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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들꽃처럼 살아요 쌍둥이 친구 행복한 꽃 내가 변하고 있어요 삼동이 올례 삼촌 가을 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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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처럼 살아요
“아저씨 들꽃 좀 구해다 주세요.” “꼭 들꽃이어야 하나요? 여기 이렇게 예쁜 꽃이 많은데요. 보십시오. 장미, 백합, 카네이션, 데이지…….” “알아요, 아저씨. 그래도 들꽃 몇 모숨만 구해 주세요. 뭐든 좋아요.” “농장 근처에 있을라나, 이번 주말에 가면 한번 둘러보지요.” “고맙습니다. 아저씨. 제가 짬이 안 나서…….” 무지개 꽃집 아저씨가 꽃집의 반을 들꽃으로 꾸미게 된 것은 바로 이 낯모르는 아주머니, 소희 엄마의 부탁을 받고부터였습니다. 꽃가게를 십 년이나 해 오면서 들꽃을 찾는 손님은 없었던지라 처음에는 아저씨도 소희 엄마의 부탁을 내키지 않아 했습니다. 하지만 소희 엄마가 하도 간곡히 부탁하는지라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마침 가을이어서 산에는 들국화뿐 아니라 구절초, 억새, 쑥부쟁이 등 들꽃이 여기저기에 피어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들꽃 하나하나에 눈을 주고 향기를 맡았습니다. 있는 듯 없는 듯 느껴지는 들꽃 향기는 꽃집의 향기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키가 멀대처럼 큰 억새, 꽃판이 얌전한 보랏빛 구절초, 몸집의 몇 곱 향기를 피워 내는 노오란 산국 등 저마다 제자리에서 가을을 가을답게 꾸며 주고 있었습니다. ‘들꽃도 눈을 주니 예쁘구나. 그런데 미안해서 어떻게 꺾지?’ 아저씨가 들꽃 앞에서 머뭇거렸습니다. 비닐하우스에서 키워 내는 꽃을 사올 때와는 달리 왠지 선뜻 내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부탁을 받았으니…….’ 들꽃을 꺾어 온 다음 날, 소희 엄마가 무지개 꽃집을 다시 찾아 왔습니다. 들꽃을 보자마자 소희 엄마는 두 팔을 활짝 벌이여 반겼습니다. “오랜만이구나. 오, 이 은은한 향기…….” “다른 꽃향기도 많은데 유독 들꽃 향기만을 좋아하시는 이유라도?” 아저씨는 말끝을 흘리며 궁금하다는 듯 물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좋은데 누워 있는 우리 그 앤 얼마나 좋아하겠어요? 아저씨 정말 고맙습니다.” “아, 누가 많이 아픈가 보죠?” 아저씨가 소희 엄마의 얼굴을 살피며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가을이면 아이를 데리고 아이 아빠와 함께 들꽃 나들이를 가곤 했지요. 그래도 아이가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아 참, 내가 공연한 말을 했군요. 얼마죠?” 소희 엄마가 빙긋 웃으며 들꽃의 값을 물었습니다. “그냥 가져가십시오.” “안 돼요. 제가 특별히 부탁을 해서 가져오신 걸요.” “돈을 주고 사 온 꽃이 아니니 괜찮습니다.” “그래도 저 때문에 일부러 시간을 내고 발품도 들였는데요.” “그렇긴 해도 다른 꽃 속에 덤으로 얹어 온 거니 염려 마시고 가져가십시오. 다 가져가셔도 좋습니다.” 아저씨는 도리어 소희 엄마 덕분에 가을 구경을 잘 했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 말은 접어 두었습니다. 소희 엄마도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들꽃을 모두 가져가지 않고 골고루 조금씩만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들꽃 값 대신인 것처럼 장미 아홉 송이와 안개꽃 두 모숨을 샀습니다. 소희 엄마가 돌아간 뒤 아저씨는 남은 들꽃을 물끄러미 보았습니다. 가져올 때는 가볍게 보았던 들꽃 속에 알 수 없는 힘이 느껴졌습니다. 가냘프지만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스스로 계절 따라 산과 들을 가꾸어 내는 무던한 모습, 은은한 빛과 다소곳한 향기가 속살처럼 숨어 있는 들꽃에 전에 없이 자꾸만 눈이 갔습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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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기쁠 때도 꽃을 찾고 슬플 때도 꽃을 찾는 것은
향기 가득한 꽃으로 해서 기쁨은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반으로 작아진다고 믿기 때문이란다. 그러기에 기쁨을 맞는 꽃도 슬픔을 맞는 꽃도 모두 행복한 꽃인 게야. 『내가 변하고 있어요』는 일곱 편의 창작 단편 동화를 담고 있습니다. 이 동화들은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일곱 빛깔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 무지개 빛 이야기 속에는 각각 다른 예쁜 감동이 담겨 있습니다. 아픈 딸아이를 위해 들꽃을 찾는 엄마와 마음씨 좋은 꽃집 아저씨의 이야기를 담은 「들꽃처럼 살아요」, 같은 반 쌍둥이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진정한 가족의 사랑을 다룬 「쌍둥이 친구」, 우연히 삼촌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행복한 꽃과 불행한 꽃에 대해 생각하게 된 단희의 이야기를 담은 「행복한 꽃」 그리고 컴퓨터에 빠진 상호가 엄마의 쪽지 편지를 통해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 「내가 변하고 있어요」, 고아원에 사는 삼동이와 선생님의 잔잔한 우정을 그린 가슴 따뜻한 감동 이야기 「삼동이」, 엉뚱하지만 기발한 삼촌을 보면서 자신을 꿈을 키우는 올례의 이야기를 담은 「올례 삼촌」, 집을 떠난 아빠가 농사를 지으며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주변의 따뜻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가을 산타가 되어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담은 「가을 산타」까지 일곱 편의 이야기들이 반짝반짝 무지개 다리가 되어 우리의 마음에 전해집니다. * 가족이라는 이름의 따뜻한 성 우리는 모두 가족이라는 이름의 따뜻한 성에 살고 있답니다. 그 성이 삼동이가 사는 별초롱 집일지라도, 쌍둥이 친구를 가슴으로 낳아 준 아빠 엄마 집일지라도,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모여 있다면 모두 따뜻한 성이지요. 그런 성으로 일터를 잃고 떠났던 아빠가 가을 산타가 되어 돌아오고, 아픈 딸아이를 위해 들꽃 엄마가 어렵사리 들꽃 향기를 구해가지고 돌아오고 있군요. 그래요. 여기 차려놓은 일곱 꼭지 이야기들 속엔 이처럼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뒹굴며 부대끼며 피워 낸 행복한 꽃, 아린 꽃들이 있답니다. 그 꽃들의 향기를 맡아 보세요. 키도 훌쩍, 마음도 훌쩍 자랄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