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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aine Har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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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있는 데 온 정신을 집중하느라 하마터면 빌을 놓칠 뻔했다. 빌은 숲을 살피며 길을 따라 걷고 있었는데, 나는 걷는 모습으로부터 빌이 위험을 감지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빌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빌.」 내가 속삭였다. 하지만 뱀파이어의 청력을 가진 이에게 속삭임은 외침과도 같았다. 빌은 순간 멈추더니 그늘을 훑어보았다. 「저 여기 있어요.」 울음을 삼키며 내가 말했다. 「조심해요.」 어쩌면 나는 살아 있는 덫일 수도 있었다. 달빛 아래로 아무런 감정도 서려 있지 않은 빌의 얼굴이 보였지만, 나는 빌이 나와 마찬가지로 내가 덫일 가능성을 따져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리 가운데 한 명이 움직여야만 했고, 나는 만약 내가 달빛 아래로 나간다면 뭔가 공격을 했을 때 적어도 빌이 더 잘 볼 수 있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 pp.44~45 인간 중에는 뱀파이어와 지구를 공유해야 한다는 사실을 달가워하지 않는 이들이 많았다. 단지 몰랐을 뿐이지 지금까지 늘 그래 왔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뱀파이어가 진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 사람들은 뱀파이어 근절에 온 힘을 기울였다. 악당 뱀파이어는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죽였지만, 이 사람들은 그런 뱀파이어보다 더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본문 124면) 나는 뱀파이어를 남자 친구로 선택하지 않았더라면 절대 들어서지 않았을 길에 또다시 들어선 셈이다. 만약 내가 텔레파시라는 장애를 안고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 어느 것도 알 필요가 없었을 것이며, 완전히 죽은 누군가와 데이트를 하려는 꿈도 꾸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 남자에게 나는 천민 중의 천민이었다. 당신이 데이트하는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해 보라. 데이트란 불가능하다. 빌과 만나면서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나날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지난 내 인생 25년 동안 겪었던 모든 문제를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문제를 빌과 만난 요 몇 달 사이에 겪었다. --- p.125 루나가 모습을 보이자 바깥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이윽고 루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좋아요. 당신들 가운데 누가 운전을 했죠?」 여러 목소리가 동시에 들렸다. 어떤 사람은 세라라고 했고 어떤 사람은 폴리라고 했지만 어쨌든 모인 사람들 모두 세라와 폴리, 그리고 똘마니 둘이 가해자이고 루나가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았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공동체 소속의 사람들이 탄 차가 한 대 더 도착했지만 우리를 데리고 갈 방도가 없었다. 〈미국의 구경꾼들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하길.〉 내가 생각했다. --- p.202 「지켜보러 왔어요.」 고드프리가 다가왔을 때 내가 말했다. 하지만 〈증인이 되기 위해 왔어요〉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당신에게 빚을 졌으니까요.」 「나는 사악한 존재야.」 「맞아요, 당신은 사악한 존재예요.」 그건 그냥 은근슬쩍 넘어갈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좋은 일을 했어요. 가브리엘에게서 저를 구했잖아요.」 「사람을 한 명 더 죽임으로써? 내 양심은 별 차이를 모르겠어. 이제까지 사람들을 너무 많이 죽였어. 적어도 당신이 수치를 당하는 걸 막기는 했지만.」 고드프리의 목소리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늘에 빛이 밝아 오기는 했지만 아직 어두웠기에 주차장에는 보안등이 켜져 있었고, 그 불빛 아래로 나는 젊디젊은 고드프리의 얼굴을 살폈다. 갑자기, 터무니없게도 울음이 터져 나왔다. 「한결 낫군.」 고드프리가 말했다. 고드프리의 목소리는 벌써 저만치 멀리서 들렸다. 「최후에 누군가 나를 위해 울어 주다니. 누군가 그렇게 해주리라고는 기대도 안 했는데.」 