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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STEP 1 이거 모르면 죽자 01 굳이와 구지 02 원래와 월래 03 할게와 할께 04 결제와 결재 05 낫다와 낳다 06 어차피와 어짜피 07 부라리다와 불알이다 08 얘기와 예기 09 연애와 연예 10 대다와 되다 11 러와 로 12 왜와 외 13 왠지와 웬지 STEP 2 살다 보면 틀릴 수도 있지 14 안과 않 15 있음과 있슴 16 사귀어와 사겨 17 던과 든 18 이틀과 2틀 19 며칠과 몇일 20 어이와 어의 21 무난과 문안 22 줘와 죠 23 세뇌와 쇠뇌 24 에와 의 STEP 3 이건 나도 좀 헷갈려 25 봬요와 뵈요 26 고요와 구요 27 예요와 이에요 28 데와 대 29 시월과 십월 30 다르다와 틀리다 31 오랜만과 오랫만 32 금세와 금새 33 역할과 역활 34 치르다와 치루다 35 ㅆ과 ㅅ STEP 4 맞춤법 천재가 된 오빠 36 민얼굴과 맨얼굴 37 얼마큼과 얼만큼 38 가르치다와 가리키다 39 너머와 넘어 40 햇수와 횟수 41 드러내다와 들어내다 42 늘이다와 늘리다 43 처먹다와 쳐먹다 44 어떻게와 어떡해 45 맞추다와 맞히다 46 싸이다와 쌓이다 STEP 5 뇌섹남으로 가는 길 47 예쁘다와 이쁘다 48 가엽다와 가엾다 49 로서와 로써 50 ㅁ과 ㄻ 51 이따가와 있다가 52 이와 히 53 설렘과 설레임 띄어쓰기 에필로그 | 띄다와 띠다와 떼다 우리가 가장 자주 틀리는 맞춤법 360개 틀린 곳 찾기 정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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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신체발부수지부모 불감훼상효지시야라 하셨습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신체의 터럭과 살갗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라는 뜻이지요. 우리 몸의 어느 한 부분 중요하지 않은 곳이 없겠지만 그중에서도 귀히 여겨야 할 곳은 거시기 뭐라고 해야 되나, 그러니까 그 거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화가 났을 때 눈을 부라리는 대신 불알이는 남사스러운 실수를 저지르는 분들이 간혹 계십니다. 불알은 그렇게 쉽게 드러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님을 저보다도 여러분이 더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무엇과도 비할 수 없을 만치 보배로운 그것, 고이 넣어 두셨다가 중요한 순간에 꺼내심이 어떨는지요. 사족입니다만, 곧추서다를 고추서다라고 쓰는 분도 더러 계시더라고요. 에, 그러니까… 그 고추가 곧잘 곧추서는 것은 알겠습니다만…. 워워, 엄마 얼굴 생각해. --- p.29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몰랐습니다. 맨얼굴이 아니라 민얼굴이 맞는 말이라니. 이 글을 쓰면서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세상천지 어떤 사람이 맨얼굴이라는 멀쩡한 단어를 두고 “나 오늘 민얼굴이야”라고 말한단 말입니까. 맨얼굴이 틀린 말이라면 맨발도 틀린 걸로 해주세요. 영화 [맨발의 기봉이]도 ‘민발의 기봉이’로 쓰자는 말입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민’은 꾸미거나 딸린 것이 없음을 뜻하고 ‘맨’은 다른 것이 없음을 뜻하기 때문에 곧 죽어도 맨얼굴이 아니라 민얼굴이랍니다. 설명을 읽고 나니 더욱 아리송해집니다. 그게 그거 아니에요 가슴이 답답해진 저는 국어사전을 뒤지고 또 뒤지며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끝에 저만의 정의를 덧붙이기에 이르렀습니다. --- p.117 얼마큼을 얼만큼으로 잘못 알고 계셨던 분 솔직히 손 들어 보십시오. 그리고 그대로 자신의 뺨을 내려치십시오. 저를 너무 매정하다고 생각지는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제 뺨을 때렸으니까요. 으흐흐흑…. --- p.120 사실 늘이다는 실생활에서 쓰일 일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고무줄이나 엿가락, 바짓단을 늘일 일이 뭐 그리 많겠습니까. 