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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스케치 1
프롤로그 _ 가치 있는 여행 베를린이 뜬다? 도착 첫 인상 서점이 많은 나라 카이저 빌헬름 교회 베를린스러운 것? 베를린의 향기 베를린의 아침 독일인의 웃음 베를린, 그리고 핑크 플로이드 즐거운 쇼핑 내 속에 숨은 어린아이 멈춤 포츠다머 플라츠 맥주 베를린 스케치 2 재미없는 텔레비전 베를린의 날씨 바우하우스 아카이브를 아시나요? 베를린 천사는 어디로? 바우하우스 아카이브 낮은 문턱 감사 나눔 진짜 여행 자유에 대한 감각 포츠다머 거리 크나이페 예술가의 오아시스 진짜 예술 일렉트로마 폐소공포증 사막의 끝 젊은 도시 베를린, 그리고 뉴욕 베를린 스케치 3 순수의 시대 믿음 세 사람 독일 족발 예술 바이러스 나비 귀걸이 아가씨 베를린의 일상 겸손한 도시 어른의 꿈 그곳 로자 룩셈부르크 인터넷 전前과 후後 베를린 스케치 4 다르다는 것 태양 여행 사진도로시의 새 구두 블레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레즈비언 영화 ‘나’라는 그림 귀국 결혼식 베를린과의 인연 언더그라운드 어른이 된 나 베를린 스케치 5 에필로그 _ 다시 시작 |
Leetzs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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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새로운 것이 과연 있을까? 인터넷만 열면 이곳저곳을 갈 수 있는 세상. 굳이 떠날 필요가 있을까? 이제는 너무나 흔해진 해외여행. 돈과 시간만 있으면 누구나 갈 수 있는 것. 나는 ‘다른’ 여행을 하고 싶었다. ‘가치 있는’ 여행을 하고 싶었다. 많은 것을 고민하고 싶었다. 그래서 베를린을 선택했다. ‘변화’를 선택한 도시. 시기심이 들 정도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도시. 인간의 질척거리는 예술을 승화시켰다는 이 도시가 너무도 궁금했다.
---‘가치 있는 여행’ 중에서 눈을 떠보니 온몸에 베를린이 스며들어 있다. 여행에서 만나는 공기와 풍경은 메마르고 밋밋해진 나에게 새로운 향을 불어넣는다. 불과 하루 만에 꿀에 절여놓은 과일처럼 ‘베를린 향기’가 내 몸에 스며든 것이다. 기분이 좋다. 여행이 끝나는 날. 나는 어떤 모습으로 이 도시를 떠나게 될까? ---‘베를린의 향기’ 중에서 오늘날 베를린에 예술가들이 몰려드는 까닭은 부유한, 따라서 그만큼 오만한 서구의 다른 도시들에서 맛볼 수 없는 저렴한 물가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딘지 가난해 보이는 이 도시는 그래서 예술적으로 다가온다. 결국 파멸의 나락으로 치닫고 있는 서구의 현실을 구원해줄 새로운 문화가 꽃피고 있다. 베를린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베를린의 예술적 기질은 돈 냄새 풍기지 않는 소박함과 거친 느낌에서 잉태하고 있었다. ---‘멈춤’ 중에서 여행이란 이런 것이다. 여행은 자신을 둘러싼 인간관계의 망 속에서 내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게 해준다. 나조차 몰랐던 내 안의 모습을 똑바로 직시하게 해준다. 언제 어디서든, 나 홀로 강하게 서 있도록 독려한다. 내 존재를 증명해준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발적으로 벗어나게 해준다. 그래서 여행의 또 다른 이름은 ‘자유’다. 내 존재라는 이름의 생명의 나무가 시들지 않도록 자유라는 이름의 비를 내리고, 바람을 불어넣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여행이다. ---‘감사’ 중에서 진짜 예술이란 무엇일까? 베를린이 추구하는, 상업주의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예술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베를린에 몸담는다는 것, 그것은 음악으로 치면 인디 음악이요, 세상으로 치면 이제 갓 출발한 전도유망한 회사의 주식을 사는 것과 같다. 이곳이 아직까지 순수성이라는 이름으로 해석되는 것은 이 때문일 거다. ---‘진짜 예술’ 중에서 나는 베를린을 걸을 때마다 내 속의 한 부분을 거리에 남기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비록 내 안에 들어 있지만 필요 없는 것들. 어린 시절의 어색했던 부끄러움, 나의 무지를 그대로 내보였던 음악, 자신감이 결여된 내 생각의 편린들…. 버려야 하면서도 괜히 아까워 망설였던 마음의 조각을 이 도시에 버리고 싶다. 나는 자유롭고 싶다. 이제는 버려야 할, 내 안의 쓰레기들을 내 발길이 닿는 곳에 남겨두고 싶다. 스무 살짜리, 서투른 화가가 된 듯한 이 기분… 너무 오랜만이다. --- '예술 바이러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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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바람이 분다,
