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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은인
내 이름은 순돌이 동사무소 가던 날 상조씨가 직장을 잃다 헤어지기 싫지만 다시 집으로 드디어 작별 나는 어디로 가지? 새 주인을 만나다 다시 얻은 행복 뜻밖의 불행 또 작별 욕심쟁이 아줌마네 집 탈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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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안을 한참 헤매다가 나는 순대 장사 아주머니들 앞으로 갔습니다. 그 곳에는 순대와 삶은 고기를 파는 아주머니들이 여럿 앉아 있었습니다. 고기와 순대가 가득 들어있는 바구니는 하얀 천으로 덮여 있었는데 거기서 더운 김이 모락모락 솟았습니다.
나는 침을 꼴깍 삼키며 그 주위를 뱅뱅 돌다가 그 중에서 마음씨가 제일 좋아 보이는 어느 아주머니 옆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러자 그 아주머니는 내가 먹을 걸 훔치러 온 줄 알았는지 깜짝 놀라면서 냅다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놈의 강아지 새끼가 어딜 기웃거려? 냉큼 저리가지 못해?" 그 바람에 나는 뒤로 몇 걸음 물러서고 말았습니다. 그때 옆자리에 있던 아주머니가 나를 유심히 보더니 말했습니다. "어디서 막 굴러먹은 개는 아닌가 본데, 배가 몹시 고픈 모양이군. 그렇지?" --- pp.115 ~ 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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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 나는 부잣집에 가고 싶지 않아요. 여기서 맘마와 상조씨와 언제까지라도 함께 살래요. 몇 끼 굶어도 좋고 매일 야채죽만 먹어도 좋으니, 제발 상조 씨더러 나를 데려가지 말라고 해 주세요. 맘마, 난 여기서 살면서 매일 맘마랑 아침 산책도 하고 맘마가 시장 나갈 때 길동무도 하고 싶어요. 정말이지 이젠 맘마네 가족들과 헤어져 사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구요.'
맘마는 마치 내 말을 듣는 것처럼 슬픈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있었습니다. 맘마는 벌서 나와 헤어질 것을 생각하고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 p.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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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송영'이 어린이를 위해 쓴 첫 장편 동화
소설가 '송영'이 어린이를 위해 쓴 첫 장편 동화, 『순돌이 이야기』가 우리교육에서 출간되었다. 송영은 1940년 전남 영광 출생으로 1967년 '창작과 비평'에 단편 『투계』를 발표하면서 등단하여 제3세대 한국문학의 기수 중 한 사람으로서 『선생과 황태자』, 『비탈길 저 끝방』, 『또 하나의 도시』 등 여러 소설집을 출간한 바 있다.
이번에 나온 장편 동화, 『순돌이 이야기』는 길을 잃고 도심을 헤매는 한 강아지의 짧지 않은 여정을 통해 인간과 관계 맺고 살아가는 한 생명으로서의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이른바 '태양 에세이'라 불리는 장 그르니에의 책 『섬』에 나오는 '고양이 물루'에서처럼 작가는 인간이 아닌 동물에게도 나름대로의 소중한 가치관이 있으며, 무조건적인 인간 본위의 가치 판단이 얼마나 무의미할 수 있고, 또한 가엾은 생명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줄 수 있는지까지를 에둘러 말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머리글에서도 밝힌 것처럼, 이 이야기는 작가 스스로의 실제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 쓰여졌다. 실제로 이야기 앞부분의 절반 정도는 사실을 거의 있는 그대로 옮겨 적은 것이라 했고, 가난한 교사 시절 잘 먹이지 못한 아쉬움 때문에 버렸던 강아지 '순돌이'가 평생 가슴에 남아 작은 속죄라도 될까 싶어 시작한 것이 한 편의 이야기가 된 것이라 말했다. 먼 기억 속에 앙금처럼 남아 있는 한 동물에 대한 작가의 애정, 그리고 그로부터 불거진 사물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말미암아 이 이야기는 충분히 우리 어린이들로 하여금 주변의 모든 생명을 대하는 애정 어린 시각을 배우게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