러시아의 우화 작가 크릴로프의 《데미얀의 수프》를 보면 데미얀의 초대를 받은 친구가 너무나 많은 음식을 먹은 나머지 다음부터 그의 집에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차려놓은 음식을 강권하는 데미얀과, 이를 거절하다 죽기 살기로 먹어대야 했던 친구의 이야기가 압권인 이 우화는 러시아인들의 넉넉한 인심을 잘 묘사하고 있다. 크릴로프의 우화처럼 러시아 가정에 초대받는 날에는 죽기 살기로 먹어대어야만 한다. 러시아인들은 흔히 우리가 말하는 대로 상당히 ?손?이 크다. 그들은 준비할 수 있는 모든 음식들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준비하여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놓아야 직성이 풀린다. 손님들은 그런 음식들을 모두 맛있게 먹는 것이 예의이자 의무이다. -P303

--- p.

출판사 리뷰

러시아 정교가 지배하는 나라

러시아 하면 떠올리는 선입견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종교에 대한 부분이다. '종교는 아편'이라는 사상이 소련 70년을 지배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모든 러시아 전체를 지배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그때도 종교 활동을 했고 세례를 받았다. 지금도 기독교 정교는 그들의 정신 문화의 근간이 되고 있다. 러시아인들에게 정교는 우리의 유교와 마찬가지로 생활 깊숙이 배어 있는 습관과도 같다.

성(性)에 대하여 개방적인 러시아인들이 뜻밖으로 금욕적인 생활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 것도 그들의 사고와 풍습이 정교화되어 있는 것에 기인한다. 공창이나 사창 제도가 없는 것도 '신이 원치 않는 일을 인간이 굳이 자신의 편의대로 제도화할 수 없다'는 정교적 사고 방식 때문이다.

러시아 사람들이 자주 쓰는 말 중에 '니체보(괜찮아)'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러시아인의 낙천성을 알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말 역시 러시아 정교의 영향으로 파생되었음을 알 수 있다. 러시아 사람들은 재난과 고통은 극복할 수 있는 것이며, 인내하는 것이 곧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첩경이라 생각한다. 그들의 신에 대한 믿음은 심지어 '불행은 신의 축복'이라고 여기는 데까지 이른다.

예술의 열정이 숨쉬는 곳

차이코프스키, 샤갈, 볼쇼이 발레단,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푸쉬킨 등 수많은 예술가와 명작들이 탄생한 나라 러시아. 러시아를 예술과 연관시켜 보는 것은 그리 생소한 일이 아니다. 다만, 전국민적인 정서 자체가 예술의 열정이 넘쳐나고, 예술을 즐긴다는 것이 특이하다.예술 공연을 즐겨 관람하는 러시아 사람들, 이들은 비록 예술적 상식이나 이론이 탄탄하지는 않지만 작품을 나름대로 소화하고 느낄 줄 아는 사람들이다. 심지어는 전쟁이 한창이었던 시절에도 레닌그라드 '필하르모니아 '의 연주회장은 수많은 인파로 초만원을 이뤘다고 한다. 완벽하게 설계된 박물관을 연상시키는 모스크바 지하철의 조각품들과 아름다운 벽화만 보더라도 러시아 사람들의 예술적 정열은 생활 곳곳에 존재한다.

특히 대영제국 박물관, 루브르 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3대 예술 보물 창고로 꼽히는 에르미타쥬 박물관, 불균형에서 오는 완벽한 조화를 자랑하는 양파 모양 지붕의 바실리 사원 등 화려함의 극치를 뽐내는 유적들이 존재하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도시 전체를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아름다운 도시에서 살아가는 러시아인들이 풍부한 감성과 예술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것은 어쩌면 특이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거리의 악사들조차 전문가 수준의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고, 보통의 러시아 사람들에게 그런 음악은 너무도 익숙하기만 하다.

소련 이후의 변화들

소련 이후의 러시아에 대한 이미지는 살벌해진 치안과 인터걸 마피아 등 부정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지난 10년 간 러시아에서 가장 영향력을 발휘하는 세력이 마피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마피아는 정치가와 공무원, 군부 심지어는 구걸하는 걸인에게까지도 세력이 뻗쳐 있다. 러시아 내무성 보고에 따르면 마피아가 모든 재화와 서비스 영역의 40% 이상을 통제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모스크바의 밤거리가 위험한 것은 아니다. 마피아는 일반인을 상대로 하지는 않는다.

몇 년 전부터 우리 국내에도 러시아 여성의 매춘이 문제시되고 있다. '인터걸'이라는 영화 이후로 마치 러시아 하면 성 매매에 대한 인식이 크게 자리잡고 있지만, 실제의 '인터걸' 영화는 사회주의의 매춘 실태를 감각적으로 묘사한 영화가 아니다. 전환기에 러시아를 떠난 젊은이들에게 정체성과 애국심을 일깨우는 영화였지만, '러시아가 옷을 벗는다'는 식의 자극적인 홍보가 오늘날 러시아 하면 인터걸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남겼다.

이처럼 마피아와 인터걸 등이 외적으로 크게 부각된 소련 이후의 변화들이라면 내부적으로는 민족 문제가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모든 민족을 형제 자매로 묶었던 스탈린의 정책으로 소수 민족의 위상이 향상되었다. 그러나 소비에트 붕괴 이후 신흥 국가들의 주권이 회복되면서 그 동안의 설움을 앙갚음하려는 민족 간의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러시아 내의 소수 민족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실제로 아버지는 그루지야 인이고 어머니는 우크라이나 인인데, 정작 본인은 러시아에 태어난 한 젊은이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맞고 있다.

낙천적인 대국의 주인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러시아의 역사 중 상부에서 하부로 감행된 최초의 개혁인 '루시의 세례(988년)' 이후 러시아의 민중은 변화에 적응하는 법을 터득하며, 권력자에게 순응하는 삶을 살아왔다. 이 속에서 러시아 사람들의 낙천성은 스스로를 위안하며 고난을 이겨내는 힘이 되어왔다.

그렇다고 해서 러시아인들이 피동적인 위치에만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240년 동안의 몽고의 압제에서 독립을 쟁취한 주체는 다름아닌 민중이었으며, '아버지 황제'를 향한 굳건한 믿음이 깨졌던 '피의 일요일' 이후 전제 정치를 단절시킨 주체도 민중이었다.

러시아인들의 낙천성과 대국의 주인이라는 자부심은 이러한 그들의 역사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모습임에 틀림없다.

러시아의 국민 시인 푸쉬킨의 시들은 러시아의 넋을 완벽하게 담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러시아 사람들의 기질과 특성을 이해하고서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푸쉬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읽어보면, 푸쉬킨이 왜 삶을 이렇게 표현하였는지, 왜 이 시가 러시아의 넋을 잘 표현한 것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은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버린 것 그리움이 되리니.
─ 푸쉬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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