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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Bellamy Fo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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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최병두 (대구대학교 사회교육학부 교수)
현대 사회가 당면한 생태 위기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극복될 수 있는지의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의문으로 남아 있다. 주류 경제학자나 여타 지배적 담론의 관점을 가진 학자들은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제시하면서 자본주의 사회가 이러한 위기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회의적 견해의 학자들은 생태 위기를 유발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생태계의 파괴자 자본주의』의 저자 존 벨라미 포스터는 이 책을 통해 “인류의 진보라는 전망을 포기하지 않고도 우리가 겪고 있는 환경문제 대부분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합리적 근거”를 제공해 주고자 한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은 “근본적 사회 변화를 통해 환경과 지속 가능한 관계를 형성”해야만, 즉 ‘탈자본주의’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17쪽). 존 벨라미 포스터는 미국 오리건 대학교 교수이자, 마르크스주의 월간지 『먼슬리 리뷰』의 공동 편집자다. 그는 최근 미국의 제국주의적 지배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글을 쓰고 있지만, 주요 관심은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환경문제를 비판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 책은 자본주의하에서 발생한 환경 위기에 대한 주류 경제학적 접근을 비판하기 위해 쓴 글들을 모아 편집한 것으로, 지구온난화, 유해 폐기물의 수출, 점박이올빼미 등 구체적 쟁점을 다루면서 자본주의와 환경에 관한 정치경제적 논쟁에 직접 개입해 자신의 견해를 개진하고 있다. 이 책 외에도, 자본주의 이전부터 현재까지 이뤄진 생태적 퇴보의 역사를 정리한 그의 저서 『환경과 경제의 작은 역사』(1994/번역 2001)는 이미 번역 출판됐고, 다윈과 마르크스의 사망 이후 자연과 생태 위기에 대한 유물론적 이해의 유산을 정리하고자 한 『마르크스의 생태학:유물론과 자연』(2000)은 아직 번역되지 않았다. 그 외 그가 맥도프 등과 함께 편집한 책, 『이윤에 굶주린 자들』(2000)도 최근 번역, 출간됐지만, 『노골적인 제국주의』(2006)는 아직 번역되지 않았다. 12편의 에세이로 구성된 이 책은 대체로 전반부에서 자본주의와 생태학 간의 대립 관계를, 후반부에서는 생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 포스터에 의하면, 자본주의는 근본적으로 생태학과 대립한다. 왜냐하면, 인간 조건의 생태적 기초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 넓게 보면, 서구 문명 깊숙한 곳에, 인간은 자연에 의존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지배하면서 살아간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더 예리한 관점에서 보면, “인간이 자연에 완전히 의존한다는 사실을 현대 사회가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자본이라는 형태로 부를 축적하는 일을 사회의 지상 목표로 삼는 자본주의 체제의 팽창 논리와 관련 있음이 분명하다”(22쪽). 자본주의 경제는 무엇보다도 이윤 증대와 이에 따른 경제성장에 맞춰 작동하며, 자본가들은 가능한 짧은 기간 안에 투자를 회수하고 이윤을 얻고자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세계 인구의 대다수는 고통 받고, 자연환경은 황폐화된다. 그러나 일부 주류 경제학자들은 “자본주의가 위협이 아니라 오히려 지구적 환경문제의 해결책을 내포하고 있다는 개념을 발전”시키고자 하지만(40쪽), 포스터는 이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하나의 방법은 오늘날 발달한 지식 기반형 혁신 경제를 통해 탈물질화 경향을 가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 보고서도 ‘실질적 탈물질화가 이뤄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비록 국내총생산 증가 단위당 에너지와 물질 투입량은 감소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물질 투입의 효율성은 경제 규모의 확장으로 인해 상쇄되고 자원 투입과 오염 배출량은 계속 증가해 왔으며, 환경은 광범하게 파괴됐을 뿐이다. 또 다른 방법은 “자연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거나 환경을 시장 체제에 좀 더 완전히 통합”시키는 것이다(47쪽). 