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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롤스 vs. 노직 “정의론 논쟁”
분배적 정의인가, 소유권적 정의인가? 천부적 재능은 공유 자산인가? 사회적 약자를 우대하는 차등의 원칙은 정의로운가? *원문 읽기 : 『정의론』(롤스), 『아나키, 국가, 유토피아』(노직) 2부 겔렌 vs. 아도르노 “제도 논쟁” 제도는 인간을 보호하는가, 억압하는가? 인간은 제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원문 읽기 : 『인간학적 탐구』(겔렌), 『계몽의 변증법』『부정변증법』(아도르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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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이 없는 사회는 죽은 사회이며, 인문학적 르네상스 없이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것은 나무에서 고기를 구하는 일과 진배없다. 무한질주하던 신자유주의의 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지금 대한민국에서 ‘뉴라이트’가 그 무딘 몸뚱이를 거대하게 불려가는 것도 치열한 인문 정신의 부재 탓이 아닐까. 환경과 생태계 파괴, 세계적인 빈부 격차와 기아의 확대, 되풀이되는 전쟁과 대량 살상 무기의 온존, 갈수록 고립되어가는 개인… 이미 우리 옆에 다가와 있는 지구적 재앙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를 반성하는 자정 능력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엄밀한 독서와 치열한 논쟁의 향연을 펼치려 한다. 지난 수천 년에 걸친 인류 역사에서 주요한 국면마다 뜨거운 대논쟁이 있었으니, 주요 사상가들의 대논쟁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과 문제의식을 가득 담고 있는 인류 지식의 보고이다. 이제 그들의 정수를 우리 속에 품어 안아 지금 여기, 즉 오늘의 나와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석으로 삼고자 한다. 『히스토리아 대논쟁』 시리즈는 우리가 스스로의 머리와 가슴으로 문제를 의식하고 분석하며 해결 방향을 모색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우리 스스로 ‘등에’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 · 집필되었다. 비판적 사고, 논리적 사고, 창의적 사고의 발전을 이루는 데 활발한 토론과 논쟁만큼 빠르고 바른 길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 혼란스런 세기적 전환점에서 인류의 미래 방향키를 쥐고 있는 젊은이(또는 청소년)들에게 촌철살인 같은 까칠한 일독을 권한다. 자, 이제 논쟁의 바다에 빠져들자! 롤스 vs. 노직 “정의론 논쟁” 정의의 문제는 철학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논의 주제이다. 정의는 으레 평등의 실현을 골자로 하는 가치로 여겨지는데, 고대 로마의 울피아누스가 말한 “각자에게 그의 몫을 돌려주고자 하는 항구적인 의지”라는 규정이 오늘날까지도 정의에 대한 거의 표준적인 설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의에 대한 고전적인 논의와 현대사회에서의 논의는 일정한 차이를 갖고 있지만,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조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공통된 출발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롤스의 『정의론』을 매개로 하여 전개된 정의론 논쟁을 20세기의 대표적인 논쟁 중 하나로 꼽는 데 반대할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그만큼 현대사회를 분석하고 인류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중요한 문제의식을 던져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사상가들이 롤스의 정의론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입장에서 다양한 논의를 펼쳤는데,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논쟁이 롤스와 노직 사이에서 이루어졌다. 롤스와 노직의 정의론 논쟁은 자유와 평등, 소유권과 분배, 복지국가와 최소국가 등에 대한 치열한 논의를 담고 있다. 홉스봄이 《극단의 시대》에서 21세기에 인류를 지배할 사회적 주제는 ‘분배’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듯이, 그 화두를 풀어 나가는 데 롤스와 노직의 정의론 논쟁은 매우 좋은 통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롤스┃ 생각해보세요. 어떤 개인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가는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잖아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는가, 아니면 빈곤한 가정에서 태어났는가와도 상당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고요. 그런데 우연한 행운에 의해 인간의 운명이 지배받는다고 한다면 어찌 이를 정의롭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행운에 의해 천부적으로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바로 그 이유만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개인의 재능을 개인의 소유가 아닌 사회 공동의 자산으로 여기는 관점이 필요한 것입니다. 노직┃ 그러한 생각이 롤스 선생의 머릿속에서는 인정될지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견해를 달리할걸요. 재능은 개인이 생산한 물건만큼이나 개인의 소유 권리로 인정되어야 합니다. … 재능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이 재능 있는 사람들 덕분에 더 많은 이익을 얻고 더 잘살게 되는 것 아닌가요? 