‘음유시인’ 이상은이 노래하는 베를린, 그 아름다운 흔적 베를린이 ‘뜬다’? 보헤미안 이상은이 전하는 ‘가치 있는’ 여행 『삶은 여행…, 이상은 in 베를린』은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보헤미안 싱어 송 라이터인 이상은이 최근 전 세계 예술인들 사이에서 ‘뜨고’ 있는 베를린Berlin을 다녀온 여행 에세이다. 이상은에게 베를린은 우연이자 운명과 같은 만남으로 다가왔다. “어디론가 떠나야만 했다. 낯선 도시가 너무도 그리워졌다. 나는 필요했다. 비록 짧은 시간일지라도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곳, 그런 곳이 필요했다.” 현대예술이 지금 어떤 옷을 걸치고 있는지 보여주는 곳, 지금 그녀가 찾는 것보다 한 발 앞선 무언가를 보여주는 곳. 이상은에게 베를린은 그런 도시였다. 해외여행이 더 이상 뉴스거리가 되지 못하는 세상, 돈과 시간만 있으면 누구나 갈 수 있는 세상에서 이상은은 ‘다른’ 여행을 하고 싶었다. ‘가치 있는’ 여행을 하고 싶었다. 이런 그녀에게 제자리에 머물기를 거부한 채 앞서가는 트렌드를 창조하며 ‘변화’를 선택한 베를린이라는 도시는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이상은은 그 누구보다도 ‘여행’이라는 화두가 잘 어울리는 뮤지션이다. ‘음유시인’이라는 호칭은 그녀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표현 같다. 이런 그녀가 베를린을 앞에 두고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을 리 없다. 그리고 베를린은 그녀를 결코 실망시키지 않았다. 갈수록 상업적으로 변해가는 뉴욕과 달리 베를린은 전 세계에서 모여든 가난한 예술가들을 위한 도시였다. 이들의 영혼을 흥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도시였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서울에서의 살인적인 스케줄을 세탁기에 빨래 처넣듯 해치우고 루프트한자에 오른 이유는 아니나 다를까. 베를린은 남다른 첫 인상으로 그녀의 기대를 채워주기 시작했다. 조용함, 묵직함, 우울함, 어두움, 그리고 투박함…. 서울보다 느리게 오래된 느낌으로 흐르는 이 도시는 제법 괜찮은 도시였다. 이상은의 몸과 마음에 베를린의 향기가 스며든 것이다. ‘여행’이 ‘일상’보다 아름다운 이유, 이상은, 그리고 베를린… 베를린은 멋진 도시다. 어디를 보아도 책을 읽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베를리너들은 언어가 세상을 그대로 ‘반영’하거나 혹은 ‘반역’함으로써 생기는 아름다움을 사랑한다. 전쟁이라는 인간의 참혹한 욕망의 결과를 고스란히 드러낸 카이저 빌헬름 교회는 생과 사, 미와 추, 존재와 부재 등 세상을 지탱하는 이분법적 의미를 반추하게 한다. 눈에 보이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함으로써 역사의 진실을 담담히 고백하는 베를린의 정신세계는 분명 가치가 있다. 지금이 21세기라는 사실을 싹 잊게 만드는 베를린의 지하철은 속도의 가치를 담고 있되, 우리에게 멈춤을 ‘권유’한다. 정교하면서도 멋이 넘치는 타이포그래피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는 지하철역은 공공디자인의 진수를 보여준다. 복합신도시 개발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포츠다머 플라츠는 도시 풍경에 문화가 배어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일깨워준다. 호텔에서 틈틈이 마주친 TV 방송은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게 해주는 리트머스 역할을 톡톡히 감당한다.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의 현장인 전승기념탑에서 도시를 굽어보고, 아름다움에 대한 관념을 재점검하게 해주는 바우하우스 아카이브로의 여행은 베를린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감동이다. 단지 걷는 것만으로도 베를린의 문화예술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이상은이 그냥 지나칠 리 없다. 쿠담 광장은 물론이요, 베를린에서 잘 나간다는 포츠다머 거리와 로자 룩셈부르크 거리가 그곳이다. 한 마디로 베를린은 넓고 갈 곳은 많다. 베를린에서 만난 ‘사람들’도 빼놓을 수 없다. 비록 스크린에서 만났지만, 2인조 일렉트로니카 밴드 ‘다프트 펑크’의 영화를 통해 폐소공포증을 느끼는 유럽 젊은이들의 현재를 발견한 것은 이상은만이 할 수 있는 ‘여행의 기술’이다. 이곳에서 유학을 온 후배들과의 대화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베를린에서 자신만의 삶을 꾸리고 있는 이들은 ‘88만 원 세대’로 불리는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세상을 좀 더 넓게 바라보라고 말한다. 이들과의 만남은 베를린이 가능성의 도시라는 걸,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부정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젊은 도시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삶은 여행…, 이상은 in 베를린』은 ‘위험한’ 책이다. 이 책에는 베를린이 안고 있는 ‘예술 바이러스’라는 치명적 독소가 곳곳에 숨어 있다. 만약 당신이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고민하는 청춘이라면, 지금 여기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는 젊은 영혼이라면 이 책은 가급적 멀리하는 게 좋다. 이 책을 손에 쥐는 순간, 베를린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자신의 젊음을 바치는, 이 도시와 함께 성장하고 싶은 욕망을 가지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삶은 여행…, 이상은 in 베를린』은 이상은이라는 저자의 매력뿐만 아니라 책이 지닌 ‘꼴(형태)’만으로도 소장하고픈 욕심을 불러일으킨다. 손바닥만 한 크기(110×180mm)의 작은 판형은 물론 ‘이상은이 만난 베를린’이라는 책의 테마를 제대로 반영한 디자인, 그리고 이상은의 감식안이 돋보이는 사진은 읽고 싶은 책을 넘어 갖고 싶은 책으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