고드프리는 내가 안전할 거리만큼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태양이 떠올랐다. --- p.225 총격이 계속되는 동안, 나는 본능적으로 눈을 감았다. 유리 파편이 튀고, 뱀파이어들이 으르렁대고 인간들이 비명을 질렀다. 수십 명의 생각이 한꺼번에 밀물처럼 몰려들 때 같은 소음이 마구 나를 때려 댔다. 소음이 가라앉자 나는 에릭의 눈을 바라보았다. 놀랍게도 에릭은 흥분해 있었다. 에릭이 나를 보며 싱긋 웃었다. 「어떤 식으로든 당신 위에 올라타게 될 줄 진작부터 알았다니까.」 「내 화를 돋워 겁난 걸 잊으라고 이러는 건가요?」 「아니, 난 그냥 기회주의자일 뿐이야.」 나는 에릭 밑에서 빠져나오려 발버둥을 쳤다. 에릭이 말했다. 「오, 그거 다시 해줘. 기분이 끝내 주는걸.」--- pp.242~243 「빌.」 내가 말했다. 온갖 우울한 생각이 교차했다. 가슴이 무지근해지는 공포로 속이 울렁거렸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깊은 실망감이라고 해야 하리라. 빌이 걸음을 멈추었다. 「놈들이 우리를 향해 총을 쐈고, 동료 몇이 죽었어요.」 빌이 말했다. 송곳니가 번들거렸고, ?분으로 얼굴이 번쩍였다. 「당신은 방금 사람을 죽였어요.」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서예요.」 「복수를 하기 위해서였죠.」 그 순간 내가 볼 때 둘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빌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심지어 당신은 내가 괜찮은지조차 확인하지 않았어요.」 내가 말했다. 한번 뱀파이어면 영원한 뱀파이어다. 호랑이 가죽의 줄무늬는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고향 사람들이 느릿느릿한 말투로 내게 해주었던 모든 경고가 떠올랐다. --- pp.246~2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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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지 않은 미래, 합성 혈액이 발명되어 뱀파이어들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인간들과 어울려 살게 된다. 예쁘장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 때문에 데이트 한번 제대로 못 해본 아가씨 수키. 우여곡절 끝에 뱀파이어 빌과 사귀게 되지만, 바람 잘 날 없는 시골 마을 본템프스에선 또다시 사건이 벌어진다. 다름 아닌 경찰 앤디 벨플러르의 차 안에서 수키의 동료 래피엣이 죽은 채 발견된 것. 수키는 래피엣이 참석했던 비밀 파티가 그의 죽음과 관계있을 것이라 의심하고, 그 파티의 베일을 벗겨 내려 애쓴다. 한편 실종된 뱀파이어를 찾아 달라는 댈러스 뱀파이어들의 요청이 오고, 수키는 빌과 함께 비행기에 오른다. 그곳에서 그들은 반(反)뱀파이어 단체인 「태양 공동체」와 맞닥뜨리게 되는데……. 과연 수키는 이어지는 위협을 이겨 내고 실종된 뱀파이어를 찾아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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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골든 글로브 여우 주연상을 거머쥔
최고의 화제작 「트루 블러드」 원작 소설! 샬레인 해리스의 장편소설 『댈러스의 살아 있는 시체들』이 최용준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댈러스의 살아 있는 시체들』은 인간과 뱀파이어가 공존하는 세상을 그린 샬레인 해리스의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의 두 번째 권으로,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주인공 수키와 뱀파이어인 빌의 연애담과 모험담이 전편인 『어두워지면 일어나라』에 이어 더욱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시리즈는 지난해 미국 HBO 방송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져 「소프라노스」와 「섹스 앤 더 시티」 이래 최고의 히트를 기록하며 「트와일라잇」과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뱀파이어 열풍을 불러일으킨 일등 공신이다. 뱀파이어와 인간이 어울려 살아가는 세계를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그려 내고 있는 이 소설은 로맨틱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사건들이 이어지며, 독자로 하여금 책을 내려놓지 못하게 한다. 열린책들은 텔레파시 능력자와 뱀파이어, 변신 인간, 그리고 남부 루이지애나의 작은 마을 본템프스의 주민들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이 흥미로운 시리즈를 꾸준히 출판할 계획이다. 「소프라노스」와 「섹스 앤 더 시티」 이래 가장 인기 있는 HBO 드라마 2009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여우 주연상은 애나 파퀸에게 돌아갔다. 1994년 열두 살의 나이로 최연소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수상한 낯익은 배우로, 그에게 15년 만에 메이저 연기상을 안겨 준 작품은 미국 케이블 TV인 HBO의 「트루 블러드」였다. 