겔렌 vs. 아도르노 “제도 논쟁” 인간은 온갖 제도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하루의 생활을 뒤돌아보더라도 제도와 연관 없이 살아가는 시간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제도는 그물망처럼 조밀하게 인간의 거의 모든 삶의 영역에 깊숙이 파고 들어와 있다. 가족, 교육, 의료, 기업, 법 등 제도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정도로 지대한 만큼, 제도란 무엇이고 이에 대해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도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제도 논쟁의 정점에 서 있는 대표적인 두 인물이 겔렌과 아도르노이다. 겔렌은 불안정한 존재인 인간 스스로가 내적인 필요성에 의하여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제도라고 보는 반면, 아떵르노는 ‘관리되는 사회’에 대한 개인의 외로운 저항을 강조하며 제도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취하고 있다. 즉 제도가 인간의 욕구 충족과 사회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는 기능론적 입장과, 반대로 지배 계층의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보는 갈등론적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겔렌과 아도르노의 제도 논쟁은 제도의 본질적인 성격을 진지하게 탐구하고 현실의 대안을 모색해본다. 제도에 대해 어떤 태도를 지니는가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태도, 즉 세계관과 직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만큼 치열한 논쟁의 장이 될 것이다. 겔렌┃ 부작용을 침소봉대하여 그 자체를 부각시키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의료제도를 더 확대하고 안정화시켜서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게 진정한 의미에서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태도가 아닐까요? 아도르노┃ 문제는, 교도소보다는 강도나 살인자가 더 큰 악이라고 해서 교도소라는 제도가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해 눈을 감아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병원이라는 체계 속에서 환자들이 처해 있는 끔찍한 상황을 좀 더 분명히 드러내고 비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환자를 지배하고 있는 병원제도의 억압성을 우리들이 자각할 때 그나마 병원은 조금은 더 인간화될 수 있을 테니까요. [책의 구성 및 특징] 묵직한 주제를 둘러싼 유쾌하고 뜨거운 설전 『히스토리아 대논쟁』은 21세기 한국에 살고 있는 가상의 사회자 ‘박쌤’이 인류 역사상 중요한 사상가들을 둘 또는 셋씩 초대하여, 대립하는 철학적 주제에 대해 가상 논쟁을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각권마다 서로 연관 있는 두 가지 논쟁이 담겨 있으며(제1권: 도덕논쟁&지식인논쟁, 제2권: 정의론논쟁&제도논쟁, 제3권: 민주주의논쟁&시민불복종논쟁), 각각의 논쟁마다 2~3가지의 주요 논쟁점을 다루고 있다. 풍부한 배경지식과 원문 엿보기 책의 중간중간에 삽입된 별도의 정보글을 통해, 각 논쟁이 지닌 의미와 배경, 각 사상가들의 사상체계와 주요 저서를 소개하고, 논쟁의 바탕이 되는 대표적 저서들의 일부를 발췌하여 원문 읽기의 맛을 잠시나마 음미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그리고 권말에는 부록으로 책에 등장하는 주요 ‘키워드’를 소개하여, 책 속의 작은 ‘개념어 사전’이 되도록 엮었다. 손석희 뺨치는 사회자 ‘박쌤’ 한 자리에서 두 사상가의 치열한 논박이 오가는 가운데, ‘박쌤’이라는 21세기 인물인 사회자가 그 논쟁의 의미를 실제 우리 사회의 현실에 적용시켜 생각해보도록 이끈다. 필자 자신의 분신으로서 직접 논쟁에 뛰어들어 각 사상가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때로는 반박을 하기도 하는 등 독자들이 종횡무진 생각을 전개해 나갈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박쌤┃ 미국의 자본주의 발전이 과연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의 토지를 약탈하고 흑인 노예 노동을 통해 부를 축적했던 과정과 무관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또한 제가 살고 있는 한국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세계가 놀랄 정도로 압축적인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데는 노동자와 농민의 일방적인 희생을 전제로 한 저임금, 저곡가 정책이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방금 언급한 몇 가지 역사적 과정만 보더라도, 경제 발전이나 자본의 축적이 개인의 노력과 재능, 모험정신의 산물이라고 보는 견해에는 상당한 무리가 따를 것 같은데요. --- pp.83~84 제2권 롤스와 노직의 “정의론 논쟁” 중에서 박쌤┃ 저 역시 아도르노 선생에게 그게 궁금해요. 한국 사회에서도 이른바 참교육을 추구하는 교사나 학부모, 혹은 교육운동 시민단체들도 공교육을 민주화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것을 거의 유일한 대안처럼 생각하지요. 아도르노 선생은 앞에서 가족제도와 관련한 대안을 제시하면서 가부장제 가족제도의 억압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가족 형태의 공존을 인정하자는 주장을 했는데요, 교육제도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의 발상인가요? 그러면 그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이 될 수 있나요? --- p.169 제2권 겔렌과 아도르노의 “제도 논쟁”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