소개팅녀에게 키를 속인다 치더라도 “저 사실은 키 늘였어요”라고 이실직고할 일도 여간해서는 없을 테고요. 반면에 늘리다는 사용이 무궁무진합니다. 적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특히 여자 꼬실 때 늘려야 할 것들만 선별하여 적어 보자면 힘, 재산, 매력, 말발, 솜씨, 실력, 능력, 체력, 정력, 지속력 등이 있습니다. --- p.137 ‘어떻해’라는 말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히읗 받침 뒤에 또 히읗이 오면 읽기에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에서 ‘어떡게’라는 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역 받침 뒤에 또 기역이 있으니까요. 그러므로 겹치는 것 없이 각각 어떻게와 어떡해로 써주셔야 하겠습니다. (…) 지금은 고개를 끄덕일지 몰라도 여러분은 곧 모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고해]가 있습니다. 맞춤법이 가슴에 새겨질 때까지 부르고 또 부르세요. --- p.144~145 --- p.144~1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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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춤법 때문에 내가 먹은 백만 개의 고구마
맞선남에게 감기 빨리 ‘낳으라는’ 문자를 받은 맞선녀는 동치미도 없이 고구마 백만 개를 먹은 것처럼 속이 답답하다. 남친과 다투고 나랑 ‘예기’ 좀 하자는 카톡을 받은 여친은 이제 속이 답답하다 못해 오만 정이 다 떨어지려고 한다. 말을 안 해본 것도 아니다. 행여나 자존심 상하지는 않을까, 조심스레 빙빙 돌려 알려 줬지만 늘 그때뿐이다. 처음엔 오타, 그다음엔 실수 핑계를 대더니 이제는 국어 선생님이냐며 오히려 짜증을 낸다. 부족함이 없는 그가 점점 못나 보인다. 그들에게 최소한의 맞춤법을 알려 줄 방법이 없을까?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1.24명에 그친다고 합니다. 이 말인즉슨, 대한민국 여자는 평생을 살면서 아이 한 명을 낳을까 말까 한다는 얘기이지요. 상황이 이러한데 여자에게 경우도 없이 낳았느냐 묻는 것은 굉장히 실례가 되는 질문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질병과 관련된 경우에는 낫다를, 출산과 관련된 경우에는 낳다를 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정 헷갈리신다면 그냥 낫다라고 쓰시기를 조심스레 권해 봅니다. 여러분과 만나고 있는 여자가 무언가를 낳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할 것이며, 여러분이 무언가를 낳을 일도 없을 테니 어지간하면 상황에 맞을 겁니다. _23~24쪽 [낫다와 낳다] 아, 그렇구나. 이제 알겠다! 이토록 쉽고 인간적인 맞춤법 책이라니! 우리는 ‘몇일’과 며칠, ‘왠일’과 웬일 앞에서 망설인다. 이 책은 생활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혼돈, 즉 ‘헷갈리는’ 어휘를 제목으로 보여 주고 이를 바로잡는다. 특히 발음이나 모양이 비슷해 헷갈리기 쉬운 어휘들을 명쾌하게 구분해 준다. 어지간한 연애 에세이를 방불케 하는 맛깔나는 문장과 재미있는 일러스트들은 ‘맞춤법 고구마’로 꽉 막힌 당신의 속을 뻥 뚫어 주는 한줄기 사이다가 될 것이다. 사실 맞춤법을 틀리는 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한글은 위대한 만큼이나 어려운 언어다. 글로 먹고사는 작가도 국어사전을 끼고 살고, 그 글을 다듬는 편집자도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밥 먹듯이 드나들며, 국립국어원조차도 네티즌들의 질문에 알쏭달쏭한 답변을 내놓기 일쑤니 말이다. 하물며 작가도, 편집자도, 국립국어원 직원도 아닌 우리가 완벽한 맞춤법을 구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완벽하게 구사하면 참 좋겠지만 먹고살기도 바쁜 세상, ‘최소한의 맞춤법’부터 익히고 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