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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go Higashino,ひがしの けいご,東野 圭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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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하는 엄마의 45퍼센트는 실제로 학대받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학대라고까지 할 순 없지만, 학대하는 엄마는 누구나 어릴 때 아버지가 사라졌다거나 엄마가 중병으로 집에 없었다거나 어떤 형태로든 정신적으로 외로운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사랑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했기 때문에 아이를 사랑하는 방식을 모른다, 그것은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인터뷰한 상담원 여성이 말했다. “그걸 읽고 나서 내 과거가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어. 기억에 없는 어린 시절이.” --- p.130 “크노소스 궁전 알아?” 잠시 생각한 뒤 그런 화제로 입을 열었다. 그녀는 모른다고 대답하는 대신 고개를 저었다. 왜 그런 얘기를 꺼내는지 의아해한다는 걸 그녀의 눈썹 움직임으로 알 수 있었다. “에게 문명의 대표적 건축물이야. 그런데 그 안에 고고학자들을 고민에 빠뜨린 방이 있었어. 언뜻 보기에는 왕이 사용한 방 같기도 한데, 그렇게 보기에는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이 많았지. 예를 들면 배수 시설이지. 비슷해 보이는 건 있는데 중간에 끊겨버려서 그 기능을 할 수 없는 거야. 그리고 방을 만든 재료도 마찬가지야. 가공하긴 쉽지만 그만큼 마모되기 쉬운 돌을 계단 같은 데 사용했지. 게다가 그 계단에는 사람이 걸어서 생긴 마모 흔적이 전혀 없었어. 대체 그 방은 뭘까, 모두 이상하게 여겼지.” “뭐였는데?” “학자들이 머리를 싸맨 결과, 마침내 한 가지 답에 도달했지. 정답은 무덤이었어.” --- p.2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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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헤어진 연인-7년 전 헤어진 이후 다른 남자와 결혼해서 세 살 된 딸이 있는- 사야카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반쯤 기대와 반쯤 의문을 품고 만난 자리에서 주인공 나(나카노)는 기묘한 부탁을 받게 된다. 사야카가 주인공인 나(나카노)에게 아버지의 유품에서 찾은 한 장의 지도와 열쇠를 꺼내며 막무가내로 함께 그 장소에 가주기를 부탁한 것이다.
기억을 되찾을지도 모른다는 불확실한 기대로 무작정 찾아간 집. 이미 그곳은 폐허처럼 변해 있고, 집 안 곳곳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수께끼들이 잇달아 출몰한다. 수북이 쌓인 먼지, 빛도 제대로 들지 않는 어스름하고 축축한 실내, 모든 시계가 11시 10분에 멈춰버린 공간. 마치 안개 속을 헤매는 듯한 답답한 심정과 등골이 오싹해지는 한기에 휩싸이며 그곳에서 그들은 오래된 일기장과 봉투가 없이 내용물만 남은 편지 더미를 발견하고 베일에 싸인 수수께 끼를 하나씩 풀어나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렴풋하게 비극을 예감하게 되는데, 마침내 드러나는 집의 정체와 진실의 실상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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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함께 가주겠어?
잃어버린 내 어린 시절의 기억을 찾아서…… [이토록 대담하고 직접적인, 정통 본격 추리물을 기다려왔다]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은 주인공 나카노가 어느 날 갑자기 7년 전 헤어졌던 연인 사야카의 전화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사야카는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이 없다고 고백하며, 나카노에게 아버지의 유품에서 나온 지도 한 장과 열쇠를 근거로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을 찾으러 가는 데 함께 가주기를 부탁한다. 무리한 부탁이라는 걸 알면서도 나카노는 사야카의 청을 뿌리칠 수 없어 호숫가 근처 낡고 외딴 집을 찾아가게 된다. 그곳에서 마침내 사야카가 간절히 바라던 진실을 알게 되는데, 과연 어린 시절 그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 작품은 호숫가 근처 낡고 외딴 집에서 벌어졌던 사건을 남녀 주인공이 추리해감으로써 결말에 이르는 본격 추리소설이다. 등장인물은 단둘뿐이며, 공간적 배경도 적막하고 괴이한 집으로 한정되어 있고, 시간도 만 하루에 불과하다. 자칫 지루하고 단조로울 수 있는 이런 엄격한 제약 아래에서도 이 작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탄탄한 논리적 전개로 독자를 강하게 끌어당긴다. 또한 곳곳에 포진해 있는 복선들로 소설의 재미를 배가시키며, 잔혹한 사건이나 살인 묘사가 없는데도 하나씩 과거의 진실을 파헤쳐나가는 과정 중에 독자의 공포를 증폭시키고 그 어떤 호러소설보다 독자를 긴장시킨다. 하지만 이 작품의 매력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무섭고도 흥미로운 사건을 그저 재밌게 들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인간의 어두운 내면과 본질을 섬세하게 묘사해내어 인간의 실존 의미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이 소설은 추리소설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삶에 유의미한 메시지를 주는 확장된 의미의 문학으로 확장된다. [누구에게나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이 있다] 심리학에서 “외상”은 죽음이나 심각한 신체적 손상을 초래하는 매우 충격적인 사건을 의미하고, 그러한 외상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기억 자체를 무의식적으로 거부하는 것을 “억압”이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의 사야카의 상태이다. 그녀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조차 고통스러워서 스스로의 기억을 “억압”시킨 상태에서, 억압된 기억의 영향으로 현재 자신의 아이를 학대하고 만다. 결국 사야카는 어쩌면 자신이 어린 시절에 학대를 받은 것이 아닌지 의문을 품고, 옛 연인 나카노와 함께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을 찾으러 떠나게 된다. 사야카뿐만이 아닌 누구에게나 숨겨두고 싶은 상처는 있다. 특히 외부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던 어린 시절의 상처는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그 상처를 잘 도닥여 새로운 살로 보탰는지 모르지만, 혹 누군가는 사야카처럼 아직 진실을 받아들일 힘이 없기 때문에 또는 그 진실을 받아들이기가 두렵기 때문에 여전히 억압된 기억으로 은폐시키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가슴속 깊은 곳에 오래전 자신이 죽은 집 하나를 지어두고 끝내 허물지 못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사야카는 용감하게 진실을 받아들인다. 그토록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힘들게나마 진실로 받아들이고 다시 떳떳하게 일어나 자신의 삶을 살기로 한다. “나는 역시 나 이외에 다른 누구도 아니라는 걸 믿고, 앞으로도 살아갈 생각이야”라며. 당신도 이제 감추어둔 마음속 오래된 집을 허물고 당신의 과거에 따스하게 손 내밀어야 하지 않을까. 이 겨울, 당신도 춥지 않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