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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고로야, 고마워
양장
양윤옥
작은씨앗 2007.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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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권출간일자 : 200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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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장
중증 장애를 가진 원숭이가 새 가족이 되다
다이고로의 추억
딸들과 다이고로 사이에서 고민하다
첫 여행
다이고로와 함께 고향에 가다
다이고로가 데구루루 굴렀다!

제2장
딸 셋 플러스 아들 한 마리
제 힘으로 기었다!
인간과 똑같은 감정을 가진 원숭이?
단오 날
차가운 말을 듣다
다이고로가 일어섰다!
말썽꾸러기 다이고로

제3장
가족, 저마다의 길 떠나기
잊을 수 없는 그날
다이고로도 시치고산 축하
이제 다이고로는 눈을 뜨지 않아
저마다의 새 출발

제4장
정년 후, 유후인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다
부부가 함께 장래를 설계하다
장애인들도 마음 편히 머물 수 있는 여관


저자 후기

저자 소개 1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2005년 히라노 게이치로의 『일식』으로 일본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했다. 사쿠라기 시노의 『호텔 로열』, 『별이 총총』,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 스미노 요루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밤의 괴물』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눈보라 체이스』, 『그대 눈동자에 건배』, 『위험한 비너스』, 『라플라스의 마녀』, 『악의』, 『유성의 인연』, 『매스커레이드 호텔』,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2005년 히라노 게이치로의 『일식』으로 일본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했다.

사쿠라기 시노의 『호텔 로열』, 『별이 총총』,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 스미노 요루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밤의 괴물』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눈보라 체이스』, 『그대 눈동자에 건배』, 『위험한 비너스』, 『라플라스의 마녀』, 『악의』, 『유성의 인연』, 『매스커레이드 호텔』,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지옥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아사다 지로의 『철도원』 『칼에 지다』, 마스다 미리의 『5년 전에 잊어버린 것』 오카자키 다쿠마의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시리즈, [가가 형사 시리즈], [라플라스 시리즈],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사쿠라기 시노의 『굽이치는 달』 등 다수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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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오타니 준코
1937년 히로시마 생. 초등학교 2학년 때에 히로시마 원폭을 경험하였다. 1957년에 도쿄에 상경하여 오타니 에이지 씨와 결혼. 이후에 사진가로서 공해와 직업병을 추적하는 남편의 활동을 지원하며 자원봉사 활동에 뛰어들었다. 저서로는 [다이고로는 천사의 날개를 달았다]가 있다.
사진 : 오타니 에이지
1931년, 오이타 현 유후인 시에서 태어나 도쿄사진대학을 졸업했다. 일본 방송에 이어 후지텔레비전 방송의 사진기자로 근무하는 한편, 도쿄 긴자의 니콘 살롱에서 <백랍병의 공포(산림조합원의 실태)> 등의 사회참여적인 사진전을 개최하였다. 저서에 [기형원숭이는 호소한다-인류에의 경고]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2월 3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402g | 164*164*20mm
ISBN13
9788990787736

책 속으로

어미 없이도 강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라는 기원을 담아 그 다음날 남편은 이 원숭이에게 ‘다이고로’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가사 상태로 찾아온 다이고로였지만, 그래도 아주 조금씩 살아보겠다는 반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속눈썹이 안으로 말려드는 증세가 너무 심해서 일주일이 지나서야 가까스로 눈을 뜬 다이고로. 마치 뭔가를 호소하듯 순진한 검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그 순간, 5개월째에 유산으로 잃고 만 아들아이가 내 머릿속에 퍼뜩 떠올랐습니다. 그 아이가 만일 장애를 안고 태어났더라면 어땠을까...... 뜻밖에도 그런 간절한 감정이 솟구쳤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한 채 떠나간 내 자식이 다시 돌아온 것처럼 다이고로에게 내 사랑을 기울이는 하루하루가 이어졌습니다.
(...중략...)

