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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식물학
식물이 세상을 보는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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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 들어가는 말

1. 욕망_감미로움 식물_사과

2. 욕망_아름다움 식물_튤립

3. 욕망_도취 식물_마리화나

4. 욕망_지배 식물_감자

- 글을 맺으며
- 참고문헌

저자 소개 3

마이클 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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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Pollan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저술가이자 학자, 환경운동가. 30년 넘는 시간 동안 인간 문명과 자연 세계가 교차하는 지점에 관해 탐구하며 글을 쓰고 있다. 그가 낸 책 8권 중 무려 6권이 〈뉴욕타임스〉와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1991년 첫 책 《세컨 네이처Second Nature》로 ‘뉴 비전스’ 상을 수상하며 베스트셀러 저자로 이름을 알린 폴란은 이 책 《욕망하는 식물》이 미국 서점연합회와 아마존닷컴이 각각 선정하는 ‘올해의 책’에 오르며 21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저술가로 부상했다. 뒤이어 출간한 《잡식동물의 딜레마The Omnivore’s Dilemma》가 〈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저술가이자 학자, 환경운동가.
30년 넘는 시간 동안 인간 문명과 자연 세계가 교차하는 지점에 관해 탐구하며 글을 쓰고 있다. 그가 낸 책 8권 중 무려 6권이 〈뉴욕타임스〉와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1991년 첫 책 《세컨 네이처Second Nature》로 ‘뉴 비전스’ 상을 수상하며 베스트셀러 저자로 이름을 알린 폴란은 이 책 《욕망하는 식물》이 미국 서점연합회와 아마존닷컴이 각각 선정하는 ‘올해의 책’에 오르며 21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저술가로 부상했다. 뒤이어 출간한 《잡식동물의 딜레마The Omnivore’s Dilemma》가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가 선정한 2006년 10대 도서로 선정되는 등 폴란은 내는 책마다 화제를 모으며 여러 개의 상을 받았다.
2013년에 출간한 《쿡드Cooked》와 2018년에 출간한 《마음을 바꾸는 방법How to Change Your Mind》은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제작돼 현재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이고, 《음식을 옹호하며In Defense of Food》를 원작으로 제작한 2시간짜리 다큐멘터리가 에미상 후보에 올랐다. 최근작으로 《당신의 뇌와 식물This Is Your Mind on Plants》과 《세계가 열리다A World Appears》가 있다.

베팅턴 칼리지와 옥스퍼드대학교,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공부한 폴란은 2003년부터 UC 버클리에 재직하며 저널리즘을 강의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 하버드대학교 비소설학 교수이자 르위스 챈 특별 강연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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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번역을 전공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팩트풀니스』『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더 패스』『마인드웨어』『성과를 내고 싶으면 실행하라』 『성격이란 무엇인가』『숨겨진 인격』『하버드 교양 강의』『생각에 관한 생각』『기후대전』『정의란 무엇인가』『신의 언어』『욕망하는 지도』『창조자들』 등 다양한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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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최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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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在天

세계적인 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 10여 년간 중남미 열대를 돌아다니며 동물들을 관찰 연구했고, 한국으로 돌아와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했다. 강연, 방송, 언론, 사회 운동, 재단 활동 등을 통해 대중에게 과학을 알리고 생명 사랑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 왔다. 2013년 세계적인 동물학자 제인 구달 박사와 함께 생명다양성재단을 설립했으며, 현재는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동물학을 전공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생태학 석사학위를,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교 전임강사를 거쳐 미시건 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세계적인 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 10여 년간 중남미 열대를 돌아다니며 동물들을 관찰 연구했고, 한국으로 돌아와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했다. 강연, 방송, 언론, 사회 운동, 재단 활동 등을 통해 대중에게 과학을 알리고 생명 사랑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 왔다. 2013년 세계적인 동물학자 제인 구달 박사와 함께 생명다양성재단을 설립했으며, 현재는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동물학을 전공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생태학 석사학위를,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교 전임강사를 거쳐 미시건 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1992~1995년 미시건 소사이어티 오브 펠로우즈 프로그램Michigan Society of Fellows의 주니어 펠로우Junior Fellow에 선정되었으며, 7개의 국제 학술지 편집위원을 역임했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한국생태학회장, 국립생태원 초대원장,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의장 등을 지냈다. 1989년 미국곤충학회 젊은과학자상, 2000년 대한민국과학문화상, 2002년 국제환경상, 2004년 올해의 여성운동상, 2023년 청암교육상, 2024년 후광학술상을 수상했다.
『다윈 지능』, 『양심』,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과학자의 서재』를 비롯하여 수십여 권의 책을 쓰고 번역했다. 저서 『개미제국의 발견』의 영문판을 존스홉킨스 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했으며, 아카데믹 출판사Academic Press에서 펴낸 『동물행동학 백과사전Encyclopedia of Animal Behavior』의 총괄 편집장을 맡았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출판부에서 나온 곤충 진화 책 2권의 편집자로도 활동했다. 스승 에드워드 윌슨의 책을 한국어로 번역한 『통섭』은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학계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경직된 경계 문화를 허무는 엄청난 변화를 일으켰다. 최근에는 찰스 다윈의 책을 연구하고 번역하는 다윈포럼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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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마이클 폴란 (Michael Pollan)
《뉴욕타임스 매거진》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2의 자연(Second Nature)』과, 1997년 뉴욕타임스의 '주목할 만한 책'에 선정된 『나의 보금자리(A Place of My Own)』가 있다. 최근에는 QPB의 '신선한 관점'상, 그리고 '로이터-세계 자연보호연맹 전지구상' 환경저널 부문 최초의 우수상을 포함해 기타 많은 상을 수상하는 등 특히 환경저널리즘 분야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코네티컷주 콘월브리지에서 화가인 아내 주디스 벨저와 아들 아이작과 함께 살고 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38쪽 | 57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3295506

