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프롤로그
강가의 집 별을 향해 가는 개 낯선 아이 한밤의 모험 아빠가 요엘을 버렸다 네 바람의 호수 슬픈 사람들 따뜻한 손 아빠의 비밀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
Henning Mankell
헨닝 만켈의 다른 상품
|
요엘은 사람들이 왜 엄마가 없느냐고 물을 때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단 한 명뿐이었다. 요엘이 알고 있는 사람 중에 엄마가 없는 사람은. 요엘 단 한 사람.
어떤 일에는 단 한 사람이라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발사나무로 된 모형 비행기를 갖고 있는 단 한 사람이라든지, 스파이크가 달린 자전거를 가진 유일한 사람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엄마가 없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것은 좋지 않다. (……) 집을 떠나 있어도 되는 유일한 엄마는 죽은 엄마다. (본문 22~23쪽) 멍청한 엄마라도 하나 살까. 요엘은 화가 나서 생각했다. 시장도 내가 보고, 감자도 내가 깎아야 해. 내가 내 엄마야. (본문 30~31쪽) 형제가 한 명만이라도 있었더라면. 요엘은 생각했다. 엄마가 꼭 그렇게 도망가야만 했다면, 적어도 나한테 형제 하나쯤은 남겨 두었어야 하는 거 아냐. 갑자기 서글픔이 밀려왔다. “난 왜 밤에 혼자 헤매고 다니면서, 어쩌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개를 찾는 거지.” (본문 44~45쪽) 요엘은 문을 닫고는 열쇠 구멍으로 부엌을 내다봤다. 요엘은 아빠가 사라질까 봐 겁이 났다. 빨간 모자를 쓴 사라가 아빠를 노글노글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사라가 말하면 아빠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정말 흥미진진한 것처럼 보였다. (……) 요엘은 거의 30분간이나 무릎을 꿇고 열쇠 구멍으로 밖을 훔쳐보고 있었다. 무릎과 등이 아파 왔다. 하지만 아빠를 감시해야 한다. 저 여자 꼭 죽여 버릴 거야. 요엘은 생각했다. 안 그러면 저 여자가 아빠를 빼앗아 갈 거야. (본문 76~77쪽) 이제 요엘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을 해야만 했다. 감히 볼 엄두가 나지 않는 뭔가를 보는 것. 하지만 눈이 떠지지 않았다. 눈꺼풀에 커다란 맹꽁이자물쇠가 달려 있는 것 같았다. 머릿속에서는 커다란 개들이 이리저리 달리며 눈을 못 뜨게 훼방을 놓았다. 하지만 결국 요엘은 자물쇠를 폭파라도 시킬 것처럼 어서 열리라고 명령했다. 침대는 비어 있었다. 아빠가 요엘을 버렸다……. (본문 113~114쪽)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이 사다리 위에 서 있는 요엘 위에 내려앉았다. 마치 수천 년 동안 사다리에 꽁꽁 얼어붙어 있으라는 판결을 받은 것 같았다. 요엘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왜 나는 항상 버림받는 걸까? 나는 아무도 떠난 적이 없는데. 나는 나 자신의 엄마이기까지 하지 않은가. (본문 118~119쪽) “외로운 인간에게는 외로운 집에서 외로운 침대에 누워 있는 것보다 더 나쁜 건 없어. 그래서 트럭을 타고 달리는 거야. 나는 차를 타고 달리면서 노래를 한단다. 그리고 노래를 하면서 병원에서 보냈던 모든 시간들에 대해 생각하지. 그러면 나쁜 기억들이 전부 다 날아가 버려. 노래를 하면 고통을 날려 버릴 수 있단다. 휘파람으로 끔찍한 기억을 날려 버릴 수도 있고. 그러면 그 기억은 절대로 다시 돌아올 엄두를 못 내지.” (본문 125~126쪽) “인석아, 넌 떨어져 죽을 수도 있었어.” 갑자기 아빠가 말했다. 마치 요엘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 일이 생겼다면 난 절대 살아갈 수 없었을 거야.” 아빠는 그렇게 말했다. 난 절대 살아갈 수 없었을 거야. 그때 요엘은 알았다. 요엘은 벌써 그걸 알고 있었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요엘은 나쁜 생각들을 없애 버렸어야 했다. 그런 걸 염려하고 두려워하지 말았어야 했다. 비록 아빠가 사라를 만나고 그 여자의 침대에서 잔다고 해도 아빠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본문 215쪽) --- 본문 중에서 |
|
1. 자기만의 별을 찾아가는 소년의 성장기