바닷가에서 다이고로와 놀고 있는데 우리 곁을 지나가던 어떤 아주머니가 함께 가던 작은 여자애에게 말하는 소리가 내 귀에 들어왔다.
“어휴, 더러워. 얘, 지저분하니까 저 원숭이 옆에 가면 절대 안 돼.”
나는 정말 슬펐다. 어쩌면 세상에 저런 사람이 다 있을까, 하고 어린 마음에도 화가 났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깍깍거리며 놀고 있는 다이고로가 너무도 사랑스러워서 나도 모르게 꼬옥 끌어안아 주었다.
__가즈요

(...중략...)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다이고로가 일어서서 걸은 것입니다!
마호가 큰소리로 “엄마, 다이고로가......!”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서 다이고로가 또 무슨 말썽을 피웠나 하고 뛰어나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다이고로가 우뚝 서 있는 게 아닙니까.
다이고로는 마호의 고양이 인형이 마음에 들었는지 냉큼 가로챘고, 마호는 마호대로 다시 빼앗으려고 티격태격하는 참이었습니다.
그러자 다이고로는 제 키와 엇비슷한 그 인형을 짧은 팔로 끌어안고 벌떡 일어선 것입니다.
게다가 믿을 수 없게도 통통통 걷기까지 했습니다. 마치 태엽 감은 인형 같은 모습이었지만, 설마 다이고로가 걸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이런 순간이 찾아오다니,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중략...)

다이고로는 내가 하는 일을 곧잘 따라했다. 내가 책을 읽으면 다이고로도 그 짧은 팔로 책을 붙잡고 입으로 한 장씩 책장을 넘겼다. 그림 그리기도 좋아했는데 손가락이 없는 다이고로는 손대신 입으로 크레용을 물고 도화지에 끼적끼적 선을 그었다.
그리고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이든 다 갖고 싶어 했다. 과자든 장난감이든 모두 다 달라고 졸라대서 때로는 진짜로 싸우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다이고로가 죽었을 때, 나는 고양이 봉제인형을 관 속에 넣어 주었다. 그 고양이 인형은 엄마가 여기저기 천을 덧대어 꿰맨 자국투성이였다.
내가 받은 세뱃돈으로 그 인형을 샀는데, 집에 오자마자 다이고로가 가로채갔다. 나는 어떻게든 다시 빼앗으려고 죽을 둥 살 둥 잡아당겼다. 하지만 다이고로도 끝까지 놓지 않아서 우리 둘 사이에서 인형은 날이 갈수록 넝마처럼 변해갔다. 엄마는 그때마다 꿰매주었는데, 결국 마지막에는 다이고로가 하늘나라로 데려갔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의무감으로 시작된 가족의 인연
‘너무도 딱한 모습의 원숭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기도 했고, 그 기록 사진이나마 반드시 찍어두어야겠다는 의무감도 있었다.’
이것이 다이고로를 집으로 데리고 온 아버지의 짧은 변이자, 가족의 인연이 시작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후지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근무하던 아버지, 오타니 에이지는 풍경이나 인물 같은 일반적이고 아름다운 피사체보다는 일반인들이 돌아보지
않는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주제로 삼아 전국을 돌며 사진을 찍었다. 사람이 주는 먹이로 인해 기형원숭이가 많아진다는 사실이 한창 문제가 되던 때여서 기형원숭이들을 기록하는 사진촬영을 하고 있을 때이기도 했다. 매번 촬영을 끝내고 딸들에게 선물꾸러미를 사오던 아버지였기에 그날 역시 가족들은 아버지의 선물보따리에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고, 그렇게 선물이 되어 가족들에게 맡겨진 기형원숭이 한 마리가 바로 다이고로였다.
당시 일본은 사회적으로 기형원숭이 발생이 큰 문제가 되고 있었다. 아직까지도 그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간이 주는 먹이를 먹기 시작한 후로 이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입시를 압두고 있던 큰딸 세이코, 일곱 살 가즈요와 네 살의 막내 마호의 세 딸을 두고 있던 엄마로서는 아무리 동물을 좋아하는 가족들이라고는 하지만 앞으로 야생원숭이를 어떻게 집에서 길러야 할지 도무지 짐작도 가지 않고 눈앞이 캄캄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보여준 엄마의 사랑
여덟 살 때 히로시마에 살던 엄마는 원자폭탄의 피해를 실제로 지켜보았기 때문에 생명체가 겪는 고통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원폭으로 소중한 사람들을 잃으며 그때 겪은 슬픔과 가족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은 세월이 지남에 따라 잊혀지기보다 더욱 강해지기 마련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공해 때문에 기형의 몸으로 태어난 다이고로 생명 역시 어떻게든 지켜주어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지만 이미 세 딸을 출산하고 여러 차례 수술로 인해 몸이 약해질대로 약해져 있던 상황이기에 다이고로를 쉽게 맞이할 수는 없었다.
면봉에 우유를 적셔 입안에 넣어줘야 30분에 겨우 한 방울이나 먹을 정도로 약하고 밤에는 잠도 잘 자지 못하며 가족들을 불안하게 하기 일쑤였던 다이고로. 일주일이 지나서야 겨우 눈을 뜰 수 있을 정도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던 다이고로의 모습에 엄마는 유산으로 잃은 아들아이를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한 채 떠나간 아들아이가 돌아온 것처럼 다이고로에게 사랑을 기울이는 나날이 이어졌다.
다이고로를 바라보며 어떻게 돌봐주어야 할지 공황상태에 빠져있던 가족들과 달리 어쩌면 다이고로는 스스로 삶을 위해 강한 의지로 삶의 불꽃을 피워 올렸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누구로 인해서가 아닌 생명체가 갖는 삶에 대한 강한 의욕은 아닐까.

