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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장 주인공 2장 포틀랜드 3장 모리스타운 4장 하버드 5장 유럽 6장 맨해튼 7장 그리니치빌리지 8장 패터슨 9장 5번가 23번지 10장 멕시코 11장 러들로 12장 서부 전선 13장 뉴욕 14장 동유럽 15장 프로빈스타운 16장 크로톤 17장 페트로그라드 18장 크리스티아니아 19장 미국 20장 시카고 21장 러시아 22장 영원한 승리 옮긴이 후기 미주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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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업무에 시간을 많이 뺏겼지만 리드는 그 장시간의 노력을 결코 아까워하지 않았다. 그는 어떤 기사를 싣고 어떤 기사를 뺄 것인지를 놓고 동료 편집자들과 논쟁했으며, 어떻게 하면 편집을 좀더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인쇄소에서 교정쇄를 읽으며 날밤을 샜고, 지면이 비면 단숨에 기사를 써서 그 자리를 채웠다.
리드에게 대학 생활은 나무들이 단풍으로 밝게 빛나던 가을 아침에 부는 바람이었다. 미식축구 시합이 한창인 오후에 경기장을 가득 채운 박수 소리였고, 연초록빛 강변을 따라 걷는 야간 산책이었고, 친구들이 사랑과 죽음에 관해 내밀한 생각들을 꺼내 보일 때 갑작스럽게 생기는 우정이었다. 그리고 잡지 마감 후 동료들과 함께 동이 트는 것을 보며 마시는 커피였고, 오두막에서 음주가무를 즐기던 주말이었고, 비록 옷이 찢기고 얼굴은 멍들어도 사내다운 기분을 맛보게 해주었던 케임브리지 깡패들과의 유혈낭자한 주먹다짐이었다. ―4장 하버드, 70~71쪽 12월 초에 리드의 눈앞에 탈출구가 나타났다. 그리니치빌리지에 모인 사람들이 《대중》 최신호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그 중 한 부가 우연히 그의 손에 들어온 것이었다.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 잡지는 “온갖 종류의 자유롭고 용기 있는 표현”과 사회주의의 대의에 헌신할 것임을 천명하고 있었다. 분명히 의식하지는 못했지만 리드가 찾고 있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그의 광범위한 관심사 전체에 형태와 목소리를 부여하고, 급진주의와 예술의 관계에 대한 물음에 답해주는 최초의 간행물이었던 것이다. 리드는 서랍에서 자신이 쓴 몇 편의 단편을 꺼내 들고 《대중》의 편집자 막스 이스트먼의 집으로 찾아갔다. 리드의 전화를 받은 이스트먼은 귀찮아했지만, 리드는 당장 자신의 글을 보여주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이스트먼을 만난 리드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그가 불쾌해 하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이 말 저 말 늘어놓았다. 이스트먼의 집에서 리드는 “줄곧 서 있다가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곤 했다. 그는 쉬지 않고 시선을 움직였고, 열변을 토했다.” 마침내 그가 떠나고 문이 닫혔을 때 이스트먼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숫기 없는 편집자는 리드가 《대중》의 임무와 관련해 왜 그렇게 흥분했는지가 궁금했다. ―7장 그리니치빌리지, 150~151쪽 리드의 신호와 함께 패터슨 파업을 무대로 옮긴 야외극이 시작되었다. 무대를 가득 채운 노동자들이 〈인터내셔널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가 끝나자 연기자들은 자신들이 현장에서 행동으로 옮겼던 사건을 활기차고 생기 있게 시연했다. 대규모 피켓 시위, 경찰의 진입, 경관들과 파업 노동자들 사이의 잔혹한 전투, 군중을 향한 발포와 그로 인한 노동자의 사망, 장례 행렬, 노동자들이 추모의 의미로 붉은 카네이션을 관 위에 떨구는 매장식, 고적대의 연주 속에서 깃발을 휘날리는 메이데이 행진, 하루 여덟 시간 노동에 대한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는 절대로 업무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만장일치로 결의하는 마지막 집회……. 시작되는 순간부터 연극은 대성공이었다. 관중은 파업 노동자들과 하나가 되어 경찰에게 야유를 퍼부었고, 일제히 혁명가를 불렀고, 계속 갈채와 환호 속에서 찬동의 의사를 표시했다. 무대에서 매장식이 거행될 때에는 넋을 잃은 채 바라보았고, 눈물이 그들의 뺨을 적셨다. ―8장 패터슨, 188~189쪽 메이블에게 리드와 함께한 파리의 첫날밤은 황홀경 그 자체였다. 아주 오랫동안 잔뜩 긴장하고 있었던 그녀는 “고압의 전기가 넘치도록 충전된 라이덴병(축전기의 초기 개발 형태-옮긴이)처럼” 리드에게 다가갔다. 