책 속으로

그 날 마음 속에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특정한 감자를 심기로 한 결정은 내 스스로의 선택이었을까, 아니면 그런 선택을 하도록 감자가 나를 조정했을까? 사실 두 가지 모두 옳다. 나는 여러 종자를 소개하는 책자에서, 감자가 울퉁불퉁한 매력을 자랑하며 날 유혹하던 순간을 기억한다. 버터를 바른 듯 노르스름한 감자는 정말 참기 힘든 유혹이었다. 이는 사소하고도 어느 정도 무의식적으로 일어난 일이었고, 그 책자에 나온 감자들이 진화의 결과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진화는 사소하고 무의식적인 수많은 사건으로 이루어지며, 감자의 진화에서 보면 내가 1월 어느 날 저녁 책자에 소개된 특정한 종자를 보았던 사건이 그 중 하나가 된다.
그 날, 그러니까 5월 어느 날 오후, 정원은 돌연 내 앞에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펼쳐졌고, 정원이 나의 두 눈과 코와 혀끝에 전달하는 갖가지 희열은 더 이상 순수하다거나 수동적이라고 할 수 없었다. 내가 늘 내 욕망의 객체로 여겼던 모든 식물이 주체로서 다가왔고, 그러한 식물들은 스스로는 할 수 없는 일을 내게 떠맡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로 그 때 한 가지 영감이 떠올랐다. 정원 밖의 세상도 이런 식으로 바라본다면, 그리고 자연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완전히 거꾸로 생각한다면 어떻게 될까?
바로 그러한 시도를 해보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고, 이를 위해 네 가지 친숙한 식물들, 그러니까 사과, 튤립, 대마초, 감자에 관해, 그리고 그러한 식물의 운명을 우리 자신의 운명과 연결하려는 인간의 욕망에 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이 책의 주제는 넓은 의미에서 인간과 자연과의 복잡한 상호작용이라 하겠고, 나는 어느 정도 새로운 각도에서 이에 다가가고자 한다. 식물의 관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 말이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식물학 관련 도서로는 이례적으로 뉴욕타임스, 아마존 등의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장기간 랭크되어온 책. 인간과 식물의 관계를 인간 중심적 관점이 아니라 식물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이례적이고 도발적인 저자의 관점은 '거꾸로 읽기'의 의미와 묘미를 극대화로 실현한다. 기존의 교양과학서들에서 찾아보기 힘든 톡톡 튀는 문체와 제 학문분야를 아우르는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이 녹아든 문장들 또한 이 책을 빛나게 하는 보석들이다.

