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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 지속되는 최고의 우정은 존경에 기반을 둔 것입니다. 존경은 오랫동안 두 사람을 연결시켜 주는 근본적인 감정입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을 그가 하는 일 때문에, 그의 사람됨 때문에, 그가 세상을 자기 식대로 헤쳐 나가는 방식 때문에 존경하게 됩니다. --- p.18
새로운 것에 즐거움이 있지만 이미 아는 것에도 즐거움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 섹스의 즐거움 같은 것이지요. --- p.57 언어는 언제나 타자의 언어입니다. 언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언제나 무단 침입니다. --- p.94 예술은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고 나아가리라는 것만이 저의 유일한 위안거리입니다. 그것은 채울 수 없는 인간의 욕구입니다. --- p.139 한 젊은이가 심연 위에 걸친 줄을 탑니다. 그는 떨어지지 않고 무사히 돌아오지만 다시는 절대로 줄타기를 시도하지 않습니다. 친구들이 그의 묘기를 기억하고 자기들끼리 그것을 회상하는데도 그는 그 일에 대해 말도 꺼내지 않습니다. 젊은이는 삶을 다시 시작하고 결국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겉보기에는 아주 잘 삽니다. 하지만 그는 결코 두 번 다시 과거의 자신이 되지 못합니다. 친구들은 과거의 그를 알고 있고, 스스로도 알고 있습니다. 그는 마치 허공에서, 거기 있었던 짧은 순간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만났던 것 같습니다. 하나의 모습, 하나의 인식이 스쳐 지나갔고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 p.183 우리, 멸시당하면서 황야에 대고 외치는 선지자들은 최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합니다 ― 우리는 지는 싸움을 하고 있지만, 그것이 싸움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 p.247 그 꿈들을 좋아하고 꿈을 꿀 동안 즐기기까지 하지만 약간의 슬픔이 남습니다. 수십 년에 걸쳐서 이 사소한 기술을 쌓아 왔는데 제가 떠나면 다 사라지고 퇴색될 거라 생각하면 안타깝습니다. 물려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요. --- p.307 지난 3년 가까이 편지를 주고받아 왔는데, 그동안 당신은 [부재하는 타인], 즉 어린아이들이 스스로 고안한 상상의 친구와 같은 존재가 되었던 것입니다. 이리저리 거닐며 종종 머릿속으로 당신에게 말을 걸 때가 있습니다. 당신이 제 곁에 있어, 길거리에서 지금 막 제 옆을 지나친 이상하게 생긴 사람을 가리키면서 우연히 듣게 된 기묘한 대화 한 토막을 전하거나, 제가 자주 점심을 해결하는 작은 샌드위치 가게로 데려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는 것입니다. --- p.310 제 상상 속에서 아파트는 흰색으로 페인트칠 되어 있고 빛으로 환하며, 당신의 소설 속 감금 장소처럼 창문이 없습니다. 당신은 책상에 앉아 타자기 위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있습니다. 이 환상 속에서 타자기는 다소 오래된, 덩치 큰 레밍턴입니다(간혹 리본이 달라붙어서 떼어 주어야 합니다. 엄지손가락에 묻은 검은색 얼룩이 이제는 깊이 배었습니다). 당신은 거기에서 몇 시간이고, 며칠이고 생각에 잠겨 앉아 있습니다. --- p.320 그렇게 당신을 보고 있노라니, 당신과 진가를 인정받지 못하지만 끈질긴 용기에 어떤 형제애를 느낍니다. 물론 당신이 쓰는 또 다른, 공적인 얼굴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 존경받는 문인의 얼굴이지요. 하지만 뮤즈의 자발적인 죄수로서 내가 상상한 당신의 모습이 더 진실이라고 믿습니다. 세상이 그의 발밑에 있다, 그러나 그는 매일 아침 여덟 시 반에 그곳에 나타나 독방 문을 열고 또 하루를 복역하기 위해 입실한다고, 저 혼자 생각합니다. --- p.320~321 세상은 그러한 경이를 계속해서 토해 냅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배웁니다. --- p.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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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부작』의 작가 폴 오스터, 『야만인을 기다리며』의 작가 J. M. 쿳시
두 위대한 소설가의 솔직하고 지적인 대화! 폴 오스터와 J. M. 쿳시의 서간집 『디어 존, 디어 폴』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앞서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중국, 일본, 스웨덴, 폴란드, 헝가리, 덴마크, 터키, 이란 등 10여 개국에서 출간되며 수많은 독자와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우연의 미학]이라는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한 재담가 폴 오스터와 서구 문명을 향한 날카로운 비판과 탁월한 상상력으로 2003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J. M. 쿳시. 