누구나 성장의 아픔을 겪는다. 사춘기 소년 요엘도 이제 막 아이에서 어른의 세계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서서 성장을 위한 시간들을 견뎌내는 중이다. 요엘에게 그 시간은 누구보다 더 버겁게 느껴지는데, 그것이 ‘엄마의 부재’라는 결핍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없어도 되는 엄마는 죽은 엄마뿐이지만 요엘의 엄마는 죽은 것도 아니다. 어린 요엘을 두고 말도 없이 떠나 버렸다. 엄마에 대한 원망과 궁금증, 아내에게 버림받았다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아빠, 무엇 하나 넉넉하지 않은 자신의 환경……. 이 책은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폭발할 것 같은 사춘기에 많은 짐을 껴안은 요엘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 자전적 성장 소설이다. 마음의 빈 자리를 안고 살아가던 소년이 한겨울 밤 우연히 보게 된 개에서 자신과 같은 외로움을 발견하고, 그 상상의 개를 좇는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사건들을 통해 한 발짝 성장해가는 스토리를 담았다. 슬픔과 두려움의 응어리를 딛고 타인에 대한 이해와 삶에 대한 믿음, 용서를 배우는 소년의 모습과 그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가난하고 묵묵한 아버지의 사랑이 가슴 뭉클하다. ★ 독일 청소년 문학상 2. 『별을 향해 가는 개』에 대하여 요엘은 스웨덴의 북부 지방 순스발에서 벌목 일을 하는 아빠와 함께 살고 있는 열세 살짜리 소년이다. 엄마가 없는 요엘은 왜 엄마가 자기와 아빠를 버렸는지 궁금해하지만 아빠는 좀처럼 엄마에 대해 이야기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던 중 별 아래 외로이 걷고 있는 개를 본 소년은 그 개가 별을 향해 가고 있는 길일 거라 상상하며, 개를 좇는 모험을 시작하기로 한다. 그 개를 꿈속으로 끌어들이면 둘 다 외롭지 않을 거라 생각하면서. 실제로 개는 등장하지 않는다. 별을 향해 가는 개는 상상 속의 개다. 소년의 상상 속에서 살아난 그 개는, 소년 자신의 모습이다. 춥고 어두운 밤거리를 혼자서 걸어야 하는 그 개에는 외로움과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소년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그 개가 가고 있는 별은, 소년이 가고 싶어 하는 그곳이다. 버림받지 않아도 되고, 외롭지 않아도 되는 곳. 그래서 소년은 밤거리를 쏘다니면서, 어쩌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개를 찾아 헤맸던 것이다. 결국 소년이 자기만의 별에 도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빠의 사랑이다. 죽을지도 모르는 극한의 상황, 다리의 높은 아치에 매달려 얼어버린 소년에게 아빠가 구원의 손을 뻗는 순간, 소년은 모든 것을 알아챈다. 아빠는 자기를 떠나지 않을 것임을. ▶ 스웨덴 최고의 추리작가가 선보이는 청소년 소설의 매력 헤닝 만켈은 ‘발란더 시리즈’로 유명한 추리작가로 『별을 향해 가는 개』는 그의 작품 중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청소년 소설이다. 추리작가가 쓴 성장 소설인 만큼 한밤중에 나타난 개를 좇는 모험이라는 설정에 낯선 아이와 독특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등 미스터리적 요소가 가미됨으로써 기존의 청소년 문학에서 볼 수 없었던 극적 호기심과 긴장감을 맛볼 수 있다. 그와 더불어 이 작품이 갖는 매력 중의 하나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점이다. 때문에 버림받은, 그리고 언젠가 또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리는 소년의 불안한 심리가 세밀하게 묘사돼 있다. 아빠를 빼앗길까 봐 전전긍긍하는 소년의 내면에서 요동치는 불안과 질투, 슬픔과 고통의 감정들도 실감나지만 어린아이 특유의 상상력과 천진난만함은 독자에게 유쾌한 웃음을 유발한다. ▶ 어떤 바람이 불게 할지는 네가 선택하는 거야 요엘은 좋지 못한 환경을 가진 아이다. 엄마도 없고, 집도 가난하다. 게다가 여자 친구가 생긴 아빠는 자기에게 소홀하다. 아빠마저 자기를 버렸다고 생각한 요엘은 자신이 처한 상황이 한탄스럽기만 하다. 자기는 아무도 버린 적이 없는데 왜 항상 버림받아야만 하는가? 부모를 자기가 고를 수 없다면, 왜 부모로 인해 생긴 일들을 아이가 책임져야 하는가? 그때 늙은 미장이가 ‘네 바람의 호수’를 보여주며 평범하고도 중요한 진실을 일러준다. 하늘 쪽에서 바람이 하나 불어왔어. 차가운 그 바람은 슬픔,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내 귀에 속삭였어. 다른 바람은 울었어. 씩씩거리며 분노, 도저히 억누를 수 없는 분노를 내 귀에 불어 넣었지. 세 번째 바람은 따뜻했어. 