■ 식물들과 인간 間 관계의 새판 짜기

벌들이 윙윙대는 관상용 사과나무들이 줄지어 선 정원에서 감자를 파종하던 저자의 머릿속에 문득 떠오른 의문, '이 정원에서 인간의 역할과 뒤영벌의 역할 사이에는 어떤 실존적 차이가 있을까?' 바로 그 질문으로부터 이 책은 출발한다. 정원 구석구석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꽃수술대를 집적거리는 뒤영벌은 분명 스스로를 정원의 주체로, 꿀을 얻기 위해 자신이 파헤쳐 놓은 꽃을 객체로 여길 터이다. 그러나 또 다른 관점, 꽃의 관점으로 보면, 그러한 뒤영벌의 생각은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꽃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자기 대신 자신의 꽃가루를 다른 꽃들에게 옮겨주도록 벌을 교묘히 조정한 결과이다. 움직일 수 있는 벌을 상대로 구사한 움직이지 못하는 꽃의 교묘한 생존 전략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우리가 특별한 식물을 '선택', '재배', 또는 '개량'해낸 주체라고, "내가 식물을 고르고, 내가 잡초를 뽑고, 내가 열매를 수확한다"고, "정원의 주인은 나"라고 자부한다. 인간은 주체요 그것들은 다만 '길들여지는' 객체라는 기본문법으로 세계를 파악한다.
이 책은 그러한 인간 중심적 사고에 대해, 식물들을 무시하는 발상에 대해 딴지를 건다. 한 술 더 떠, 우리 인간도 알고 보면 사실 뒤영벌의 신세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식물들이 구사한 생존전략에 넘어간 인간 뒤영벌과 같다고 말하며 슬며시 오만의 꼬리를 내린다. 그러나, 식물들에 대한 이러한 저자의 겸손은 결코 '자기비하'나, 혹은 자연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위상 격하'로 곤두박질치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가 그리는 인간 뒤영벌이라는 인간 초상은 오히려 세계를 보는 공정한 시각, 다름 아닌 '공진화(供進化)적 거래'로 이해될 수 있다. 그것은 우리들이 생물시간에 배웠던 벌과 꽃의 공진화적 관계와 같다. 벌과 꽃의 경우, 공진화적 거래에 참여함으로써 서로 상대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면서 동시에 자신에게 이로운 결과를 얻어낸다. 다시 말해, 벌은 꽃을 통해 양식을 얻고 꽃은 벌을 통해 자신의 유전자를 전파한다. 그리고 그러한 거래에서는 누가 주체고 누가 객체라는 전통적인 이분법적 구분이 무의미해지며, 공진화적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존재는 주체인 동시에 객체이며 객체인 동시에 주체가 된다.
저자의 말을 빌자면, 이 책의 목적은 '지구상에서의 삶'이라는 얽히고 설킨 거대한 상호작용의 거미줄 속으로 우리 인간을 되돌려놓는 데 있다. 우리들 외부에 (그리고 내부에) 존재하는 대상들이 그저 인간의 '처분'만을 기다리는 수동적 존재, 혹은 단순히 우리 인간들의 정복 대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인간과 긴밀하고 상보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우리의 적극적인 동료로서 보자는 것이다. 그러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본다면, 길 저편의 사과나무를 보거나 탁자 저편의 튤립 한 송이도 예사롭지 않을 것이며, 그들을 인간 세계 밖에 존재하는 '이방인'으로서 취급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어떤 모습으로 바라볼 것인가? 우리 자신의 모습도 조금은 달리 보이지 않을 것인가? 우리들 또한 다른 여러 종들의 의도와 욕망의 대상일 수 있는, 다윈의 정원에 나타난 신종 벌, 인간 뒤영벌. 다시 말해, 영특하고 때로는 무모하며 놀라울 정도로 이타적인 존재로서의 인간 초상은 어떤가.

