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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게임 왕 마루 이상한 모델 꼬마 마술사 외짝 운동화 스케치북 한 장만 한 집 두 개의 돌 도예가 골똘 씨의 손 이야기를 파는 가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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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을 고민하던 아빠가 드디어 커다란 상자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마루야, 네 선물이다. 컴퓨터 사라의 집이야. 사라의 집에 들어가 사라가 만들어 놓은 게임을 익히렴. 네가 이담에 어른이 되면 세상은 사라의 게임보다 더 복잡해질 거다. 그러니 지금부터 훈련이 필요해. 비록 가상의 훈련이긴 하지만.” 아빠는 숨도 안 쉬고 사라의 집을 소개했습니다. “참, 그리고 이 투구를 쓰렴. 사라와 마주할 땐 사라만을 생각하는 거다.” 마루는 아빠가 시키는 대로 투구를 쓰고 사라 앞에 앉았습니다. 그러자 화면에서 사라가 나와 방긋 웃으며 인사를 건네고는 마루에게 게임을 가르쳐 주기 시작했습니다. 사라의 게임 솜씨는 오락실의 큰 형들과도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마루는 곧 어떤 게임도 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루는 눈만 뜨면 사라의 집으로 들어가 사라가 가르쳐 준 게임을 했습니다. 그러느라 해가 떴는지 달이 떴는지도 모를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한편, 마루 아빠는 마루가 자신이 사다 준 컴퓨터를 좋아하게 된 것을 무척 기뻐했습니다. 컴퓨터 사라의 집을 살 때 자신에게 단단히 다짐을 했는데, 그 다짐을 아들 마루가 잘도 따라 주고 있기 때문이지요. ‘두고 봐. 나는 비록 컴맹이지만 내 아들 마루만은 꼭 컴퓨터 왕을 만들고 말 테니.’ 사라의 집에서 나갈 줄을 모르는 마루에게 하루는 사라가 물었습니다. “그렇게도 재미있니?” “응.” 마루가 게임을 하면서 대답했습니다. “너희 아빠 꿈이 이루어지겠다.” 사라는 마루가 아빠의 꿈이 뭐냐고 묻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마루는 계속해서 자판만 두드렸습니다. “얘, 마루야. 그런데 넌 아직 어린애야. 게임만 하면서 하루를 다 보내는 건 좀 뭣하지 않니?” 사라는 마루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이번에도 마루는 대꾸를 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빨리 빠져드는 마루를 보고 사라는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습니다. ‘모르고 있다 낭패를 당하는 것보다 미리 알려 주는 게 오히려 낫겠다.’ “있지, 이 빨간 단추만은 절대 두드리지 마. 마루야.’ 사라는 마루에게 비밀 단추를 일러 주었습니다. 마루가 건성으로 고개를 끄떡 했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정신없이 게임을 하던 마루는 그만 그 비밀 단추를 두드리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마루의 온몸이 갑자기 전기가 오른 듯 떨리더니 사라의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진짜 사라가 깜짝 놀라 가짜 사라에게 비밀 단추를 한 번 더 두드리라고 명령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사라가 된 마루는 그 명령을 듣지 않았습니다. 게임을 하던 마루에게 희한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마루는 연습을 하지 않고도 유명한 가수가 되었습니다. 가수 사라, 아니 마루를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이 종일 마루의 뒤를 따라다녔습니다. 사인을 해 달라고 노트를 내밀기도 하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팔을 붙잡기도 했습니다. 마루는 혼자 있고 싶어졌습니다. ‘무엇을 하면 혼자 있을 수 있을까?’ 아주 어렸을 적에 아빠 엄마와 공원에 갔을 때였습니다. 그 때, 공원에서 빵모자를 쓴 화가 아저씨가 캔버스를 앞에 놓고 혼자 앉아 붓을 놀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붓과 물감으로 아저씨가 그려낸 멋진 그림을 보고 화가가 되겠다고 엄마에게 졸랐던 생각도 났습니다. ‘옳지, 화가가 되는 거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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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게에선 무얼 팔지요?”
“이야기를 팔아요. 선물용 이야기, 자장가용 이야기, 때론 슬픈 이야기도 팔지요. 또 중고품 이야기를 사서 새로운 이야기로 고쳐 드리기도 하지요.”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 너무 유명한 말이 있어요.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는 성서 말씀 말이에요. 말씀이 사람이 되셨으니 세상의 모든 말이 사람처럼 숨쉬고, 움직이고 그럴 수 있다는 거지요. 정말 그래요. 보세요. 배가 아픈 아기에게 엄마가 손으로 살살 만져 주면서 ‘엄마 손은 약손, 울 애기 배는 왕배’ 하고 노래를 불러 주면 감쪽같이 아픈 배가 낫는다잖아요. 날마다 화분의 꽃이나 나무에게 물을 주며 잘 자라라고 빌어 주면 더 잘 자란다지요. 또 있어요. 먼 데 여행을 떠나는 사람에게 손을 흔들며 잘 다녀오라 건네는 인사의 말, 자녀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바라는 아빠 엄마들의 간절한 기도, 모두 살아 숨쉬며 마음을 움직이고 힘이 되어 주지요. 그러고 보니 세상은 말로 움직여진다는 말이 딱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