인간의 감정을 닮은 원숭이
원숭이란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다이고로는 표정과 감정이 풍부했다.
엄마가 화장을 하고 외출 준비를 하면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픈 표정으로 바라보거나 어디로 외출이라도 하려 할 때는 옷을 물어뜯으며 못가도록 잡아당기곤 했다. 기분이 좋을 때는 소리를 내며 좋아하기도 했다. 얼굴이 붉게 상기될 정도로 온힘을 다해 테이블로 올라가기도 했는데 이런 성장들은 거의 죽은 상태에서 보자기에 쌓여와 첫 대면을 했던 순간들을 무색케 했다. 다이고로의 이런 모습들은 오히려 우리들에게 노력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다이고로는 또한 사교성이 좋은 원숭이었다. 특히나 아이들과 쉽게 가까워지곤 했는데 이런 대목에서는 외형으로 편견을 갖고 마음을 닫아버리곤 하는 우리네의 모습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어린아이의 마음이야말로 세월이 지나도 변치 말아야할 우리들의 마음가짐일 것이다.
막내 마호와 다이고로는 그야말로 둘도 없는 단짝이었다. 마호가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언제 어디서나 함께 움직일 정도로 돈독한 우정을 뽐내고 다녔지만 그만큼 막내자리 차지에 치열한 싸움이 일기도 했다. 엄마의 품속을 차지하려다 다이고로에게 빼앗기는 날이 다반수였고 그런 날이면 어린 마호는 울며 잠이 들곤 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은 미어졌지만, 약자에 있는 다이고로에게 어쩔 수 없는 양보와 배려였다.
언젠가 우연히 거울을 본 후 경악을 하게 되었다는 다이고로. 일말의 여지도 없이 자신은 사람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본인이었지만, 거울에 비춰지는 것은 복슬복슬 검은 털이 가득한 원숭이의 모습이었다. 그후 오랜시간 우울해하며 감정을 다스리는 다이고로의 모습에서는 인간과 너무도 흡사한 면모를 볼 수 있다.

차가운 말의 보이지 않는 상처들, 우리를 반성하게 하는 사건들.
가족모두 여행을 가게 된 장소에서 “저 더러운 원숭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무심코 내뱉은 주위의 말이었지만, 가족들이 받은 순간의 상처보다 오히려 그 말을 들은 어린 아이들이 앞으로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자라나게 될지 걱정이 앞서게 된다. 다양한 사람이 있고 다양한 성격을 지닌 인물들이 있으니 취향 또한 얼마나 다양하겠는가. 하지만 단지 외모와 편견만으로 마음의 벽을 닫아버리는 이러한 행동은 바로 나 스스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창피함에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한다.

2년 4개월 동안의 시간, 다이고로가 남긴 것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 따위는 아주 조금의 도랑을 메워버리면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당연한 이치를 깨닫게 된다. 앞에서 말한바와 같이 단지 외형으로 편견을 갖기보다는 상대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신뢰관계를 쌓아가는 어린아이의 마음이란 실제로는 몹시도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시야를 조금만 넓혀 본다면 언제나 두팔 벌려 상대를 받아들일 수 있는 넓은 마음이 누구에게나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2년 4개월의 짧은 기간동안 다이고로가 오타니 가족들에게 남긴 것들, 그리고 우리에게 보여준 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는 각자의 독자 몫에 맡기겠다.
오타니 씨는 정년 퇴직 후 고향 유후인에 <오모야>라는 이름의 여관을 운영하고 있다. 장애자들이 안심하고 머물 수 있는 여관을 만들겠다는 꿈의 실현이었다. 그 꿈을 키워준 것은 팔다리에 중증의 장애를 가진 기형 원숭이 다이고로의 존재였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삶에 대해, 그리고 가족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는 따스함이 독자들의 마음을 힘껏 부풀게 할 것이다.

