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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는 좋아하는 아이와 처음으로 말을 나눈 기쁨을 장황하게 들어놓지 않습니다. 그냥 짧게 ‘요시와 말한 건 오늘이 처음입니다.’ 하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면서, 그때까지 못 보고 지나쳤던 민들레 꽃밭을 발견하게 된 것으로 아이의 기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마음속에 기쁨이 가득 찬 여자아이는 마치 친구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듯 민들레랑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자니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아이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다 한 번쯤은 겪어보았음직한 이런 기분을 처음으로 느낀 여자아이. 행복으로 가득 찬 작은 여자아이 마음을 충분히 짐작하는 독자는 저절로 미소를 머금게 되겠지요. 여자아이는 집에 들렀다가 남자아이를 만나러 다시 공원으로 나갑니다. 그런데 공원에서 남자아이가 다른 아이랑 싸우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 철봉의 거꾸로 매달리기를 못한다고 놀려서 서로 다투게 됐다는 건데, 남자아이는 그게 분해서 엉 엉 엉 엉 울고, 여자아이는 살며시 위로의 말을 건넵니다. “에이, 그러라지 뭐. 그딴 게 무슨 상관이야.” 이렇게 속 시원하게 툭 던지는 여자아이의 말이 또 한 번 독자를 즐겁게 합니다. 그러고 나서 여자아이가 남자아이에게 말합니다. “있잖아, 요시야. 멋진 일 하나 알려 줄까? 글쎄 말이야, 우리 집 가는 길모퉁이 뒤쪽에 민들레가 한가득 피어 있지 뭐야.”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남자아이 마음이 풀어진 걸 안 여자아이는 슬며시 다시 만날 약속을 이끌어냅니다. “나 내일도 민들레 보러 갈 건데, 같이 안 갈래? 집에 가는 길에 나랑 잠깐 들렀다 가자.” 울어서 좀 갈라진 목소리로 “알았어.” 요시가 대답을 합니다. 그 말 한마디에 남자아이는 어느새 마음이 풀어졌으니까요. 내일 같이 민들레 보러 갈 생각에 둘은 즐거워집니다. 덩달아 독자도 즐거워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