그녀에게 섹스는 완벽한 복종을 의미했다. 리드는 완전히 복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연인이었다. 그가 나머지 세계를 사라지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내게는 리드 말고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 그의 곁에 누워 반복해서 망아 상태에 빠지고 육체에 탐닉하는 것.” 그는 그날 밤 그녀에게 이렇게 속삭였다. “나는 당신의 불길이 진홍색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당신은 어둠 속에서 파랗게 타오르고 있군요.” ―9장 5번가 23번지, 202쪽 멕시코 혁명가들의 용인 속에서 리드는 순결하고 의미 있는 어떤 것의 일부가 될 수 있었다. 그는 멕시코의 쟁점들을 오리건에서 벌어졌던 사태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사기 행위와 착취는 부자가 되고 싶다는 동일한 욕망에서 비롯한다. 그러나 패터슨에서 배웠던 것처럼 착취의 결과는 인간에게 매우 끔찍한 상처를 남긴다. 어떻게 보면 리오그란데 강 이남의 사태는 토지를 매개로 드러난 패터슨 사태였다고 할 수 있다. 극소수가 다수를 착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곳에는 극단주의를 완화해주는 중간계급의 도덕이나 헌법의 권리 따위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그 결과 광범위한 봉기가 일어났고, 전국적으로 유혈 파괴가 발생했다. 혁명의 시대라서 삶이 싸구려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리드는 그들이 기쁜 마음으로 전투에 참여하는 것을 보았고, 그 자신 포화에 뛰어들었으며, “탄환이 그다지 무섭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죽음의 공포도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님”을 깨달았고, 대의가 삶보다 더 중요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 ―10장 멕시코, 256~257쪽 지식인 지도자들이 1905년 혁명과 1917년 2월 혁명 이후 공론을 일삼으며 어설프게 정부를 개혁하는 동안 민중은 서서히 결심을 굳히고 있었다. 마침내 11월이 왔다. 전쟁, 기아, 부패, 사회 복지의 총체적 와해. 이 모든 사태가 볼셰비키에게 길을 열어주었다. 계절이 변하는 것처럼 러시아 전역에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폭풍우가 쳤고, …… 붉은 꽃이 만발했다.” 우물쭈물하던 지도자들은 “한쪽으로 내던져졌고” 레닌과 트로츠키는 살아남아 거대한 파도를 헤쳐나갔다. “러시아 혁명의” 진정한 “영웅”은 이들 “대중”이었다. ―17장 페트로그라드, 445~446쪽 낭만주의자인 리드와 윌리엄스는 모험을 사랑했고, 마르크스주의를 깊이 있게 이해하진 못했지만 기꺼이 혁명을 지지했다. 그들에게 혁명은 진정한 변화를, 전쟁의 종식을, 정치?경제 권력의 의미심장한 재분배를 뜻했다. 리드는 당연히 볼셰비키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그러나 두 가지 난제가 제기되었다. 그들이 난국을 타개하고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라는 슬로건을 실행해 혁명을 완수할 수 있을까? 그리고 리드 자신이 혁명에 요구되는 자격을 갖추어 기꺼이 헌신할 수 있을까? 한번은 그가 윌리엄스에게 이렇게 물었다. “우리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우리에게 평생 어떤 꼬리표가 따라다닐까? 인도주의자? 수박 겉핥기식 평론가?” 그는 보다 우울한 태도로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여기서는 지금의 상황에 열광하기가 쉽지. 우리는 우리가 위대한 혁명가라는 생각을 접어야 해. 우리가 지금 우리나라에 있다면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을까?” 그의 이런 태도는 “매우 인간적인 한 미국 청년의 자연스러운 동요”였다. “그러나 그는 마침내 자신이 여태껏 선택한 그 어떤 것보다 더 어려운 목표에 뛰어들었다.” ―17장 페트로그라드, 461~462쪽 리드는 모험가였고, 활동가였고, 혁명가였다.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 작가였고, 써야 할 재료가 있었다. 그는 혁명과 자신의 정체성 모두에 기념비적 업적으로 남을 책을 쓸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세계를 뒤흔든 열흘』은 두 달 만에 완성되었다. 그는 식당 그리니치빌리지 인의 꼭대기 층을 비밀리에 임대했다. 그리고 신문, 팸플릿, 현수막, 책, 노트더미에 파묻혔다. 러시아어 사전도 준비했다. 