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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婉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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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라면에다 김치를 섞어서 먹고 그 집 요리는 거의 다 남겼다. 굶주린 사람들이 호시탐탐 노려보는 앞에서 먹을 걸 남긴다는 데 죄의식을 느꼈지만 남긴 음식이 그들한테 갔으면 하는 한 가닥 바람도 없지 않았다. 결국 그들에게 가긴 갔다. 그 방법이 문제였다. 우리가 남긴 라면 김치국물을 한데 모으더니 거기다 남은 자기네 요리를 한꺼번에 쏟아 부었다.
그렇게 개죽 같이 만든 걸 그들에게 안겼다. 그러나 그건 몇 사람한테밖에 차례가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 몇 사람도 어디 가서 분배의 문제로 싸울지도 모른다. 아귀다툼, 아귀지옥에 빠지는 걸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아귀다툼은 어떤 것일까? 그 심통 사나운 한족 여주인의 얼굴에는 그것까지 계산한 교만한 쾌감이 적나라하게 나타나있었다. 그 여자가 한 짓은 적선도 보시도 나눔도 아니었다. 같은 인간에게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건 순전히 인간에 대한 모독이었다. --- pp. 206-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