추천평

세상에는 ‘다양하다’라는 표현이 많은 곳에서 어우러집니다.
각기 생김새부터 피부색, 성격과 사는 곳까지 다른 많은 인종들, 그리고 사람이 주축 되어 어우러져 있는 자연과 동물들 역시 서로 다른 다양성이 한데 조화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겨울 바람이 피부를 스쳐가는 겨울의 어느 날, 우연한 인연으로 ?다이고로야, 고마워?를 받아들게 되었습니다.
‘초롱초롱한 큰 눈망울이 맑기도 하다’라는 생각은 잠시, 팔다리 없는 기형의 몸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어미에게 버림받고 자신의 부족이 아닌 인간의 가족들을 만남으로 새롭게 펼쳐지는 이야기에 깊은 감동의 전율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나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상대에게 거부감은 먼저 내비치지 않았는지, 마음을 닫아버리지는 않았는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원숭이 다이고로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가족으로 함께 생활해가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들에게 깊은 반성의 기회를 안겨줍니다.
다이고로와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 이야기에서, ‘더러운 원숭이!’라고 경악하던 주위의 반응에 나도 모르게 가슴 한구석이 시려왔습니다.
사람인줄 만 알았던 다이고로가 거울을 보고서 큰 충격과 혼란에 빠져들었을 것을 생각하며, 할 수만 있다면 조그만 녀석의 등을 쓰다듬어 주고 싶었습니다.
한 쪽 한 쪽을 넘겨가면서 녀석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늘어가는 내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더욱 외롭고 쓸쓸하게 다가오는 요즘, 주위의 가족에게, 또는 친구에게 동료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책으로 주저 않고 추천합니다.
- 권오길 (달팽이 박사)

가을무들이 밑드는 초겨울 문턱에서 30년만에 옛동무와 해후하였습니다. 사람이라는 동물의 최대 장점인 직립보행이 버거울 정도로 다리에 장애가 있는 그 동무는, 스님이 되어 치매노인들을 돌보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장애를 안고,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노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의 얼굴을 보면서 부처님이 먼 곳에 계시지 않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 동무를 보고 온 날 밤 <다이고로야, 고마워>라는 책이 제 가슴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감동의 깊이 더했는지도 모릅니다. 책장을 넘기다가 어린 원숭이에게 젖을 물리는 한 여인을 만났습니다. 더 이상 책갈피를 넘길 수 없었습니다. 원숭이라는 동물을 제 살붙이로 받아들이는 그 거룩한 모습. 저한테 젖을 물려준 어머니 같았습니다. 버려진 원숭이에게 자신의 살을 내준다는 것은, 자신을 버렸다는 뜻입니다. 비웠다는 뜻입니다. 그 빈 자리로 장애를 안고 생겨난 작은 생명 하나가 둥지를 틀었습니다. 두 생명은 소통하고 서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됩니다. 자기와 다른 누군가(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와 소통하려면, 이렇게 자신을 비워야 하고 상대방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그랬을 때 서로는 입으로든 눈으로든 마음으로든 소통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한 가족이 기형아로 생겨나와 버려진 원숭이를 받아들이면서 부대끼고 웃고 울면서 느낀 점들을 소박하게 적고 있습니다. 가족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것들을 진솔하게 표현한 것이지요. 하나의 생명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깨닫게 하면서도,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인 뒤에 찾아오는 온갖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생명이란 그렇게 신비하고 무한합니다.
이 책을 다 읽은 뒤 새삼 주위를 돌아다 보았습니다. 아내와 딸, 그리고 숱한 사람들. 오리와 토끼, 닭, 개뿐만 아니라 우리집 주위에서 살아가는 숱한 동물들, 식물들..... 나는 그들과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다른 생명들을 좀 더 따스하게 보면서 살고 싶은 생각을 내 안에다 갇아두고 사는 건 아닌지? 이제 그런 생각들을 풀어놓고 싶었습니다. 치매노인들을 보살피며 사는 옛동무처럼, 원숭이에게 자신의 살을 나눠준 오타니 준코라는 어머니처럼.
- 이상권 (생태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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