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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은 그렇게 파리의 어느 골목에서
2 그냥 기다리고 있어 3 사랑한다는 것 4 행복, 보이지 않는 5 우리랑 같이 있는 거죠? 주석 옮긴이의 말 |
Geoff D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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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玄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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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자라는 속도로 드시네요.” 루크가 말했다 .
“무슨 뜻이에요?” 니콜이 물었다. ‘그건 남은 인생을 당신과 함께 보내고 싶다는 뜻입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당신 머리가 하얗게 센 후에도 함께 있고 싶다는……’이라고 말하지 않기 위해 의지와 노력이 필요했다. 루크가 실제로 한 말은 이랬다. “모르겠어요. 그냥 그런 것 같아요.” 그의 접시는 이제 비었다. 그는 그녀가 먹는 모습을, 그 머리칼을 바라보았다. 나한테 빠진 거야, 라고 니콜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마치 키스를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루크는 자기 잔에 와인을 더 따랐다. --- p.83 “모스크에 앉아서 민트차랑 달콤한 하리사를 먹는다는 거지. 벌써 한 잔 더 주문하고 싶네. 그게 내가 원하는 거야.” 루크가 말했다. “한 잔 더 주문한 다음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여자가 바클라바 먹는 모습을 지켜보는 거지.” 그중에서도 특히 루크는 니콜이 뭔가를 씹을 때 턱뼈가 움직이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녀는 입술에 묻은 부스러기를 냅킨으로 닦았다. 루크는 그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말은, 일단 입 밖에 나오고 나면, 한때 그 말이 담고 있던 감정을 다시는 담지 못했다. 그럼에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 갈망이 더 압도적이었다. 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혼잣말하듯이, 온 힘을 다해 말했다. 사랑해, 사랑해. --- p.109 “하고 싶은 게 뭐야, 루크?” “무슨 뜻이지?” “인생을 어쩔 거냐고?” “지금 하고 싶은 거 하고 있어.” “나중에 말이야.” “나중에도 계속 이렇게 살고 싶어. 계속 이렇게. 그러니까, 내 인생. 내가 자기 핵심에 닿았다고 했지? 나도 같은 느낌이야. 내 인생의 중심, 핵심에 다가가고 있는 느낌.” --- p.170 알렉스는 샤라의 언어 능력을 존경하고 또 사랑했지만, 그 무엇보다 사랑했던 건 그녀의 습관들이었다. 옷을 갤 때 자신만의 방식으로 한다든지, 아버지한테 10년 전에 받았다는 펜을 아직도 쓰고 있다든지, 일곱 살 생일에 받은 모자를(여러 색의 고리가 달려 있어, 멀리서 보면 스코틀랜드풍의 체크무늬처럼 보였다) 아직도 쓴다든지 하는 것들 말이다. 알렉스는 쉰 살이 된 샤라가 여전히 같은 모자를 쓰고, 같은 펜을 쓰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이 좋았다 . 알렉스는 그런 작은 특징들을 일부러 길게 설명하곤 했다. 또한 그는 자신과 샤라가 가까워졌음을, 둘의 관계가 둘만의 어떤 패턴과 리듬을 가진 관계로 발전하였음을 알고 있었다. --- p.217 “근데, 루크가 정말로 강박을 가지고 있는 게 뭔지 알아?” “너.” “아니야. 행복.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행복은 우연한 거잖아, 거의 부수적인 거. 하지만 루크는 자기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행복한 삶을 사는 데만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어. 다른 부분에서 야심이 없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고.” “그럼 내 말이 맞은 거네.” 샤라가 웃으며 말했다. “네가 그런 이상을 다 담고 있으니까.” --- p.241 “자기를 알아가는 일, 보는 게 아니라 아는 일. 어떻게 다른지 알겠어?” “그건, 말하자면, 내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 같은 건가?” “나는 자기 아주 잘 알아, 루크. 그게 좋고, 그게 날 행복하게 해. 복제한 자기가 있다고 쳐봐. 또 한 명의 자기, 완전히 똑같은 자기가 있다고 말이야. 그렇다고 해도 나는 그 복제 자기와 자기의 차이점을 백 개나 천 개쯤 알아볼 수 있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런 뜻일까? 그이에 대한 작은 것들을 세세하게 구분하는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 --- p.333 “이보다 더 행복할 일은 앞으로도 없을 거야.” “어떻게 알아?” “천장이라는 게 있으니까. 