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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 얀손 씨
고등어 대가리 귀신 양복점 깨진 수박 빌려 입은 양복 양복 입고 달리다 할아버지는 유괴범 낡은 사진 속의 아이 남겨진 양복 아버지와 아들 아버지, 그러지 마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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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언제나 꼴찌, 싸움만은 지지 않는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있습니다. 옷에서는 늘 생선 냄새가 나서 고등어 대가리, 줄여서 고대가리라고 불리는 민재입니다. 이런 천덕꾸러기 민재가 어느 날 양복장이 할아버지를 친구로 삼게 됩니다. 산동네 들머리에 다 떨어진 간판을 단 채 폐허가 되어 있던 귀신 양복점에 주인이 나타난 것입니다. 할아버지는 민재에게 수박화채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 멋진 양복을 지어 주기도 합니다.
민재는 할아버지가 빌려준 양복 덕분에 학교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하필 체육대회 날 입고 간 양복이 마법이라도 부린 듯 반 대항 달리기에서 1등을 한 것입니다. 선생님과 친구들은 이제 아무도 민재를 놀리지 않습니다. 한편 유괴범으로 몰린 할아버지는 떠돌이 생활로 되돌아가 쓸쓸한 생을 마감합니다. 민재에게 양복 한 벌을 남긴 채. 전체 이야기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 부분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민재의 회상입니다. 어렸을 때 꿈처럼 축구 선수가 된 민재는 서른 중반이 되어서야 양복의 원래 주인을 떠올립니다. 바로 양복점 할아버지의 아들 근우입니다. 민재는 낡은 양복을 들고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요하네스 얀손 씨, 즉 근우를 찾아갑니다. 할아버지를 빼닮은 중년의 얀손 씨가 받아든 양복은 그를 1960년대의 서울로 데려갑니다. 아기였을 때 소아마비를 앓고 장애인이 된 근우를 홀로 키우던 아버지는 가난과 편견을 견디지 못하고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합니다. 홀트아동복지회의 전신인 ‘홀트씨 양자회’에 의해 네덜란드로 입양된 근우는 우리나라 입양아 1세대인 셈입니다. 2007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만난 민재와 얀손 씨가 양복이 가져다준 마법을 각자의 몫으로 되새기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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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감동을 주는 중학년 창작동화
민재가 기억하는 할아버지와의 시간, 얀손 씨가 기억하는 아버지와의 시간 속에는 모두 수박이 있습니다. 민재가 양복점에서 그토록 맛나게 먹던 수박은 사실 어린 근우가 가장 좋아했던, 하지만 화장실도 스스로 갈 수 없는 불편한 몸 때문에 먹이지 못했던 과일입니다. 민재가 어린 시절 빌려 입은 것은 양복 한 벌뿐이 아니었습니다. 그리운 아들을 향한 할아버지의 사랑을 빌어 민재는 오롯이 자랄 수 있었습니다. 양복은 얀손 씨 가슴에 응어리진 부모에 대한 원망을 간절한 그리움으로 바꿔놓았습니다. 또 양복은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던 어린 민재에게 삶을 가꿀 수 있는 자신감을 주었습니다. 기적을 이룬 것은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커다란 사랑, 그리고 천덕꾸러기 꼬마에게 베푼 한 노인의 대가 없는 사랑이었던 것입니다.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감동을 주는 『얀손 씨의 양복』은 한겨레아이들 중학년 문고 ‘징검다리 동화’의 첫 번째 책입니다. 한겨레아이들은 책읽기의 즐거움을 맛보기 시작하고 사고력과 상상력을 넓혀나가는 시기인 초등 3~4학년을 위해 국내외 창작동화를 계속해서 펴낼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