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이묘신의 다른 상품
|
가난한 노부부가 살았어요. 이들에게는 아들 둘이 있었는데, 모두 나이가 차서 장가갈 때가 되었지요. 첫째 아들을 장가보내고 나니 살림이 휘청했어요. 집안 사정을 뻔히 아는 작은 아들은 장가를 들자마자 집을 떠나기로 했지요. 작은아들 부부는 살 곳을 찾아 고개를 넘고 넘어 어느 한곳에 정착하게 되었어요. 그곳에 집을 짓고 두 사람은 약속을 하나 했어요. 바로 십 년 동안 콩나물죽만 먹기로 한 것이에요. 그래서 자식들에게 가난을 물려주지 말자며 굳게 약속을 했지요.
후루룩 마셔도 될 만큼 멀건 콩나물죽을 아침으로 먹고 산에 나무를 베어 터를 만들고 괭이로 땅을 파 돌을 골랐어요. 점심으로 멀건 콩나물죽 한 그릇 먹고 호미로 땅을 평평하게 다듬어 씨를 뿌리고 물을 주었어요. 그리고는 저녁으로 콩나물죽을 맛있게 먹었답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날이 가고 달이 가는 동안 아이도 태어났지만 여전히 콩나물죽을 먹으며 열심히 일했어요. 죽 먹고 산 일궈서 땅 만들고, 죽 먹고 논 만들어 모 심고, 죽 먹고 곡식 뿌려 거두고, 죽 먹고 아끼고 아껴 곳간 가득 채웠지요. 죽 먹고 돈 아껴 닭을 사고, 그 닭이 알을 낳아 새끼 치고, 그 새끼 팔아 돼지 사고, 그 돼지가 새끼 낳아 소를 사고 마당 가득 가축들이 넘쳐났어요. 아이들도 많아지고, 집도 크게 짓고, 농사지을 땅도 점점 늘어났어요. 그래도 변하지 않는 건 하루 세 끼 식구 수대로 올라오는 멀건 콩나물죽이었어요. 작은아들이 부자가 되었다는 소식은 노부부가 사는 마을에까지 흘러갔어요. 아버지는 물어물어 아들 부부가 사는 산골집을 찾아왔지요. 소문대로 큰집에 마당 가득 닭, 돼지, 소가 우글거렸지요. 곳간에는 곡식이 그득그득한 게 정말 부자가 된 것이에요. 쌀밥과 고기 반찬을 기대했는데 멀건 콩나물죽을 대접받은 아버지는 불같이 화를 내며 집으로 돌아와 버렸어요. 아버지는 아들 욕을 실컷 하고 싶었지만 벙어리 냉가슴 앓듯 말을 못하고 병이 났어요. 그로부터 몇 년이 흘러 아내와 약속한 십 년이 되었어요. 작은 아들 부부는 쌀밥을 짓고, 닭을 삶아 이고 지고 아버지를 찾아갔어요. 한밤중에 찾아온 작은아들이 반가웠지만 아버지는 그때 일이 괘씸하여 문을 열어주지 않았어요. 작은아들과 아버지는 오해를 풀게 될까요? 작은아들이 그 후로 아버지에게 어떻게 했는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