골든 글로브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로도 오른 이 작품은 독특한 설정과 개성 있는 인물, 숨 가쁜 사건 전개, 스타일리시한 영상과 음악으로 미국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드라마 「식스 피트 언더」의 제작자이자 영화 「아메리칸 뷰티」의 각본가로도 유명한 앨런 볼은 「식스 피트 언더」가 종영된 뒤 서점에서 우연히 『어두워지면 일어나라』를 읽게 되고, 이 흥미로운 작품을 드라마화해 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가 작가인 샬레인 해리스에게 연락했을 때 해리스는 이미 이러한 제안을 두 군데서 더 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볼은 자신이 얼마나 작품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작가에게 설득시켰고, 마침내 작가의 신뢰를 얻어 냈다. 그리고 그 믿음은 충분한 보상으로 돌아왔다. 첫 시즌이 방영되는 동안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중 일곱 권이 모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20위권에 드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2008년 9월 7일 첫 회가 방송될 때만 해도 144만 명이라는 그리 인상적이지 않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11월 23일 마지막 회가 방송될 때는 평균 680만 명 시청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게 된다. 이후 이 드라마는 30여 개국에 방송되기에 이르며, 현재 두 번째 시즌이 제작 중이다. 바로 이번 책 『댈러스의 살아 있는 시체들』의 내용이 담기게 될 2시즌은 오는 6월 14일 첫 회가 방영될 예정이다. 로맨스 소설 사상 가장 매력적인 주인공들 이 시리즈는 명확하게 성격을 규정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는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라고 볼 수 있지만, 어떤 사건이 일어나고 그 범인을 밝혀 나가는 과정에는 미스터리와 스릴러가 혼합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르 구분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시리즈를 이끌어 나가는 캐릭터와 이야기의 힘이기 때문이다. 이 시리즈는 로맨스 소설 사상 가장 개성적인 남녀 주인공을 창조해 냈다. 강력한 주인공이 있기 때문에 열 권에 가까운 시리즈를 써나가면서도 기복 없이 재미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뱀파이어 빌은 말할 나위도 없이 로맨스 소설에서 여성 독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춘 남자 주인공이다. 뱀파이어라면 응당 가지고 있게 마련인 강력한 성적 매력, 음울하면서도 고독해 보이는 외모, 초인적인 능력에다 연륜과 섬세함, 고전적 취향까지, 이러한 남성을 거부할 수 있는 여성은 많지 않으리라. 그러나 굳이 따지자면 둘 가운데 진짜 주인공은 엄밀히 말해 빌이 아닌 수키이며, 수키는 그 어느 여주인공보다 독특한 개성을 지닌 인물이다. 텔레파시 능력자인 수키는 시골 바의 웨이트리스이지만 독립적이고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남자 친구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힘에 기대려 하거나, 사랑 때문에 자존심을 던져 버리는 일은 하지 않는다. 자기에게 닥친 일은 스스로 해결하며, 누구보다 용감하게 상황에 대처해 나가는 강인한 인물이다. 이렇게 강한 개성을 갖고 있기에 애초에 미국판 시리즈에는 「남부 뱀파이어 소설」이라고 시리즈 이름이 붙었으나, 독자들 사이에선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이다. 튼수자들과 어울려 사는 세계 겉모습만 보고 흔하디흔한 로맨스 소설로 치부해 버리기 쉽지만, 해리스는 이 소설을 통해 이 세계에 존재하는 여러 소수자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뱀파이어들로, 이들은 인간들에게 「커밍아웃」을 한 뒤로 인간들과 섞여 살고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은 뱀파이어에게 이유 없는 적대감을 가진다. 그들 중 과격한 무리들은 단체를 이루어 뱀파이어들을 「박멸」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남부 루이지애나는 전형적인 백인 중심의 사회로, 작가는 가족적이면서도 향토색 물씬 배는 마을의 모습을 그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러한 지역 사회가 어떤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배타적이며 적대적일 수 있는지를 지적한다. 뱀파이어를 비롯해 텔레파시 능력자, 변신 인간 등이 직간접적으로 차별받는 모습은 동성애자, 흑인, 장애인 등의 현실과 겹쳐지며 독자로 하여금 우리 주변 소수자들을 돌아보게 한다. |