두 사람의 만남은 세간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삶의 비극에서조차 유머를 발견하는 다정함과 지치지 않는 열정을 겸비한 오스터와 10년간 그가 웃는 것을 단 한 번 보았을 뿐이라 동료가 진술할 만큼 진지하고 냉철한 성격의 소유자인 쿳시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짝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노년에 접어든 두 작가는 편지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논하며 깊은 우정을 나눈다. 『디어 존, 디어 폴』은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쿳시의 사생활과 생생한 육성을 담고 있으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때로 남모를 고충을 겪은 오스터의 인간적 면모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우정으로 엮은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기록들 세상이 건넨 수수께끼를 파헤치다 멀리서 서로의 존재만 감지하던 이들의 대화는 어느 날 우연히 시작되었다. 2008년 오스트레일리아 문학 축제에서의 첫 대면 이후 오스터는 쿳시에게서 편지 한 통을 받는다. 정기적으로 편지를 교환하자는 제안이었다. 재미있을지도 모르고, 긍정적으로 서로를 자극할지도 모르는. 오스터는 흔쾌히 제안을 수락했다. 그는 각자 관심을 두는 주제들을 바탕으로 대화하되, 그 범위를 제한하지 말자고 의견을 냈다. 약 3년(2008년~2011년)에 걸쳐 두 사람이 교환한 79통의 편지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주제를 다뤘다. 스포츠와 아버지의 역할, 문학과 영화, 철학과 정치, 금융 위기와 예술, 죽음, 에로티시즘, 결혼, 우정과 사랑에 이르기까지. 초기에 주고받은 편지들은 우정의 기원과 그 양상에 대한 분석으로 채워져 있다. 치밀한 시선을 유지하며 체계적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쿳시와, 기억의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현실을 파헤치는 오스터의 모습은 사뭇 대조적이다. 스포츠에 관한 대화에서, 쿳시는 스포츠의 심미적 쾌락에 치중한 듯한 오스터의 관점을 지적한다. [당신은 스포츠를 주로 심미적인 문제로, 스포츠를 관람하는 즐거움을 주로 심미적 쾌락으로 취급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접근법이 좀 미심쩍은데, 그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본문 58면 그러자 오스터는 유년 시절의 경험을 술회하며 쿳시가 언급한 스포츠의 윤리적 관점을 비롯하여 그들 두 사람의 의견은 크게 엇갈리지 않는다는 것을 피력한다. 타고난 기질에서나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에서나 두 사람 간에는 과연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그런 탓에 종종 독특한 유머가 발생하기도 한다. 가령 오스터가 배우 찰턴 헤스턴과의 우연한 만남을 상기하며, 그와 서로 다른 장소에서 무려 세 번이나 마주친 데에 흥분하자 쿳시는 지극히 담담한 반응을 보인다.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존? 당신한테도 이런 일이 일어납니까, 아니면 저만 그런 겁니까? 본문 44면 영화판에서 일하다 보면 그런 환경에서는 다른 사람과 계속 마주치게 된다 해도 그리 이상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본문 52면 관용구를 인용해 이토록 커다란 세계가 손바구니처럼 작은 물건에 꼭 맞게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오스터가 농담조로 전하면 쿳시는 [손바구니handbasket]의 어원을 조사해 답장하는 식이다. 그러나 논점을 흐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들은 논제의 핵심에 머무르며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자연스럽게 화제를 전환한다. 독자는 미묘한 긴장과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하나의 주제를 날카롭게 들여다보며 집요하게 천착하는 쿳시와, 보다 활발하고 자유로운 사고의 전개를 펼치는 오스터는 태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견해를 해치지 않고 보완한다. 또한, 그들은 서로의 편지에서 다음 주제로 삼을 만한 소재를 예민하게 포착한다. 상대방이 쓴 단 한 줄의 문장에서, 그가 미처 살피지 못한 요소를 발견하고 본인이 고찰한 내용을 솔직하게 전달한다. 넓은 포용력과 존중을 바탕으로 상대의 내면에 침잠해 있던 이야기를 끌어낸다. 그리하여 자신이 가닿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개척해 나간다. 한편 두 사람이 일적인 정보를 공유하거나 의견을 나눌 때 언급되는, 유명인과 관련된 비화는 책 읽기에 소소한 재미를 더한다. 사뮈엘 베케트의 조카이자 조력자인 에드워드 베케트, 가족과 마찰을 일으킬 만큼 유별난 프란츠 카프카의 식성, 세계적인 미국 소설가 필립 로스, 세계 무역 센터의 두 빌딩 사이를 줄타기로 건넌 괴짜 예술가 필리프 프티,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수업 방식 등이 인상적이다. 