재떨이 위로 내내 담배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는 낮이고 밤이고 계속해서 타자기를 두드렸다. 그는 이미 해가 바뀐 그 이야기가 기억에서 점점 사라지지나 않을까 하고 여러 달 동안 걱정을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아무것도 잊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과거를 포착하는 언어들이 그를 현실에서 해방시켜주었다. 벽이 무너져내렸다. 그는 페트로그라드로 돌아가 진흙길을 달렸고, 스몰니의 구내식당에서 명랑하고 떠들썩한 병사들과 사귀었고, 트로츠키에게 질문을 했고, 레닌이 역사의 철칙에 따라 제시하는 강령을 주의 깊게 들었다. 미국의 법정과 경찰, 신문의 거짓말, 검사의 심문, 우울함 따위는 모두 잊어버렸다. ―19장 미국, 542~543쪽 이 회의의 취지는 마르크스주의가 아니라 반제국주의였다. 코민테른의 지도자들은 가장 유치한 정서를 자극해 대표자들이 서방에 분노하도록 조장했다. 지노비예프가 8억 명의 아시아인이 “진정한 성전”을 선포하고, “위대한 정복자들의 지휘 아래 유럽으로 내달리면서 보여주었던 활기찬 투쟁 정신”을 재현하자고 호소하는 대목이 절정이었다. 청중은 열화와 같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그들은 소총과 검을 휘둘렀고, 이교도에 대한 복수를 다짐했다. 이 연극은 극적인데다가 감동적이기까지 했지만 뭔가가 잘못되어 있었다. 성전은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아니었다. 그 차이점을 흐리는 것은 대중을 오도하는 행위였다. 리드가 발언할 차례가 되었을 때, 그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독립으로 가는 길은 하나뿐입니다. 자본가를 타도하고, 적군이 나라 밖의 제국주의자들을 무찌른 러시아의 노동자, 농민과 연대하십시오. 공산주의 인터내셔널의 붉은 별을 따르십시오.” 리드는 코민테른 지도자들에게 불만을 느꼈고, 악선전, 혁명이라는 미명하에 아무렇게나 내뱉은 반쪽짜리 진실, 성전 따위를 호소하는 말도 안 되는 작태에 화가 났다. ―21장 러시아, 617~618쪽 러시아 노동자들이 그의 시신을 병원 침대에서부터 노동 사원까지 어깨에 메고 행진했다. 그의 서른세 번째 생일이 될 뻔했던 날 다음 날인 10월 23일 토요일에 장례식이 거행되었다. 군악대가 장송곡을 연주하는 가운데 숙연한 분위기의 장례 행렬이 모스크바 시내를 가로질러 붉은 광장에 이르렀다. 음울한 오후였다. 잿빛 가을 하늘에서는 진눈깨비가 흩날리고 있었다. 많은 구경꾼들이 모여들었다. 파헤쳐진 땅 위로 붉은 현수막이 나부꼈다. 거기에는 노란색 글씨로 다음과 같이 씌어 있었다. “지도자들은 가고 없지만 대의는 살아남는다.” 니콜라이 부하린, 알렉산드라 콜론타이, 보리스 라인슈타인 등 그를 알았던 사람들의 회고담이 심금을 울렸다. 드디어 추도사가 끝났다. 적기가 잠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갔다. 조총이 발사되었다. 관이 내려졌다. 리드는 자신이 3년 전 500명의 러시아인이 묻히는 걸 목격했던 형제애 묘지 가까이에 묻혔다. 모스크바 대공국의 지배자들이 건설한 요새의 바로 앞이었다. 리드는 고대의 왕들과 혁명 순교자들의 유해 옆에 나란히 누웠다. 존 리드 자신도 감사할 만한 결말이었다. ―22장 영원한 승리, 626~627쪽 --- 본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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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급진적 언론인인 존 리드의 평전이 국내 최초로 출간되었다. 르포문학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세계를 뒤흔든 열흘』을 쓴 기자이자 미국 최초의 공산당을 설립한 혁명가였던 존 리드의 불꽃같은 삶을 담은 이 책은 이미 5개국어로 번역되었으며, 워렌 비티가 감독과 주연을 맡았던 영화 〈레즈(REDS)〉로도 제작된 바 있다.
미국의 기자이자 볼셰비키였던 존 리드의 불꽃같은 삶과 사랑 1887년에 태어나 세계대전과 혁명의 시대를 살았던 존 리드는 펜 하나를 들고 세계를 누볐던 기자였으며, 레닌의 벗이자 정열적인 로맨티스트였고, 가장 인간적이고 낭만적인 혁명을 꿈꾸었던 모험가였다. 부유한 자본가 집안에서 태어나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엘리트였던 그는 《대중》의 기자로서 파업과 전쟁의 현장을 취재하면서 노동자들의 편에 서게 되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 때 유럽에서 종군 기자로 활약했으며, 1917년에는 러시아의 페트로그라드에서 볼셰비키 혁명의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이때의 기록을 집대성한 『세계를 뒤흔든 열흘』은 『중국의 붉은 별』(에드가 스노우 지음), 『카탈로니아 찬가』(조지 오웰 지음)와 함께 세계 3대 르포르타주로 평가받고 있다. 