그 바람은 조심스럽게 스쳐 지나가면서 기쁨, 부드러운 기쁨을 내 귀에 속삭였어. 네 번째 바람은 이렇게 말했어. 어떤 바람이 내 얼굴에 불게 할 건지는 내가 선택해야 한다고. 나는 다른 바람들에게 등을 돌리고, 기쁨이 내 얼굴을 쓰다듬게 했단다. 그러자 마치 내가 느꼈던 그 모든 슬픔이 사라지는 것 같았어. 분명 남들보다 못한 상황에, 그것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처하게 되는 건 억울하고 부당한 일이다. 하지만 상황은 바꿀 수 없어도 자신의 마음을 바꿀 순 있다. 행복을 추구할지, 슬픔과 분노에 빠져 한탄만 하고 있을지 선택하는 것은 오롯이 자신의 몫으로 남는다. 남들보다 못한 현실은 괴로움을 주지만 때로 그 고통과 아픔은 더 나은 자신으로 성장하기 위한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말한다. 그 아픔을 핑계로 삼아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안주할 것인지, 아니면 그 고통을 뚫고 더 나은 어른으로 성장하겠는지. ▶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건 사람이다 이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은 대부분 인생에서 소중한 무언가를 잃었다. 요엘은 엄마를, 아빠 사무엘은 아내를, 맥주 집 사라는 아들을, 늙은 미장이는 정신 병원에서 긴 시간을, 게르트루드는 코를 잃었다. 다른 사람, 다른 상처. 하지만 상처를 지녔다는 점에서 이들의 모습은 요엘을 닮아 있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밤거리를 헤매는 요엘처럼 이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그 아픔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요엘은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나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용서, 사랑을 배우게 된다. 낯선 아이 투레. 투레는 요엘과 함께 모험에 나서는 아이로 자신의 나약함을 감추기 위해 오히려 남에게 두려움을 주는 행동을 하며, 요엘을 부추긴다. 하지만 요엘은 이 소년을 통해 두려움은 남에게 슬픔을 줄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런 행동을 뿌리칠 수 있게 된다. 늙은 미장이 시몬 우르배데르.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한밤중에 낡은 트럭을 타고 돌아다니는 인물. 불행해 보이는 요엘의 모습에서 절망의 끝까지 가본 자신의 경험을 떠올린 시몬은 슬픔과 분노를 선택할지, 기쁨을 선택할지는 본인에게 달려 있음을 알려준다. 코 없는 아줌마 게르트루드.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트롬본을 불며 사람들의 수근거림에도 불구하고 동네를 돌아다니는 여자. 요엘은 나중에 게르트루드의 외로움을 이해하고 그녀의 말동무가 되어 주는데, 그것은 담쟁이를 자르려던 요엘의 행동을 너그럽게 봐준 그녀의 용서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난하지만 묵묵한 아빠 사무엘. 아내에게 버림받았다는 상처 때문에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술을 마시는 등 아들을 불안케 하지만 아들에 대한 사랑만큼은 지극하다. 극적인 순간에 요엘을 구해냄으로써 더 이상 버림받는 일은 없을 거라는 믿음을 심어준다. 맥주 집 사라. 사무엘의 여자 친구. 아들을 잃은 경험이 있는 그녀는 요엘에게 언제나 따뜻한 애정을 보여준다. 요엘은 사라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아빠가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것, 그리고 아빠에게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 후 사라에 대한 미움과 질투를 거둔다. 이렇듯 사람들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위안이 된다.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 모두들 빈 자리 하나씩은 안고 산다. 하지만 그 상처는 누군가에 의해 치유될 수 있으며, 또 아픔을 겪어본 사람만이 다른 이의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다. 상처를 통해 더 큰 사랑과 위안을 주고받을 수 있음을 알게 된 소년, 요엘. 이제 그는 개를 찾아다니던 모험을 멈추고, 자기만의 별에서 다른 모험을 시작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