■ 식물들로부터 배우는 인간학

인간과 공진화적 거래를 맺어오면서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식물들을 특별히 주목해야 하는 까닭이 있다. 그들이 진화 과정에서 구사해온 성공적인 생존전략 속에는, 바로 우리들 인간 이해에 대한 중요한 단초들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즉, 식물들에 대한 이해는 곧 우리 인간에 대한 이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는 '자연선택'이 전적으로 지배했던 공간 속에서 '인위선택'의 지배력이 커져감에 따라 식물들이 필연적으로 우리 인간을 가장 중요한 탐구의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인간에 대한 탐구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인간의 필요와 욕망, 인간의 감정과 가치까지도 남김없이 자신의 유전자에 입력하면서 용의주도한 생존전략을 구사했다. 예를 들어, 군도처럼 가늘고 뾰족한 상아색 꽃잎을 가진 튤립의 유전에는 오스만 터키인의 시선을 사로잡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당시의 미의 기준을 짐작할 수 있으며, 러셋 버뱅크 감자의 유전자 창고에는 인간의 먹이사슬에 관한, 그리고 기다란 황금빛 감자튀김을 좋아하는 우리 입맛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이 책 속에는, 우리 삶에 친숙한 네 가지 식물 - 사과, 튤립, 마리화나, 감자- 이 생존해온 지난 역사에 관한 풍부한 이야기들과, 식물들이 생존과 번성이라는 지상과제를 위해 인간 역사의 톱니와 맞물리는 접점으로 이용한 인간의 네 가지 욕망 - 감미로움, 아름다움, 도취, 지배 - 이 소개되어 있다. 제1장에는 인간 역사에 편입하고자 고전분투해 온 사과의 사회사가 '조니 애플시드'의 신화를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는데 이는 곧 감미로움을 향한 인간 욕망의 자연사라 할 수 있으며, 제2장에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했던 '튤립열풍'과 더불어 튤립의 사회사가 기술되어 있는데 이는 곧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 욕망의 자연사라 할 수 있다. 또 제3장에는 흥분작용을 일으키는 금단의 식물에 대한 개인적 열정으로 역사 속을, 그리고 오늘날 신경과학 분야를 여행하는 가운데 마리화나의 사회사, 곧 도취에 대한 인간 욕망의 자연사가 기술되어 있고, 마지막으로 제4장에는 유전자 조작 문제를 중심으로 한 감자의 사회사, 곧 지배에 대한 인간 욕망의 자연사가 기술되어 있다.

