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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글
서문 초판 서문 서론 제1장 나를 길들이자_공자 제2장 나를 키우자_맹자 제3장 나를 다시 만들자_순자 제4장 나로 돌아가자_주희 제5장 나를 찾자_왕양명 제6장 내가 익히자_안원 제7장 내가 깨닫자_대진 결론 미주 참고문헌 옮긴이의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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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현실에서 풍요한 이상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우리는 너무나도 비약의 단맛에 빠져 살았는지 모른다. 여기에 나오는 일곱 사상가도 현실에서 이상으로 초월하기 위해서 독특한 방법을 내놓고 있다.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나에게는 어떤 길이 적합한지, 내가 지금까지 무엇 때문에 낮은 차원의 현실에 머무르고 있었는지 알게 되지 않을까?
루쉰이 말했다. 길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다니다 보면 나는 것이라고. 이 말도 약간 보충할 필요가 있다. 길은 원래 있다. 달리 가다 다른 이와 함께 가다 보면 또 다른 길이 나는 것이다. ---옮긴이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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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도덕적 자아 수양론인가?
동양철학에서 자아 수양은 유학뿐 아니라 도교와 불교에서도 깊이 천착하고 있는 문제이다. 저자는 서구 사상가 중에서 아리스토텔레스 또한 도덕적 자아 수양에 깊은 관심을 두었으나, 이것은 전체적으로 보아서 서양 윤리 전통의 핵심 주제로 부각되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서양철학자들은 무엇이 선인지 규정하거나 우리가 어떻게 선을 알 수 있느냐는 문제에 관심을 두었지 어떻게 하면 선하게 될 수 있느냐는 문제는 그리 중요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500년 유학의 전통 안에서 공자를 필두로 맹자, 순자, 주희, 안원, 대진 등 여섯 명의 사상가들은 덕의 본성과 어떻게 덕을 기를 수 있는지에 대해 서로 다양한 관점으로 역설했을 뿐 아니라 시대를 뛰어넘어서 공공연히, 그리고 뜨겁게 논쟁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한 가지를 믿었다. 사람은 본디 스스로 탈바꿈(변화)할 수 있고, 그러한 탈바꿈은 윤리적으로 만족하고 정신적으로 성숙한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며, 또 그것은 주위 사람들까지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덕을 수양하는 것은 자아와 사회를 위해서 최고로 중요하다. 이렇듯 변화의 철학인 유학의 특징을 드러내는 데 자아 수양만큼 적실한 주제는 없다. 또한 유학은 우리 자신이 몸담고 있는 시공간의 윤리적 문제들을 성공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우리가 다가가려고 힘껏 노력해야 하는 이상만이 아니라 거기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해준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우리 자신이 어떤 존재이며, 어떤 자질(우리의 능력뿐만 아니라 한계까지도)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또한 이러한 자질을 어떻게 하면 뜻있게 잘 사용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저자 필립 아이반호가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 갖가지 병리적 현상들을 해결하기 위한 시발점으로 유학의 도덕적 자아 수양론을 거론하는 이유이다. 변화와 실천의 철학, 2500년 유학의 역사를 한눈에 꿰뚫다 동양철학, 특히 유학의 연구에는 몇 가지 신화가 있다. 하나는 공자 이래로 전개된 유학의 역사는 공자의 재탕 또는 원형 반복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유학은 끊임없이 자기 확장을 하지만 그 정체성은 변화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반호는 이러한 신화를 보기 좋게 부정한다. 이런 특징은 이 책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아이반호는 유학사의 대표적인 학자 7명을 뽑아서 자아수양의 차이를 개념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유학이 원형 반복의 역사가 아님을 실증한다. ▧공자-습득형: 예를 배워서 내 것으로 만드는 습득을 강조함. ▧맹자-계발형: 나에게 깃든 미성숙한 도덕감을 키워갈 것을 역설함. ▧순자-재조(再造)형: 반성을 통해서 거친 자연적 성향을 이성적으로 탈바꿈시킬 것을 강조. ▧주희-회복형: 이기적 욕망에 가려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완전한 도덕심을 회복할 것을 강조. ▧왕양명-발견형: 독서와 역사를 통한 진리의 발견이 아니라 양지(순수한 앎)를 존중할 것을 역설. ▧안원-실습형: 사변적인 가르침에 반발, 의례 실습과 실제적인 기예를 터득하는 것을 수양의 영역으로 끌어들임. ▧대진-명지(明知)형: 근거 없는 개인적 의견을 넘어서 보편화할 수 있는 진리를 통해서 공약성의 세계를 일굴 것을 역설. 저자의 말대로 자아 수양이라는 한 가지 주제로 유학의 전통을 좇아가다 보면 유학의 웅대한 구조를 헤아리기 어렵고 각 사상가들의 사상의 깊이나 특성들을 놓칠 수 있다. 그러나 반면 그토록 복잡하고 다양한 사상가들을 하나의 전통 안에서 꿰뚫으며 그들 철학의 두드러지고 활기 넘치는 특징의 일단을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이반호는 2,500년 유학의 역사에서 도덕적 자아 수양의 개념이 어떻게 진화, 발전해왔는지 간명하게 설명해준다. 그러나 개별 철학자들의 사상을 추상적으로만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어떤 지적 풍토에서 자신들의 독특한 자아 수양 개념을 완성하게 되었는지, 그들이 당대에 해결해야 했던 철학적 과제가 무엇이었는지 추적한다. 예컨대 맹자는 묵자와 양주학파의 공격을 받아 공자의 학설이 궁지에 몰린 상황을 해결하는 것을 자신의 과제로 삼았으며, 주희는 이민족(요, 금, 몽골)과의 대결에서 송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당대에 풍미하던 불교와 도교의 용어를 차용하여 새로운 개념을 창안한다. 따라서 유학은 당대 현실에 발 디딘 ‘그들 삶의 철학’이었다고 할 수 있으며, 유학의 역사는 당대의 지적 토대 위에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당대 사상가들의 투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의 제목 ‘유학, 우리 삶의 철학’은 이러한 의미에서 중의성을 지닌다. 입문자와 연구자 모두를 고려한 친절한 체제와 편집 : 고등학생이 읽기에도 쉽고 평이한 서술, 연구자들을 위한 꼼꼼한 각주와 해설 이 책은 원래 중국철학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독자나 중국문화에 관심은 있지만 철학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들을 위해 기획된 강연 내용을 확대, 보완한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중국학과 중국철학과 관련된 전문 용어를 최소한 사용하면서 한자에 익숙지 않은 서구 독자들을 위해 그 의미를 친절하게 풀어서 설명해주고 있다. 이것은 한자를 읽을 수는 있되 두꺼운 경서의 내용을 무의미한 한자들의 나열로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요즘 독자들이 읽기에는 오히려 더 안성맞춤이다. 또한 저자는 학문적 근거와 해석 자료를 미주에 보충하여 연구서로서도 손색이 없도록 했다. 여기에 역자는 서구의 연구 성과에 치중한 자료들을 보충하여 우리 연구 성과와 자료들, 그리고 본문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부연 설명을 각주에 꼼꼼히 달아 책의 가치를 한 단계 올려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