그후 그는 소비에트 선전국에서 일했으며 뉴욕 주재 소련 영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그리고 투옥의 위험을 무릅쓰고 미국으로 돌아와 공산주의 노동당을 창당했다. 기자이자 사회주의자로서 자신의 재능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갔던 그는 결국 서른세 살의 젊은 나이에 모스크바에서 사망했고,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붉은 광장에 묻혔다. 인간의 얼굴을 가진 혁명가, 진정한 언론인의 표상 이 책은 격동의 20세기 초, 정치와 예술이 가장 화려하게 꽃피었던 시대를 마음껏 향유했던 한 자유로운 영혼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존 리드는 세계 언론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뛰어난 기자였고, 러시아 혁명의 진실을 서방세계에 알린 운동가였다. 그러나 그는 그 무엇이기 이전에 누구보다 솔직하고 순수한 삶을 살았던 한 인간이었다. 그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산주의에 투신했으나 무익한 권력 투쟁과 원칙이 훼손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회의했고, 돈과 여자, 명성 때문에 울고 웃었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마르크스나 레닌, 체 게바라 같은 불멸의 혁명가도 아니고, 최고 발행부수를 기록하며 저널리즘과 자본주의를 완벽하게 결합시킨 퓰리처처럼 확연한 성과를 남기지도 못했다. 대신 이 책에는 기사가 잘 써지지 않는다고 사창가를 전전하고, 돈 때문에 가끔은 쓰기 싫은 기사를 써야 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아내와 극작가 유진 오닐과의 삼각관계 때문에 괴로워하고, 자신이 과연 혁명의 대의에 헌신할 수 있을지 고민했던 인간의 얼굴이 존재한다. 그 평범한 인간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새 세상을 꿈꾸었으며, 기자로서 최고의 글을 쓰기 위해 언제나 조바심을 냈다. 존 리드는 진실로 인간적인 혁명을 원했던 진짜 사회주의자였으며, 자신의 온몸을 바쳐 진실을 외친 진짜 기자였던 것이다. 혁명이 끝난 시대, 존 리드의 삶이 소중한 이유 그러나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지 한 인간의 열정적이고 감동적인 삶을 감상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유럽과 미국, 멕시코와 러시아, 전쟁과 파업의 현장을 배경으로 20세기 초의 사회와 역사를 생생하게 되살려놓은 이 책은, 역사란 언제나 반복되는 것이며 한 세기 전에 존 리드가 고민했던 문제들은 지금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전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가 안착화된 가운데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지금의 세계는, 존 리드로 하여금 “생산한 자들이 그것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을 꿈꾸게 했던 과거와 다르지 않다. 또한 리드가 “여기에서 웃을 수 있는 사람은 자본가들뿐이다!”라고 외쳤던 전쟁은 이라크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존 리드가 목격했던 멕시코 혁명의 농민군들과 자국 기업들의 이익을 위해 멕시코의 내정을 간섭했던 미국의 모습은 현재 한미 FTA에 맞선 우리 농민들과 한미 정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존 리드가 혐오해 마지않았던 애국주의와 전쟁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이익에 대한 강조는, 자이툰으로 파병을 하고 있는 21세기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존 리드가 몸담았던 사회당의 부패와 진보 진영 내 좌우파의 대립은, ‘진보’를 표방하는 한국의 정당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이 책의 저자는 서문에서 “독자들이 존 리드와 그가 살았던 시대를 각자의 관심사와 가치관이라는 렌즈를 통해 들여다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역사학자인 저자 로버트 A. 로젠스톤은 이 책에서 수많은 책과 기사, 편지의 내용을 인용하며 20세기 초 격변의 시대상을 역동적으로 펼쳐놓았다. 이 책은 당시의 역사와 정치, 문화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으며, 당대 정계와 예술계를 주름잡았던 수많은 명사들의 활약상을 살펴보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