추천평

조지아 오키프의 꽃 그림처럼 야한 그림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 그 노골적으로 아름다운 여성의 은밀함에 똑바로 쳐다보기 민망할 지경이다. 오키프가 과연 꽃의 생물학적 의미를 속 깊게 이해하고 그런 그림을 그렸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과학을 떠나 오기프의 감성만 보더라도 꽃이란 다름 아닌 식물의 성기다. 사실 동물들 중에도 섹스를 숨어서 하는 건 우리 인간밖에 없긴 하지만, 식물들은 어쩌다 환한 대낮에 자신들의 성기를 온 세상에 활짝 펼쳐 보이며 사는 걸까? 이유는 너무도 간단하다. 식물들은 스스로 움직여 다니며 사랑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물은 그 은밀한 곳을 풀어헤치고 '날아다니는 음경'을 부른다. 자기를 대신하여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아도 좋을 그 꿈의 연인과 대리섹스를 해달라며 고맙다는 보답으로 꿀까지 바친다. 참 별난 삶이다.
내가 대학을 다닐 때만 해도 대부분의 국내 대학의 생물학 전공은 동물학과, 식물학과, 미생물학과 등으로 나뉘어 있었다. 동물학과 출신이어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식물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었다. 도대체 '움직이지 않는 생물'에는 털끝 만한 흥미도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미국 유학을 떠나면서 동물학 중에서도 동물행동학을 택했다. 한 자리에 뿌리를 박고 죽치는 식물보다는 꿈틀거리는 동물을 연구하고 싶었다. 그런데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석사과정을 거의 마칠 무렵 내게 엄청난 도전이 다가왔다. 갓 부임한 젊은 교수로부터 '식물의 번식생물학'이란 강의를 듣게 되었다. 식물에 관심이 있었다기보다는 그 젊은 교수에 더 관심이 있어서 택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나는 그만 그 땅속에 뿌리가 박혀 꼼짝도 하지 못하는 식물들에게 여지없이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사랑하는 이를 만나기 위해 식물들이 고안해낸 온갖 기막힌 전략들의 현란함에 그만 정신을 잃고 만 것이다. 꽃가루를 옮겨줄 벌들로 하여금 자기를 알아보게 하고, 자기의 꽃가루를 챙기게 하며, 자기의 모습을 기억하여 비슷하게 생긴 다른 꽃을 찾아가도록 만드는 그 세련미와 영리함에 비하면, 맘에 드는 암컷을 발견하곤 성큼성큼 다가가 집적거려야 하는 수컷 동물들의 사랑 유희는 갑자기 너무도 천박스러워 보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그 엄청난 유혹을 뿌리치고 오늘날 동물행동학자가 되어 돌아왔다. 그리곤 동물사회와 인간사회를 비교하는 글들을 적지 않게 쓰고 산다. 이 책은 만일 내가 그 때 식물학자의 길로 들어섰더라면 늘 써보려고 노력했을 그런 책이다. 물론 이 책의 저자만큼 그 많은 분야들을 넘나들지는 못했겠지만. 저자는 식물의 진화, 그 중에서도 동물과의 공진화 관계를 폭넓고 권위 있게, 그리고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인간과의 공진화를 얘기할 때면 생물학, 화학 등 자연과학은 말할 것도 없고 철학, 미학, 역사학, 그리고 문학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종횡무진이다. 어떻게 작은 정원에서 출발한 사고의 여정이 그 많은 학문의 꽃들을 그렇게도 골고루 찾아다닐 수 있을까 경이로울 뿐이다. 참 바쁜 벌이다.
식물이 가진 고민은 꽃가루를 어떻게 다른 꽃으로 전달할 것인가에 그치지 않는다. 천신만고 끝에 꽃가루를 다른 꽃에 잘 전달하여 씨를 맺고 나면, 이번엔 그 씨들을 어떻게 보다 안전한 곳에 안주시키는가가 문제다. 귀한 자식일수록 멀리 보내라 했던가. 부모 곁은 결코 좋은 자리가 못 된다. 부모의 발 밑에 떨어진 씨앗은 부모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부모 역시 자식이 바로 코밑에 있으면 어쩔 수 없이 경쟁을 해야 한다. 무슨 애꿎은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그래서 식물들은 자식을 떠나보내는 방법을 여러 가지로 개발했다. 단풍나무의 씨는 이 세상 그 어느 비행물체도 흉내내기 어려운 디자인을 갖추고 산들바람에도 천리를 간다. 물봉선은 슬쩍 건드리기만 해도 화를 낸다. 못 이기는 척 몸을 터뜨려 자식들을 멀리 날려보낸다. 동물들이 옷깃만 슬쩍 스쳐도 그 등에 자식을 업혀 보내는 식물들도 있다. 요즘 우리가 너무도 유용하게 쓰고 있는 찍찍이가 바로 그들을 흉내내어 만든 것이다. 우리들이 맛있게 먹는 과일은 꽃가루를 운반해주는 게 고마워 식물이 벌에게 선사하는 꿀과 마찬가지로 씨를 퍼뜨려주는 동물들에게 바치는 식물의 선물이다. 탐스러운 열매를 먹고 어느 기름진 곳에 가서 대신 아이를 낳아주길 바라는 식물의 애절한 기도다. 어떤 식물의 씨앗은 동물의 장을 통과하며 강한 산성물질에 씻기지 않으면 발아조차 하지 않는 것들도 있다. 씨앗이 산성물질 속에서 지나치게 오래 있어 좋을 리도 없다. 그래서 어떤 식물은 열매 속에 설사약을 슬쩍 섞기도 한다.
식물과 동물의 공진화가 늘 상호 협조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식물은 항상 다른 많은 동물들, 그 중에서도 특히 곤충들에게 먹히지 않으려고 온갖 방어무기들을 개발해왔다. 몸을 단단하게 만들어 곤충들로 하여금 잘 씹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온갖 화학물질들로 중무장하여 그들의 공격을 퇴치한다. 고추나 마늘을 비롯한 각종 양념들은 다 식물이 동물을 상대로 개발한 생화학무기들이다. 이른바 이차대사물질이라고 부르는 이 화학물질들은 식물의 성장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식물들도 어쩔 수 없이 적지 않은 예산을 국방비로 배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페니실린도 곰팡이가 세균을 상대로 만들어 놓은 생화학무기를 우리 인간이 빌려쓰는 것이다. 사과와 튤립이 씨와 꽃가루를 옮기기 위한 식물의 책략인 것처럼 마리화나 역시 식물이 개발한 고도의 군사전략이다.
동물을 겨냥한 식물의 이런 전략들이 인간과 마주치면 그 규모나 영향력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승화한다. 불과 만 년 전만 해도 저 들판 한구석에서 말없이 피고 지던 잡초들이었던 벼, 밀, 보리 등이 오늘날 이 지구에서 가장 막강한 식물들이 된 배경이 무엇인가? 오로지 우리 인간의 눈에 들었기 때문이 아니던가. 사과, 튤립, 그리고 마리화나도 마찬가지이다. 감자는 이제 우리의 두뇌까지 이용하여 스스로의 유전자마저 갈아치운다. 몬산토의 생명과학자들이 개발한 유전적으로 전혀 새로운 감자들이 또 다시 이 지구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움직이지도 못하는' 식물들이 움직이는 동물들을 조정하고 있다. 인간도 그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마 그래서 랄프 왈도 에머슨도 심지어 잡초를 가리켜 아직 그 능력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은 식물이라 했던 모양이다. 이제 이 책을 읽고 나면 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들꽃도, 가게에 진열된 온갖 과일들도, 심심하여 집어든 감자칩 하나도 결코 하찮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생명은 정녕 어느 곳에서 보아도 신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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