한계가.”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하다니 재밌다. 눈을 씻고 봐도 천장 하나 없는 이런 곳에서.” “저 별들이 천장이라는 생각은 안 들어?” 둘은 가만히 누워 있었다. 위성 하나가 지구를 맴돌았다. 지나가고, 또 지나갔다. “지금 무슨 생각해?” 니콜이 말했다. “행복을 견딜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있을 수 있는지 궁금해.” 그가 말했다. “나는 그런 상황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아. 행복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상황.” 니콜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가 몸을 돌려 그녀에게 키스했다. --- p.3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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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낭만의 도시 파리에 모인 네 남녀
출신도, 언어도, 삶도 다른 그들 앞에 놓인 황홀한 연애 그 취기만큼이나 공허한 행복의 추구 책을 쓰기 위해 런던에서 파리로 이주한 스물일곱 루크는 각국에서 파리의 삶을 좇아 온 이들이 모인 한 창고에서 일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베오그라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매력적인 여인, 니콜과 데이트를 하고 첫날 사랑을 나누며 급속도로 그녀에게 빠져든다. 니콜과 나누는 작은 대화 하나부터 사소한 취미까지 모두 자신과 딱 맞다고 여긴 루크는 그녀와의 완벽하고도 영원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사랑을 꿈꾸게 된다. 한편 창고에서 함께 일하는 알렉스도 새 여자친구 샤라와 연애를 시작하고, 루크와 니콜, 알렉스와 샤라 4명이 함께 모이는 시간도 점점 많아진다. 그러나 샤라를 사랑하면서도, 만날 때마다 생기가 넘치는 니콜에게도 눈이 머무는 알렉스. 그런 알렉스를 놓치지 않는 루크. 각자 완벽한 상대를 만났다고,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다고 믿었던 이들의 나날에는 언제인가부터 보이지 않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의 소설은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 프랑수아 트뤼포까지 떠올리게 한다.” _「뉴요커」 제프 다이어의 탁월한 문장이 뱉어내는 ‘무아의 경지’ 사랑에 대한 탐닉이 곧 삶의 열정으로 이어지던 시간에 대한 회상 이 소설의 원제는 ‘Paris Trance’로 여기서 ‘trance’는 내가 없는, ‘무아의 경지’에 이른 황홀함을 뜻한다. 1인칭과 3인칭이 교차하는 서술과 짤막한 단어들이 수없이 이어지는 대화 속에서 이 ‘무아’는 더욱 빛을 발한다. 제프 다이어 본인이 취한 듯 써내려간 문장들은 눈앞에 놓인 사랑, 그 어떤 대상, 그 대상이 주는 미칠 듯한 행복에 빠져들어 갇혀버린 순간을 유려하게 그려낸다.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야 그 황홀경이 언젠가 사라져 공허함만이 남을 것임을 ‘알고’ 사랑을 시작하지만, 가장 빛나는 시기에 사랑에 빠진 이들에게 그런 앞날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완벽한 사랑, 완벽한 애인이 주는 궁극의 행복이 손안에 있으니 오직 지금, 현재만이 존재할 뿐이다.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주인공들과 함께 우리를 곳곳으로 안내하며 마치 지금 파리에서 연애를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파리의 유명 관광지를 들르는 ‘29번 버스’에 몸을 실은 루크와 니콜을 따라 마음 내키는 곳에 내리거나 자전거를 타며 시간을 보내고, 노천카페에 마주 보고 앉아 커피를 마시고, 밤이면 파티와 술에 녹아드는 일상. 그 평범한 하루하루가 주는 행복에 푹 빠져들다 보면 각자가 지니고 있던 아름다운 시간에 대한 추억, 혹은 앞으로 다가올 행복에 대한 기대에 젖어들게 될 것이다. 당신은 어떤 사랑을 했는가,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가. 앞으로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가. 이 작품을 통해 사랑의 조각들을 아름답게 기억하는 법을 느끼게 되길 바란다. 추천사 :아름다운 청춘들의 랩소디에 에로티시즘이 넘쳐흐르는 환상적인 작품. 그 시간에만 느낄 수 있는 멜랑콜리함까지 전달된다. 제프 다이어는 20대의 사랑, 그 우여곡절을 훌륭하게 해부한다. _「선데이 타임스」 :능숙하게 짜인 마음 지도와 같은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_「인디펜던트」 :재치와 섹시, 우울함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소설. _「타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