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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야.”
이번엔 재빨리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누군가 있다. 검은 옷을 입고 짙은 녹색 숄을 걸친 아줌마가 도서관 카운터에 앉아서 루야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사서 선생님도 아니고, 처음 보는 아줌마였다. 나이는 마흔다섯 정도, 갈고리 코가 특이했다. ‘저 아줌마가 내 이름을 어떻게 알지?’ 짚이는 데가 없었다. 루야는 천천히 아줌마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이세요?” 아줌마의 입 꼬리가 약간 올라갔다. 마치 웃는 것처럼 보였다. “이거 가져가.” 아줌마는 적갈색 책을 내밀었다. 책 제목도, 작가 이름도 없었다. 루야가 얼떨결에 책을 받아 펼치자 첫 페이지에는 도통 모를 글자가 쓰여 있었고, 나머지는 모두 흰 종이였다. 영문을 몰라 얼굴을 들자 아줌마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루야는 왠지 기분이 나빴지만 책은 가져가기로 하고 가방 속에 넣었다. 선택된 다섯 명의 아이들만이 이 책에 기록할 수 있다. 금빛 눈동자를 가진 개구리가 가져다 준 안경을 쓰고, 까마귀 날개에서 떼어 낸 깃털로, 파란 반지를 낀 흰쥐가 준 잉크를 찍거, 마녀가 준 이 책의 흰 페이지에 상상의 세계 이야기를 써라. 아이들아, 여기에 이름을 쓰고 이야기를 시작하라. 단,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이야기를 중간에 멈추면 안 된다는 것을. 약속을 지킬 사람만 여기에 자신의 이름을 써라. 그 아이만 자격이 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