이에 따라 환경은 분할돼 상품화되고, 모든 것은 경제적으로 환원되며, 이에 따라 “자연을 자본화”하고자 하는 ‘자연자본’이라는 이데올로기가 등장했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자본주의적 기술 발전이나 자유 시장의 메커니즘 역시 당면한 생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작동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시장 관계의 추가적 확대가 환경문제에 대한 기술적 해결책을 제공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이도록 요구하지만, 이는 “환경을 위험에 빠뜨리고 사람들을 ‘유쾌한 로봇’으로 전락시키는 기계적 착취 과정을 합리화할 뿐”이라고 포스터는 주장한다(93쪽). 이러한 생각은 사회의 지배적 입장을 차지한 ‘지속 가능한 발전’의 개념 속에도 도사리고 있다. 즉 이에 따라 ‘무엇의 지속 가능한 발전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에 대한 해답은 한국 사회의 경험에서도 확인된다. 즉 “한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한 기적의 나라로 세계에 알려져” 있지만, “지속 가능한 개발과 지속적 경제성장을 혼동할 위험”을 안고 있다(134쪽). 미국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미국의 에너지 수요는 개도국 전체의 에너지 수요와 비슷하다. 지속 불가능한 개발은 자본주의 세계 체제의 심장부에서부터 드러난다. 포스터에 의하면, 이제 “모든 것은 투쟁을 통해 자본 축적의 사회를 뛰어넘어 자연과 공동체의 위상이 격상된 지구적 사회를 창출할 필요가 있음을 제시한다.” 개인의 탐욕보다는 평등과 정의가 강조되고, 시장보다 민주주의가 앞서며, 자연과 새로운 조화를 이루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투쟁, 바로 여기에 지구의 운명이 달려 있다(135쪽). 이를 위해 토지 윤리의 가능성과 실천 방법이 모색된다. 기술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술 중심주의는 더는 답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계급을 배제한 환경주의도 한계를 가진다. 정치가들은 점박이올빼미를 보호하려는 노력 때문에 위협받게 된 노동자들의 일자리에 무엇보다 깊은 관심을 가진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이들이 가지는 관심은 벌목을 통한 이윤 추구다. 급속한 삼림 파괴는 “올빼미 대 일자리의 문제가 아니라 생태계 대 이윤의 문제”를 유발한다(212쪽). 주류 경제학뿐만 아니라 일부 고전 경제학이나 근대 토양학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포스터는 맬서스의 인구론이 자연의 한계에 대한 과잉인구의 위협을 지적한 것이 아니라, 빈민의 조건 향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지극히 보수적, 비생태적이며, 자본주의의 역사적 필요물이라고 비난한다. 다른 한편, 근대적 토양학은 토양 비옥도를 증가시켜 자본주의의 농업을 뒷받침하고자 했다고 비판한다. 자본주의 농업으로 인해 토양 영양분 순환이 파괴되면서 자연적 토양 비옥도가 저하됨에 따라, 토양에 필요한 특정 영양소에 관한 지식이 증가하게 됐다. 그러나 자연 비옥도의 상실을 보충하기 위한 합성비료는 토양의 비옥도를 더욱 저하시켰다. 포스터에 의하면,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마르크스가 쓴 것처럼 “인류의 생존과 재생산을 위해 양도할 수 없는 조건인” 지구를 지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사회정의의 문제뿐만 아니라 인간 생존의 기반인 지구에 대한 우리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268쪽). 포스터는 이와 같이 자본주의와 생태학을 대립 관계로 설정하고,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을 설득력 있고 이해하기 쉽게 논의하고 있다. 한편으로 이 책은 생태 위기를 유발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작동 메커니즘 자체를 더 철저히 분석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기지만, 다른 한편 독자들로 하여금 자본주의 사회가 어떻게 환경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점점 더 심화시켜 나가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포스터는 이 책에서 생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본주의 체제 내적 방안들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자본주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은 자본주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대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지만, 탈자본주의의 생태학을 추구하기 위한 입문서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