금융 위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분쟁 등 국제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에서는 작가적 자의식과 투철한 책임 의식을 엿볼 수 있다. 두 작가는 세계인의 불안을 조장하는 금융 자본주의와 시오니스트의 만행에 분노하고, 단순히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희망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여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한다. 또한, 암울한 시대를 맞이한 예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한다. 사물을 관조하며 결코 성급한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어떠한 형태의 갈등과 충돌도 끝내 인류 공동의 목적, 죽음이 아닌 생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귀결되어야 한다는 것에 뜻을 같이한다. 잦은 외부 활동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은 때를 제외하면, 그들은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메일 대신 직접 쓴 편지로 서로에게 연락을 취한다. 현대에 들어서 그 의미와 가치를 상실한 [편지]라는 매체를 굳이 고집하는 까닭에 대해 언급하는 대목이 있다. 한 사람의 허구의 세계에 휴대 전화가 있는지 없는지는 사소한 문제가 아닐 것 같습니다. 왜냐고요? 과거와 현재, 소설의 역학 중 상당수가 등장인물들에게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 주든가, 그들이 정보를 이용하지 못하게 한다든가, 사람들을 같은 방에 모이게 하거나 떨어져 있게 하는 것으로 시작되기 때문이지요. 갑자기 모두가 서로에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면 ― 말하자면 전자 기기로 접속한다면 ― 극적 구성은 다 어떻게 될까요? 본문 295~ 296면 타인과의 소통에 있어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낡은 매체의 특성은 곧,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역학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휴대 전화를 소지하지 않은 인물들은 다양한 이유로 흩어지고 다양한 이유로 모인다. 눈앞의 상황과 사물에 온전히 집중하고 누군가와 함께하는 순간을 음미하는 것이 당연하던 시절이 있었다. 사라진 낭만은 차치하더라도, 다양하게 변주될 수 있는 극적 구성의 틀을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두 작가는 첨단의 도구를 쉽게 옹호할 수 없는 것이다. 현명하게 나이 든 자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인생의 신비에 관하여 매일 공원에서 마주치는 오랜 친구처럼 두 사람은 서로의 건강을 염려하고 가족의 안부를 묻는다. 이따금, 내면에 감춰 둔 울분을 토하고 아낌없이 위로를 건네고 격려한다. 지극히 평범하고 사적인, 그러나 이루 말할 수 없는 신뢰로 가득 찬 대화가 오간다. 편지는 시종일관 활기가 넘치고 명쾌하다. 어느 순간, 독자는 마치 그들과 친구가 된 듯한 친밀감을 느낀다. 지금 여기, 현재의 복잡성을 탐구하는 이들 두 사람의 초상은 두 날카로운 지성의 반영이며 읽는 이에게 크나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편편이 모인 편지는 그 자체로 독특하고 새로운 서사의 전개를 보여 준다. [수수께끼처럼 놓여 있던 우정]은 꾸준한 교류를 통해 천천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상대방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무수한 차이를 흡수하고 이해의 과정으로 나아가는 두 사람의 행보를 읽을 수 있다. 『디어 존, 디어 폴』은 세계와 인간을 향한 놀라우리만치 진실된 애정과 관용이 낳은 결과다. 언론평 처음에 이들 두 유명 작가는 의외의 짝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정이 쌓이면서 공동 관심사와 폭넓은 사색으로 이어지고, 이 책은 우리에게 중요한 무언가를 제공한다. -뉴욕 타임스 북 리뷰 『디어 존, 디어 폴』은 진지한 독자들을 위한 간식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두 훌륭한 작가는 우정과, 스포츠, 작가로서의 삶, 정치, 휴대 전화, 사뮈엘 베케트, 컴퓨터, 근친상간, 문자 K, 이스라엘, 좋아하는 영화들, 악명 높은 서평가, 노년, 완벽주의와 그 밖의 많은 것들에 대해 논의한다. 이것은 지적이고 세련된 두 남자의 고상한 대담이다. 그들이 말하는 바는 대단히 새롭거나 놀라운 것이 아니지만 그들의 일원이 되는 일은 즐겁다. -워싱턴 포스트, 마이클 더다 부드러우면서도 눈길을 확 사로잡는, 두 뛰어난 작가의 다정다감하고도 허심탄회한 편지교환. -커커스 리뷰 이 책을 계속 붙들게 하는 것은 눈부신 지성이 아니라 책에서 배어나는 온기와 담백함과 솔직함이다.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두 위대한 작가의 면모를 살피며 우리는 고취되고 깊이 공감하게 된다. -더스타닷컴 두 절친한 친구에 대한 인상적인 초상이다. 오스터와 쿳시가 교환한 편지들은 그야말로 재치 있고 예리하며 많은 점을 시사한다. 또한 20세기 두 위대한 작가의 정신에 대한 매혹적인 시선을 제공한다. -말리부 매거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