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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Andreas Helmuth E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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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혜숙 (ruru100@yes24.com)
어린이와 어른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미하엘 엔데의 작품들은 뛰어난 상상력과 철학적 메시지를 담은 판타지물로 유명하다. 시간이나 그림자 같은 추상적 소재들을 판타지라는 형식을 빌어 독특하게 구체화시키는 엔데의 재능은 『꿈을 먹는 요정』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어 꿈에 대한 기발하고 재미있는 상상력을 보여준다.
『꿈을 먹는 요정』은 동화의 배경이 되는 공간 설정부터 독특하다. 잠자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단잠나라' . 단잠나라 사람들은 잠을 잘 자는 사람이 마음도 따뜻하고 정신도 맑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잠을 가장 잘 자는 사람을 왕으로 뽑는다. 그들은 잠이 많다거나 오래 자는 걸 중요시하는 게 아니라 편안하게 잠자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문제는 단잠나라의 공주 `단꿈'이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는 데 있었다. 점점 여위어가는 단꿈 공주를 걱정하는 왕과 왕비는 사방으로 악몽을 물리칠 방법을 찾았지만 아무도 공주를 도울 수 없었다. 마침내 악몽을 물리칠 방법을 찾아 직접 길은 나선 왕은 방방곡곡을 찾아 헤매지만 아무런 해결책도 구하지 못하고 절망한다. 어느 날, 황량한 들판에서 길을 잃은 단잠 나라의 왕은 괴상한 몸체의 버릇없는 요정을 만나게 되는데 그가 바로 악몽을 먹어치우는 신기한 요정. 단잠 공주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요정은 서둘러 공주를 도우러 떠난다. 아이들을 돕는 착한 요정은 귀엽고 예쁜 모습일 거라는 고정관념을 뒤엎고, 온통 가시로 뒤덮인 고슴도치 같은 머리에 주름이 가득한 얼굴, 몸이 뒤집혀 들어갈 만큼 큰 입을 한 괴기스런 요정은 버릇없는 말투에 호들갑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주문을 외면 언제든지 찾아가 아이들을 괴롭히는 악몽만 먹어치우니 고맙고 기특한 요정임이 틀림없다. 착한 요정을 다소 섬뜩한 모습으로 표현한 역설적 발상은 밝음과 어두움에 대한 모호한 기준을 가진 작가의 문학적 특성이기도 하며, 잠이라는 단순한 소재만으로 기발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솜씨는 판타지의 대가다운 역량이다. 그림 역시 동화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마냥 예쁘고 밝은 그림이 아니라 다소 어두운 색톤과 신비로운 이미지들을 사용하여 동화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준다. 잠자는 단잠 나라 사람들의 모습, 악몽을 떨칠 방법을 찾아 정처 없이 헤매는 왕의 여정 등이 생생하게 그려지며 물고기, 벌레, 코끼리 등 여러 종류의 악몽을 집어삼키는 입 큰 요정의 모습도 재미있다. 따뜻한 상상력이 돋보이지만 그림책 치고는 스토리가 길고 문장이 많기 때문에 유아가 혼자서 소화하기엔 다소 버거울 수 있다. 그러나 엄마가 읽어주는 『꿈을 먹는 요정』을 따라 가다 보면 아이들은 악몽에 대한 두려움을 잊고 단잠 나라 이야기에 푹 빠져 즐겁고 행복한 상상의 세계를 만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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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물어 보았어요. 기관사, 소방수, 학교 선생님, 공장 직원, 택시 운전사, 채소 장수에게도 물어 보았지요. 카우보이와 에스키모, 흑인 소년과 중국의 노인에게도 물어 보았습니다. 하지만 악몽을 물리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답니다. 몹시 지친 단잠나라 왕은 용기마저 잃고 말았습니다. 이젠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하기만 했지요.
그렇다고 아무 보람도 없이 단잠 궁전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발길이 닿는 대로 무작정 걸어 나갔지요. 날이 저물어 주위가 점점 어두워졌습니다. 얼음처럼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더니, 눈이 내리기 시작했지요. 단잠나라 왕은 그새 계절이 바뀌어 겨울이 찾아온 것도 모르고 있었어요. 단잠나라 왕은 결국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주위에는 넓고 거친 들판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지요. 눈에 덮인 금작화가 으스스하고 기괴한 모습으로 사방에 퍼져 있었어요. 하지만 단잠나라 왕은 몸과 마음이 하도 지쳐 있어서 무서운 것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 p.9-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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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꿈 공주는 그 뒤로 한번도 악몽을 꾸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뺨도 점점 통통해지고 발그스레한 빛을 되찾았지요. 단잠나라 사람들은 단꿈 공주를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단꿈 공주만큼 잠을 잘 잘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지요. 단잠나라 왕은 꿈을 먹는 요정을 초대할 수 있는 주문과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함께 적어서 책으로 만들게 했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꿈을 먹는 요정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초대할 수 있게 말이에요. 그래서 이 책이 만들어지게 되었답니다.
--- 32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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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먹는 요정'이라는 제목에 곱고 연약한 요정을 기대한 독자라면 이 책을 읽고 적잖이 당황할 것이다. 빼빼 마른 몸에, 온통 가시로 뒤덮인 커다란 머리는 고슴도치 같고, 주름이 가득한 얼굴에, 입은 또 왜 이렇게 큰지! 게다가 이 요정은 사랑스럽고 행복한 꿈이 아니라, 악몽을 먹고 산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요정이 사랑스러워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이 요정이 '아이답다'는 것이다. 솔직하고 거침없는 요정의 매력은 그대로 아이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뿐만 아니라 아름답고 좋은 꿈은 아이들이 꾸게 놔두고, 아이들을 괴롭히는 악몽만 먹어치운다니 고맙고 사랑스러울 수밖에. 미하엘 엔데는 역량 있는 대작가답게 아이들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내면서 요정의 이야기도 실감나게 풀어냈다. 안네게르트 푹스후버의 독특한 그림도 아이들에게 다가가기에 손색이 없다. 표지 한 구석에 불쑥 나타나 있는 요정의 손부터 요정이 악몽을 먹어치우는 마지막 장면까지, 어느 한 그림도 놓칠 것이 없다. 딴 것도 아니고 '잠을 잘 자야' 왕이 된다는 설정도 재미있다. 하긴, 잠을 편안히 잘 줄 아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라야 나라를 다스릴 자격이 있는 게 당연하기도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